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48
50.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
카일리 아거시는 이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먼 길을 왔다.
그리고 스스로도 도움을 이끌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거라는 것을 안다.
왜냐하면 그동안 연줄이 있던 모든 곳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기에. 한곳도 빠짐없이 전부다.
하물며 이지원은 그런 연줄조차 없다. 초면이다.
그래도 온 이유는 오직 하나. 남은 동아줄은 이지원 뿐이니까.
같은 7대제에 들던 피의 군주를 잡아낸 전력. 거기에 얼마 전 종료된 타임 어택 퀘스트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새긴 강자. 그게 바로 이지원이다.
그래서 희박한 아니, 너무 미세한 확률이지만 찾아왔다.
손 놓고 멍하니 늪에 목까지 잠긴 현 상황을 지켜만 볼 수 없기에.
“나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꿈꿨다.
이지원의 도움으로 포식의 군주를 물리치는 것을.
하지만 이마를 찡그린 채로 대답하는 이지원의 얼굴은 벌써 대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거절이라는 대답을.
뚝. 뚝.
마지막 동아줄마저 손에 쥐어지지 않자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절대 울지 않으려 다짐했었다. 절대 원망하지 않기로 다짐했었다.
이지원은 우리 늑대 인간 일족을 도울 의무가 없으니까.
내민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고 그 상대에게 분노를 쏟을 만큼 자신도 로드를 포함한 늑대 인간 일족은 멍청하지 않다.
진짜 분노를 쏟아 내야할 대상은 오로지 포식의 군주일뿐이다.
하지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남은 것은 오로지 절망의 구렁텅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스스로 들어가는 마지막 발악뿐이기에.
“도움 요청을 받아들이지.”
“?”
순간 카일리 아거시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간절히 바라고 바라기에 환청을 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이어 나온 이지원의 말 때문에.
“한번쯤 그 돼지 새끼 기름기를 쫙 빼서 제대로 바비큐로 만들어 놔야지!”
카일리 아거시는 울컥 했다.
뚝. 뚝.
물론 눈물은 멈추지 않고 똑같이 흘러내렸다. 아니, 오히려 더 많이 그리고 더 빠르게.
하지만 방금 전에 흘린 눈물과 달랐다.
절망에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아니, 수십 차례 연달아 거절을 당한 상황에 어지간한 상위권 길드 이상의 위력을 혼자서 발휘하는 이지원의 수락은 그 어떠한 달콤한 말보다 더 달콤했다.
자신의 편을 들어줬기에. 그것도 힘들고 지치고 불리한 상황에.
와락.
카일리 아거시는 자신도 모르게 이지원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지원의 품으로 뛰어들어 이지원을 꽉 껴안았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흑흑.”
감정에 복받쳐 카일리 아거시 자신도 모르게.
도움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뻔히 어떠한 결과가 발생할지 아는 상황에 멍청히 그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한다. 그 무엇도 아닌 나를 위해서라도.
특히 포식의 군주에게 최후의 저항을 펼치는 늑대 인간 일족과 함께라면 오히려 내 쪽에서 바라는 상황이다.
‘그 돼지 새끼가 또다시 날뛰는 꼴을 볼 수는 없지.’
한번만 죽여 놓으면 된다.
회귀 전에 포식의 군주를 말할 때 그 누구도 포식의 군주를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초반에 손쉽게 성장이 가능했었다고 말했다.
그 특이한 능력 때문에 더욱더.
하지만 지금 한번만 죽여 놓으면 5년 넘게 고생해 쌓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또다시 성장 하는 것?
하지만 이제는 포식의 군주에 대해서 안다. 당연히 수많은 견제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포식의 군주에 당한 자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당장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눈앞의 늑대 인간 일족도 있고.
5년 이상이 흐른 시간. 다시 빠르게 성장하기 가장 애매한 시점이다. 가장 어려운 시점이기도하고.
“그 돼지 새끼 기름기를 쫙 빼서 제대로 바비큐로 만들어 놔야지!”
와락.
“응?”
