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48)
“모건장관, 요즘 상무부애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네.”
백악관.
국무회의를 하러 들어가는 복도.
상무부장관 코텔류는 나에게 푸념아닌 푸념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은근히 올라가있는 입꼬리는 코텔류의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무부장관님.”
“왜 부르나.”
“이번에 의회에서 전쟁부랑 추가예산 따가셨던데, 혹시 제가 잘못알고 있는 겁니까?””
“커, 커흠. 아닐세.”
코텔류 상무부장관.
원역사에서 대 트러스트 악마 루스벨트의 오른팔이 되어 독점기업들을 찢어버린 불곰의 앞발. 기업국이라는 무시무시한 기관으로 독점 여럿 골로보낸 무서운 인간이다.
물론 원역사에서 말이다.
‘많이 유해졌네.’
상무부장관은 나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았다.
이전까진 눈에 스파크를 튀기며 자본주의의 주적을 벼르고 있던 눈빛이었다면, 지금은 유들유들해진 인상 좋은 아저씨였다.
예산은 공무원을 춤추게 한다.
아주 많은 예산은 공무원을 천사로 만든다.
‘물론 예산만 불어나진 않았지.’
예산이 불어나는 만큼, 권한도 무지막지하게 받았기 때문에 권력도 커졌다.
상무부는 점점 메이저 행정부처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만큼 정치권의 핵심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였고.
그러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상무부장관님, 최근 오대호 인근의 제조업단지들이 전쟁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시건의 디트로이트….”
상무부장관은 잠시 나를 흘끗 바라보더니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했다.
“아 자네 말고. 그 공업도시 디트로이트.”
“알고 있습니다.”
“커흠. 아무튼 미시건의 디트로이트, 펜실베니아의 피츠버그를 포함해서, 위스콘신, 일리노이, 인디에나, 웨스트버지니아, 뉴욕까지.”
오대호의 공업지대.
현대에는 ‘러스트벨트’로 유명한 미국 제조업 공업지대 지역이다. 현대엔 일본, 독일 제조업에 패망하고 비참하게 몰락한 ‘녹슨’ 지역들.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산업의 메카였고, 피츠버그는 철강산업의 메카였다.
“디트로이트 시는 최근 포드모터스와 캐딜락, 올즈모빌, 등 자동차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요람일세. 자네 덕분에 주행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았나. 영국머저리들처럼 적기조례(교통법)로 자동차산업을 고사시키진 않을테니 잘된 일이지.”
“제가 뭐 한일이 있나요. 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가는 헨리포드 씨와 헨리 릴렌드 씨의 성과물이죠. 저는 돈만 댔을 뿐입니다.”
코텔류 상무부장관은 코웃음을 쳤다.
“돈만 댔다니 비약이 심하군. 캐딜락 컴퍼니는 보니까 거의 파산직전이었던데, 자네가 살려놓은 것 아닌가? 그리고 아까 말했던 주행특별법은 디트로이트 시에서 시범운행될 예정이고 말이지. 그 법 덕분에 고속도로도 깔 수 있게 되었어.”
주행특별법은 내가 의회에 바람을 불어넣은 법안으로, 사실상 자동차산업을 옭아매는 모든 족쇄들을 치워버린 법안이었다. 자동차산업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지.
게다가 아우토반을 모델로 특수도로를 깔 수 있도록 고속도로에 관련된 조항도 넣어놨으니, 차와 관련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토대는 완성되었다.
“그나저나 대체 자네의 뉴욕병기국은 뭐하는 친구들인가?”
“예?”
“자동차산업 관련종사자들 말을 듣고 있으면 말일세. 특허를 제출하고 싶어도, 웬만한 특허는 뉴욕병기국이 다 쓸어담은 뒤라고 허탈해하더란 말이지.”
“아…”
어쩔 수 없다.
탱크를 개발하려면 자동차와 겹치는 기술들도 있을 수 있고, 파생되는 기술이 있을수도 있으니까. 사실 문과라 왜 겹치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개발진에 다임러기술진과 마이바흐가 있는 이상, 자동차산업 신기술의 영역은 뉴욕병기국에게 유리했다.
바나듐 합금강 뭐시기 알수없는 전문지식들이 쏟아졌지만, 잘되는 건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뉴욕병기국에 개발비용을 미친듯이 쏟아부었으니 너무도 당연한 얘기였다.
“헨리포드에게 들은 말로는 자동차산업이 한 10년은 빨라지지 않았나…싶을 정도로 비약적으로 발전중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더군.”
“그분은 그럴수밖에 없어요. 컨베이어벨트와 사랑에 빠진 양반 아닙니까.”
