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32)
“일단 서비스받을 때는 비밀로 하다가, 우리 채널의 후기 영상 올릴 때 공개하는 거지. 사실은 우리 채널이었다. 후기 만들어 올리려고 일부러 하나 만들었다. 이렇게.”
“아하!”
“서브 채널 생기는 거네? 그래. 우리 슬슬 만들어 볼 때 됐지!”
갑자기 눈을 반짝이는 범수였다.
“서브 채널이라… 그걸 계속 갖고 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당장 채널 하나 더 만드는 건 맞지.”
내가 말하자, 또 손을 번쩍 드는 범수였다.
“제가 하겠습니다!”
“뭘?”
“현준이 계정으로 채널 또 파면 안 되잖아. 희연이도 이미 채널 갖고 있고. 그러니까 이제 내 순서 아니냐!”
범수 녀석의 눈이 반짝이는 이유가 있었다.
“넌 안 돼, 이 자식아.”
“응?”
내가 단칼에 거절하자, 범수가 울상이 되었다.
“그래. 넌 안 돼.”
희연도 냉정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왜 안 돼?”
“넌 벌써 아까 댓글 달아서 너 노출 시켰잖아? 그런데 너 이름으로 채널 열고 나서 나중에 사실 우리 채널이었다고 하면 너 댓글 달았던 거 딱 걸려.”
“앗…”
“맞아. 너는 앞으로도 계속 유령이야. 앞으로 너 이름으로 채널 파려고 한다면 우리 팀 탈퇴하면서 해.”
희연도 내 말에 맞장구쳤다.
“아앗…”
범수가 다시 울상이 되었다.
나는 그걸 보고 덧붙였다.
“일단 저 서비스 제공하는 업체에서 네 계정 정보를 알 게 되겠지. 영상이 마음에 안 들면 폭로할 수 있고.”
“계정을 아예 새로 파면 안 되나?”
“너 지금 댓글 단 계정 들어가면 네 이름 나오는데?”
“헉…”
“인터넷에서는 아무리 안전할 거 같아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게 철칙인 거 몰라? 벌써 바로 걸리는 게 생길 짓을 왜 한 거야? 바보야.”
희연도 끼어들어 범수에게 쏘아붙였다.
“…”
범수는 결국 말문이 막혔다.
“그래. 미안해. 내가 너무 안이했어.”
“응. 너는 이제 그 아이디로 우리 채널과 관련된 어떤 행동도 하면 안 돼. 댓글 분위기 조작했으니까. 100만, 1000만 가는 데 그런 흠 하나 발견되면 치명적이라고.”
놀랍게도 이렇게 선언한 거 내가 아니라 희연이었다.
“으… 알았어.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방법 생각해 놓을게.”
“바보냐? 요즘 댓글러들 중에서는 혹시 모른다고 댓글마다 다 캡처해 놓는 애들 있어. 네가 댓글 지웠다고 없던 일이 되지 않아.”
희연이 몰아붙였다.
“크읔…”
“그러니까 너는 앞으로 그냥 그 아이디에 머물러 살아. 편집만 참여하고, 어떤 식으로든 채널 관리나 출연은 생각도 하지 말라고.”
“그래. 나도 찬성.”
나도 희연의 말에 맞장구쳤다.
“알았어.”
범수도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였다.
“좋아. 그럼 일단 여기를 취재하는 걸로 하자. 일단 채널은 내가 구글 아이디 하나 더 만들어서 만들어 볼게.”
“만약에, 이게 정말 악덕이나 사기 업체면 어떻게 되는 거지?”
희연이 물었다.
“그럼 동영상이 분위기 되는 거지 뭐. 만약 제대로 된 업체면 그냥 일반적인 사용기 동영상이 되는 거고.”
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악덕 업체이면 좋겠다…”
범수와 희연이 동시에 이렇게 중얼거렸다.
역시. 유튜브는 자극적인 걸 원하는군.
“자. 그러면 일단 취재 대상 하나 더 결정. 그리고 또 모니터링해 보자.”
“또?”
희연이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건 최소한 1달 걸리는 취재거리 아냐. 이거 말고 좀 더 빨리 나올 수 있는 걸로.”
