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17
017화
의뢰인의 집에 도착해 딸의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저희 딸의 방입니다.”
방안을 천천히 둘러보다 책상 아래에 떨어져 있는 지갑을 발견하곤 지갑을 살펴봤다.
지갑 안에는 학생증과 체크카드 한 장, 그리고 만 원짜리 세 장이 전부였다.
[한솔고등학교 이하루]나는 숨을 한 번 내쉬고, 능력을 사용하며 그를 바라봤다.
“혹시 하루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열여덟입니다.”
“하루가 어울리는 친한 친구가 있나요?”
“그게… 직장 때문에 바빠서 그런 건 잘…….”
“그럼 최근에 하루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었나요?”
“그게…….”
그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한 번 무언갈 말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뭐죠?”
“그게… 그때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했어요.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였는데…….”
‘아우라가 변하지 않는 걸 보면 전부 진실이야.’
“따님이 몇 학년 몇 반입니까?”
“2학년 3반입니다.”
‘지갑 안에 현금이 있는데 현금이 있는데도 안 가져갔다? 그럼 가출일 가능성은 낮아.’
나는 눈을 감고 지금까지 나온 정보들로 나올 수 있는 결론을 예상해봤다.
의뢰인의 딸.
하루가 사라진 날.
그날 밤 누군가 하루에게 연락했다.
하루는 그와 만나기 위해 핸드폰만 챙겨서 나갔다.
핸드폰만 챙겼다는 것은 먼 곳이 아닌, 집 근처에서 만났다는 뜻이고…….
하루를 부른 그 누군가가 하루를 데려갔다.
모든 생각을 끝내고 슬며시 눈을 뜨자 눈앞에서 세나가 날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깜짝이야! 뭐해?”
세나와 눈이 마주치자 놀라서 그만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아니, 눈 감고 가만히 있길래 그대로 잠든 줄 알았어.”
“누가 남의 집에서 서서 잠을 자. 비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나의 머리를 치우고, 의뢰인에게 다가갔다.
“집에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이걸로 끝난 것 같네요.”
“그런가요?”
“네, 이제 하루의 학교로 가서 사람들을 만나보며 알아볼 생각인데, 혹시 의뢰인께서 학교에 말 좀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럼 저희는 가보겠습니다.”
그는 내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에게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나왔다.
“뭐 알아낸 거 있어?”
“단순 가출은 아니라는 것 정도밖에?”
“그래?”
“누군가 하루를 집 앞으로 나오라고 불렀고, 그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데…….”
세나는 내 말에 놀라 날 바라봤다.
“그럼 경찰이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니야?”
“의뢰인이 경찰 쪽에도 신고했으니까, 그건 그쪽에서 알아서 할 거야. 그리고 심증만 있지 물증이나 증거는 없어서 경찰 쪽도 어쩔 수가 없어. 게다가 납치라면 그쪽에서 몸값을 요구했을 텐데 의뢰인이 어떤 연락도 없다고 했었잖아.”
“그럼 어떻게 할 거야?”
“일단 하루가 납치된 것인지, 단순 가출인지 알아보고 증거를 찾아야겠지.”
“그러니까 어떻게 할 건데?”
세나의 질문에 난 아까 책상 밑에 있던 지갑을 주머니에서 꺼내 허공에 던졌다.
“언제 훔쳤어?”
“훔쳤다니! 조사를 위해 잠깐 빌린 거야. 그리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세나는 내 대답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지갑을 펼치고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나 살펴봤다.
“너 학창시절에 친구 있었어?”
“내가 중학교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하긴 했지만, 학교 가면 함께 놀 친구는 당연히 있었지. 친구 없는 애가 어디… 미안.”
“뭐가?”
“아니… 넌 없었을 것 같아서…….”
세나는 이야기를 하다 날 바라보더니 기분 나쁘게 측은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나도 고등학교 중퇴하기 전까지 친하게 지낸 친구 있거든!”
‘머리에 나사가 몇 개 빠져 있긴 하지만.’
