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21)
그러고 보니, 나도 MCN 규모를 늘이려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영입할 채널이 바로 김성찬 선수의 채널이다.
“우와. 장비들 끝내줍니다. 역시 자본의 힘이란…”
상식이가 조심스럽게 농담을 던졌다.
“오늘은 채널을 키우는 데 있어서 자금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게 주제니까. 헤헤.”
이렇게 중얼거리며 내 눈치를 살피는 상식이.
“그럼요. 그럼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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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와의 대담은 저번과 비슷하게 이어졌다.
“상식이 채널은 어떤 식으로 투자를 했어요?”
“아. 일단 저희는 초반에 장비 셋팅한 거 말고는 별로 돈을 들인 적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구독자 상승도 아주 완만하게 이루어졌죠.”
자랑이다.
결국 투자 대비 상당한 수익을 뽑아먹고 있다는 이야기로구만.
게다가, ‘자금 문제라면 우리는 말할 게 별로 없다. 너네나 열심히 질문에 답해라’라는 태도도 엿보였다.
아주 오늘은 나를 일방적으로 취재하려고 작정을 하셨구만. 원래 쌍방 토크인데 말이다.
“하하. 그래도 지금은 스태프들이 있으니 중간중간에 인건비 투자가 있었겠네요.”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상식이 쪽 스태프들을 보면서 말했다.
“아. 네. 그것도 투자라면 투자죠. 그런데 저희는 인력이 필요해지면 그때그때 충원하는 스타일이라…”
상식이가 말끝을 흐렸다.
자랑이다.
그 말은 저기 있는 스태프들이 전혀 정직원 취급 못 받는다는 이야기다.
상식이 채널 영상 퀄리티를 보니, 상당히 유능한 스태프들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이 그에 어울리는 대우를 받을까?
“오늘은 저분들 같이 식사하러 가시나요?”
“엇.”
상식이가 순간 멈칫했다.
“아니요.”
다시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는 상식이.
“왜요? 저번에도 같이 식사 못 해서, 이번에 같이 하자고 말씀도 드렸었는데.”
내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그런데 또 다음 촬영이 생겼어요. 하하.”
상식이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솔직히 여기에서 멀티 채널 운영한다는 게 다 뽀록나겠군.’
생각해 보니 그렇다.
상식이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이 뻔한데 자꾸 다른 영상 제작 핑계를 대?
그건 같이 밥 먹기 싫다고 둘러대는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실제로 다른 영상을 찍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새끼 채널’에 올라갈 영상.
“그래요? 그날도 저하고 찍은 영상 말고는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 없던데.”
내가 짐짓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아. 촬영을 했다고 다 영상이 올라가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구나. 밥을 먹이고 했으면 영상이 더 잘 나왔을 수도 있을 텐데.”
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당혹스러운 표정이 상식이의 얼굴에 감돌았다.
자신의 스태프만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게 아니다.
여기는 우리 스튜디오고, 범수가 포스도 당당한 대형 스튜디오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자기들이야 이런 불편한 질문 나오면 편집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 카메라에 찍힌 건 어떻게 못 하지?
‘그러고 보니 영상 보내준 것도 자기들 편집본으로 올리라는 의도였나?’
그러려고 보니 뭐 하나 곱게 보이는 게 없군.
“진짜예요?”
내가 스태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장난스럽게 웃은 표정을 지어서,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건 최대한 막았다.
하지만 그래서 저쪽에서는 오히려 정색하기도 곤란해진다.
“아, 네.”
어색한 스태프들의 대답.
“어우. 너무 밥을 같이 안 먹으니까, ‘나는 우리 스태프들이랑 겸상 안 합니다!’하는 대표님일까 의심받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음. 아니에요. 하하.”
하지만 상식이도 그렇고, 상식이 스태프들도 그렇고.
다 뭐 씹은 얼굴이 되었다.
‘맞구만 뭘 그래.’
“하하. 저도 질문을 던져 봤네요. 사실 제가 제일 궁금한 게 그런 거거든요.”
내가 웃으면서 대화를 자연스럽게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가 질문을 던질 차례.
그동안 유산이 어떻고 지분이 어떻고 하는 질문들 대충 대답해 넘기기 힘들었다.
“어떤 거요?”
