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villain's infinite absorption power RAW novel - Chapter 96
97. 할 만한데?
“크아악!”
“정면으로 맞서지 마!”
“진형을 갖춰!”
수혁이 일격에 천사를 정수리에서 사타구니까지 두 조각으로 가르자 천사들이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들은 마몬의 부하들과는 결이 달랐다.
보다 능숙한 전투원인 이들은 수혁과 거리를 벌리며 자신들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대검을 쓰는 수혁과 달리 기다란 창으로 접근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견제했다.
창을 쳐 내고 가까이 다가가면 형태가 짧은 낫을 든 천사들이 방어했다.
그렇다고 이들을 상대하는 게 어렵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전략이 소용이 없으니.
대검에서 검기가 몇 배나 더 뿜어졌다.
“막지 말고 피해!”
손오공의 여의봉처럼 길어진 대검을 횡으로 휘두르자 창과 낫을 든 천사들의 허리춤이 갈렸다.
살아남은 천사들이 물러나는 사이에 공중에서 황금용이 화염의 브레스를 토해 냈다.
천사의 몸에 검을 찔러 넣던 수혁이 정수리의 열기에 급히 옆으로 뒹굴었다.
쿠과과과과-
“으아악-!”
옆으로 피한 수혁 대신 꽃밭과 브레스의 경로에 있던 부하 천사들이 불에 타들어 갔다.
“이런 멍청한 녀석아!”
황금용 위에 있는 아스타로트가 자신의 발로 황금용의 머리통을 내리찍었다.
“우우우….”
황금용이 무언가 억울한 듯 울음소리를 냈다.
“브레스 그만 쏘고 직접 찢어 죽여 버려!”
“네.”
공중에서 날갯짓을 멈춘 황금용이 곧장 머리를 숙이며 활강했다.
천사들을 쫓아가 죽이는 수혁을 위에서 곧바로 덮칠 생각이었다.
“꽃은 망가트리지 말고!”
“?!”
아스타로트의 명령에 황금용이 육중한 몸을 가까스로 돌려세우며 땅에 천천히 내려섰다.
“이놈들도 정상은 아니네.”
앞선 지옥에서 마몬과 그의 부하들도 나사가 하나씩 빠져 있는 것 같더니, 아스타로트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저런 점이 악마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고맙지만.
천사를 훌쩍 뛰어넘어 날갯죽지를 자른 수혁이 곧장 하나 남은 날개를 잡고 황금용에게 집어 던졌다.
“으아아악!”
콰직.
거추장스러운 접근에 황금용이 자신의 발톱으로 천사를 패대기쳤다.
발톱으로 몸이 찢긴 천사의 신체는 힘없이 꽃밭에 뿌려졌다.
“동료라는 개념이 없구나?”
“이들은 부하지, 동료가 아니란다. 네놈의 다리를 좀 묶어 놔야겠다.”
황금용의 머리에 선 아스타로트가 양손을 뻗자 여러 개의 황금빛 기둥이 생겨났다.
기둥에서 뿜어져 나온 황금의 막이 수혁이 있던 일정 공간을 감쌌다.
그 공간 안에는 살아남은 천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저 자식을 붙잡아라! 이제는 도망 못 가겠지.”
“도망 안 가면 그만이야.”
아스타로트의 명령에 천사들이 일제히 수혁을 붙잡으려 달려들었다.
“와라! 경험치들아!”
수혁의 검이 휘몰아치자 몸이 갈려 나간 천사들은 그대로 경험치를 헌납했다.
레벨 65 달성.
그리고 그들은 아스타로트가 원하는 목적을 충실히 이행했다.
황금빛 공간에 갇힌 수혁을 향해 황금 용이 브레스를 뿜었다.
콰과과과과과과-
더는 피할 곳이 없자 수혁은 붉은 망토를 뒤집어썼다.
이어서 발밑에서 올라온 그림자가 그를 둥글게 감쌌다.
브레스의 고열이 어둠을 강타하자 뜨거운 열기가 망토를 타고 넘어왔다.
버틸 수 있는 수준이었다.
천사들을 전부 처리하고 레벨을 올려 마력을 회복했으니 이제는 힘을 발휘할 시간이다.
콰과과과아아아-
붉게 달아오른 목덜미가 식으며 황금빛 비늘을 되찾았다.
온 힘을 다한 황금 용이 목을 쿨럭거리자 브레스가 지나간 자리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김이 올라오는 경로 가운데에 멀쩡한 원형의 검은 구체를 본 아스타로트의 얼굴이 찌그러졌다.
혹시 처리했나 싶었지만, 용의 브레스를 맞고도 멀쩡한 존재라면 골치 아픈 일이었다.
검은 구체에서 수혁이 멀쩡히 걸어 나오며 그의 기대감을 실망시켰다.
“그만한 어둠의 힘이라니 네 녀석이 지금껏 얼마나 많은 생명을 학살해 왔는지 알겠구나. 새로이 악마의 지위를 얻고 싶다면 내가 아니라 바알 님을 찾아갔어야지.”
“바알이 날 여기로 보내 준 거다.”