“그래그래.”
세나는 내 말을 믿지 않는 듯 내 등을 토닥였다.
“아무튼 내 얘기는 됐고!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여자애들은 지갑 안에 친구랑 함께 찍은 사진 한 두 장 정도 넣어두지 않아?”
“그렇지 않아? 나도 사진 찍었던 적 있었거든. 아, 옛날에 쓰던 지갑 뒤져보면 있을 텐데… 보여줄까? 예쁜 애도 있는데 소개시켜 줘?”
‘평범한 여자 학생이라면 가지고 있을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이 하루의 지갑엔 사진 한 장도 없었다, 라… 이진아처럼 대가리에 나사 몇 개 빠진 게 아닌 이상, 왕따로 볼 수밖에 없나?’
나는 세나를 가볍게 무시하고 주차해둔 바이크로 다가갔다.
“야! 보여주겠다는데 어디가?”
“학교.”
“학교?”
“알아서 와라.”
세나에게 하루의 방에서 찾은 지갑을 던져주고, 난 그녀가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로 향했다.
* * *
하루의 학교에 도착하고, 세나가 택시에서 내리는 걸 확인한 나는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야! 같이 가!”
세나도 날 발견했는지 뒤에서 빠르게 달려와 날 덮쳤다.
“너, 나 봤으면서 일부러 혼자 갔지?”
“이거 놓지? 너, 도착한 거 보고 잘 따라올 거라 생각해서 먼저 들어간 거거든?”
학교 내부는 내 예상과 달리 많이 소란스러웠다.
‘점심시간인가? 많이 소란스러운데… 이걸 한 번 이용해봐?’
“우리 따로 행동할까?”
세나는 내 말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막았다.
“왜 그렇게 봐?”
“아니… 방금 뭐라고 한 거야?”
“따로 움직이자고?”
세나의 손에 숨겨진 입은 왠지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날 믿어주는 거야?”
“아니?”
“그래, 그 기대에 실망시키지 않을게! 그럼 내가 뭘 하면 돼?”
‘사람 말을 전혀 듣질 않네…….’
“그럼 학생들한테 접근해서 하루에 대해서 알아봐 줘. 할 수 있지?”
“물론이지! 그럼 넌 뭐할 거야?”
“나는 아까 의뢰인이 하루 담임에게 연락해놓는다고 말했으니까 담임한테 가서 이야기 좀 들어볼게.”
“응, 알았어!”
세나는 지금까지 들었던 목소리 중 가장 밝고 활기차게 대답하고 저 멀리 가버렸다.
‘하아… 저런 귀여운 모습만 봤다면 나도 좋아했을 텐데… 이미 세나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어.’
저 멀리 가버린 줄 알았던 세나는 다시 내게 달려왔다.
“왜?”
“애들이… 나한테 누구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하지?”
‘겨우 그것 때문에?’
나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냥… 세나 사촌 언니라고 말해.”
세나는 내 말에 손뼉을 치고 미소를 지었다.
“아! 알겠어. 그럼 나 다시 갔다 올게~!”
세나가 다시 가려고 하자 나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응?”
“너, 얼굴… 애들한테 보이면 다 들키니까 화장부터 고쳐. 그냥 너처럼 생긴 예쁜 애로 볼 수 있도록.”
“아… 그럴 수 있겠네.”
“그리고 말투도 좀 바꾸고.”
세나는 내 말에 고민하다 미소를 지었다.
“그라믄 이케 말하면 되지 않을까?”
“사투리… 그것도 나쁘진 않은데, 그냥 평소대로 해.”
“알았어~”
세나가 저 멀리 간 걸 확인하고 나는 미소를 지었다.
‘진짜 어색한 사투리네… 그럼 이제 나도 움직여볼까?’
* * *
나는 가장 먼저 교무실로 들어가 곧바로 2학년 3반 담임의 자리를 찾았다.