“제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공이잖아요.”
“네. 네. 그러셨었죠.”
“그래서 사실 저희 학교 졸업생들 취업할 때나, 아니면 재학생들 알바할 때 문제가 좀 많이 생겨요.”
“뭔데요?”
이 대목에서 벌써 상식이의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
“사실 투자금액에서 진짜 크게 비중을 차지하는 게 뭘까요. 저는 인건비라고 생각해요.”
“아. 네.”
“사실 이 채널을 개설하기 전에는 저도 채널 편집자나 카메라 기사 알바를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대해 제가 관심이 많아요.”
일단 나는 이렇게 운을 깔았다.
“네.”
상식이가 수동적으로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제가 공통적으로 느낀 게 뭐냐 하면요. 우리나라에서 창업하는 사람들은 인건비를 투자금액으로 안 치더라고요?”
“그런가요?”
“네. ‘장비는 최고 좋은 걸로 사자’하는 분들도 ‘인건비? 그건 그냥 알바 쓰면 되잖아?’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일부러 상식이 스태프가 든 카메라 쪽을 응시하며 힘주어 말했다.
사실 카메라보다도, 상식이 스태프를 더 의식한 행동이다.
“아.”
“그리고, 더 심한 건 뭐냐 하면, 알바비로라도 제대로 정확하게 계산을 해 주면 차라리 낫거든요? 그걸 교묘하게 잘 안 하죠.”
“…”
‘어떻게요?’라는 추임새가 들어와야 할 타이밍인데 없다.
나는 다시 상식이 채널의 카메라를 응시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나는 카메라 너머에서 카메라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스태프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냐. 인력을 뽑을 때 정식 채널 소속의 ‘작가’나 ‘피디’로 채용해서 인건비를 주면 되는데, 그냥 ‘크리에이터’ 명목으로 뽑아 버리더라구요?”
“아. 네.”
여전히 마지 못한 추임새. 하지만 상식이가 약간 덜컥, 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채용해서 인건비가 아니라 커미션처럼 돈을 주는 거죠. 물론 초반에는 채널 수입이 없으니까 그 커미션은 최저임금에도 절대 못 미치는 되도 않는 금액.”
나는 상식이의 추임새를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사실상 인력을 채용해 놓고 투자자처럼 쓰는 거죠.”
“투자자처럼 쓰다뇨?”
“이익이 안 나도 일을 시켰으면 지급해야 하는 게 인건비잖아요. 그런데 이익 안 나면 ‘아직 우리가 줄 돈이 안 들어왔어’라고 하면서 쌩까잖아요. 그게 투자자처럼 쓰는 거죠.”
“아…”
“그랬으면, 채널이 커져서 수익이 나면 돈을 많이 주면 또 그나마 양심이 있지? 근데 채널이 커져서 수익이 올라가면 ‘너네 알바였잖아?’
하고서 인건비 조금 주고 말아요. 가끔 보너스 명목으로 주기도 한다는데, 그건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이고.”
나는 슬쩍 우리 카메라를 들고 있는 범수에게도 눈길을 주었다.
범수는 카메라 모니터를 바라보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범수도 내가 던지는 질문들의 의도를 알고 있는 것이다.
범수 옆에 앉아 양손으로 턱을 괴고 구경하고 있는 희연도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군요. 인건비 중요하네요. 그럼…”
상식이가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리려고 했다.
아직 멀었지, 이 양반아.
“그런데, 이런 일이 어떤 데서 잘 일어나는 줄 아세요?”
내가 잽싸게 상식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데서 일어나는데요?”
“멀티채널에서요. MCN.”
“…”
또 약간 흠칫하는 상식이.
“요즘 멀티채널 운영하는 채널들이 진짜 많아요. 그런데 이 멀티채널을 왜 운영하냐 하면, 인건비 후려치려고 운영하더라고요?”
다시 추임새가 끊겼다.
나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다시 상식이네 카메라 쪽으로 가져갔다.
“새로 사람을 뽑을 때, 자기 새끼 채널의 ‘크리에이터’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새로 만든 채널에서 수익이 안 나니까, 그렇게 채용된 사람은 새끼채널도 운영해야 하고, 모기업이 되는 채널의 허드렛일도 해야 하죠.”
