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68
77화-
그렇게 나오셔야지.
나는 속으로 진하게 웃었다.
언제나 살얼음판 위에 있는 샤를 레앙.
날 좋은 사람으로 봐주기보다, 필 요한 사람으로 봐주기를.
그래주면 이 조연은 힘껏 놀아 볼 자신이 있다 이 말씀.
“탐이 난다니. 무슨 의미인지 여
쭈어도 될까요?”
“말 그대로지.”
내 생각에 저 뜨거운 눈빛은 그야 말로 완벽하게 인재를 바라보는 눈 빛이었다.
거기 비치는 순수한 욕심이란.
조금 우울해 보이는 것이 걸리기 는 했지만, 그는 그럴 수밖에 없는 위치이니 일단은 넘겼다.
중요한 건 왕세자가 나를 영입하 고 싶어졌다는 것이니까.
나는 너무 들뜬 것으로 보이지 않 도록 유의하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흠.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탐이 나시나요?”
“……따뜻해.”
……응?
뭔가 생각과 다른 방향이라 고개 를 갸웃하자, 그가 설핏 웃으며 말 을 이었다.
“그리고 지혜롭지.”
그렇지. 그거지.
“전후 사정을 읽을 줄 알고. 그런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
“그런가요.”
입꼬리야 진정하자.
하지만 나는 입꼬리만 은은하게 유지하느라, 눈에 기쁨이 가득한 것은 미처 관리하지 못했다.
그가 내 말에 동의하는 왕세자로 서의 자신과 내키지 않는 마음 사 이에서 아파하다가,
그런 내 눈을 보고서 비로소 진심 으로 웃었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은 조금 더 후의 일이 었다.
“감사한 말씀이네요. 전하.”
확실하게 그의 사람이 되는 그 순 간에, 나는 몹시 기뻐하며……으
마음 놓고 사고를 칠 생각에 황홀 해하고 있었다.
……잔소리를 피한 기쁨도 아주 조금 있었고.
氷 氷
다음 날.
프레데릭 왕은 아침이 되자마자 바르샤 브로켈을 불러들였다.
“그것들이 도착했다지? 그럼 당장 세자를 불러오라.”
그는 가든 영애가 살아서 왕세자 와 함께 수도로 올라온 것을 도전 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계대자의 능력을 보 였다던가.
흰 빛이 그리도 성스러웠다지.
모든 것이 못마땅했다.
“그놈에게 분수에 맞는 직책을 내 릴 생각이니.”
바야흐로 원작에 돌입하는 순간이
었다.
그때 나는 한창 치료를 하는 중이 었다.
“감사드립니다.”
“아아, 세상에! 흉 하나 남지 않 았어!”
“오오, 저 신성한 빛……
조금 괴롭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람을 모으기까
지 본 그 두 사람에 비하면 저건 새 발의 피지.’
나는 손님에게 내리는 가장 바깥 쪽 궁이라는 달빛궁에 치료소를 만 들었는데, 사람들이 그곳을 꽉 메 우고 있었다.
처음이야 왕의 눈치를 보아서 어 려웠지만, 그 신묘함을 듣자 하나 둘 심각한 상태의 사람들부터 모이 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결과, 오후 즈음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되었다.
“빛이다! 빛의 계대자시여!”
나는 조금 아련한 눈으로 하루 만 에 이성을 팽개치고 광신도가 된 이들을 바라보았다.
자연히 그들을 모으기까지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그 두 사람’에게 생각이 미쳤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 두 사람’이란, 처음 이곳에 왔 을 때에 마주쳤던 달빛궁의 주방장 과 시종장을 가리킨다.
나는 날이 밝자마자 내가 고쳐 준 첫 사람과 그 첫 광경을 목도한 사
람 중 가장 지위가 높고 발이 넓을 것 같은 자를 찾아갔다.
‘그게 그 둘이었고.’
소문을 내어 달라고 부탁하기 위 해서였다.
“전하를 뵙기 전까지는 궁에만 있 어야 할 것 같으니, 그동안은 궁 안에 있는 분들을 치료하고자 합니 다.”
내가 굳이 고아한 인상을 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 두 사람은 내게 공손했다.
특히, 시종장의 공손함이 유독 눈
에 띄었다.
“하하하! 제가 무엇을 하면 될까 요, 빛의 계대자님. 무엇이든 말씀 하시지요.”
“……디오드 시종장. 그리 말해 주니 고맙군요.”
“세간에서는 계대자님들을 작은 신이라고들 부르지요. 하지만 저는 그간 인간에게 신이라 부르는 것에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디오드라고 불러도 가만히 있는 거야……?
“저 다이오, 아니 디오드! 어제
개안하고 말았지요. 그리도 자애롭 고 따스한 힘을 저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빛의…… 신이시 여….”
“아…… 디오드. 이렇게, 흠, 호쾌 한 분이실 줄이야.”
나는 그의 머리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상태를 살폈다.
그런 날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개명까지 한 것 같은 디오드는 눈 을 과하게 반짝반짝 빛내고 있을 뿐이었다.
선망의 눈길에 손끝이 오그라들기 시작했지만, 앞으로 적응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을 진정시키기로 했다.
……는 무슨, 재빨리 시선을 돌려 버렸다.
그러나 그 옆에는 또 하나의 광신 도가 울고 있을 뿐이었다.