헨리포드가 내가 공장에서 돌리는 컨베이어벨트를 보더니 며칠 쿡 틀어박혀서 임원들과 쑥덕쑥덕하더니 추가투자를 받으러 온 얘기는 이미 유명하다.
‘통장에 돈을 광속으로 꽂아줬지.’
헨리포드의 자동차산업에 곧바로 투자했도, 대주주로서 흐뭇하게 컨베이어벨트 공장이 지어지는 모습을 보았고, 생산되는 1호차를 받아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모델 T.
원역사대로라면, 1908년부터 판매되야하는 자동차인데, 컨베이어벨트 도입이 빨라지고 대규모 투자를 받은 통에 포드의 전성기는 더욱 앞당겨졌다.
“현재 디트로이트 시에서 모델 T를 타고다니지 않으면 트렌드에서 뒤쳐진 인간 취급을 받네. 미국동북부로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하더군.”
“자동차산업이 발전할수록 상무부의 자동차관련부서는 더욱 커지겠군요.”
“마차를 대체하는 날이 온다면, 훨씬 커지겠지.”
“마차 따위보다 훨씬 더 커질 겁니다.”
자동차산업의 잠재력은 크다.
한 나라의 경제를 떠받칠만큼 거대해질 세상은 온다. 자동차산업은 미래산업화의 동력이니.
뉴욕병기국에선 전차 시범모델들도 계속 나오고 있었다. 1호기, 2호기, 숫자들로 계속 나오고 이름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육상전함이라는 효용없는 재앙덩어리는 건너뛰었다는 점이다.
경전차부터 개발한다.
하지만 무한궤도의 벤자민 홀트부터 기술진들이 이미 거의 7년 이상을 전차사업부에 몸을 던지고 있는만큼, 기술적 도약은 원역사보다 훨씬 크고 빠르게 이뤄졌다.
마치 7년동안 최상의 환경에서 엘릭서만 퍼마신 드래곤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뉴욕병기국에서 경전차 시험모델들이 나오고 있으니, 테스트도 잘 되는 모양이지.
‘아직 전쟁부 육군사령부는 별 관심 없어보이긴 하지. 아직 본격적으로 참호전이 등장한 것은 아니니까.’
미군같은 경우는 해군으로 밀어버리고 시작했으니, 참호전을 탱크로 밀어버린단 사고는 아직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뉴욕병기국에서 전차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전쟁부에서도 나름 전차에 거는 기대가 없진 않다는 뜻이다.
“게다가…”
코텔류 상무부장관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그는 살짝 상기된 얼굴이 되었다.
“디트로이트에 있는 항공산업단지. 그것은 정말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로망이 있네.”
어무래도 항공기가 코텔류의 남심을 흔든 모양이다. 혹시 타보기라도 한걸까. 사랑에 빠진 소녀같은 얼굴은 좀 역겨웠지만, 이해를 못하는건 아니다.
내가 원래 좀 놀이기구같은 건 무서워하지 않아서, 스카이다이빙을 해봤는데 꽤 재밌었다.
나름의 감동이 있달까.
안전장치도 없이 비행기로 날았으니 얼마나 스릴있었을까.
나는 못한다.
“라이트형제가 결국 복엽기를 개발했다죠.”
“꽤 오래된 얘기지. 이미 프로펠러에 엔진까지 달아서 날아다니고 있네. 문제는 아직 비행기의 쓰임새도 애매하단 점이겠지.”
“기술발전이 더 되어봐야 각이 잡히겠죠.”
전투기로 제공권을 장악하고 폭격으로 싸그리 씨를 말려버리는 비행기는 아직 없다. 기관총을 달 수는 있는데, 좀 뭔가 다 애매하다.
일단 비행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항공산업단지에 투자한 금액이 있으니, 훨씬 더 커지리라.
항공계의 올스타를 다 모아놨으니 말이다.
“아직 복엽기는 제대로 테스트되지도 않았고, 항속거리도 짧고, 속도도 더 빨라져야합니다.”
전쟁에서 사용하기엔 아직 이르지.
전쟁부와 해군부에서도 흥미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흥미정도다. 이미 전쟁부와 해군부엔 내가 뿌리를 박아놨으니 함부로 개기지 못한다.
특히 해군이 개긴다?
무려 듀이해군원수가 있는 해군부는 감히 내게 대들었다간 원수에게 앞발을 들이미는 꼬라지라 말그대로 찢겨버린다.
정작 듀이원수 본인은 카리브해에서 유유자적 프랑스해군 훈련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지만 말이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은퇴하실 분위기다.
‘전쟁장관도 딱히 나랑 사이가 나쁘지도 않고. 육군의 맥아더 사령관과도 딱히 나쁘지 않다.’
