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47
047화
“요한!”
잡다한 생각들을 떨치고 촬영장으로 돌아가자 지은이가 화난 얼굴로 내게 달려들었다.
“너, 도대체 아까 그 여자랑 어디갔던거야?”
“아, 미안… 혹시 무슨 일 있었어?”
“방금 테러 신고와서 군인들 왔다 갔는데 못 봤……?”
지은이는 화를 내다 내 얼굴을 보고는 놀라 눈을 커다랗게 뜨며 내 뺨을 만졌다.
“아야!”
“야, 너 얼굴 왜 이래? 맞았어?”
“아… 별거 아냐. 그냥…….”
“야! 맞은 게 별거 아니긴! 누가 그런거야? 설마 함께 나갔던 그 여자?”
“안 맞았어. 그냥 멍 때리고 돌아다니다 벽에 부딪친거야.”
“거짓말, 이거 아무리 봐도 맞은 흔적이야. 누가 때린 거야?”
“진짜 별거 아니라니까.”
지은이는 내 말에 답답했는지 입술을 깨물다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래, 분명히 무슨 일이 있긴 했지만, 말 못하는 걸 보면 분명 작은 일은 아니었겠지.”
“크흠, 아무 일 없었다니까.”
“그래~ 그래~ 뭐 더 이상 이상한 일에 휘말릴 일은 없는거지?”
“어, 다 잘 처리 했…….”
지은이는 내 대답에 ‘딱 걸렸다!’ 라는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봤다.
‘엿 됐다.’
“너, 뭐라고?”
“어?”
“뭐어, 잘 처리했어? 이 새끼야!”
지은이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튀어오르더니 다리로 내 몸을 붙잡고 내 머리를 뽑으려는 듯 목을 잡아당겼다.
“도대체 어?! 한 시간도 안되는 시간동안 무슨 짓을 하고 다닌거야! 이 멍청아!”
“아… 아! 아! 목! 목! 진짜 아파!”
“아프라고 하는 거야!”
누군가 뒤에서 우리의 대화를 엿들었는지 쿡쿡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자 희진이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어? 희진 씨?”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나는 그녀의 질문에 고개를 들어 지은이를 한 번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뭐… 보시다시피 이러고 살고 있죠.”
그러자 지은이는 내 대답에 불만이라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밀고 날 바라봤다.
“이러고 살고 있다니?”
“너한테 붙잡혀산다고…….”
“내가 뭘 했다고?”
“먼저 내려오지?”
지은이는 바닥으로 내려와 날 노려봤다.
“둘이 사이가 꽤 좋구나.”
“야, 그런 소리 함부로 하지마.”
“희진 씨, 방금 선 넘으셨어요.”
그러나 그녀는 우리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 씨익 웃었다.
“완전 남매가 따로 없네. 아, 이렇게 보니까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너어~ 진짜!”
희진은 지은이의 말에 재밌다는 듯 웃으며 지은이를 뒤에서 껴안으며 볼을 쿡쿡 눌렀다.
“알았어~ 설마 삐졌어?”
“안 삐졌거든~!”
“지은이 오빠 갖고 싶다고 했잖아. 탐정님한테 오빠해달라고 해봐~”
“뭐? 야, 쟤가 우리보다 더 어려.”
“어머, 그래? 나는 탐정님이 우리 꼬맹이보다 더 어른스러워서 오빠인줄 알았는데…….”
“시끄러.”
나는 둘의 귀여운 대화를 듣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뭐냐? 왜 웃어?”
“아니, 네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잡히는 건 생각도 못했거든.”
“뭐래. 내가 봐주고 있는 거야.”
“그래~ 그렇다고 해줄게. 그나저나 희진 씨도 오늘 같이 촬영 하는거였어요?”
“아뇨~ 지은이가 오늘 탐정님이 자기 매니저로 일 해준다고 해서 구경왔어요.”
“아하.”
‘동물원의 원숭이… 그런 건가?’
“그럼 둘이서 이야기 나누고 있을래? 내가 편의점가서 마실 거라도 사올게.”
