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30)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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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융의 개인 서재.
안양군(安陽君)에게 갔던 상책이 돌아왔다.
“신이 안양군(安陽君)을 만나고 왔나이다.”
“숙의 조 씨는 요즘 어때?”
내가 중전 신 씨와 숙의 조 씨에게 김대방이 가지고 온 열대 과일을 하사한 후에 며칠 찾아보지 못했다.
“중전마마께서는 고약한 김 대방이 가지고 온 대만의 과일을 드신 후에 기력을 많이 회복하셨고 입덧도 어느 정도 멈춘 듯합니다.”
나는 숙의 조 씨에 관해서 물었는데 상책은 중전 신 씨의 상태를 내게 보고했다.
“숙의는?”
“제가 걱정을 크게 덜었나이다.”
“괜찮아졌다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신경을 써주셔서 매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내 여자를 내가 신경 쓰는데 성은이 망극할 정도는 아니다. 참, 귀인 안 씨에게도 대만의 과일을 좀 보냈지?”
형조판서의 딸인 귀인 안 씨는 어려서 샘이 정말 많다.
“예, 그렇사옵니다. 환관에게 대만 과일을 받고 세상을 다 얻은 듯 좋아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귀여운 아이다.”
백치미가 뚝뚝 떨어지기에 정말 귀엽다.
거기다가 형조판서는 이제 나를 위해서만 일하는 충신이 됐으니 귀인 안 씨가 더 귀여울 수밖에 없다.
“그건 그렇고 여전히 안양군(安陽君)은 아둔하던가? 아니면 우직하더냐?”
“우직하더이다.”
“상책.”
“예, 전하.”
“죽여야 할까? 살려둬야 할까?”
내 눈빛이 확 변하는 것을 본 상책이 처음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전하.”
“내가 처남의 의견을 묻는 거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께서는 노비 개혁 문제로 곧 종친부에 사정의 칼날을 드실 것입니다.”
“그렇지.”
“그런 상황에서 안양군(安陽君)을 비롯한 이복형제들을 역모로 엮어서 사사하시게 되면 종친부 내부의 온건파들도 두려움을 느끼고 전하께 반항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가?”
“예, 그럴 것 같습니다. 짐승도 아비가 같은 형제를 죽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람이 짐승이 아니기에 죽일 수 있는 거지.”
“예, 옳으신 말씀입니다. 전하께서 안양군(安陽君)을 사사해야 할 이유는 100가지도 넘을 것입니다.”
“죽을 이유가 어디 100가지나 되겠는가, 딱 두 가지지.”
안양군(安陽君)의 어미인 후궁 정씨가 성종에게 고자질하여 폐비 윤 씨가 폐서인이 됐고.
나중에는 사사됐다.
‘원래 역사는 맞아서 죽지.’
내가 진짜 연산군이라면 그렇게 됐을 거다.
“아!”
내가 생각한 것을 상책도 생각해낸 것 같다.
“전하.”
“어머니는 그래도 어머니이지.”
“그렇사옵니다.”
원한이라면 원한인 거다.
그리고 내 생모의 원한도 풀어줄 때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하여튼 처남은 살려야 한다고?”
“저의 미천한 생각으로는 그렇지만 조선에서 모든 결정은 전하께서 내리시는 것이고 그것이 진리이며 법이옵니다.”
상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상책, 그대는 도승지 조광을 어떻게 생각하나?”
“예?”
“조광은 무조건 안양군(安陽君)을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찌 감히 신하가 임금에게 무조건이라는 말을 쓸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하오나 도승지 조광은 전하께 꼭 필요한 신하이고 충신입니다.”
상책은 도승지를 두둔했다.
‘조광에게 상책에 관해서 물었다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궁금해진다.
“나도 알고 있다. 처남.”
“예, 전하.”
“내가 지금 생각해 보면 조선의 군권이 크게는 3개로 나누어졌다.”
“예, 그렇사옵니다.”
“어느 한 축이 흔들리거나 변심하면 어떻게 될까?”
내 물음에 상책이 또 인상을 찡그렸다.
“어리석은 저의 생각으로 병조판서 충장쇠는 전하를 아우로 생각하고 진심으로 따릅니다. 전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을 따르고 있고 수행하고 있나이다.”“그건 나도 안다.”