“계, 계대자 어흑, 님, 어흐흑!”
“팔만 고쳐 주신 것이 아니고, 피 부병까지 싹 고쳐 주셨더군요.”
옆에서 감격한 얼굴로 디오드 시
종장이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팔 고쳐 준 것만큼이나 감동한 것 같은 주방장을 흔들리는 눈으로 바 라보았다.
‘피부병? 어쩐지 어젯밤에 등 쪽 이 막 가렵더라니!’
덕분에 잠도 별로 못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별관을 나설 때 마 주친 샤를레앙이 날 붙잡고 보내주 지 않으려고 했을 만큼!
잠을 못 잤나.”
“그런데도 지금 어디를, 뭐? 치료 를 시작한다고?”
“지금 영애의 얼굴이 얼마나 창백 한지 알고나 하는 소린가!”
“부탁이니 제발. 조금만 ……스스 로를 생각해 주면 안되겠나.”
……비몽사몽간이라 뭐라고 하는 지 제대로 다 듣지는 못했지만.
나는 반쯤 잠에 취한 채 그의 팔 을 몇 번 도닥여 주고,
“결정했으면 변명하며 피해서는 안 되지요. 저는…… 로를……
어그로까지 말할 뻔했다!
결국 착잡한 표정의 그에게 빙긋 웃어주고 재빨리 나와 버려야 했 지.
그 원흉이 네놈이었구나.
“그렇, 으득, 군요.”
“……그런데…… 계대자님. 안색 이 좋지 않으십니다.”
나를 살피며, 디오드 시종장이 말
했다.
나는 무심코 답했다.
“조금 몸이 좋지 않네요. 하지만 괜찮으니 소문을……
그리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방 장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헉! 설마 그럼 그 소문이 사실이 었다는!”
울음기 어디 갔어. 너 나한테 우 는 척한거야?
마치 만화 캐릭터가 울다가 놀라 는 것처럼 강렬한 상태 변화였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주방장은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부정이라고 하는 것처럼 금세 눈에 눈물이 그 렁그렁해졌다.
“저기. 소문이라됴?”
“말씀, 말씀 낮추십시오, 계대자시 여! 다름 아니라, 조금 불미스 러운 소문이……?
디오드 시종장이 주방장에게 눈을 부라리는 것이 보였다.
나는 대번에 자애로운 미소를 지 으며 시종장을 말렸다.
뭔 소문? 난 어제 도착했는데!
“괜찮으니 말해 보세요, 주방장.”
“크흑. 자애로우신 …분…!”
또 한참을 감동하던 주방장은 출 처가 왕일 것이 분명한 소문을 줄 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 아는 사람은 아는 일이지 않습니까. 궁에서 일하는 이들이라 면 더더욱 잘 알지요. 계대자분들 이 힘을 쌓는 마법을 주로 쓰신다 는 것 말입니다.”
“아하. 네, 그래서요.”
왕이 공포 마법을 늘 쓰고 살듯이 말이다.
“……그. 빛의 계대자께서는, 아주 초라한 신의 계대자이시고 또…… 아는 것이 없……으셔서……
주방장이 머뭇거리자, 한숨을 쉬 며 디오드 시종장이 뒤를 이었다.
“쌓을 줄도 모르고 제 생명력을 다 쓰고 있다는, 그런 소문이지요.”
“ 오호.”
보아하니 바르샤가 왕에게 보고를 마친 것 같았다.
바르샤는 일단은 있었던 일을 다 보고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다만, 무언가 교묘하게 다르게 전 달을 한 것 같아서.
“그렇군요. 그 말대로라면 저는 아주 말단 신의 계대자라서 능력이 비효율적이고, 순전히 감정에 휩쓸 려 제 생명을 낭비해 가며 힘을 사 용하고 있는…… 무식한 사람이네 요.”
“계대자님! 그런!”
“……뭘 모르는 것들이 하는 소리 입니다!”
웃음이 나왔다.
아주 즐거운 웃음이.
“사실인데요.”
“네에?”
아주아주 초라한 능력이라기엔, 이 능력.
쓸모가 많지 않아?
그리고 그 쓸모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불나방 같이 금방 죽어 나갈 사람 이라면 더더욱,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을까.
계대자 중 힘이 비효율적인 계대 자들은 사실 능력을 잘 쓰지 않는
다고 한다.
쌓이는 것에 비해 써야 하는 힘은 너무 커서 능력 한 번 쓰면 다 동 이 나기 때문이라고.
‘애초에 계대자 자체가 적어서 그 런 자도 신이라고 해주지만.’
왕이 아주 속이 꼬였던 모양이다.
고맙게도.
친히 내 능력에 대해 감춰 준다 니. 그럼 감사히, 덥썩 받아먹기로 할까.
“하지만 괜찮답니다. 저는 만족스 러 우니까요.”
잔잔하게 웃으며 하는 말에 두 사 람의 눈이 울망울망해졌다.
어리석은 중생을 보는 심정인 것 이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훌륭한 아군들과 함께 환자 들을 대거 맞이하기에 이른 것이 다.
그렇게 어그로를 훌륭하게 끌기 시작한 시각이었다.
왕의 부름을 받은 왕세자가, 느지 막하게 중앙궁으로 향한 것은.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