“그래? 그럼 난 딸바 쉐이크~”
“아니, 편의점 간다니까?”
“저는 그냥 아메리카노로 부탁할게요. 연하게, 그리고 시럽은 두 번만~”
“아니… 하아…….”
‘말을 말자.’
* * *
지은이와 희진 씨의 부탁으로 음료를 사들고 카페 밖으로 나오는데, 건너편에서 루어가 날 응시하고 있는 게 보였다.
“루어…….”
그녀는 날 보고 이를 꽈악 깨문채 천천히 다가왔고, 그녀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즈음 나는 곧바로 도망칠 자세를 잡았다.
“뭐, 뭐야.”
“도망치려고?”
“의미 없는 싸움은 피하는 게 상책이거든.”
그러자 루어는 내 말에 깔깔 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런 곳에서 서로 다른 성격을 가졌네. 근데 의미 없는 싸움은 아니거든.”
“뭐?”
루어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내게 건넸다.
“어때? 반가운 얼굴이지?”
그녀가 건넨 핸드폰 화면엔 엉망이 되어 버린 성현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김성현?”
그녀는 살기를 담은 미소를 지으며 주소가 적힌 명함을 건넸다.
“맞아. 이 녀석… 이 배신자 새끼가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오늘 밤 9시에 이 주소로 찾아와.”
‘언제 들킨 거지?’
“여기로 와서 이 명함을 주면 돼. 그럼 그때 봐~”
루어는 내 뺨을 툭툭 치고 그대로 몸을 돌려 골목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왠지 모를 짜증에 그녀가 건넨 명함을 주먹으로 쥐며 입술을 깨물었다.
* * *
지은이의 촬영이 다 끝나고,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길.
루어, 사일런스, 리벤지, 김성현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야, 왜 그래?”
“내가 뭘.”
“너, 오늘따라 되게 이상한거 알아?”
지은이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차를 세웠다.
“뭐야… 갑자기.”
나는 결단을 내린 눈빛으로 지은이를 바라봤다.
“나 초능력자야.”
“그래서? 어…?! 뭐라고?”
지은이는 내 말에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봤다.
“너, 의심하고 있었잖아.”
지은이는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멍하니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긴 하지. 근데 이렇게 알려주니까 너무 갑작스러운데…….”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진지한 분위기를 풍겼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지? 대답해줄게. 네 촬영장에서 초능력자를 만났어.”
“초능력자들?”
“응, 둘 다 날 노리고 있는 것 같아. 납치당했을 때 다행히도 다른 초능력자가 와서 날 구해주긴 했지만…….”
“그걸… 왜 갑자기 말해주는거야?”
나는 지은이의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네가 위험하지 않았으면 해서.”
“응?”
그녀의 질문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냥~ 그렇다고.”
‘김성현이 녀석들에게 잡혔다는 건… 얘기할 필요 없겠지.’
지은이는 내 손을 내리고 아무 말 없이 날 바라봤다.
“왜?”
“아니… 네가 한 말이 좀 충격이라… 물어보고 싶은게 많은데, 입이 열리질 않네.”
나는 지은이의 말에 미소를 짓고, 다시 운전했다.
“뭐든 물어봐. 해줄 수 있는 건 다 말해줄게.”
“솔직히 지금 네가 해준 말 때문에 너무 어지러워.”
“그렇겠지. 아저씨도 내가 초능력자라는걸 알려줬을 때 엄청 놀랐거든.”
“아저씨한테도 말했어?”
“응, 왜?”
지은이는 내 대답에 살짝 실망한 눈치를 보였다.
“아니… 나한테만 알려준 건줄 알았지.”
“아저씨는 내 정보원으로써 위치를 높일 필요가 있어서 그랬어. 근데 넌 아냐.”
“어?”
“너한테 알려준 이유는… 그냥… 네 존재가 이유야.”
지은이는 내 대답에 부끄러운 듯 새빨개진 얼굴로 날 바라봤다.
“그리고 이 비밀은 너랑 아저씨 단 두 사람한테만 알려준거야.”
“그래?”
‘내 입으로 알려준 건 말이지…….’
