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121
133화-
잎사귀에 바람이 내려앉았다.
거울의 봉인을 마지막으로 점검한 바바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이제 어디로 가지?”
맹한 분홍 눈이 무언가를 가늠하 듯 가늘어졌다.
수도 쪽.
그리고 전쟁 구역 쪽.
그의 신이 말하길, 양쪽 모두 무 언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잠시 후, 바바는 선택했다.
“일단 합류를 하는 것이 낫겠 지……
이윽고 그가 걸음을 옮겼다.
전쟁 구역으로 향하는 스칼렛 일 행이 있는 방향으로.
水# 半
귀가하자마자 일터로 복귀한 루만
백작은 그 즉시 단장과 기사들, 그 리고 이자르 아르만에게 지시했다.
“지켜야 합니다.”
황궁과 아르만 저택이 비어 있었 다.
사람은 많지만, 주인의 자리가 비 어 있다는 말이다.
흑마법사의 직접적인 활동을 목도 한 이상, 주인이 떠난 빈집은 안전 하지 않았다.
“할 수 있겠습니까?”
—해야죠.
통신구 너머에서 이자르 아르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아르만 저택.
이자르가 고개를 끄덕인 뒤 통신 구 너머의 상사, 아니 루만 백작에 게 말했다.
“그래도 저택 구조라면 스칼렛보 다 제가 더 많이 알 겁니다. 원로 들도 있고.”
에이드리언과 브라이언뿐이 아니 었다.
다른 원로들도 자신들의 영지 문 제를 거의 해결한 터라, 이자르의 연락을 받고 올라오겠노라 약조했 다.
‘문제들 자체는 해결에 시간이 오 래 걸릴 일이 아니니까.’
에이드리언이 고블린의 보물을 찾 기 위해 보낸 병사들은 무사히 집 에 돌아왔다.
그들은 시디언에게 고용되어 정식 으로 타 영지의 일꾼으로 취직하게 되었다.
‘시디언 원로가 다스리는 영지의
땅이 독기를 뿜어내는 것과 이전 젊은이들의 죽음은 더 조사해야겠 지만.’
이건 아마 혹마법사들을 털어야 해결될 문제일 것이고.
브라이언의 영지를 침범했던 디온 의 골렘들은 개조하여 전 영지의 파수꾼으로 사용하기로 했고.
강入에는 새로이 둑을 쌓기로 했 다.
수중생물 양식에 대해서는 황제가 허가를 해주어서 이제 아무 문제가 없기도 했고.
그렇게 다 해결이 되었으니, 저택 으로 올라와도 되는 것이다.
‘다행인 일이지.’
아르만의 원로들은 노련한 정치가 는 결코 아니었지만, 그 외의 문제 에서는 한가락 하는 인물들이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는 의지가 되는 것이다.
‘아니지. 의지가 된다기보단.’
임시 가주를 노린다는 말에 서늘 해지던 원로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자르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말로는 임시 가주라고 꼬박꼬박 ‘임시’를 붙이는 주제에, 다들 이미 스칼렛을 가주로 받아들인 듯했다.
그건 좋지만……오
‘노인네들이 안광이 아주 형형해 서는.’
다 올라온다고 하는 걸 영지를 아 예 비우면 안 된다는 말로 겨우겨 우 달랠 수 있었다.
그래서 에이드리언과 브라이언, 거기에 더해 엘핀느와 디온만 오기 로 했다.
“ 에휴.”
이자르는 자신이 가주가 되지 않 은 것에 다시 한번 안도했다.
‘그런 눈빛들을 마주하며 살았다 간 제 명에 못 죽을 것 같았으니 까.’
스칼렛이니까 그런 인간들을 휘어 잡을 수 있는 거지. 암암.
-아르만 경?
루만 백작이 갑자기 몸을 떨더니 한숨을 쉬는 이자르를 의문스럽게 불렀다.
“아, 아닙니다.”
이자르는 어느새 무서운 할배들에 서 동생 자랑으로 넘어가던 생각을 끊어 내고 손사래를 쳤다.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십시 오.
“정말 문제없습니다. 여긴 대항할 마법들도 깔려 있으니까요.”
그래도 미심쩍은 분위기가 가시지 않았다.
이자르가 재차 말했다.
“원로들도 올라오니까요.”
-아, 원로들이라면.
“아르만의 감춰진 힘들이지요. 그 러니 걱정 마십시오.”
감춰져 있다기엔 대륙에 그 원로 들의 소싯적 명성이 널리 퍼져 있 기는 했지만.
이자르가 최대한 빠릿빠릿한 목소 리를 내려 애쓰며 말을 맺었다.
“스칼렛이 돌아오기 전까지, 문제 없이 버틸 수 있으니까요.”
샤를레앙 황제의 측근들은 이자르 아르만의 직속 상사들이기도 했다.
멍한 모습을 보이면 구른다!
-좋습니다. 그럼……소
루만 백작이 한결 안도한 기색으 로 통신구를 껐다.
이자르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 인간. 평소 황제의 앞에서는 툭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인간이지 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울면서 채찍질을 하는 인간이었다.
재상이 자기가 나서서 일을 다 하 는 반면, 루만 백작은 사람을 굴리 는 데에 아주 탁월한 솜씨를 가지 고 있었던 것이다.
똑똑.
