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06
306. 포선만노(2)
“아마 그럴 것입니다. 무력적인 면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니까, 병력의 규모가 작으면, 금방 제압이 되죠.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작전 시작했으면 지금은 다 끝나 있을 것입니다.”
“그래, 맞아. 오늘은 장춘에 가서 잠잘 곳을 찾아도 되려나?”
“그보다는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성을 하나 털죠. 대장님.”
“그럴까?”
유시완이 성을 털자는 말을 저리 쉽게 한다.
“그런데, 여기는 정말 호버리를 타고 하늘에 떠 있어도 지평선의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데, 왜 농사를 짓는 사람은 거의 없이 다들 풀만 무성할까요?”
맞다.
태영도 익히 보았지만, 호버리에 타고 공중에 떠 있는데도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평원이다.
물론 호버리가 헬기이니 고공비행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이 만주 벌판을 정말 넓다.
한국에서는 만주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동북 평원이라고 말하는 대평원으로, 고려 땅이나 왜국에서 보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몽골도 끝없이 보이는 평원이지만, 그곳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평원이라면, 이곳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평원이다.
다만, 아직 인구가 적어서 농지로 정리되어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그냥 녹지다.
“대장님, 다른 곳과는 차이가 확 나는 곳이 한곳 있습니다.”
그때, 레이더 화면을 당겨 보고 밀어 보고, 노트북의 지도와 맞춰 가면서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던 설가빈이 말했다.
“뭐가?”
“여기 진으로 보이는데 생체수가 아주 많은 이상한 곳입니다.”
“그래? 위치가 어찌 되는데? 거리는?”
“지도상에 오과수진이라고 되어 있고, 거리는 직선으로 53킬로입니다.”
“응? 가깝네. 생체수가 얼마나 된다고?”
“부실장님, 이 정도면 얼마나 된다고 보면 되나요?”
그 부분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지 송한이에게 물었다.
“음, 1만 전후? 대략 그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송한이의 대답이다.
“여기가 동하이니까 절반이 말을 타고 있다고 했을 때, 병력이 7천에서 8천은 된다고 봐야 하네.”
“네, 그렇게 계산하면 되는데, 정말 좁은 부지에 바글바글 모여 있는 상태입니다.”
1만이 채 안 된다면, 몽골에서 떼로 이동하던 군사들 숫자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적은데, 인구는 적고 지킬 곳은 많아서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가 제일 가까운 곳인가?”
“비슷한 거리 남쪽과 남서쪽에도 있고, 우리가 스쳐 지나온 북서쪽에도 있는데, 군사라고 생각했을 때, 저곳이 가장 규모가 크고, 다른 곳은 생체수가 1천이나 2천 수준입니다.”
“자, 그럼 그쪽으로 가 보자고.”
“네, 이동하겠습니다.”
53킬로라면 보병으로 이동했을 때, 하루에 도착하지 못한다.
길이 없는 초원이니 말을 달려서 이동하더라도 2시간 이상은 소요될 만큼 멀지만, 호버리로 가면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진이 가까워 올 때 속도를 천천히 늦추었고, 잔디와 유시완은 쌍안경을 눈에 대고 전방을 바라보았다.
“군사들이 제법 있는 것 같은데요.”
유시완의 말에 태영도 몸을 일으켜 유리창 옆으로 가서 쌍안경을 눈에 가져갔다.
“창끝이 햇빛에 반사되어 보이는 것 맞지?”
오후의 햇살에 창끝이 그 빛을 반사하여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땅에 있으면 보이지 않았을 반사광이 하늘에 떠 있으니 보이는 것이다.
“네, 맞습니다. 진의 규모로 봐서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군사들은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우리가 발견되지 않았겠지?”
“네, 여기서 쌍안경으로도 개미처럼 보이는데, 저들이 우리를 발견해도 새 정도로 생각할 것입니다. 혹시 소리는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먼 거리에서는 들릴 듯 말 듯 할 겁니다.”
그 말이 맞을 것이다.
“그리 크지 않은 진의 규모에 비해 과하게 많은 군사라. 대체 어떤 무리들일까.”
“혹시, 포선만노 무리 아닐까요?”
유시완의 질문이다.
“그럴 수도 있으니까, 오늘 저기를 털어 보자.”
“네, 준비하겠습니다.”
“그래, 각 호버리 사이를 백 미터 정도 벌려서 진 위를 훑고 지나가도록 해. 그리고 저들의 반응을 보자고.”
“공격하지 않습니까?”
“응, 공격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기만. 그리고 1호기 뒷문 열어 두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뛰어내리실 겁니까?”
“상황 봐 가면서.”