“오. 이건 너무 밋밋하니까 매운맛 콘텐츠로?”
범수가 말했다.
“아니. MCN을 찾아야지. 아까 그 조회수 튀겨주는 서비스는 MCN 아니잖아.”
“그러니까. MCN. ‘매운맛 콘텐츠 네트워크’의 약자잖아.”
범수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재 개그 던진 부장님 표정으로.
“야. 너 안 되겠다. 현준아. 이제부터 우리 둘이 하자. 너는 집에 가!”
희연이 소리쳤다.
“치잇. 재밌잖아.”
범수가 입을 비죽 내밀었다.
“아. 그런데 희연아.”
나는 아예 범수는 무시하고 희연에게 물었다.
“응.”
“너한테 이상한 조건 내걸었던 MCN 있었다고 했지? 5대5도 안 지키고. 이상한 부대조건 붙이고.”
“응. 있었지.”
“그거 이름 기억해?”
“기억하지.”
희연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듯이 나를 돌아봤다.
“아. 혹시, 거기 취재해 보게?”
“응. 너 몇 군데 MCN한테 접촉받아 봤어?”
내가 묻자, 희연이 잠깐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다.
“한 열네 군데 정도?”
“열네 군데에??!”
범수가 외쳤다.
나도 놀라긴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많군.
“원래 어린 여자 유튜버들이 그런 제의 많이 받는대.”
희연이 말했다.
하나도 자랑스럽거나 뿌듯한 표정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안 좋은 추억이 많은 모양이군.
“거기 중에 이상한 곳은?”
“아, 몰라. 다 이상했어.”
“헉. 그럼 잘 됐다. 오늘 우리 채널에 제의한 댓글 중에 그 회사들 있었어?”
내가 반가워하며 물었다.
“아. 아직 모르겠는데?”
희연은 일단 고개를 저었지만, 금방 호기심으로 눈이 반짝였다.
“그중에 하나 취재해 보자 이거지?”
“응. 일단 내일까지 기다려 보자. 이런 댓글 많이 달릴 거 같은데.”
“알았어. 그거 재밌겠다. 그럼 오늘 밤에 가서 댓글란 열심히 모니터링할게.”
“응. 좋아.”
“나는?”
범수가 자기 얼굴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물었다.
“응? 너 아직도 있었어?”
내가 씨익 웃으며 물었다.
* * *
그리고, 그날 저녁 희연에게서 카톡이 왔다.
– 찾았어! 댓글 달았어!
– 오. 악덕 업체야?
– 제일 변태 같았던 업체가 달았어! 그것도 두 군데나!
좋다. 매운맛 콘텐츠 확보다.
구독자 33333명
– 감사합니다. 구독자 12345명 이벤트는 마감되었습니다. 선정되신 분은 ‘혀누느님’입니다.
– 혀누느님이 말씀하신 펜트하우스 1등석, 코로나 끝나면 꼭 타 보고 영상 올리겠습니다. 해당 영상의 수익은, 기간 제한 없이 ‘영원히’ 혀누느님과 나누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다음날, 나는 이런 공지를 올렸다.
– 영원히 수익을 나눈다고? 거짓말 아냐?
– 얘네 뭘 몰라서 이런 조건을 걸지.
– 글쎄. 코로나 끝나고 타 본 다음 올릴 때쯤이면 이 채널 영상이 최소한 50개는 될 텐데? 채널 수익의 50분의 1의 25퍼센트 아냐? 저 아이디어 덕에 채널 커지면 그 정도 이윤 분배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오. 나하고 같은 계산을 하고 있는 댓글도 올라왔다.
‘가만. 이거 범수 아냐?’
범수 아이디는 아닌 걸 확인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기야. 이런 셈법은 범수한테도 얘기를 안 한 건데 걔가 올릴 리가 없지.”
나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 다음 공지를 올렸다.
– 이제 곧 33333 구독자가 달성될 거 같습니다. 다음 이벤트는 그 숫자 찍은 날 발표할게요. 많은 기대 바랍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 이 채널. 흥하긴 하네. 12345명 이벤트 결과 발표하는 날 2만도 아니고 3만도 아니고 33333만 이벤트 공지를 하다니.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 거냐.
