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66)
하지만 내 말에 부정하지는 않았다.
“말씀 안 하시니, 제 말이 맞는 거라고 받아들이겠습니다. 사실 이거 중요한 문제고, 제가 확인시켜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네.”
정한성 PD도 시치미를 떼고 있지만은 않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겠지.
“네. 오히려 그게 서로 편할 겁니다. 일단,”
나는 잠깐 멈추고 다음 말을 골랐다. 그리고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저는 L그룹 일원이 아닙니다. L그룹 상속자인 건 맞지만, 저는 L그룹 가문이 아니에요.”
“예?”
“저도 자세하게는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저는 고현욱의 편도 아니고, 고장혁의 편도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L그룹의 상속자 중 한 명이 된 거에 대해, 그 가문 사람들 거의 모두가 놀랐다는 걸 말씀드리죠.”
“…”
둘이 잠깐 혼란스러워하는 동안 나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저는 엘리트가 아닙니다. 엘리트 교육을 받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 상속을 받기 전까지 조금도 남들보다 여유 있는 삶을 살지 않았어요.”
그리고 백시연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그래서, 조금전에 하신 말은 확실히 좀 실례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 죄송해요.”
백시연이 살짝 얼굴을 붉혔다.
억울함이나 화가 느껴지는 태도는 아니었다.
“제가 너무 남의 삶을 함부로 예견했네요. 좀 부끄럽네요.”
백시연이 정식으로 사과했다.
“그런데 상속자인데 일원이 아니라면 먼 친척이라는 건가… 아.”
정한성 PD가 혼잣말처럼 말하다가 급히 말을 끊었다.
“…”
약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래. ‘출생의 비밀.’
정한성이나 백시연은 희연이나 범수하고는 좀 다르겠지.
실제로 재벌 총수들한테 얼마나 많은 혼외자가 있는지 언론인이라면 대충 알고 있을 테니까.
‘혹시?’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쯤 되면 정말 물어보기 어렵다.
아마 일부러 도발적으로 질문을 좀 던져 보겠다고 준비를 하고 왔을 백시연이라도, 그 질문은 못 던질 거다.
“일단, 제 얘기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중요한 건, 저와 함께 하는 게, 고현욱이나 고장혁의 산하로 들어간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죠.”
“네, 네. 그렇죠.”
정한성이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해요. 저희가 진짜 좀 무례했네요. 그런 사적인 얘기까진 안 해도 되었는데.”
“아니에요. 어쨌든 짚고 넘어가야 하긴 했어요.”
나는 빙긋 웃어서 그들을 안심시켰다.
“그럼 중요한 전제는 해결했으니까, 아까 얘기로 돌아가서.”
“아까… 어떤 얘기요?”
“제가 보도용 소스 제공한다는 거요.”
“아. 네.”
“일단 저희 채널 시스템을 말씀드릴게요. 저희는 영상을 하나 찍으면, 여러 카메라 이용해서 다양한 앵글로 찍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로 활용해요.”
“호오. 어떻게요?”
“일단 저희 채널 보셨죠? 매운맛하고 순한맛 있는 거.”
“네. 봤어요. 재밌던데요.”
백 기자가 쿡쿡 웃었다.
“네. 일단 하나로 찍은 거 둘 다 사용하기도 해요. 며칠 전에 올라온 해변 힐링 영상하고, 파라솔 깡패들하고. 동시에 찍은 영상이에요.”
“아.”
“그리고, 저희 멤버 중에 ‘연님’이라는 친구 있어요.”
“그것도 봤어요. 그 되게 예쁜 여자분.”
“네. 그 친구는 본인 채널이 따로 있거든요. 같은 소스를 다르게 편집해서 그 친구 채널에 올리기도 해요.”
“아. 네.”
백시연이 이 대목에서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서…”
“이해한 것 같아요.”
내 설명을 백시연이 끊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영상으로 찍다 보면 우리 채널에도 동시에 이용할 만한 보도용 소스들이 나올 수 있단 말이죠?”
“네. 맞아요.”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백시연이 미심쩍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왜요?”
“솔직히 거기는 동의가 잘 안 돼요. 보도용 소스하고 일반 영상 소스는 좀 다르지 않을까?”
“하하하. 백 기자. 기자의 자부심인가?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할 거 같은데…”
정한성이 끼어들었다.