2학년 3반 담임의 자리에 앉아 있는 중년의 여성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날 바라봤다.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하루 사촌 오빠인데요.”
그녀는 날 평가하듯 기분 나쁘게 위아래로 흘겨보고 내 눈을 바라봤다.
“아… 아버님이 연락 주셨어요. 근데… 사촌 오빠?”
“네?”
“하루 아버님께서 사촌이 들를 거라고 하긴 했는데, 사촌 오빠가 오실 줄은 몰랐네요.”
“아… 하하…….”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는 건… 좀 기분이 많이 더럽네.’
“일단 이쪽으로 오시죠.”
그녀는 나를 교무실 안에 있는 작은 방으로 데리고 갔고, 나는 들어가며 능력을 사용했다.
‘이렇게 꼬불꼬불한 아우라를 가진 사람은 처음 보네… 성격이 꼬인 건가.’
혼자 속으로 생각한다는 게 그만 웃음이 터졌고, 그녀는 날 이상한 사람 보듯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사레가 들려서…….”
“아… 네.”
“일단 설명을 좀 드리자면 하루가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혹시 뭔가 아시는 게 있는가 하고 왔거든요. 이참에 학부모 면담도 할 수 있으면 하고요.”
“그렇군요…….”
“그래서 하루가 어떤 학생인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하루요… 뭐, 공부 잘하고 얌전하긴 한데 수업을 자주 빠져서 솔직히 선생님들 사이에선 좀 문제아죠.”
진실.
‘의뢰인의 말이랑 좀 다르네… 근데 또 진실이야.’
“그러고 보니 책상 위에 사진 한 장이 붙어 있던데… 반 단체 사진인가요?”
“네.”
“사진 속에 하루는 없던 것 같던데…….”
“아, 그거 수학여행 가서 찍은 사진인데 그때도 하루 혼자 다른 곳으로 가서 하루만 못 찍은 거예요.”
‘이번에도 진실이 나왔어. 담임의 이야기만 들었을 땐 하루에가 가출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많아 보이는데…….’
선생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의뢰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그녀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날 보더니 입을 열었다.
“사촌오빠분께는 죄송하지만 솔직히 부모 없이 자란 애들이 좀 그런 거 있잖아요?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어른들한테도 말대꾸나 하고… 그래서 전 하루 걔가 사고 칠 줄 알았어요.”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손이 떨렸고 입술도 잘근 깨물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알려나 주던가…….”
속에서 올라오던 욕을 꾹꾹 누르다 아주 작게 속삭였고, 그걸 들은 선생은 인상을 찌푸리며 날 바라봤다.
“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뇨. 알겠습니다.”
속에서 울렁이는 울분을 삼키고 그 작은 방에서 나왔다.
교무실 밖으로 나가려던 중 한 곳에 꽂혀있는 출석부를 발견하고는 2학년 3반의 출석부를 꺼내 하루의 출석을 살폈다.
그녀의 말대로 하루의 출석률은 엉망이었고, 아예 무단으로 결석한 날도 있었다.
출석부를 다시 집어넣고, 교무실에서 나오며 어렸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날 괴롭히던 놈들과 그 녀석들을 지켜주던 담탱이 새끼.
참다못해 화장실로 들어가 헛구역질을 했다.
그러던 중에 세나에게서 전화가 왔고,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세나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디야?
“학교.”
―그건 나도 같이 왔으니까 알지! 근데 너 목소리 왜 그래? 울었어?
“아니, 무슨 일인데?”
―하루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좀… 이상해.
“이상해?”
―어. 애들이 하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좀 꺼려하는 것 같아. 겨우 얻은 정보라고는 양아치라는 것 정도?
“그게 무슨 소리야?”
―하루가 학교 수업도 자주 빼먹고 선생님한테 계속 대든다고…….
‘이번에도 같은 이야기네. 그럼 집에서는 착한 딸 코스프레를 하고 밖에선 양아치처럼 다녔다는 건가?’
“그래, 알겠어.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그래. 운동장에 있는 그늘막으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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