내가 백정의 아들인 장쇠를 홀리려고 얼마나 노력했었는데.
“남벌군 사령관과 북벌군 사령관은 충성심 밖에는 없는 전하의 검이옵니다. 의심하지 마소서.”
“그래야지, 의심하지 말아야지.”
“제가 더 조심히 살피겠나이다. 그러니 전하께서는 믿으소서, 대업이 지척이옵니다.”
맞는 말이다.
“알겠다. 상책이 고한 그대로 안양군(安陽君)은 일단 살려두겠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처남.”
“예, 전하.”
“혹여라도 누구에게 흠이 잡힐 일은 하지 마시게.”
물론 상책의 인성으로는 누구에게 흠을 잡힐 일을 하지 않는다.
‘형조판서만 봐도 그렇지.’
내가 아는 상책은 남성의 성기만 없지, 진짜 대장부다.
“예, 몸을 더 낮추겠나이다.”
상책의 대답을 듣고 나는 도승지 조광이 어쩌면 상책의 뒤를 캐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력이 분산되어 있으니까.’
승정원만 해도 도승지와 내 처남인 좌승지 신수근이 승정원의 공권력을 나눠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대궐 안에는 승정원과 함께 내시부가 또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조광은 더 많은 권력을 원하는 눈빛이었어.’
무엇을 위함일까?
원래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는 법인데 그래서 사실 걱정이다.
* * *
갑사 군단 총사령관의 집무실.
늦은 시간이지만 갑사 군단 총사령관은 임금 융을 호위하기 위해서 대궐 옆 갑사 군단 주둔지에서 생활했다.
“전하께서 그리 명하셨단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병조판서 대감.”
임금 융이 보낸 호위 총관이 갑사 군단 총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전하의 어명이 하달됐으니 수행해야겠지. 치안감.”
갑사 군단 내부에는 도성의 치안을 담당하는 군사경찰 같은 부대가 존재했는데 그 부대의 대장을 치안감이라고 불렀다.
“예, 병조판서 대감.”
“덕원군의 사가로 가서 노비관리소 관원을 폭행한 모든 노비를 추포하라. 관련된 자는 모두 색출해야 할 것이다.”
갑사 군단 총사령관은 임금 융의 명령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자결할 수 있는 신하였다.
[장쇠야.] [예, 아버지.] [백정인 내가 양반들에게 절을 받는다.] [전하의 은혜입니다.] [우리 고을에는 어명으로 나와 네 어미가 지날 때는 누구라도 길을 비키게 하고 엎드리게 한다.] [그렇습니까?] [그래서 소를 잡는 일은 못 하게 됐고 거리에 또 시전에 양반은 코빼기도 몰 수 없게 됐다.]이러니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며 병조판서인 충장쇠가 임금 융에 충성할 수밖에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감.”
치안감이 알겠다고 대답하면서도 인상을 찡그렸다.
“왜?”
“전에도 관원을 폭행한 노비를 한성부에서 체포하기 위해서 덕원군의 사가로 갔지만 대문을 열어주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거긴 한성부잖아.”
“예?”
“우린 전하의 어명만 수행하는 갑사 군단이고.”
“그렇습니다.”
“문을 열지 않는다면 부수고 들어가서 체포해. 누구도 전하의 어명을 거역할 수 없다.”
“예, 알겠습니다.”
치안감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좋게 말해서 문을 열지 않을 건데. 젠장!’
치안감은 덕원군이 성깔머리를 잘 알고 있었다.
* * *
항주 바다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 대장선.
대만에서 보낸 연락선은 왜선에 의해서 나포됐고.
그 과정에서 괴뢰국 이송의 수군들이 죽었지만, 단조 제독의 앞에는 연락선 선장과 장수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콰콰쾅, 콰콰쾅!
대장선에서는 나포한 선박에서 잡은 포로를 심문할 준비를 끝냈고.
나머지 대형 판옥선에서는 항주에서 활동하는 해적단 근거지를 포격하느라 바빴다.
‘포격을 위해서는 배를 돌려야 한다.’
현재의 대형 판옥선은 측면에 포문을 만들어서 포를 쏘는 형태였다.