“에이. 보도 가치 없으면 냉정하게 잘라야 할 PD님이 보기도 전에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백시연이 정한성을 보고 말한 다음,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예를 들면, 어떤 보도 영상을 우리한테 주실 거 같은데요?”
“예를 들면, 곧 있을 L그룹 주주총회 영상 풀버전이죠. 그리고 그건 아예 생중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도 대주주로서 참석하니까요.”
“헛.”
“엇…”
둘의 말문이 순간 막혔다.
“그, 그건 인정이지?”
정한성이 백시연을 보고 물었다.
“그게 가능한 거예요?”
구독자 430121명
“네. 저는 정식으로 참가할 거니까요. 그리고, 카메라도 여러 개 갖고 갈 겁니다.”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희연이나 범수도 수행원 삼아서 대동할 생각이다.
“오오. L그룹 주주총회는 확실히 보도가치 있죠.”
백시연도 머리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일단, 서로 다른 데서 카메라를 켜고 생중계를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그런데 주최측이 허용을 해줄지가 변수겠죠.”
“좋은데요. 그럼 동시에 채널하고 채널에서 서로 다른 앵글의 동영상이 실시간 스트리밍 되는 거네요.”
정한성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네. 이 소스는 데스크 입장에서 좋게 판단해 주실 건가요?”
내가 짐짓 물어 봤다.
“하하하. 그럼요. 생각 못 했었는데, 그런 참여권만 활용해도 정말 중요한 취재원이 되실 수 있을 거 같네요.”
정한성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네.”
내가 흐뭇하게 웃는데, 백시연이 토를 달았다.
“그런데, L그룹 주주총회만 많이 찍으면 아무래도 보도 균형에서 좀 문제가 생길 거 같아서 걱정되네요.”
“아. 지금은 제가 L그룹 주식 중심으로 갖고 있긴 해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속받은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거고요. 그런데 이슈가 될 만한 주주총회가 있으면 그 주식을 좀 사면 되겠죠.”
“…”
백시연과 정한성이 코를 벌름거리며 나를 보았다.
“엇. 왜요?”
“그렇구나. 주주총회에 가고 싶으면 대주주가 되면 되는구나.”
백시연이 말했다.
“그럼 인정이지? 좋아요. 앞으로 의 고정 코너 중 하나로 주주총회 생중계를 편성하는 걸로!”
정한성도 외쳤다.
* * *
“이제 와 이슈도 좀 진정된 거 같아.”
희연이 약간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응. 구독자 늘어나는 속도도 눈에 띄게 줄었어.”
범수도 맞장구쳤다.
확실히 하루에 3~4만도 늘어나던 구독자가 지난 4~5일 동안은 하루에 1~2천 명씩만 늘어났다.
“그래. 다행히 50만 이벤트 준비하는 시간은 벌겠어.”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너는 태평해서 다행이다. 상승세가 꺾여서 속상해하고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희연의 말이었다.
“곧 또 늘어날 거야. 다시 상승세 탈 이슈는 많아.”
내가 어깨를 으쓱했다.
“아, 근데 궁금한 게 있어.”
범수가 희연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 말했다.
그 말은, 둘이 먼저 이야기를 나눴다는 얘기겠지.
“응. 뭔데?”
“지금 우리 구독자가 40만이잖아. 그러면 광고 섭외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지?”
범수가 말했다.
“아. 응. 들어오더라.”
“오. 어디에서 들어와?”
희연이 반가워하며 물었다.
“호텔에서 많이 들어오던데? 고급 음식점에서도 들어오고.”
“아. 그렇구나. 역시 우리가 영상 올린 거하고 관계있는 업종에서 요청이 오는구나.”
“응. 그 외에도 무슨 발명품 같은 아이템들? 그런 것도 많이 오긴 해. 아무래도 대부분 ‘아무나 안 하는 일’ 컨셉으로 광고하기 쉬운 게 들어오더라고. 마케팅 팀들이 일 열심히 하는구나, 싶더라.”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구나…”
희연과 범수가 잠시 눈빛을 교환했다.
나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었다.
“잘됐다. 어차피 이거 관련해서 너네하고 정식으로 한 번 얘기를 나누려고 했었으니까. 말 나온 김에 하자.”