유시완의 지휘하에 호버리 4대가 방향을 돌리고 가로로 늘어섰다.
“누가 무전기 하나 줘.”
태영의 외침에 설가빈이 자신이 들고 있던 무전기를 건네주었다.
허리에는 3개의 검이 매달렸고, 조끼는 혹시 뛰어내려도 쇠버리가 주머니 밖으로 튀어 나가지 않도록 단추를 잘 잠그며, 넘겨받은 무전기를 배낭의 작은 주머니에 끼웠다.
“설가빈, 저 진이 오과수라고?”
태영은 마지막으로 M27을 어깨에 메고 10개의 탄창을 배낭에 넣으며 물었다.
“네, 대장님. 지도에는 오과수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주 크게 확대를 해야 나타나는 작은 규모입니다. 그 앞에 있는 강이 송화강이고, 조금 전에 저희가 머물렀던 그곳도 송화강 줄기입니다.”
설가빈의 대답이 끝날 즈음에 호버리가 낮게 하강하는 것이 느껴졌다.
푸다다다다다다~
마침 뒷문도 열리기 시작해서 블레이드의 소음이 열리는 문 사이로 훅 밀고 들어왔다.
푸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후우우우우우우웅~
“속도를 더 늦추겠습니다.”
잔디의 고함 소리가 바람 소리와 블레이드의 소음을 뚫고 들려왔다.
빨리 날아서 지나가 버리면, 호버리에 놀라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없으니 굿이다.
“그래, 사람이 뛰어가는 속도 정도로 맞추라고 해.”
“네, 알게…….”
푸다다다다다다다~
뒷문을 열고 기수를 낮췄기 때문에 블레이드의 소음이 워낙 커서 뒷말이 들리지도 않았다.
저래서는 무전을 제대로 들을 수 있나 몰라.
그나저나, 이 진에 있는 병사들의 표정이 정말 궁금한데, 아직은 시야에 잡히지 않았다.
푸다다다다~ 후우우우웅~
호버리가 천천히 속도를 늦추면서 바람을 밀어내는 블레이드 소리가 바뀌고 있고, 활짝 열린 뒷문으로 군사들의 떼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수라장.
여기서는 아직 총 한 발 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다.
말은 말대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고 날뛰었고, 병사는 병사들대로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를 몰라 이리 뛰었다가 저리 뛰었다가 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 정도인 줄 알았으면 준비를 그리 많이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네? ……들……다…….”
뒤에서 누군가가 대답을 하는데, 태영이 뒷문 쪽 끝에 서 있어서 블레이드 소리 때문에 거의 들리지 않았다.
몽골과 여진을 정벌하기 위한 정도로는 과한 준비였다는 이야기였지만, 못 알아들은 듯하다.
그때, 태영의 어깨 옆으로 총구 하나가 등장했다.
왼쪽을 돌아보니 호버리 실내의 벽면에 감겨 있는 줄을 자신의 탄띠에 걸어서 몸이 떨어지지 않도록 방비를 잘한 송준일, 오른쪽에는 역시 몸에 줄을 건 잔디가 보였다.
송준일의 총은 이미 진의 군병들에게 향하고 있고, 잔디는 탄창을 툭툭 치는 모습이 보였다.
“잡아도 됩니까?”
블레이드 소리를 뚫고 송준일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놈은 고려군 이외의 그 어떤 군사들이라도 만나면, 왜구들에게 진 원한을 풀려고 한다.
스스로 조절이 잘 된다면 나쁘지 않다.
“졸병, 몇 명만 잡아.”
“넵.”
탕~
대답과 동시에 단발의 총소리가 들렸다.
타당~
이번에는 우측의 잔디가 연속으로 두 발을 쏘았다.
히히히히히힝~
으아아아악~
잔디가 쏜 총 한 발이 달리는 말의 목에 맞았는지 목에서 피를 흘린 말이 바로 고꾸라졌다.
호버리가 흔들리고 있어서 정확히 맞히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푸다다다다다다~
“저기 저놈은 황금투구 맞지?”
블레이드 소리가 시끄러웠지만, 오후의 햇살을 받아서 유난히 더 빛나는 투구를 쓴 무리 쪽을 보고 잔디에게 물었다.
“네, 맞습니다. 복장을 보니 장군이나 그 위급인 모양입니다.”
쌍안경을 들어서 눈에 가져갔던 잔디가 그 요란한 소리를 뚫고 고함을 질러 대답했다.
“나, 내릴 테니 총 쏘지 말 것.”
“넵.”
잔디의 대답을 뒤로하고, 송한이를 향해 손을 한번 흔들었다.