“도련님.”
“응, 집사.”
이자르가 방문을 열고 집사를 반 겼다.
“ 도착했나?”
“네, 네 분 모두 안으로 모셨습니 다.”
“가보지.”
돌아가려다가 다시 발이 묶인 에 이드리언과 브라이언.
거기에 엘프 혼혈인 엘핀느와 마 도연구가인 디온까지.
그들이 기다리는 응접실 문을 열 자, 네 원로들의 형형한 눈빛이 심 약한 이자르를 반겼다.
이자르가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했 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흑마법사가 저택을 공격한다 는 근거는 하나도 없었지만.
그럴 위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이렇게 모였다.
“무척 든든하군요.”
솔직히 당장 할 일이라면 저택을
점검하는 것 정도가 다였다.
“쉬고 계시다가, 돌아볼 때 불러 주시면 됩니다. 저는 일을 하고 있 을 테니, 집무실에 계속 있을 거고 요.”
그런데.
“도련님. 그게…… 아예 구두로 보고를 할 생각으로 온 것이기도 하오.”
수려한 외모에 침중한 기색을 드 리우며, 엘핀느가 말했다.
심상찮은 말이었다.
“ 보고요?”
잠시 서로 눈짓하던 네 원로가 디 온부터 차례로 입을 열었다.
“골렘을 개조해서 영지의 파수꾼 으로 삼기로 했지 않소? 개조 자체 는 금방 끝날 것이었는데, 그……『
“네.”
“우리 연구원이 아닌 자가 연구원 사이에 끼어 있었소.”
“……네?”
“하긴 애초에 우리는 인형, 아니 골렘을 연구할 때 아주 조심을 했 단 말이지. 매우 순종적이도록 말 이오. 그런데 왜 통제를 벗어났나
했더니…… 그자가 범인이었소.”
흑마법사들의 손길이 닿았을 것을 의심하기는 했지만, 저렇게 중심부 한가운데에 대놓고 들어가 있었다 니.
“어떻게 그걸 모르셨습니까?”
저도 모르게 질책하듯 말이 나갔 지만, 디온은 상관하지 않는 듯 다 시 말을 이었다.
“기존 연구원을 죽이고 그 거죽을 뒤집어썼더군. 아르만 영지 내에서 흑마법사는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없다는 걸 아오? 그래서 그놈은 주 기적으로 성수를 마셨다오.”
“성수요?”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자르가 입 을 떡 벌렸다.
“신전과 흑마법사가 결탁했다는 뜻이지.”
에이드리언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 다.
“그뿐이 아니오.”
이번에는 엘핀느였다.
“강의 범람 자체도 그들이 수를
쓴 것 같던데.”
“수를, 어떻게요? 강에 뭘 하면 범람을 일으킵니까? 그것도 흑마법 도 없이
흑마법을 썼다면 진작 알아챘을 테니까, 흑마법을 쓰지는 않았겠지.
엘핀느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 다.
“흑마법만 쓰는 게 아닌 것 같았 어……오 하지만 자연스럽지도 않아 서, 실은 엘프들에게 묻기도 했다 오. 그들의 답을 듣고 오는 길이 지.”
“그런데요?”
“……신이 개입했다고 하더군.”
이자르가 입을 딱 다물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 다.
“시, 신이 왜 그런 짓을 합니까.”
“신관은 아니라고 하고. 그렇다면 남는 건 하나거든.”
“뭔데요?”
“도련님은 들어 본 적이 없으실 거요. ……마신이라고 불리는 자지. 봉인된 신이라, 오래된 엘프 원로
들이나 기억하고 있는 신이오.”
“ 만약.”
브라이언이 무뚝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흑마법사. 신전. 그리고 그 봉인 된 마신까지.”
그의 차분한 눈이 일순 흔들렸다.
“전부 한통속이라면?”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흑마법사들이 이곳을 공격할 거 라는 근거가 아직은 없다고 했소? 도련님. 내 생각은 조금 다르오.”
“내가 그들이라면, 가장 먼저 신 전을 움직일 것이오. 신전이 지금 세가 약해졌다고는 해도, 그들에게 는 아직 남은 수가 있지.”
그 말을 듣자마자 이자르도 이해 했다.
신전에게 남은 강력한 한 수가 무 엇인지.
‘이단 명명.’
신이라는 신은 전부 모시고 있는 신전이다.
때문에 부패했다고 해도, 재정적 으로 열악해졌다고 해도.
그들은 대륙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 다.
아직은, 말이다.
‘만약 그들이 황실과 아르만가를 공개적으로 저격한다면.’
흑마법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신전을 상대해야 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래서 네 분이 오신 거군요.”
무력을 탄탄히 할 필요가 있으니 브라이언과 에이드리언이 있어야 하고.
인간과 한 발짝 떨어진 엘프에게 도 속한 엘핀느가 힘이 될 것이고.
마도공학자는 마법사와 더불어 신 전이 함부로 할 수 없는 대등한 존 재이니 디온이 온 것이다.
“꼭 그들이 이단 명명 같은 짓을 할 거라는 근거는 없지만……오 최 악을 상정하고 움직여야겠네요.”
브라이언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 다.
이자르는 끄응 하고 신음을 흘렸 다.
“도련님?”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통신구 로 향했다.
스칼렛에게 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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