‘채널에 자체 광고 안 넣을 거다’라는 얘기는 내가 지나가면서 한 번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만큼의 광고가 들어오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만큼의 수익을 포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으응.”
희연이 내 반응을 보고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희연을 보고 범수도 덩달아 허리를 뻣뻣하게 세웠다.
“지금 우리 구독자가 40만 넘었잖아. 아직 50만 되려면 좀 남았고.”
“응. 그렇지.”
희연과 범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대충 상품 광고비를 받으면 매달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까지는 수입을 올리더라고. 뭐, 광고를 얼마나 수주하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업계의 일반적인 추세로 계산하면 그 정도야.”
“그렇구나.”
희연과 범수가 긴장한 얼굴을 했다.
사실 엄청나게 큰돈이다.
“1년이 아니라 1달 수입이 그 정도 되면 확실히 엄청나긴 하지.”
“응.”
둘이 관심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 정도면 곧바로 우리 채널 수익을 두 배 이상, 최대한 3배까지 뻥튀기할 수 있으니까.
지금 우리 채널은 ‘수익창출’을 시작한 상태.
그러면 유튜브 광고가 우리 채널 영상에 걸리고, 그 대가를 유튜브가 우리에게 직접 지불한다.
하지만 구독자가 10만 단위를 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통하지 않고 별도로 유튜버에게 광고 의뢰가 들어온다.
아예 대놓고 광고 상품에 대한 영상을 찍는 경우도 있고, 다른 영상에 PPL 형식으로 상품을 노출시키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상당한 광고료가 지급된다.
유튜버들의 주수입원이 유튜브 광고료가 아니라 채널 자체 광고료가 되었다는 건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니 범수와 희연 입장에서는 당연히 궁금한 거.
그리고 나에게 한번 더 확인하고 싶겠지.
‘정말 광고 안 받을 거냐’고.
“일단, 저번에 얘기한 것처럼, 광고는 안 받을 거야. 아직은 채널로 돈 벌 때가 아니고, 채널을 최대한 키울 타이밍이니까.”
나는 다시 못 박듯이 말했다.
“아. 응. 그건 네 결정을 무조건 따를 거야. 혹시 우리가 왜 얘기 꺼냈는지 오해할까봐 나도 직접적으로 얘기할게.”
희연이 손들고 얘기했다. 그리고 범수를 향해 말했다.
“그렇지?”
“그럼. 그럼. 이건 현준이가 만든 채널이고, 현준이 채널인데.”
범수도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나도 약간 안심이 되어 긴장했던 표정이 풀어졌다.
동료들이 그 문제로 나 설득할 게 아니면 나도 각 잡고 얘기할 필요 없지.
“근데 좀 순수하게 궁금해지는 거 있잖아? 구독자가 40만 명이나 되면 광고 섭외가 얼마나 들어올지 말야.”
희연이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이 말했다.
“크크. 맞어. 사람이면 그게 안 궁금할 수가 없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솔직히 광고 받을 거 아니라서 괜히 너네 속만 쓰릴까 봐 말 안 한 것도 있어. 그래도 같이 채널 하고 있는데 정보를 좀 제공해 줄 걸 그랬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잠깐 수치를 확인한 후, 동료들에게 말해주었다.
“일단, 지난 열흘 동안 의뢰 들어온 광고는 25건 정도 되는 거 같아. 그 중에 싼 건 50만 원이었고, 비싼 건 800만 원이었어.”
“우와… 팔백…”
“그치? 그런데 구독자 10만 명짜리 채널이 200이나 300만 원짜리 광고 많이 받더라고. 그러니까 저 800만 원은 그렇게 따지면 큰 금액이 아니야.”
“아. 그러네.”
희연이 말했다.
“내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한 게 있어.”
“뭔데?”
“구독자 10만 명짜리 채널이 광고비 1000만 원 들어온다고 해 봐? 그러면 40만 명짜리 채널은 단순 계산하면 4000만 원 들어와야겠지?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
“어. 그럼?”
희연과 범수가 흥미를 보였다.
“이게 표준 단가가 안 정해져 있어서, 업체가 그런 식으로 광고비 책정을 안 해.”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10만짜리 채널이 1000만 원 받으면 20만짜리 채널은 1500, 50만짜리 채널은 3000만 원 정도인 거 같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