“뭐?! 설마… 악마 기사단장의 검을 가지고 설친다 했더니 진짜로 기사단장이었구나!”
“아닌데.”
수혁의 말을 들은 아스타로트가 곧장 바알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악마 기사단은 바알의 측근들.
그중에서 기사단장은 웬만한 악마만큼이나 강력한 존재였다.
그자의 검을 휘두르고 다니길래 어디서 얻었나 했더니 모습을 바꾼 기사단장이 분명하다고 아스타로트는 생각했다.
예전부터 계속 윗자리에 관한 욕심을 숨기지 않더니 보나 마나 자신의 부하를 암살자로 보낸 것이 분명했다.
바알의 탐욕에 희생될 수는 없다.
“어떻게 인간의 몸으로 바꿨는지 모르겠지만 바알은 규율을 어겼다! 규율을 어긴 자는 인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아스타로트가 손을 위로 뻗자 샛노란 빛이 빠져나가 하늘로 올라갔다.
쿠구궁. 콰르릉.
하늘에 닿은 빛이 먹구름을 끌어모으며 천둥소리를 울렸다.
그 모습을 본 아스타로트가 힘껏 몸을 뒤로 젖히며 조소를 지었다.
“네놈도 이제 끝이다! 심판을 받고 죽음을 맞이해라!”
‘저 녀석이 죽으면 저 생명력은 내 것이다.’
아스타로트는 단단한 착각에 빠진 것 같았다.
나는 바알의 부하가 아닌데 말이야.
하늘에 생긴 먹구름은 얼마 지나지 않아 힘을 잃더니 흩어져 버렸다.
너무나 맑아진 날씨에 아스타로트가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아니라니깐.
“뭐… 뭐야?! 왜 이래!”
“난 바알의 부하가 아니야.”
“제길! 달라질 건 없다. 죽여 버려!”
다시 몸을 부풀린 황금 용이 두툼하고도 묵직한 발톱을 휘둘렀다.
쾅. 까가가각.
검은 기운이 넘실거리는 검과 황금 용의 발톱이 부딪치며 파열음을 뿜어냈다.
그 틈에 아스타로트가 황금빛 창을 공중에 생성해 내더니 발톱과 싸우는 수혁에게 던졌다.
휙. 빠지지직.
고개를 돌리며 머리를 노리는 황금의 창을 피하자 땅에 박힌 창이 주변으로 노란 전류를 내뿜었다.
창이 꽂힌 주변에 남아 있던 꽃들이 시커멓게 타 버렸다.
황금 용과 황금 용의 머리 위에 탄 아스타로트.
두 존재가 끊임없는 연계로 수혁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름 모를 황금 용의 단단한 발톱은 수혁의 권능이 담긴 검에도 버텼다.
탑의 최종 몬스터로 나왔던 용왕 코드러스와도 비견될 정도로.
용과 악마, 두 존재를 상대하는 수혁은 전생의 실력을 아득히 뛰어넘어 버렸다.
하지만 아직도 올릴 레벨은 많이 남았다.
치열한 전투가 계속해서 나를 성장시킨다.
아직은 멈출 때가 아니다.
쾅. 쾅. 쾅. 쾅.
쉬지 않고 부딪친 검과 발톱 중 먼저 피로가 누적된 것은 황금 용의 발톱이었다.
콰지직.
마침내 단단했던 발톱의 중간 부분이 부서졌다.
부러진 발톱에서 흘러나온 핏방울을 따라 검에서 흘러나온 어둠의 그림자가 부서진 발톱 내부로 독버섯처럼 파고들었다.
“!”
자신의 내부로 침투하는 수혁의 힘에 저항하느라 황금 용의 움직임이 멎어 버렸다.
그 사이에 황금 용의 팔뚝을 밟고 뛰어오른 수혁이 아스타로트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건방진!”
아스타로트가 황금빛 방패를 불러내 검을 막으려 하자 수혁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기다렸다!”
방패와 부딪치기 전 검을 회수한 그가 아스타로트가 밟고 있는 황금 용의 머리통을 향해 시커먼 검기를 쏘았다.
황금빛 비늘을 가르며 검기가 손쉽게 황금 용의 머리를 파고들었다.
“쿠워어어어-”
비명과 함께 두뇌를 직격당한 황금 용이 육중한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어엇.”
흔들리는 바닥에 균형을 잡지 못한 아스타로트가 별수 없이 날개를 펼치며 날아올랐다.
황금빛 방패를 향해 검기를 계속 쏘아내자 그는 더 이상 황금 용에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
아스타로트 대신 황금 용의 머리에 선 수혁의 발밑에서 그림자가 퍼지더니 황금 용을 오히려 집어삼켰다.
“뭐 하는 짓이야!”
격분하는 아스타로트가 수혁을 막아 보려 했지만 수혁의 검기를 쉽사리 뚫고 들어오지 못했다.
“용의 심장이 무한한 마나를 준다는 얘기가 있었지. 실제로 먹어 보니 무한하지는 않더라. 그래도 제법 괜찮았거든.”
“?!”