따지고 보니 육군이 더 가관인데.
무려 전쟁부장관 출신 대통령이 지지율 80% 이상의 현직 대통령 아닌가. 게다가 나는 그의 오른팔이란 소리를 들을정도로 최측근이다.
전쟁부 애들이 설설 기는게 이유가 다 있다.
상남자 그자체인 루스벨트는 전쟁부 내부에서도 딱히 평판이 나쁘지 않은데다, 시민들에겐 경제대통령이자 전쟁영웅이다.
먼치킨이지.
대들었다간 가루도 못남긴다.
즉, 전쟁부와 해군부는 자문위원회를 통해 내가 꽉 틀어쥔 모양새가 되었다.
이게 다 잭모건, 아니 잭트레이시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전쟁관련은 전부 다 그새X 때문에 시작된 일 아닌가.
‘난 전쟁전문가도 아니고, 문돌이라고. 원역사의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정보를 좀 알고 있는 일반인이라 언제 바닥이 뽀록날지 모른다.’
아무튼.
전쟁부와 해군부는 겉으로 절대 내게 대들 수 없는 조건에 놓여있었다. 두 조직을 확실히 잡고 있어야, 나중에 전쟁에 참전해도 훨씬 수월해진다.
전쟁은 결국 참전해야되거든.
미국이 다 쓸어버리고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어낸 주인공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패권국이 되여하니까.
물론 그때쯤이면, 유럽은 이미 폐허가 되어있을테지만 말이다.
“적어도 전차와 항공기 개발에 있어, 전쟁부와 해군부는 저를 막을 수 없습니다.”
“…..자네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군.”
절레절레.
코텔류 상무부장관은 조금 질린 얼굴이 되어 고개를 휘휘 저었다.
“뭐, 들어가시죠.”
끼익.
우리 둘은 국무회의가 열릴 회의실로 들어갔다.
***
“전선이 굳어진건 좋아. 하지만 나는 시위대가 기승을 부리는 프랑스서부가 유독 걸리더군. 찝찝해.”
백악관.
장관들이 소집되고, 비정기 국무회의가 개최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경직된 얼굴로 참석했다. 거의 유럽전역을 휩쓸 대전쟁이 개시되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이름붙인 전쟁의 별명은 무려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지금 이 시간에도 보불전선은 수천, 수만의 사상자를 갈아마시며 전선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나는 서류철을 툭하고 책상위로 던졌다.
“제가 프랑스만 지원하는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얘들은 지원안해주면 독일군에게 과장좀 보태서 6주가 아니라 3, 4주만에도 밀려버렸을 겁니다.”
답이 없다.
사실 이자리에 있는 모두가 전쟁부를 통해 프랑스군의 상황을 속속들이 꿰고 있었고, 얼마나 답이 없는지는 올라오는 보고서들을 보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일단 전신부터 깔았고, 참호를 거부하면 즉시 지휘관을 교체한다고 합니다.”
“파리가 목전이니 다급해졌겠지.”
“예. 참으로 다행인 일입니다. 살살 녹는 저희들 위장건강에도 나름 좋은 소식이구요.”
양심없는 새끼들.
참호전이 성공하고, 막무가내로 거부한 엘랑비탈의 프랑스군이 전멸로 분쇄당하자, 프랑스군도 할말이 궁해졌는지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들의 본토인데, 일단 이기긴 해야겠고, 미군은 마음에 안들지만,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프랑스사령부가 ‘미군이 없으면 진짜 X되겠구나.’ 라고 말이다.
주제도 모르고 공세에 나선 프랑스사단은 싸그리 전멸했다.
“뭐….다행이라면, 프랑스 서부가 나름 잘 해결됐다는 점입니다.”
“그런가?”
“며칠전 프랑스 신문입니다. 미국대사관에서 전보로 넘겨준 기사들을 짜집기해 신문형식으로 뽑아냈습니다.”
회의실 중앙으로 걸어가 신문지를 펼쳤다.
“더 자세한 정보는 미리 나눠드린 유인물 자료들에 나와있으니 참고바랍니다.”
촥-!
[새로운 오를레앙의 기적.] [가톨릭 시위대의 총알 막다 사망한 17세 오를레앙의 소녀.] [20세기의 잔다르크.] [프랑스가 울었다.] [브르타뉴를 포함한 프랑스서부 데파르망, 가톨릭 신자들 사이로 번지는 애도의 물결.] [잔다르크를 부르짖는 시위대.] [‘이것은 내분을 멈추라는 신의 계시’, 천주교 시위대와 프랑스정부의 극적인 화해타결.]“프랑스정부의 입장에선 운이 좋았죠.”