만약 카일리 아거시가 공격 의사를 안고 달려들었으면 피하거나 반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눈에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지만 얼굴은 마치 꿈에 그리던 선물을 받은 아이마냥 활짝 웃으며 달려들기에 피하지 못했다.
나를 향해 뻔히 달려드는 것을 알면서도.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흑흑.”
내 품에 파고들며 외치는 말에 내가 더 당황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먼저 든 생각은 포식의 군주도 카일리 아거시의 고마움을 잔뜩 담아 외치는 말도 아니었다.
‘털은… 참 부드럽구나.’
보들보들했다.
파로스 상급 던전 3층의 보급 기지.
“상태창 확인.”
[이름 : 이지원레벨 : 570 죽은 횟수 : 0
칭호 : 지구 최초의 바리움
생명력 : 8815700 / 8815700 마나 : 347800 / 347800
힘 : 17594+1110 민첩 : 13251 체력 : 14051
정신력 : 3418 지력 : 3148
잔여 스탯포인트 : 640+135
피로도 : 0
특성 : 행운증가(X+1), 모든 상태이상 면역, 던전 찾기 14점, 파괴신의 파편
물리공격력 : 63699 물리방어력 : 29197
마법공격력 : 10994 마법방어력 : 16884]
45일간의 사냥으로 무려 32레벨을 올렸다. 500레벨이 넘은 상황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속도.
회귀 전에도 나보다 빠른 레벨업 속도는 듣도 보도 못했을 정도다.
“그나저나 앞으로 당분간은 계속 힘이지.”
정신력과 지력 순수 스탯포인트 1만은 포기했다.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물리 계열보다 마법 계열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원소 공격 계열이. 지금부터 순수 지력 1만을 노리기에는 늦은감이 있다.
하지만 정신력은 지금이라도 충분히 노린다면 내가 달성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바로 효율성이 너무 낮다는 것.
동레벨보다 압도적인 레벨업 속도를 자랑한다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는 레벨업이 전과 다르게 눈에 보일정도로 계속 느려진다.
즉, 스탯포인트를 얻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함부로 쓸 수 없다.
순수 스탯포인트가 1000을 겨우 넘는 정신력에는 확실히 아깝다.
“우선 순수 힘 스탯포인트 2만을 찍고 어떤 보상이 있는지 봐야지.”
힘에 샤만코의 스탯을 포함해 잔여 스탯포인트를 다 찍고 카일리 아거시가 전해준 아이템을 꺼냈다.
-사용시 늑대 인간 일족의 성지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다.]
페로 제도에는 순간 이동 주문서 저장이 안돼서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방법은 바다를 건너는 방법뿐이라 들었다.
이 늑대 인간 일족의 성지 이동 주문서를 제외하고.
물론 밖으로 나가는 순간 이동 주문서는 사용이 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선빈 길드랑 신화 길드에 도움을 청할까?”
카일리 아거시의 요청을 수락하고 쭉 하던 고민이기도 했다.
함께 가자던 카일리 아거시의 말에 잠시 정비를 하고 간다는 말을 하고서.
“그래. 우선 가서 늑대 인간 일족의 전력을 보고 판단하자. 포식의 군주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이동 주문서를 두 손으로 찢었다.
피 말리는 상황을 겪고 있는 늑대 인간 일족도 일족이지만 먹는 행위만으로도 미세하지만 계속 강해지는 포식의 군주를 빠르게 잡기 위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감이 있으니까.
회귀 전의 터치가 불가능한 존재였던 포식의 군주를 상대해 이길 자신감이.
늑대 인간 일족의 성지 페로 제도의 모처.
이동을 완료하고 보이는 것은 나를 빤히 바라보는 수많은 늑대 인간들이었다.
“정말이네?”
“진짜 이지원이야!”
“허. 물론 이런 상황에 장난을 칠 리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정말 올 줄이야.”
내 모습을 보고 한마디씩 하는 늑대 인간 일족 사이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이미 알고 있던 카일리 아거시와 우람한 덩치를 가진 남자가.
