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e secret past and present RAW novel - Chapter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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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문 앞에 내가 서있자 조금은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아내는 지금 크게 놀랄 수가 없었다.
아니…. 놀라지 못할 것 같았다.
빠르게….
정말 빠르게 아내의 모습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아내는 지금 어딘가 아프다….
그게 몸이건….
마음이건간에 저건 정상적인 아내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파도 어디가 많이 아픈 아내의 모습이었다.
화장기 하나 없는 맨 얼굴이었지만, 단지 화장을 안 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아내의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
얼굴이 창백하다. 못해 하얗게 질려 있는 것 같았다.
아내는 질려 있었다.
입술에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
도대체 뭐가 아내를 저렇게 만든 것일까….
머리는 젖어 있었다.
머리를 감은 것 같았다. 아니 목욕을 싹 한 것 같았다.
목욕탕에 갔다. 바로 나온 사람 같았다.
아직도 머리에 물기가 있었다.
머리나 말리고 들어오지….
뭐가 그리 급하다고….
무슨 말인가 해야 하는데, 아내의 어딘가 많이 아파 보이는 모습을 보고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말을 해야 했다.
일단 입에 있는 밥을 얼른 씹어서 넘겼다….”혜정아…왜 그래? 어디 아퍼?”
“….”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하고 나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오빠…. 미안 해요….
모….
몸이 아파서…. 일찍 왔어요.
나….
몸살이 나려나 봐요….
몸이 많이 아파요….”
아내는 천천히 띄엄띄엄 한마디씩 말했다.
아내의 눈에 초점이 없었다.
하아…배교수 이 개자식…. 도대체 아내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아내가 이렇게 넋이 나간 모습으로 집에 들어온 것일까….
일단 아내를 부축해서 안방으로 데리고 갔다.
“씻을 필요는 없지?”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지만 못 본척 했다.
”옷갈아 입고 침대에 누워….
나 밥먹던거 좀 치울께….”
안방 문을 닫아줬다.
아내가 편하게 옷을 갈아 입고 자리에 눕게 해주고 싶었다.
아내는 나갈 때 그차림 그대로 청바지에 자켓 차림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나갈 때의 그 표정이 아니었다.
아내는 만 하루가 안 되는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들어와 버렸다.
입맛이 싹 사라졌다.
먹던 그릇을 치웠다.
물을 먹고 대충 식탁을 정리했다.
안방 에 들어가려다가 방 안에서 아내의 흐느끼는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을 느꼈다….
잠시 혼자 있게 해주고 싶었다.
나도 밤을 새워서 졸리기는 했었지만, 밤새 술을 먹어서 취기가 남아 있었지만, 아내의 모습을 보고서는 졸린 것도…. 취한 것도 모두 잊혀져 버렸다.
살아있는 송장같았다.
눈에 초점이 없이 멍한 표정의 아내….
무슨 충격을 받았길래…. 얼굴이 저렇게 사색이 되도록 질려버렸을까….
소파에서 한 삼십 분 정도 이생각 저생각을 했다.
안방 앞에 다시 가서 섰다.
방안이 조용했다.
아내의 흐느끼는 소리가 이제는 더 이상 들리지는 않았다.
안방 문을 살짝 열고 들어갔다.
아내는 잠이 들어 있었다.
아내의 얼굴을 보았다.
아내는 울다가 잠이 든 것 같았다.
눈가에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있는 것 같았다.
잠이 든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내의 배게에 눈물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한숨이 나왔다.
병우와 지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내는 도대체 무슨 일을 당한걸까….
아내는 이불을 제대로 덮지 안은 채 잠이 든 것 같았다.
아내의 몸을 살폈다….
원피스를 입고 있는 몸 안은 살펴볼 수가 없었다.
허벅지와 종아리는 대충 보기에 깨끗한 것 같았다.
오늘은 쳐맞고 들어온 것 같지는 않은 데….
하기는 그건 모를 일이지….
다리 말고도 때릴데는 많으니까 말이다….
이게 뭐지?
아내의 다리를 보다가 아내의 발을 보았는데, 발은 깨끗했지만,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가 조금 이상했다.
