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220
72. 복수자 페드로
페드로가 나를 가리키며 ‘양도한다.’ 라는 말을 내뱉자마자 메시지가 떴었다.
그리고 페드로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순식간에 몸이 터져나갔고.
[페드로의 당겨쓰고 남은 모든 미래를 양도받았습니다.남은 미래의 값어치를 계산중입니다.
-페드로의 남은 미래 3시간 40분이 잔여 스탯포인트 1100개로 변환되어 양도받습니다. (1시간당 잔여 스탯포인트 300개로 변환.)]
신치발리오 길드 놈들이 죽음 감옥을 사용하는 모습에 발끈하여 뒤늦게 확인한 메시지.
무려 11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를 받았다.
내 입으로 내뱉은 페드로 자신을 죽일 거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내 생명력 약탈자가 자신을 향해 겨눠진 것을 봤음에도.
‘그리고 이건 자기의 작은 원망을 담은 심술이라는 건가?’
페드로의 당겨쓰고 남은 미래라는 1100개의 잔여 스탯포인트 외에 밑에 또 다른 메시지가 있었다.
[페드로의 끝내지 못한 복수의 열망이 깃든 상자 (?등급)모든 미래를 당겨썼음에도 복수에 실패한 페드로의 열망이 함축되어 생성된 상자이다.
상자 안에는 무엇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 달 뒤에 상자는 무조건 개봉된다.
상자는 현재 0점인 상태로 페드로의 복수를 대신하여 충실히 이행하면 최대 +100점까지 획득이 가능하다.
반대로 페드로의 복수를 수수방관하거나 오히려 복수 대상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을 취하면 최대 -100점까지 떨어진다.
그 점수를 기준으로 상자에서 나오는 아이템이 결정된다.
+100점에 가까울수록 이득을 안겨줄 아이템이, -100점에 가까울수록 손해를 안겨줄 아이템이 나온다.
-획득시 귀속.]
심술.
페드로는 죽으면서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뭔가 심술궂은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도 그렇다고 페드로가 원망스럽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아니까.
페드로가 스스로 빠른 마무리를 지은 이유를.
그리고 이 선택을 한 간절함과 절박함도.
하지만 그 와중에 드는 의문.
‘이런 것도 되나?’
첫 번째 양도는 충분히 그러려니 납득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지만 두 번째 복수의 열망이 깃든 상자는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체적인 내용이 마치 상점에 존재하는 퀘스트 표지판이 주는 퀘스트 같기에.
내가 알기로 이런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 바리움이나 신리움이 다른 바리움이나 신리움에게 퀘스트를 주는 것은.
물론 이미 퀘스트에 관해서 남과 다른 특별한 경험이 있기는 하다.
바로 인천 공항에서.
하지만 그것도 결국 퀘스트 표지판에 의해서였다.
이런 식으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와 심술궂은 선물이라며 이런 퀘스트 아닌 퀘스트를 준 페드로에게 묻기에는 너무 늦었다.
더 이상 만날 수 없기에.
여하튼 생소한 복수의 열망이 깃든 상자를 다시 한 번 유심히 확인할 때 바로 옆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호세 알레한드로의.
“이지원님 혹시 뭔가 아시는 것이 있습니까? 분명 서로 공격은 없었는데 페드로가 그대로 몸이 터지더군요.”
“음.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군요.”
“그럼 무슨 대화를 하셨습니까?”
“별 말 없었습니다. 그냥 포위도 당했고 승산도 없으니 이쯤에서 멈추는 게 어떠냐? 등의 사소한 대화만 나눴습니다.”
당황한의 표정의 호세 알레한드로에게 아주 천연덕스럽게 대꾸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어차피 이들에게 알려줄 생각은 없다.
특히 8등급 아이템과 20억 골덴링을 받을 때까지는.
물론 받고도 말할 생각은 없지만.
그리고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호세 알레한드로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메시지로.
이미 확인을 끝낸 메시지.
사라져도 진즉에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더 확인할 것이 남았다는 듯이.
그래서 메시지를 밑으로 쭉 내렸다.