“반갑습니다. 아거시 가문의 당주이자 늑대 인간 일족의 로드를 맞고 있는 슈트반 아거시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복슬복슬한 털로 뒤덮인 손을 내미는 슈트반 아거시의 손을 마주 잡으며 인사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카일리의 말을 들었지만 솔직히 반신반의 했습니다.”
“도움을 주기로 했으니까요.”
“그래서 더욱더 감사합니다. 현재 저희의 절박한 사정에 도움을 받아들인 곳은 그 어디도 없었으니까요.”
연거푸 고맙다고 말하는 로드의 눈에는 나를 향한 호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니, 로드 뿐만 아니라 모든 늑대 인간 일족이 그랬다.
그래서 약간 양심에 찔렸다.
내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맞지만 나도 이들에게 도움을 받을 것이기에.
미래를 아는 내 입장에서도 그대로 놔둘 수 없는 공동의 적인 포식의 군주를 상대하기위해서.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말하지 않았다.
나에게 유리한 환경. 나를 향한 무조건적인 호의를 보이는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다.
곧 로드 슈트반 아거시의 직접적인 안내로 회의실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와중에 일반인도 바리움도 상당수 보였다.
“늑대 인간은 바리움이 되고서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바리움이 되면 선택의 기회가 제공됩니다. 당연히 강제와 강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전부터 충분히 알 수 있게 교육이 제공되고 기회가 제공되면 5년의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선택하면 됩니다. 늑대 인간이 될지 쭉 바리움으로 남을지를요.”
“그렇군요.”
이곳저곳을 살피는 내게 슈트반 아거시가 친절하게 대답했다.
이지원이 로드 슈트반 아거시를 따라 회의실로 이동하는 사이.
늑대 인간 일족의 성지 페로 제도와 멀지 않은 셰틀랜드.
쾅!
“뭐야?”
포식의 군주는 자신의 거대한 방문을 박차듯이 뛰어든 부하를 향해 짜증내며 말했다.
“왔습니다!”
“뭐가?”
“이지원이 방금 전에 페로 제도에 입성을 했습니다!”
“그게 정말이야?”
“네. 방금 전에 회유한 놈들에게서 똑같이 들어온 정보입니다.”
“크크크.”
부하의 말에 포식의 군주가 턱살이 거세게 흔들릴 정도로 웃었다.
원했지만 가지지 못했던 능력을 가진 이지원이 드디어 왔기에.
거기에 확인된 소문으로도 엄청난 스탯포인트를 갖고 있다. 잘 소화 시켜서 추출을 해야 할 대상이다. 뼈하나 남기지 않고.
“준비해라!”
“네. 알겠습니다.”
이때를 위해서 늑대 놈들을 내버려뒀다.
페로 제도를 점령해서 언제라도 노예로 만들 수 있음에도.
쩝~ 쩝~
포식의 군주는 두터운 입술 사이로 흘러내리는 침이 앞섶을 적시는 것도 모른 채 입맛을 다셨다.
아거시 가문은 800년의 역사를 지녔다.
당연히 직계 외에 수많은 방계를 가졌고 그 방계들도 페로 제도에 입성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서는 항상 배신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건 오랜 역사가 말해주는 진실이다.
당연히 그걸 로드 슈트반 아거시와 지휘부도 안다.
다만 누군지 모를 뿐.
그동안 포식의 군주와 수십 차례의 싸움을 벌였고 도움을 요청하려는 움직임이 전부다 포식의 군주측에 파악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물며 이지원 마저.
하지만 그게 누군지 모른다. 더욱이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이제 와서 직계와 방계를 구분 지을 수는 없다.
늑대 인간 일족의 회의실.
나의 자리는 로드 바로 옆자리였다. 그만큼 내게 대우를 해주는 상황.
“포식의 군주는 압도적이라고 말하기도 부족한 방어력을 갖췄습니다.”
화면에는 그동안 포식의 군주와 싸웠던 영상이 돌아갔다.
화면에 꽉 차 보이는 포식의 군주는 5미터의 키와 왠지 킬로그램이 아닌 톤으로 표현해야할 정도의 덩치를 자랑했다.
