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83)
-워싱턴포스트(WP)
“의회상임위원회에서 제약회사들과 보험회사들, 그리고 의료협회들을 전부 소환했다고 합니다. 일단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괜찮은 내용들이 있으면 반영해보자는 취지 같습니다.”
미국재무부.
제임스 뉴욕금융서비스국 국장은 의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해 내게 보고했다. 현재 미국의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대부분 제임스의 귀를 통해 내게로 보고되는 중이다.
제임스는 금융규제당국인만큼 각 기업들에게도 어느정도 커넥션이 있었고, 내 비서실 출신인 만큼 의회연줄도 많았다.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이 롯지의원이다. 일단 그가 키를 잡은 순간부터 국민의료보험법이 통과되지 않을 확률은 없어졌어.”
“예, 상임위원회에서도 찬성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피를 잡았다고 합니다.”
로비스트들의 활동이 투명해졌다.
의료관련협회들과 제약회사들, 보험회사들의 로비스트 활동들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협회들은 원래 꿍쳐둔 탈세들이 많은 법이다. 그놈들을 국세청에서 작정하고 털면 어떻게 될까. 나는 국민의료보험법을 위해 피를 흘릴각오가 되어있다고.”
어쩔수없었다.
미국재무부가 대놓고 국민의료보험법안을 통과시키고 싶다고 못박은 이상, 로비스트들을 데리고 몰래 로비를 하지않고, 투명화시키는 순간 미국재무부에게 좌표가 찍혀버릴테니까.
“보험업계는 사실 도련님의 영역 아니겠습니까. 찍어누르면 어느정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그놈들도 반항이 심상치 않을거다. 의료보험법이 통과되면 사보험사들은 쇠락의 기로에 놓이게될테니까.”
“그렇긴 하겠군요.”
“나중에 통폐합될 일만 남았는데 사보험회사들이 어떻게 가만히 있겠나. 일단 들어가지.”
나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사보험회사 사장들이 모여있는 회의실의 문앞에는 이미 여러명의 비서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내가 등장하자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사보험관계자들은 회의실 밖에서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모건 재무장관입니다. 반갑습니다.”
나는 간단한 인사를 나눈뒤 자리에 착석했다.
지금 사보험회사들 사장들에겐 내가 저승사자처럼 보이겠지. 미쳤다고 나한테 큰소리를 내진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얌전히 죽을수도 없을거다.
자잘한 절차들은 다 생략했다.
“불만들 말씀해보시죠. 듣겠습니다.”
“사보험업계를 죽이실 생각이십니까.”
첫발언부터 강력하다.
하긴 존폐위기에 놓인 보험사들도 꽤 있을것이다. 당장 업무개선명령만 받아도 죽어나갈 보험업계들인만큼, 벌벌 떨겠지.
하지만 본인들 잘못아닌가.
그렇다고 다 죽을순 없겠지만, 큰소리를 낼 수있는 자들도 아니었다.
“제가 죽이는게 아닐텐데요.”
“예?”
사실 처음부터 들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사보험사장들을 소집한 이유가 분명하게 존재했다. 그들의 공짜 점심식사 테이블에 영수증을 청구하기위해서였다.
“일단 재미있는 통계자료들을 저희 재무부 통계국에서 조사했습니다. 사보험사들의 재직자들과 여론조사를 통해 자료들을 취합했지요.”
나는 서류철을 들어올렸다.
사보험사들의 행패가 담긴 X레포트가 들려있었다. 그들이 얼마나 사보험업계에서 횡포를 부리고 부정하기 운영했는지가 전부 담겨있었다.
초호황은 반드시 부패를 부른다.
특히 사기업들은 축제를 벌이면서 정신을 놓아버린다.
나한테 대들정도로 말이다.
“여러분들 사보험업계가 담합해서 벌어들이는 보험료들은 점점 높아지는데, 초호황이 계속 이어져오니 시민들은 불만도 꾹꾹 누르고 보험료를 납부해왔더군요.”
그들의 공짜점심이다.
담합으로 보험료를 말도안되게 올려도 초호황으로 국민들의 지갑이 두둑해지니 별불만을 토로할 생각도 못한것이다.
‘하지만 불황이 오는순간, 시민들은 보험업계에 목을 매달릴것이다. 그대로 보험업계에게 목을 졸리며 다니겠지.’
뻔했다.
이런 과정으로 공고해진 보험업계는 불황으로 국민들이 저항하면 그동안 쌓아놓은 막대한 자금들로 로비를 뿌리며 정치인들을 붙잡고 의회를 틀어쥐겠지.
사방으로 구축해놓은 인적네트워크망을 통해 국민들의 편을 하나씩 없애버릴것이다.
“반면 여러분들이 지급한 보험금의 지급비율은 현저하게 낮은 수준입니다. 정말로 지급해야될 보험금조차 질질 끌면서 지급기일을 미루는 행패를 부리셨군요.”
“하지만 그건 일부 사보험사들의 횡ㅍ…”
“지금 제말 끊으신건가요?”