“…”
“그런 다음에 슬슬 새끼채널에 수입이 들어오면, 크리에이터의 매니저라는 명목으로 원 채널 운영자가 그 수입의 반을 떼어가요. 자기 채널 일 시키고, 나중에 수익 나오면 또 뺏어가는 거예요. 인건비 안 주면서 일 시키다가, 돈 벌기 시작하면 그 돈의 반을 매니지먼트 명목으로 뺏어가는 거죠.”
“그렇군요.”
“이거 진짜 나쁜 거예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되게 나쁜 일인지 알 텐데, MCN 하는 양반들이 이걸 무슨 좋은 사업 아이디어라고 착각하고 너도나도 노하우라고 서로 전수하고 있어요.”
“그럼, 은 그런 식으로 안 해요?”
“네. 일단 여기 있는 저희 멤버들은 모두 수익 배분받는 식이에요.”
“비율은?”
“정산비율은 공개 못 드리는데, 어쨌든 그렇게 낮지는 않아요.”
이렇게 말하고, 나는 희연과 범수에게 물었다.
“내가 말하면 신뢰도가 떨어지지. 어때요?”
“솔직히 너무 높죠!”
범수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럼!”
희연도 마찬가지.
“제가 그래서 좀 이 투자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발 인건비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시라는 거예요. 인건비 제발 후려치지 마시고.”
“…”
나는 상식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정리 모드로 들어갔다.
“수익배분을 할 거면 동료들이 동료 의식을 갖게 좀 확실히 하시고! 일을 시킬 거면 뜯어 먹힌다는 생각 안 들게 확실히 인건비 지급하고! 어?! 이게 어렵나? 이게 기본 아니에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언성이 높아졌다.
“채널 만드는 사람들이나 MCN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 문제 생각 좀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상식이의 카메라를 쳐다보며 말했다.
“일자리 구하시는 분들. 특히 영상 관련 전공지식이나 기술 가지신 분들. 저렇게 사기 치는 데에서는 일하지 마시고요.”
물론 내가 상식이와의 대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상식이가 멀티 채널을 몰래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상식이가 스태프들을 대하고 있는 태도.
이런 것들을 조합해 볼 때, 지금 카메라를 들고 있는 스태프들한테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99퍼센트 예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상식이와 스태프들 겨냥해서 한 말.
“어우. 소리 질렀던 목 아프다. 좀 쉬었다 하죠?”
내가 상식이에게 웃으면서 물었다.
“네…”
상식이의 표정이 어두웠지만, 내가 자신을 보고 말을 한 건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자기가 기분 나쁜 척하면 자기만 손해다.
“네. 좀 쉬죠.”
상식이가 애써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나는 스튜디오를 나서면서, 상식이의 스태프 중 한 명에게 다가갔다.
“혹시 전공 어디세요?”
“저, 영상미디어학과요.”
“아. 학과는 다르네. 지금 학생이세요?”
“아뇨. 졸업했어요.”
“엇. 그럼 형이구나.”
“네.”
스태프가 상식이의 눈치를 보는 걸 보고, 나는 일부러 상식이가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우와! 비슷한 전공이네. 우리 잠깐 인사 좀 해요.”
나는 이렇게 말하고, 스태프의 팔을 잡고 바깥으로 데리고 나갔다.
“…”
상식이는 눈을 둥그렇게 떴으나, 보는 눈이 많은 상황에서 부자연스럽게 뛰쳐나와 따라오기도 어색하다.
결국 그는 잠깐 몸을 일으켰다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몸을 앉혔다.
“편집 되게 잘하시던데.”
나는 스태프를 데리고 나와 이렇게 말을 꺼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스태프가 어색하게 대답했다.
“저기, 좀 곤란한 질문이겠지만.”
내가 조금 쉬었다가 입을 열었다.
“…”
“아까 제가 한 말, 상식이 채널하고 어느 정도 해당돼요?”
“앗…”
스태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그리고 잠깐 침묵.
스태프가 머리를 긁었다.
“글쎄요. 하하.”
응. 99퍼센트 해당된단 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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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알겠어요.”
상식이가 눈에 불을 켜고 우리가 나온 문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대화가 길어지면 이 스태프만 곤란하게 만들겠지.
그래서 빨리 이야기를 접고,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