* * *
지은이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나는 날 구해준 여성, 한지아를 사무소로 불렀다.
“이렇게나 빨리 전화를 주실 줄은 몰랐네요.”
나는 그녀의 말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나저나 그때 구해드렸는데, 고맙다는 말을 한 번도 못 들었네요.”
“크흠. 고, 고마웠습니다. 그땐…….”
“이건 뭐, 엎드려 절 받기도 아니고… 그래서 무슨 일로 전화주셨죠?”
“당신… 사일런스라고 했죠?”
“네?”
“초능력을 쓰는 범죄자를 잡는 집단. 그쪽이 말했잖아요.”
“네, 맞습니다.”
“그 조직에서 날 어떻게 알고 있는거죠?”
그녀는 내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거야 당신이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죠.”
“흔적?”
“블루문 클럽 사건 기억하시죠?”
“기억 못할 리가 없잖아요.”
“그렇겠죠. 저희가 당신의 존재를 알게 된 것도 이 사건 덕분에 알게 되었는걸요.”
“응?”
“당신이 초능력 쓰는 장면, 잔뜩 찍혀있었습니다.”
“잔뜩 찍혀있었다고? 내 능력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 힘들 텐데…….”
그녀는 내 말에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고, 날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며 작게 속삭였다.
“진짜 그분의 아들이 맞는 건가…….”
“네?”
“아닙니다. 당신의 능력이 뭔지 보는 건 힘들다 하더라도 눈 색이 변하는 건 초능력자들끼리 알아볼 수 있죠. 게다가 당신이 사고친 사건은 이 일만 있는건 아닐 텐데요?”
“그럼 또 뭐가 있다는거죠?”
“강태호 피습사건.”
“그걸 어떻게…….”
그녀의 말에 놀라 눈을 크게 뜨자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래보여도 국가 기관입니다. 병원 벽이 무너지고, 사람이 죽은 사건이 뉴스에 안 나왔다는 것 부터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람이 죽었다구요? 강태호는 안 죽었는데?”
“네? 모르셨습니까? 강태호랑 당신을 죽이려던 그 남성… 살해당했습니다.”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들고 있던 커피잔을 떨어트렸고, 한지아는 이런 내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군요. 그럼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나는 재빨리 그녀의 앞을 막았다.
“뭐하시는 겁니까?”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무슨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죠?”
“리벤지에 대해 알려주세요.”
“이유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잠시 고민하며 주먹을 쥐었다.
“지킬 사람이… 있거든요.”
그녀는 내 말에 헛웃음을 내뱉었다.
“고작 그것 때문에 물어보시는겁니까?”
“네?”
“한심해서요.”
나는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그녀를 노려봤다.
“너한테는 고작일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전부야.”
그녀는 내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날 바라봤다.
“무지한 건 죄가 되고, 너무 많은 걸 알게 되면 그게 함정이 된다.”
“뭐?”
“당신은 이쪽 세계에 겨우 발만 담근 정도. 지금이라면 다 버리고 도망칠 수 있습니다. 저희도 당신이 그러길 바라고 있구요. 조심하면서 살면 평범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이를 꽉 깨물었다.
“그러니까… 다 포기하라고?”
그러자 그녀는 씽긋 웃었다.
“살고 싶다면 말이죠.”
“웃기지 마! 내가 복수 하나 때문에 몇 년을 쏟아부었는데!”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복수가 끝나면 뭘 하실겁니까?”
“뭐?”
“고작 복수라는 찌질한 감정에 휩쓸려서 몇 년을 낭비했는데, 그 복수가 끝나면 뭘 할 거냐고 묻는 겁니다.”
“그, 그건… 다시 탐정…….”
그녀는 내 말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 내 어깨를 툭툭 쳤다.
“그 탐정도 복수 때문에 시작한 거 아니야? 탐정 자격도 없는 애송이가 옆에서 진짜 탐정이 일하는 거 옆에서 살짝 본 거 따라 하는 주제에 뭘 하겠다는 건지. 애초에 넌 그 초능력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잖아?”
*********** 능력을 빼앗아 성장하는 탐정-0047.t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