그리고 그제야 또 다른 메시지를 확인했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이지원님이 소유한 권능 ‘죽음’이 페드로와 0.13초간 연결이 됐습니다.]‘?’
바로 옆에 호세 알레한드로를 포함해 여전히 신치발리오 지휘부가 자리했기에 입 밖으로 다른 말을 내뱉지는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권능 ‘죽음’이라는 전혀 생뚱맞은 메시지에.
더욱이 내 소유라는 메시지 때문에 더욱더.
안다.
알 수밖에 없고.
바로 권능 ‘죽음’이 사신 파야즈의 능력이라는 것을.
이미 아부다비와 아스테스의 길드전에서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며 충분히 경험했다.
그리고 그 능력을 내가 강탈한 적도 뺏은 적도 없다.
할 줄 안다면 당연히 하겠지만 할 줄도 모르고.
‘아!’
그리고 그때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 영상이 있었다.
바로 샤만코가 사신 파야즈를 깔고 앉아 공격하는 와중에 손을 입가로 가져가는 듯했던 영상.
물론 사신 파야즈를 공격하기 위해 손을 치켜드는 행동과 너무나 엇비슷해서 같이 영상을 봤던 아부다비 길드의 지휘부 그 누구도 그 장면에서 의아해하지도 의문을 가지지도 않았다.
나조차 섣불리 단정 짓지 못했고.
아니, 정확히는 샤만코가 포식을 먹던 기억이 없었더라면 나조차 그냥 지나칠 장면이었다.
‘그럼 그게… 정말 먹던 거였어?’
우선 밑에 더 있는 메시지를 마저 확인했다.
[남은 미래를 양도하기 위한 페드로의 연결에 권능 ‘죽음’이 본능적으로 죽음을 느끼며 그것을 갈구합니다.-권능 ‘죽음’이 가장 탐내는 죽음, 더욱이 두 번 다시 없을 완벽한 죽음에 권능 ‘죽음’이 페드로가 연결한 선을 타고 역으로 페드로와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0.13초간의 연결로 권능 ‘죽음’이 완벽하게 죽음과 하나가 된 페드로의 일부분을 가져왔습니다.
-잔여 스탯포인트 4277개 획득.
-스킬 상당량 뜯겨져 변질된 당겨쓰기 가획득. (가획득 상태. 완벽하게 획득하기 위해서는 1개의 스킬포인트가 필요함. 메시지를 확인하고 10일 이내에 획득치 않으면 자동적으로 소멸함.)]
“헉!”
순간 나도 모르게 기함을 토해냈다.
이제 짬도 될 만큼 됐다.
그래서 더 놀랄 일이 없다고 생각했건만 정말로 놀랐다.
속으로 감추지 못하고 밖으로 표출할 만큼.
“이지원님 왜 그러십니까?”
“혹시 뭔가 아시는 것이 있습니까?”
그리고 그런 내 모습에 완벽하게 망가진 죽음 감옥을 보며 웅성웅성되던 호세 알레한드로와 신치발리오 길드의 참모들이 말을 건네 왔다.
“아, 아닙니다.”
하지만 곧바로 놀란 표정을 감추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부들부들.
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몸은 어쩌지 못했다.
그만큼 몇 줄 안 되는 메시지가 뜻하는 바는 엄청났다.
무려 4277개의 잔여 스탯포인트.
페드로가 선물이라며 양도한 1100개를 더하면 무려 5377개다.
‘상태창 확인!’
물론 메시지가 거짓말을 한다는 소리는 들은 적도 없고 본적도 없다.
하지만 두 번, 세 번을 쳐다봐도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상태창을 열었다.
가장 빠르게 그것도 확실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이것이기에.
레벨 : 724 죽은 횟수 : 0
칭호 : 지구 최초의 바리움
생명력 : 9590700 / 9590700 마나 : 452800 / 452800
힘 : 26754+4260 민첩 : 14901 체력 : 15601
정신력 : 4468 지력 : 4228
잔여 스탯포인트 : 5377
피로도 : 0
특성 : 행운증가(X+1), 모든 상태이상 면역, 던전 찾기 14점
물리공격력 : 106427 물리방어력 : 35497
마법공격력 : 14154 마법방어력 : 23034]
“…….”