소름끼치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내가 지긋이 노려보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방금 자신이 뭔일을 저질렀는지 깨달은 보험사 사장은 새하얗게 질려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이름 기억해뒀다.
“제가 막나가는 타입은 아닙니다. 통계국을 움직인 결과, 여러분들 사보험업계의 보험사들 전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해당되는 아주 지독한 카르텔이었거든요.”
한곳의 빠짐도 없었다.
왜?
빠질만큼 착실한 보험사들은 이놈들이 다 죽여버렸으니까. 국민의료보험법안을 통과시켜야할 본질적인 이유였다.
돈많은 놈들이 돈없는 놈들을 죽이고 보험가입자들을 말려죽인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건전한 보험사들을 죽이고 살아남은 부실한 보험사들이 덩치를 불린다.
“보험료를 살인적으로 올리고, 보험금의 지급비율은 살인적으로 낮고, 일단 이것들부터 계약서들을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대부분 합법이겠죠.”
보험사들이 바보들도 아니고.
불법도 섞여있겠지만 대부분 회색지대를 노린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국민의료법안에 패키지로 들어갈 법안에서 다 규제할 항목들이다.
“올해 보험금지급 건으로 접수된 소송들이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험금을 지급하기 싫어서 소송을 건 건수들만 수두룩합니다.”
이부분은 나도 경악했다.
보험금지급건수보다 보험금관련 소송건수가 훨씬 더 많았다. 무슨 말이겠나. 이놈들이 지급해야할 보험금을 소송을 걸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이다.
그럼 그 피해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며칠전 제가 기겁할만한 소송건수를 찾았습니다. 이게 사람새끼인가 싶었습니다만, 일단 사례로 들고와보니, 한두건이 아니더군요.”
나는 볼을 긁었다.
사보험사들은 하나만 하기보다는 복합보험사로 그룹을 형성하는 경우가 왕왕있었다. 생명보험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의료보험을 조사하는과정에서 생명보험의 추악한 단면까지 끄집어낼수 있었다.
“부모님 사망보험금을 받아야할 어린아이에게 보험사에서 추천한 변호인을 붙인체 보험금지급소송을 낸 사탄들이 있더군요. 이거….대체 뭡니까?”
어린아이 혼자남은 가정이다.
애가 뭘안다고 변호사를 선임하겠나. 보험금지급을 하기싫은 보험사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을 구워삶아 보험금을 떼어먹은 것이다.
국내신문사들이 해당 이슈를 알면 미친듯이 물어뜯을만큼 자극적인 사안이다.
“장례식장까지 찾아가는 경우는 또 뭐고요. 여러분들 정말 할말 있으십니까? 제가 통계국에서 수집한 건수들만 백악관에 보고해도 여러분들은 다 찢겨죽을 겁니다.”
“…..!!!!”
“아직 백악관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만, 여러분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사연들이 충분한데 제가 왜 가만히 있어야할까요.”
하지만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내가 가만히 있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대형사보험사 사장들은 그부분을 캐치하고 눈을 빛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너희들의 활로는 아니야.
“모건 재무장관님.”
“예.”
“저희가 뭘하면 되겠습니까.”
사보험사 사장들이 눈빛을 빛냈다.
나는 의자에 등을 기댄체 회의실을 한바퀴 쳐다보았다. 고개를 삐뚜름 기울였다.
“이번에 정부에서 추진할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프로젝트입니까?”
“예. 국민의료보험을 시행하려고해도 관련 인력들이 필요하고 기관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움찔.
사장들은 어깨를 떨었다.
그들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오늘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기회를 주기위함도 아니고, 그들에게 활로를 주기위함도 아니란 것을 말이다.
얼굴이 희게 질렸다.
나는 그들을 향해 훅 상체를 당겼다.
“이번 루스벨트 3기 행정부에서는 부실한 사보험들을 선정해 국유화할 생각입니다.”
나는 입꼬리를 비틀었다.
“참고로 며칠전 공중분해된 미국최대보험사는 조각조각 사업부별로 파편화시켜 연방국부펀드가 워크아웃 이후 전부 인수합병했습니다.”
“…..이….이런.”
“여러분.”
쾅-
나는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찍었다.
움찔 떤 사장들은 나를 공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루스벨트 행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조사위원회를 발족해, 부실보험사로 선정하기만해도 금융기관의 제재로 보험사들은 파산한다.
“제가 몇년전부터 말씀드렸죠. 제발 좀 건실하게 운영하라고. 무슨일이 터질지 모르니까. 보험사들에게 분명히 경고했을텐데요.”
한참전부터 공문을 돌렸다.
기억이 나.
이제와서 억울한 표정을 지어도 전혀 불쌍하지 않다. 미안하지만 지금 미국의 체력은 대형보험사 몇개 도산한다고 공황이 올 체력은 아니었으니까.
“대형보험사들의 성적표는 곧 조사위원회의 명의로 발부될겁니다. 지금부터 잘 털어내보시던가요.”
제일 부실한 기업들부터 붕괴할 것이다.