– 흥. 그래 봤자 밑에서 파닥거리고 있는 거야. 10만 유튜버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줄 아냐?
– 상승세 곧 멈추게 돼 있어. 이 채널이 구독자 10만 넘으면 내가 종로에서 X%$^%$한다!
“엇.”
마지막 댓글 작성자는 ‘매드미니’였다.
곧 종로에서 매드미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전화번호를 눌렀다.
“응. 현준.”
희연이 쿨한 목소리로 전화 받았다.
“이따가 2시 괜찮아? 우리 맨날 모이는 스튜디오.”
“응. 좋아.”
“혹시 또 댓글 단 업체 찾았어? 아침에 보니까 한 열 군데 업체가 댓글 달았던데.”
“그중에 5개.”
희연이 말했다.
“헉. 좋네.”
“걔네 다 찍을 거야?”
“그건 일단 접촉해 보고. 전화로 얘기해 보면 대충 각이 나오겠지.”
“알았어.”
희연이 흔쾌하게 답했다.
* * *
2시. 다시 우리 셋은 스튜디오에 모여 있었다.
“일단 여기부터 해 봐.”
희연이 제일 먼저 골라준 곳은, J스튜디오란 곳이었다.
“오. 여기는 어떤데? 제일 먼저 고른 걸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범수가 호기심어린 얼굴로 물었다.
“여기… 연애 금지 조항 걸었던 곳이야.”
희연이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풉.”
나는 음료수를 마시다가 살짝 뿜었다.
“뭐야. 20세기 걸그룹 기획사냐? 유튜버한테 그런 제약을 건다고?”
“응. 놀랍지만 현실이야. 이 업체만 그랬던 것도 아니고.”
“그래? 그런데 왜 이 업체를 고른 거야? 다른 이유가 있나?”
희연의 설명을 들은 범수가 물었다.
“응. 오늘 우리한테 연락해 온 업체 중에는 여기밖에 없네.”
“아. 겹치는 데가 하나밖에 없군.”
범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이상한 거 없어?”
내가 묻자, 희연이 손사레를 쳤다.
“총체적 난국이야. 분배율도 그렇고. 아, 자세히 얘기하기 싫으니까 일단 알아봐.”
“오케이.”
나는 유튜브 댓글에 달린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정보에 따라 전화를 걸었다.
“J스튜디오입니다.”
30대 중반 정도 되는 남성의 목소리였다.
“네. 반갑습니다. 저는 ‘아무나 못 하는 일’ 채널의 운영자입니다.”
“오오! 반갑습니다. 전화 주셨군요.”
그 남자의 말투가 순식간에 밝아졌다.
“아, 네. 저희 채널에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담 한 번 받아보고 싶은데, 혹시 괜찮을까요?”
“그럼요! 여러 MCN업체에서 댓글 달았던데, 저희한테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자가 흔쾌히 말했다.
“아. 사실 J스튜디오로 결정해서 전화를 드린 건 아니고요. 몇 군데 연락해 보고 조건을 봐서 결정하려고 합니다.”
내가 대답하자, 남자 말투가 더 흔쾌해졌다.
“아, 그럼요! 그럼요! 요즘에는 MCN이 이상한 업체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많이 조심하시고, 또 여러 군데 비교해 보시고 선택해야 합니다.”
“하.”
스피커폰으로 흘러나오는 남자의 당찬 목소리를 들은 희연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럼 언제 시간이 되시나요. 제가 찾아뵙겠습니다.”
“어, 찾아와 주시나요?”
자기 회사로 부를 줄 알았는데, 이건 의외군.
“그럼요! 지금 ‘아무나 못 하는 일’ 채널은 많이들 주목하는 곳이거든요. 저희 쪽에서 최대한 성의를 보여야죠. 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어떠세요?”
“좋지요. 어디로 갈까요?”
“저희도 아직 딱히 사무실이 있는 게 아니라서요. 저희가 자주 이용하는 공용 세미나실이 있는데, 거기서 만나는 게 어떨까요.”
“오. 좋습니다. 장소는?”
“장소는 합정역 쪽으로…”
“그럼 저는 3시까지 갈 수 있습니다!”
남자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쾌활하게 친절했다.
“오. 알겠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