자세히 얼굴을 가져다. 대고 들여다 보았다.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하얀게 묻어있었다.
발가락을 벌리고 자세히 보고 싶은데….
아내가 깰까봐 그러지는 못했다.
하얀물감을 쳐바른건지….
아니면 밀가루를 쳐 바른건지 알 수는 없었다.
목욕을 하기는 했지만…. 잘 닦이지 않는 발가락 사이를 꼼꼼하게 닦아내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오늘 일요일이 지나고 내일 월요일이 되면 바로 심 사장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서 심 사장이 녹화한 화면을 바로 확인을 해야겠다….
도대체 아내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아내가 정말신이 나간 채 멍하니 집에 들어온걸까….
가슴이 답답했다.
아내에게 이불을 잘 덮어줬다.
나도 옆에 누워서 바로 잠이 들었다.
내 몸도 밤을 새워서 그런 지….
정상이 아니었다.
꺅 하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안돼 안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눈이 번쩍 떠졌다.
옆에 누운 아내였다.
아내는 꿈을 꾸고 있는 듯 했다.
아내는 몸을 뒤척이면서 계속 안돼 안돼를 외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아내의 손을 잡아줬다.
아내는 계속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다시 꺄악 하는 비명을 질렀다….
아내가 눈을 번쩍 떴다….
아내의 이마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내가 아내의 옆에 누워서 아내를 토닥여 줬다.
“괜찮아…혜정아…괜찮아….”
아내가 나를 돌아 보았다.
아내는 놀란 눈이었다.
”오빠….”
내가 아내를 토닥여줬다.
“악몽을 꾸었나봐….
몸은 좀 괜찮아?”
아내는 멍하니 나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이제 좀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오빠… 미안 해요…. 나….
아파요….
나 많이 아픈 것 같아요….”
아내가 눈에서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말을 했다.
누운 채로 아내를 안아줬다.
”괜찮아…혜정아…조금 더 자….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야…. 괜찮아…아무 걱정 하지 말고…. 조금 더 자….”
아내를 살포시 안은 채로 등을 살살 비벼줬다.
조금씩 안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동안 별의 별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모임이 많았다.
패기도 하고 뭘 이상한 걸 바르고 칠하고 별의 별 이상한 짓을 다하고….
별 이상한 관계를 다하고 심지어 거기에 털까지 깍여도 집에 들어올 때는 멀쩡했던 아내였다.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적이 없던 아내였다.
도데채 배덕인지 개떡인지 이 망할놈이 아내한테 무슨 짓을 한 건지….
얼른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는 다시 안정을 하고 잠이 들었다.
시계를 보았다.
한시반이었다.
한 낮이었다.
일요일 한 낮이었다.
잠이든 아내를 침대에 내버려두고 안방 에서 나왔다.
안방 문을 닫아줬다.
주방에서 소리가 나서 아내가 잠에서 깰까봐….
조심조심해서 냉장고를 뒤졌다.
닭이 있어야 하는데, 아 있다.
다행히 냉동실에 생닭이 있었다.
아내는 닭요리나 돼지고기 요리를 자주해서 재료가 있을 것 같았는데, 마침 돼지고기도 있고 생닭도 있었다.
닭을 꺼내어 찬물에 담그었다.
그리고 커다란 찜통에 물을 붓고 닭을 넣고 강한 불에 끓여냈다.
가볍게 한번 끓여낸 후에 물을 버리고 새로 물을 붓고 약한 불에 천천히 끓이기 시작했다.
냉장고를 뒤져서 인삼 조금하고 마늘을 많이 넣었다.
생강도 보이길래
조금 넣어 줬다.
거실에 앉아서 티브이를 보았다.
눈은 티브이를 보고 있지만, 머리 속에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멍하니 티브이를 켜놓고 한 시간 넘게 있었다.
집 안에 구수한 닭백숙 냄새가 가득차고 있었다.
어느 정도 닭백숙이 완성이 된 것 같아서….
안방 문을 열었다.
아내는 언제 일어났는지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무 말 없이 아내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그냥 아내를 안아 줬다.
얼른 뭐라도 먹여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