멍.
말 그대로 멍하니 상태창만 쳐다봤다.
잔여 스탯포인트 5377개라는 부분을 쳐다보며.
당연히 믿었다.
메시지가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하지만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실제로 눈에 떡하니 보이는 것은 전혀 별개의 감정으로 다가왔다.
믿기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기에.
‘스킬 확인. 상당량 뜯겨져 변질된 당겨쓰기.’
권능 ‘죽음’이 가져온 다른 것도 확인했다.
죽음과 완벽하게 동화 돼가던 당겨쓰기를 권능 ‘죽음’이 급하게 일부분을 뜯어와 본래의 능력도 옵션도 거의 잃어 변질되었다.
-상당량 뜯겨져 변질된 당겨쓰기를 사용시 24시간 동안 현재 보유한 스탯포인트가 2배가 된다.
단, 당겨쓴 것에 대한 페널티로 24시간의 유지시간이 끝나면 확률적으로 0~100개 사이의 스탯포인트가 영구적으로 삭제된다. (힘, 민첩, 체력, 정신력, 지력 구분 없이 합쳐서 최대 100개의 스탯포인트.)
-쿨타임 10일.
-현재 가습득 상태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스킬포인트 1개가 필요함.
-습득까지 남은 시간 : 9일 23시간 59분.
-시간 내에 습득치 않으면 소멸됨.]
스킬임에도 사용할 때마다 페널티가 존재하는 요상한 스킬.
그것도 최대 100개의 스탯포인트가 영구적으로 삭제되는.
하지만 그걸 봤음에도 순간 느낀 것은 하나다.
무조건 습득해야 한다는 것.
왜냐, 현재 보유한 스탯포인트가 24시간 2배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전투력이 2배가 증가하는 수준이 아니다.
그 이상의 이상이다.
특히나 나처럼 남보다 뛰어나다 못해 우월할 정도로 많은 스탯포인트를 보유했다면 더욱더.
물론 그에 따른 페널티가 존재했다.
0~100개 사이의 스탯포인트가 확률적으로 영구히 삭제되는 것.
만약 재수 없게 최대치인 100개에 걸려 100개가 영구히 삭제된다면 정말 뼈아프다.
일반적인 바리움이라면 치명적이다.
하지만 나라면? 감내할만하다.
더욱이 무조건 이겨야 하는 싸움이라면, 지면 손해가 막심한 싸움이라면 100개가 아니라 200개, 300개여도 충분히 감내할만하다.
물론 나에게 최후의 보루에 해당하는 무기가 있긴 하다.
상당량 뜯겨져 변질된 당겨쓰기의 페널티 같은 것도 없는.
바로 샤만코의 포식.
하지만 내 자유자재로 되지 않는다.
쓰고 싶다고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유자재로 되지 않는 힘을 내 힘이라도 여길 정도로 멍청하지도 안일하지도 않다.
차라리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내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상당량 뜯겨져 변질된 당겨쓰기 같은 것이 진정한 내 힘이다.
‘습득.’
650레벨에 스킬포인트 1개짜리인 양손창 마스터리와 치명타 확률 증가 그리고 3개짜리인 갈라지는 대지를 배우고 보유 스킬포인트가 0이 됐었다.
그 후 724레벨까지 올리면서 700레벨 때 얻은 스킬포인트 1개를 보유중이다.
물론 그 1개는 참새 소환 등의 포식을 위한 소환물 스킬을 수십 번, 수백 번을 배웠지만 모두 삭제되는 불운을 겪은 스킬포인트지만.
[상당량 뜯겨져 변질된 당겨쓰기 스킬을 습득하였습니다.]만세를 부르며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그렇기에 상반되게 나에 대한 아주 작은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아니까.
이 모든 것에는 죽은 페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복수의 실패가 눈에 보이는 상황에 원수의 사기를 올려줄 바에야 내 손에 죽겠다는 페드로의 의지.
그래서 오히려 죽이겠다고 등장한 나에게 고맙다고 선물까지 한 게 페드로다.