쿠웅~
태영이 뛰어내린 곳은 회곽도라고 부르는 성곽 위의 길이지만, 그 회곽도에 바짝 붙은 돈대 바로 옆이다.
크게 높은 곳은 아니었지만, 흙으로 다져진 회곽도는 큰 소리를 내면서 먼지가 풀썩 일었다.
재빨리 시선을 돌리니 태영의 근접 지역에 다섯 명, 칼을 휘두르거나 창을 휘두르면 공격이 가능한 거리에 있다.
그런데 공격은커녕 놀라 자빠질 듯한 표정으로 서 있기만 했다.
투둑~
으으아~
자신의 주변에 적이 나타났을 때, 병사라면 칼을 휘두르거나 창으로 찔러 와야 정상인데 바로 창을 집어 던지고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
공중에서 뛰어내려서 그런 모양이다.
공중에는 스쳐 지나갔던 4대의 호버리가 속도를 늦추면서 다시 선회하고 있다.
도망치는 병사들은 서로의 몸을 부딪치며 마치 누가 뒤에서 따라가기라도 하는 듯이 부지런히 도망을 쳤다.
바로 옆에 있는 돈대.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적군의 병사들이 있다.
칼을 뽑아 들었다.
이렇게 난전이 벌어질 수 있는 곳은 총보다는 칼이 훨씬 편하다.
돈대로 올라가는 좁은 길이 보였지만, 그곳으로 가지 않고 점프해서 돈대 위로 뛰어올랐다.
“으…흐으으.”
태영이 착지한 곳에 서 있던 적병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져서는 엉덩이를 땅에 대고 뒷걸음질로 부지런히 물러났다.
돈대 위를 둘러보니 일곱의 병사.
저놈들을 모두 치우면 여기에 호버리가 착륙하고 병사들이 내려서 총격을 하기에 아주 적당한 넓이다.
고개를 돌려 멀리 바라보니 그쪽에도 돈대는 눈에 보이는데 모두 여섯 곳이나 된다.
태영이 이곳에 서서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에 돈대 위의 적병은 누구도 공격해 오지 않고 완전히 겁먹은 표정들이다.
으으으으으~
창을 찌르기는 고사하고 전혀 투지가 보이지 않는 일곱의 병사들 얼굴은 이미 사색이 되어 있고 입에서는 신음만 흘리고 있었다.
태영은 그 중에 한 놈의 창을 낚아채서 손에 들었다.
“저놈이 누구냐?”
태영이 창으로 황금투구를 가리키며 물었다.
멀리 보이는 모습으로 황금투구도 놀라기는 한 모양이지만,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병사들을 향해 무언가 고함을 지르고 있고, 그 앞에는 완력이 좋아 보이는 수십의 병사들이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다.
누구든 접근하면 어떻게 해 보겠다는 모습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접근할 일이 없다.
“으으으으~”
겁에 질린 병사가 어버버거리며 대답을 못 했다.
중국말, 한어 맞는데?
아직 아무도 죽이지 않고, 누구에게도 공격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겁을 집어먹은 모습은 아무래도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인 듯했다.
에라이, 이렇게 겁을 먹어서야.
창대로 그 병사의 목을 치자 바로 기절해 버렸다.
“저놈.”
다시 한 명에게 물었다.
“어어으으…… 팅왕……비……샤…….”
천왕 폐하?
혹시 포선만노인가?”
포선만노가 자신을 천왕으로 칭했다고 하니 맞을 것 같다.
“이름은?”
그렇게 확신했지만, 그래도 이름을 물었다.
“…….”
대답 대신 입을 헤벌린 채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름을 몰라?
아니면 말해 주지 못하겠다는 뜻?
창끝을 병사의 목 앞에 가져갔다. 힘을 살짝 줘서 찌르면 그대로 사망이다.
“저놈 이름.”
손으로 황금투구를 가리키며 다시 큰 소리로 물었다.
“모르면 너를 죽이겠다.”
어허이.
얼마나 놀랐는지 바지에 오줌을 질질 싼다.
바지 아래로 누런색으로 짐작되는 물이 줄줄 흐르는 모습이라니.
대체 이런 담력으로 군인이라고?
“시.”
그때, 정신을 차렸는지 뒤쪽의 한 놈이 창을 꼬나들고 태영을 향해 찔러 오며 죽으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놈 봐라.
여기 와서 죽이지 않고 놔두었더니 만만해 보인다는 거지?
탁~ 푹~
창대로 놈의 창을 쳐 내고는 그대로 어깨를 찔렀다.
창끝은 그놈의 어깨를 뚫고 뒤로 삐죽이 튀어나왔을 것이다.