물론 유럽의 범선들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포격전을 위해서는 배를 옆으로 틀어야 했다.
‘배를 틀지 않고 포격할 방법을 찾아야겠어.’
단조 제독의 생각이 더 발전하고 있었다.
“제독 각하, 심문 준비를 끝냈습니다.”
부관이 다른 판옥선에서 포격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단조 제독에게 뛰어와서 보고했다.
“부관.”
“예, 제독 각하.”
“포격을 위해서 배를 측면으로 돌리지 않고 포격할 방법이 없을까?”
“예?”
“모든 군선은 포격하기 위해서 배를 측면으로 돌린다. 우리도 그렇고 명나라의 누선도 그렇다.”
“예, 그렇기는 합니다.”
“그 시간이 상당히 걸리니 그 시간만 단축할 수 있다면 적보다 더 빠르게 포격할 수 있을 거야. 또한 배를 움직이기도 편할 것이고.”
“그렇기는 하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위 갑판에 대포를 올리고 쏘는 방식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갑판에 그냥 올려서 쏜다?”
“예, 그렇습니다.”
“고정이 어렵다.”
“그렇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갑판 난간에 방향을 틀 수 있는 장치를 고정하고 그 장치에 대포를 고정해서 쏜다면 배의 상태와 상관없이 포를 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실 부관이 단조 제독에게 한 말은 18세기가 되어야 개발되는 범선의 포격 방식이었다. 물론 그때까지도 2중 3중 갑판에는 포문을 만들고 포를 쏘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 그게 좋은 방법일 것 같다.”
물론 당장에 사략 함대에 적용할 수는 없는 일일 거다.
“조선에 있는 조선소에 연락하여 구체화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그렇게 하자.”
단조 제독이 부관에게 말한 후에 무릎을 꿇고 있는 포로들에게 걸어가 섰다.
“네놈에게 묻는다, 너희는 어디서 온 놈들이냐?”
단조 제독의 물음에 지목당한 괴뢰국 이송의 수군 장수는 단조 제독을 노려보기만 했다.
“말하지 않겠다는 거지.”
단조 제독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포로 장수를 본 후 부관을 봤다.
“다리를 묶어서 거꾸로 바다에 처넣어서 죽이라.”
부관에게 명나라 말로 지시하는 단조 제독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부관이 바로 대답했고.
병사들이 대답하지 않은 포로를 끌고 가서 밧줄로 다리를 묶은 후에 바다에 던졌다.
풍덩!
그 모습을 본 나머지 포로들은 기겁했다.
“나는 누구든 한 놈만 대답하면 된다. 네놈에게 다시 묻는다. 너희는 어디서 온 놈인데 해적단의 근거지로 접근하는 거냐?”
단조 제독에게 지목된 포로가 인상을 구겼다.
“저놈도 바다에 던져라.”“예, 제독.”
“말하겠습니다.”
죽기 싫은 포로가 말하겠다고 소리쳤다.
“내가 미리 말했다. 자백할 입은 많다고. 던져라.”
단조 제독은 잔인함을 보였다.
풍덩!
밧줄에 묶인 포로가 다시 바다에 던져졌다.
쾅쾅쾅!
쾅쾅쾅!
여전히 다른 함대를 해적단의 근거지 항구를 향해서 포격을 계속하고 있었고 항구에 정박해 놓은 해적선들은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한 상태로 침몰했다.
“네게 묻는다, 너는 어디···.”
“이주에서 왔습니다. 이송의 왕께서 이송 수군 총사령관에게 지원군을 요청하기 위해서 저희를 보냈습니다.”
살고자 단조 제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포로 하나가 대답했다.
“이송의 수군 총사령관?”
“예, 그렇습니다. 저곳은 남송의 계승한 이주의 이송 수군 사령부의 전진 기지입니다.”
이주는 대만을 지칭하는 거다.
“대만에 나라가 있군.”
단조 제독은 그렇게 중얼거린 후에 돌아섰다.
“부관.”
“예, 제독 각하.”
“초토화하라.”
이 포격전에서 살아난 해적들이 있다면 침몰하지 않은 배를 이용해서 대만으로 도망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만을 점령하려고 간 우현 부제독이 힘들어지리라 생각한 단조 제독이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