‘5미터면… 그때와 비교하면 충분하지.’
10미터의 덩치를 자랑하는 포식의 군주를 봐왔던 나다. 그때의 반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포식의 군주는 덩치가 곧 능력이기에.
“5미터의 덩치를 가진 포식의 군주이기에 눈에는 확 띕니다. 하지만 포식의 군주를 호위하는 4명의 신리움과 포식의 군주를 따르는 만 명이 훌쩍 넘는 바리움들 때문에 직접적인 공격이 어렵습니다.”
분명 포식의 군주를 따르는 1만의 바리움들은 포식의 군주의 성격상 인격적으로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포식의 군주를 따르기에 상당한 물질적인 이득은 얻을 것이다. 언제나 승자라는 편에 서기에.
그리고 그건 피의 군주 때도 그랬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욕할 생각은 없다.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기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고.
“특히나 포식의 군주의 전용 디버프인 포식의 저주는 전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정보부 수장이라는 아론이 이어서 말했다.
“첫째, 급박한 피로도를 유발합니다. 둘째, 포식의 저주 영향력 속에는 몸이 둔화됩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만 마치 너무 배부르게 먹어 몸을 움직이기 힘든 것 마냥 그런 상태가 유지됩니다. 셋째, 물리공격력과 마법공격력 그리고 물리방어력과 마법방어력이 낮아집니다.”
아론의 말이 끝나자 지휘부의 다른 자가 이어 말했다.
“물론 저희 늑대 인간 일족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진 특성 ‘상당한 면역력’으로 포식의 저주의 영향력이 50%가 되지만 그래도 상당한 족쇄가 됩니다.”
“급속한 피로도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가 불리해지는 것도 크고요.”
“하지만 이지원님은…”
카일리 아거시가 나를 보며 말했다.
“네. 저는 대적자 스킬의 보유자입니다.”
피의 군주에게도 안 통했다.
“그리고 저도 남부럽지 않은 광역 디버프를 보유하고 있고요.”
광역 디버프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 수도 별로 없고 각각 개인적인 이름을 갖고 있을 정도로.
[출중한 제왕의 위엄-착용자를 적대하는 사방 15미터 안의 모든 대상자(몬스터 포함)에게 물리공격력과 마법공격력 6% 하락, 물리방어력과 마법방어력 6% 하락의 디버프를 입힘.
-착용자를 적대하는 사방 15미터 안의 모든 대상자(몬스터 포함)에게 힘, 민첩, 체력, 정신력, 지력 각각 보유한 스탯포인트 6% 하락의 디버프를 입힘.
-착용자에게 모든 스탯포인트 200씩 증가 버프를 제공함.] [위대한 제왕의 위엄
-착용자를 적대하는 사방 50미터 안의 모든 대상자(몬스터 포함)에게 물리공격력과 마법공격력 12% 하락, 물리방어력과 마법방어력 12% 하락의 디버프를 입힘.
-착용자를 적대하는 사방 50미터 안의 모든 대상자(몬스터 포함)에게 힘, 민첩, 체력, 정신력, 지력 각각 보유한 스탯포인트 12% 하락의 디버프를 입힘.
-착용자에게 치명타 확률 5%, 치명타 대미지 200% 증가 버프를 제공함.
-착용자에게 모든 스탯포인트 300씩 증가 버프를 제공함.]
원래 출중한 제왕의 위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9등급 제왕의 망토를 획득함으로써 10등급 제왕의 집념이 8등급 제왕의 투구가 아닌 9등급 제왕의 망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얻은 것이 위대한 제왕의 위엄.
물리공격력, 마법공격력, 물리방어력, 마법방어력에 모든 스탯포인트까지 전부 12%나 깎는 디버프다.
내가 봐도 사기의 극치에 해당하는 10등급 제왕의 집념 귀걸이가 없었더라면 등장하지 못할 디버프. 그게 바로 위대한 제왕의 위엄이다.
“위대한 제왕의 위엄 공개.”
함께 싸워야할 동료이기에 미리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