그걸 앎에도 페드로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보다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감추지 못할 만큼의 흥분과 즐거움이 더 컸다.
그래서 억누르고 억눌렀다.
나도 염치란 것이 있으니까.
‘하. 그나저나 권능 죽음이라니…’
페드로도 페드로지만 권능 ‘죽음’도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물론 전혀 나쁘지 않은 쪽으로.
왜냐하면 한번뿐이지만 존재가치를 보여줬다.
어마어마한 이득을.
그리고 생각을 마치자 그제야 주변의 시야가 눈에 들어왔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신치발리오 길드의 모습이.
“모두 재정비를 하라! 3시간 뒤에 바로 이곳에서 페드로가 다시 부활을 할 수 있다!”
“네! 알겠습니다!”
페드로가 3시간 뒤에 부활을 하면 곧장 전투에 들어갈 수 있게 1000명의 검은 사슬을 든 무리와 나머지 신치발리오 길드원이 질서정열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드장님. 페드로가 이곳에서 부활을 할까요?”
“세력에 소속되지 않았기에 부활 위치 지정 아이템보다 상점 부활을 선택하지 않았을까합니다.”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신치발리오 길드의 뻘짓.
하지만 페드로가 영원한 죽음을 당했다는 것을 모르기에 어쩌면 당연했다.
그래서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호세 알레한드로가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지원님 만약 페드로가 부활을 한다면…”
“신치발리오 길드 편에서 싸워야지요.”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페드로는 부활하지 않으니까.
립서비스 정도는 충분히 해줄 수 있다.
8등급 아이템과 20억 골덴링을 받기 전까지는.
그리고 받은 후에는?
페드로의 복수를 해줄 것이다.
완벽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3시간 뒤.
“…상점 혹은 부활 위치 지정 아이템을 사용했나 보군요.”
신치발리오 소속 한 참모가 맥 빠진 표정을 숨기지 못한고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나머지 모두도 그러했다.
하지만 아주 극소수 몇 명만은 다른 표정을 지었다.
특히 정보부 수장 후고라는 자가.
“어쩌면… 그게 페드로의 마지막이 아니었을까요?”
후고의 이해 안가는 말.
“왜냐하면 죽음 감옥은 확실히 페드로의 영혼을 붙잡았습니다. 죽음 감옥 안의 5개의 쇠사슬이 나와서요. 그리고 붙잡은 영혼을 죽음 감옥 안으로 끌어당겼습니다.”
“확실히…”
“그랬긴 했습니다.”
다른 참모들도 후고의 말에 동조했다.
그들도 두 눈으로 직접 봤으니까.
“그리고 이어진 죽음 감옥의 붕괴. 죽음 감옥은 죽은 영혼을 붙잡아 놓는 감옥입니다. 부활을 하지 못하게요. 즉, 붙잡아 놓을 영혼이 없다면… 존재할 필요가 없는 거죠.”
“…….”
“…….”
정보부 수장 후고의 말에 좌중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때 호세 알레한드로만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확률은?”
“3시간 전에는 5% 미만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3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자리에서 부활을 하지 않음으로써 40%까지 올라갔습니다.”
“이유는?”
“그간 상대했던 페드로의 스킬과 아이템은 저급중의 저급이었습니다. 그런 페드로가 부활 위치 지정 아이템같은 상대적으로 고가의 아이템을 사용했을 것이라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페드로의 그간 행동으로 봤을 때 상점이용도 극히 희박하다고 여겨지고요.”
정보부 수장 후고의 분석은 꽤나 날카로웠다.
후고의 말이 끝났음에도 그것에 따로 반박을 하지 못할 정도로.
“음.”
정보부 수장 후고의 말이 끝나자 호세 알레한드로가 턱에 손을 괴고 잠깐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곧 입을 열었다.
“본부로 철수한다! 단, 앞으로 10일. 10일은 현재와 같은 전시 상태를 유지한다.”
“네! 알겠습니다!”
아직 유효한 호세 알레한드로의 강력한 통제력을 내포한 목소리.
그렇기에 신치발리오 길드원 모두가 한목소리고 크게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