[프랑스는 하나다.]-와아아아!!!
프랑스군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젊은이들이 목이 핏대를 세우고 울부짖는다.
조국 프랑스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의 참사와 지옥을 알지 못한채.
[미어터지는 접수처. 쏟아지는 자원입대 지원서.] [잔다르크와 로렌을 부르짖으며 프랑스군에 투신하는 가톨릭 청년들. 용맹한 프랑스육군에 십자군까지 추가된 새로운 종교전쟁의 서막.] [가톨릭계의 살벌한 성명발표.]“……아니 잠깐, 잠깐.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내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는군. 오를레앙의 소녀가 시위대 총격을 막다 사망한 사건이 대체 왜 내분종결과 종교전쟁으로 비화되는거지?”
맥락을 모르겠군.
눈썹을 찌푸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뿐만 아니라 타문화에 관심이 적은 장관들도 내 말의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간단한 이유죠.”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일단 오를레앙의 성녀 혹은 처녀, 잔다르크가 신의 계시를 받은 나이가 17세입니다. 17세 소녀가 총격에 사망한 것은 일종의 프랑스 내분을 막다 사망한 순교라고 봐도 되겠죠.”
“오….”
잔다르크 같은 옛날 얘기는 재밌지.
제법 흥미가 돋았는지 소음이 사라지고 다들 상체를 내쪽으로 당겼다. 영웅서사라면 더더욱 재밌다. 국무회의가 이정도인데, ‘국민영웅’ 잔다르크에 미친 프랑스가 과연 가만히 있을까?
완전 혼돈의 도가니가 되어 미쳐날뛸 것이 분명하다. 가톨릭 꼰대들도 지팡이 내던지고 총이라도 들 기세였다.
내분은 상징적인 사건 하나로 마무리 된 셈이다.
운이 좋았지.
“게다가….”
제일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오를레앙의 성녀, 잔다르크의 출생지가 바로 그 ‘로렌’입니다.”
쿵.
마치 둔탁한 충격이라도 들린 듯, 회의실엔 침묵이 내려앉았다. 적어도 이자리에서 로렌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하필이면 ‘그’ 로렌인가.”
알자스’로렌’.
프랑스가 미쳐날뛰고 환장하는 그 알자스로렌, 보불전쟁으로 잃고 수복해야할 제1목표지인 로렌, 로렌공세로 독일군에게 갈려나간 그 로렌.
그곳이 오를레앙의 성녀, 잔다르크의 출생지란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오를레앙의 성녀, 잔다르크가 들고다니던 깃발에 수놓아진 십자가는 ‘로렌의 십자가’로 불리는 로렌지방의 상징이다.
‘로렌의 십자가.’
오를레앙의 성녀, 잔다르크의 상징.
백년전쟁에서 잔다르크의 활약 이후부터, 로렌의 십자가는 ‘잔다르크’의 상징이자 ‘애국심’의 상징이 되었다.
그 때문에 제2차세계대전에서 프랑스가 함락당하자, 새롭게 새워진 자유프랑스의 국기엔 ‘로렌의 십자가’가 수놓아져 있는 것이다.
애국심에 더해 잔다르크를 내세우고, 잃어버린 영토수복을 위해 말이다.
아이러니하지.
무려 프랑스 애국심의 상징물 그자체인 로렌지방을 현재 독일군이 짖밟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이 미칠만해.
“프랑스에선 로렌, 죽어도 로렌만큼은 가져갈 심산으로 사방에서 광신도들을 쏟아내고, 독일군에게 죽기살기로 뛰어들겁니다.”
국무회의실의 모두가 숨을 들이켰다.
그제서야 그들도 스물스물 감이 잡히는지 손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미 프랑스인에게 이 전쟁은 더이상 ‘전쟁’이 아니게 되었다.
이건 ‘종교’로 인한 ‘성전’이 된 것이다.
좋은일인가? 나쁜일인가?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알겠다. 일단 이 시점에서 프랑스의 ‘총력전’은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20세기 잔다르크로 인해, 다시 프랑스 가톨릭에 불이 붙었다. 당연히 가톨릭 원로들은 종교가 다시 프랑스를 지배할 수 있다는 믿음에 열성적으류 참전여론을 부추길 것은 눈에 훤했다.
십자군 그 자체다.
광기다.
저항의 상징 ‘로렌의 십자가’를 등에 지고, 종교에 미쳐 참호전의 지옥으로 쳐들어가는 프랑스군의 광기가 엿보였다.
프랑스의 애국과 종교가 환상의 조합을 이끌어냈다.
캐치프레이즈는 뻔하지.
나는 미소를 지었다.
“신께서 그것을 원하신다.(Deus Vult).”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