전생에 용왕 코드러스의 심장을 씹어 본 수혁이 경험담을 얘기하자 아스타로트가 미친놈처럼 바라보았다.
거대한 그림자가 황금 용을 집어삼키더니 이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수혁이 황금 용을 포식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스타로트가 황금의 창 수십 다발을 생성했다.
“멈춰라아-!!! 이 탐욕의 화신아!!!”
푸른 하늘에 황금빛 창이 온통 수놓으며 유성처럼 수혁을 향해 떨어졌다.
슈아아아아-
꼬리를 길게 뺀 드넓은 유성우가 굉음과 함께 어둠을 폭격했다.
그러나 우주의 별 무리가 무한한 어둠의 한 조각에 불과한 것처럼 어둠에 뒤덮인 수혁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황금의 창에 담긴 힘을 부드럽게 잡아먹은 어둠이 꾸물대더니 마침내 크기가 줄어들었다.
황금 용의 소화를 마친 수혁의 발이 폐허가 된 꽃밭에 다다랐다.
[드래곤 하트를 얻었습니다. 마력 +1,000을 얻었습니다.]용을 잡아먹은 덕에 마력 수치가 확 뛰었다.
이제는 영국의 멀린인 비비안이 만렙을 찍어도 수혁보다 마력 수치가 높을 수가 없었다.
이 정도의 마력 수치라면 지구에서 수혁에게 마법으로 타격을 입힐 존재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비셔스를 만들었다는 키프로스는 되어야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으려나.
아니, 이것도 직접 만나 봐야 알겠지.
마력이 높아지자 그의 권능이 발휘하는 힘이 더욱 커졌다.
자신감 넘치는 수혁이 검을 들자 더더욱 짙어진 암흑이 기운이 뿜어졌다.
단순한 검은 색을 지나 모든 빛을 빨아들인다는 반타 블랙에 도달한 그의 검은 형체도 보이지 않는, 블랙홀 그 자체였다.
수혁의 검을 바라본 아스타로트의 입이 벌어졌다.
“마신(魔神)의 힘?! 그걸 피조물인 네가 어떻게! 악마들인 우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는데….”
“노스페라투라고 들어 봤나?”
“그게 뭔데?!”
노스페라투가 흡혈귀들의 비술이 만들어 낸 집약체라더니 악마들이 벌벌 떨만한 힘이 있었나 보다.
하긴 그러니 외신(外神)이라는 존재와도 맞붙을 수 있었겠지.
그런데 별로 유명세는 없네.
묘하게 자존심이 상한다.
“모르면 맞으면서 배워야지.”
슈아아아아-
수혁이 검을 휘두르자 암흑의 검기가 반월형으로 날아갔다.
전처럼 황금빛 방패를 소환해 막아 보려 했으나 검기가 손쉽게 방패를 갈라 버렸다.
“으헉!”
다급히 몸을 숙여 검기를 피한 아스타로트를 향해 반월형의 검기가 연달아 날아왔다.
여러 겹의 날개가 푸드덕거리며 그는 이리저리 공중에서 춤을 췄다.
계속 공중에 떠 있다면 나도 날아가야지.
그림자 박쥐의 등에 선 수혁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검기를 날리던 수혁이 박쥐의 모습을 확인하자 눈이 동그래졌다.
“뿔이 달렸네?”
그전에는 없던 박쥐의 이마 부위에 작은 뿔 하나가 돋았다.
무슨 능력이 생겼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박쥐가 먼저 행동을 개시했다.
박쥐가 입을 열자 검은 물줄기가 주르륵 뿜어졌다.
수혁의 검기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던 아스타로트는 검은 물줄기를 피하지 못했다.
“뭐야?!”
수혁의 검기 사이로 지나가는 물줄기가 아스타로트의 날개 끝을 스쳤다.
날개 끝이 검게 물들더니 이내 석상처럼 굳어졌다.
“석화 능력!”
수혁이 감탄하기도 전에 날개 하나가 굳어 버린 아스타로트가 공중에서 몸을 유지하지 못하고 추락했다.
곧장 박쥐의 날개를 접으며 재빠르게 밑으로 활강한 수혁이 추락하는 아스타로트의 가슴팍에 검을 꽂았다.
“끄헉!”
검에 꽂힌 아스타로트의 몸이 굳어지더니 곧 가루가 되어 버렸다.
땅에 착지하자 공중에서 비산하던 가루들이 땅으로 흩어지더니 폐허가 된 땅에서 꽃봉오리가 잔뜩 올라왔다.
그와 동시에 레벨 66 달성.
고양감에 차오른 수혁이 또다시 뒤를 향해 암흑 검기가 일렁이는 검을 휘둘렀다.
소리 없이 나타난 바알은 이번에도 푸른 방어막으로 검을 막았다.
아니 막으려 했다.
파지지직. 쨍그랑.
“?!”
암흑 검기는 방어막을 가르며 그대로 바알의 목을 향했다.
화들짝 놀란 바알이 등을 젖히며 검을 피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서로의 실력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는 사실을.
“…….”
눈치를 보던 바알의 지팡이가 움직이기도 전에 수혁이 먼저 검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