“으아~ 으아아아아~”
창에 어깨를 찔린 적병은 자신의 무기를 버리고 어깨에 꽂힌 창을 잡고 빼려는 시도를 했다.
“그게 쉽게 빠지나? 안 빠질걸?”
태영은 그대로 슬슬 움직여서 돈대의 끝으로 밀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여섯 명의 적병은 더 이상 공격은 하지 못하고 바닥에 털썩 엎드렸다.
돈대의 가장자리에는 여장으로 불리는 방벽이 허리 위에 올 정도의 높이까지 올라와 있지만, 그 여장에는 성을 기어오르는 적병에게 활을 쏘거나 창으로 찌를 수 있는 타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틈새가 있다.
잘 만들어진 성이 아니지만, 타구로 그 병사의 몸을 밀어도 아슬아슬하게 밀려나가지 않는다.
태영은 그 적병을 여장 위로 밀어 올려 창을 앞으로 쑥 빼서 여장의 밖으로 몸을 밀어낸 뒤에 타구에 창을 끼우고 당겼다.
적병은 그대로 돈대 위에서 성안의 기단 부위까지 굴러 떨어졌다.
“저놈 이름?”
다시 창을 돌려 아까 질문했던 적병에게 물었다.
“푸…… 푸시안…….”
“되었다.”
푸시안은 한자로 포선(蒲鮮)이다.
뒷말은 듣지 않아도 포선만노일 것이다.
또 아니면 어때?
창대를 잡고 남아 있는 다섯을 후려쳐서 돈대의 바깥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기절해서 쓰러진 적병의 옷을 창대에 끼워 돈대의 바깥, 태영이 착지했던 회곽도로 던졌다.
정리가 되자 무전기를 꺼냈다.
“모두 들어라. 지금 각 돈대 위에 있는 적병을 사살하고, 돈대 위에 착륙할 것. 착륙 후 사격은 하지 말고, 사격 자세로 무전 대기. 순서대로 응답 바람.”
성곽의 끝에 붙어 있는 돈대라는 것이 외부에서 오는 적을 발견하고 방어하기 위해서 가장 앞쪽에 있는 시설이지만, 강력한 적이 돈대를 점령하면 성안을 포위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가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알았다. 2개의 돈대가 남는다. 그곳을 넘어 탈출하려는 자, 또는 성문을 열고 탈출하려는 자는 최우선적으로 사살할 것. 이상.”
태영은 호버리가 착륙하기 쉽도록 자리를 비켜 주었다.
푸다다다다다~
태영의 옆으로 내려앉는 호버리, 그리고 멀리 세 대의 호버리가 착륙하고 있는 모습이 점처럼 보였다.
멀리 73호기에서 내려서는 총신이 긴 총.
한유상이 바렛을 든 모양이다.
바렛에 맛 들였군.
“유시완, 중기관총 내려.”
“넵, 대장님. 2정 내리겠습니다.”
유시완은 바로 눈앞에 있는 병사들에게 중기관총을 내리라고 하고는 무전기를 잡았다.
“타격조 각 분조에 알린다. 중기관총 2정씩 거치할 것. 확인되었으면 응답 바람.”
세 곳에서 알아들었다는 말이 순서적으로 들려왔다.
1호기에서 내려진 중기관총 2정은 타구에 총구를 내어 거치했고, 호버리의 블레이드 소리는 멈추었다.
호버리가 공중을 스쳐 지나가며 놀라서 아수라장이 되었던 진 안의 병사들은 조금씩 평정을 되찾아 갔다.
그런 가운데 돈대 위의 모습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병사들, 소리를 지르며 돈대 위를 공격하기 위해 달리는 병사들로 바빠졌다.
“저쪽에 궁수가 준비되고 있다. 궁수 사살 준비하고, 방패 준비.”
태영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잔디와 송준일이 각각 한 정의 중기관총을 맡았고, 활을 들고 우르르 움직이는 적병이 있는 곳으로 총구를 돌렸다.
그사이에 뒤쪽의 병사들은 뒷문이 열린 호버리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방패를 준비해 나왔다.
“누가 바렛 좀 가져다줘.”
그사이에 유시완은 태영이 내리는 명령을 무전으로 각 분조에 계속해서 전달했다.
잔디와 송준일은 노리쇠를 당기고 나비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렸다.
여장의 윗부분에 올라섰다.
보수를 하지 않았는지 옥개석이라고 부르는 여장의 지붕은 없고, 두 조각이 난 채로 다듬어지지 않은 평평한 돌이다.
“포선만노~”
태영은 고함을 질러 동하 왕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다.
진내의 병사들의 소란으로 태영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황금투구의 고개가 태영에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