미연준과 미국재무부는 최선을 다해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것이다.
‘루스벨트 3기 행정부는 그런 보험사들을 전부 국유화해 전국적인 국민의료보험을 조직할 생각이고.’
구조조정의 시간.
미합중국과 전세계의 건전한 금융시스템을 위해 종양이 암으로 발전하기전에 정부주도로 수술할 시간이 도래했다.
“여러분들에게도 공짜점심은 없습니다.”
임자 제대로 만났어.
루스벨트란 불곰은 상대방에게 공포대상으로 압박하기엔 이보다 더 좋은 마스크가 없었다.
***
[사보험 특별조사위원회 발족.] [백악관의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이는 사보험사들에 대한 제재. 그 첫번째 안건은 담합논란.] [이번 조사위원회 상당수는 법관출신에 상무부 기업국 출신과 남부뉴욕지검 검사출신들.] [저승사자들의 모임.] [금융특별조사관 엘리트들이 집합한 조사위원회의 위엄.] [전문가들도 혀를 내둘러.] [조사위원회, 발족 10일만에 준비하기라도 한듯 부실보험사 발표. 공식적으로 1차 경영개선명령 대상기업 목록 발표.]– 워싱턴포스트(WP)
백악관이 한차례 철퇴를 휘둘렀다.
루스벨트의 의향이 짙게 서려있는 철퇴였지만, 이건 내게도 중요했다.
왜냐하면 다년간 월가에서 근무해본 결과, 규제없는 호황은 반드시 버블을 만들고 부실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게 금융부실화가 호황기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백악관.
나는 루스벨트와 독대중이었다.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부실한 기둥을 지탱할 수 있으니까요. 루스벨트 대통령님 아니면 규제할 대통령도 없을 겁니다. 표아깝게 왜 규제를 합니까.”
“그렇긴하지.”
루스벨트에게 필요한건 이제 업적들을 공고히 만드는 것이다. 이젠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역대급 지지율은 대통령의 뒷배를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대통령의 뒤에는 국민들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부실화는 반드시 공황을 초래했습니다. 당장 영국의 CDO도 저희가 규제하지 않았으면 미국이 당했을 공황이었을 겁니다.”
“….그건 좀 끔찍하군.”
무려 대영제국을 날려버린 공황이었다.
대전쟁의 여파도 거대했지만, CDO가 쏘아올린 작은공의 여파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웨스트민스터헌장으로 대영제국이 산산조각났지 않나.
“남북전쟁이 얼마전입니다. 북부 남부로 쪼개질지 어떻게 압니까. 그리고 최근에 겪었던 신탁공황도 신탁회사들의 무분별한 투기로 인한 부실화가 불러온 공황입니다.”
“자네말을 들어보니 확실해지는군.”
루스벨트는 턱을 쓸었다.
“자네는 지금 금융부실화를 이번기회에 털어버리면서 월스트리트를 한차례 더 도약시킬 생각인거다. 아닌가?”
“무슨 말씀이시죠?”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루스벨트는 재밌는걸 발견한 아이처럼 미소를 지었다.
“자네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금융가를 공격할 이유가 없어. 메리트가 없다고. 막말로 자네가 보험사들을 다 목을 쳐버리면 금융가에서 적들만 많아지는게 아니겠나.”
“그렇겠죠.”
“내가 아는 자네는 자네에게 불리한 일을 벌리지 않아. 하지만 들어보니 자네가 노리는 노림수가 뭔지 알것 같단 말이지.”
루스벨트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자네, 세계금융시장을 보고 있군.”
“글쎄요.”
“시치미 떼지말게. 자네랑 금융시장을 공부하면서 내 견식도 제법 넓어졌으니까.”
과연 알아챌까.
나는 지긋이 루스벨트를 바라보았다.
루스벨트는 자신감있게 입을 열었다.
“자네, 이번기회에 미국금융기관들 내실 튼튼하게 다지고, 그 안정성을 무기로 해외은행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목줄을 틀어쥘 생각이지?”
국제은행시장을 틀어쥔다.
그리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며 군림한다.
마치 BIS 국제결제은행에서 바젤1을 통과시켜 버블경제 속 일본은행들의 목을 쳤던것처럼 말이다.
지급준비금 8%.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당시 일본경제에 지옥을 선사했다.
“마침내 미국중심의 국제금융시스템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말이네.”
“글쎄요.”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과연 어떨까.
한가지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아직 이 세계엔 국제결제은행이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전쟁배상금을 위해 설립된 은행이었으니까.
이후엔 전세계금융망의 핵심축 중 하나로 군림한다.
“대통령님이 그렇다면 그런것 아닐까요?”
“건전한 금융이라, 명분은 훌륭하군.”
국제결제은행(BIS).
미국중심의 금융시스템을 완성시킬 마지막 퍼즐이란 루스벨트의 말에는 틀림이 없었다.
나는 이걸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팍스아메리카나를 완성시킨다.
그저 최정상국이 아니라.
우린 전세계의 새로운 질서가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