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ility Succession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62
이능 계승잔데 특성이 있다 162화
일왕 센카의 빛의 검은 S등급일 때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이능이었다.
그랬던 이능이 최대치까지 이르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검을 휘두르면 반경 30미터가 그야말로 초토화되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 가능해졌다.
그뿐이 아니다.
500미터 이내이긴 하지만 그 안에선 이기어검도 가능했다.
승급과 동시에 놀라울 만큼 강해진 센카는 제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B-3구역 밖으로 뛰쳐나가 닥치는 대로 몬스터를 쓸어버렸다.
대장군급 몬스터 십수 마리도 빛의 검 아래 고혼이 되었다.
일왕 센카의 활약을 목격한 일본인들은 열광했다.
“오오! 아마테라스께서 천황 폐하를 가호하신다!”
“위대한 일본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천황 폐하! 만세! 만세! 만세!”
“우와아아아아!”
“일본이여 영원하라!”
교토 본진에 닥친 몬스터들의 대대적인 침공도 지는 노을과 함께 그 힘이 다하여 쓰러졌다.
시설물의 파괴 못지않게 인명 피해 역시 적지 않았으나 승리에 도취된 사람들은 이를 잊고 일왕 센카를 연호하기에 바빴다.
열광적으로.
일왕 역시 이에 잔뜩 고무되어 있었다.
그의 두 다리는 가진 힘을 모두 소진하여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이로서 교토 한정이지만 몬스터 웨이브는 막을 내렸다.
이제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일왕의 상태가 좋지 않아 당장 움직일 순 없었다.
일왕의 침전.
힘을 무리하게 사용한 일왕 센카는 그 반동으로 결국 손끝 하나 까딱일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흠흠, 김 공을 볼 낯이 없습니다.”
사실 이번 교토 대전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은 일본인들의 생각과 달리 일왕이 아닌 은성이었다.
앞서 힘에 도취된 일왕이 미쳐 날뛰었을 때 기사를 보내어 그를 도왔다.
만약 기사가 지척에 붙어 일왕을 경호하지 않았다면 일왕은 이곳이 아닌 안치실에 있었을 것이다.
일왕 역시 이를 알고 있는지 눈에 미안함이 가득했다.
미워할 수 없게.
“부끄러움은 아니 다행입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그만 경거망동하고 말았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군요. 죄송합니다. 김 공.”
일왕의 신하들은 대단한 업적을 세운 자신의 군주가 죄인처럼 은성의 눈치를 살피자 언짢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다들 주제파악은 하고 있었기에 대놓고 이 감정을 발산하지 않았다.
사와코 총리가 한발 앞으로 나섰다.
“김 공, 천황 폐하께선 몸이 불편하신 듯하니 이만 공관으로 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곧 전리품 수거도 끝날 터이니 분배 문제도 논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은성은 사와코 총리의 목소리에서 전에 없던 가시가 느껴졌다.
딱히 그녀에게 실수한 게 없는데 왜 저러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린 은성은 자신을 바라보는 일왕을 보자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
그래서 은성은 모른 척 넘어가기로 했다.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도 아닌 데다 서로의 입장 차이도 있었으니까.
“사와코 총리. 김 공께 그 무슨 무례한 태도인가? 분배라니? 오늘 김 공이 없었다면 도시의 반은 부서지고, 수많은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오. 한데 그런 은혜를 모른 척하고 분배라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오! 오늘 얻은 부산물은 모두 김 공의 것이오. 거기서 단 하나도 빼선 안 될 것이오. 알겠소?”
하지만 일왕은 이를 그냥 두고 보지 않고 사와코 총리를 추궁했다.
이에 사와코 총리는 크게 당황했다.
전리품의 양도 양이지만 그 질이 상당하다.
한데 그 모든 걸 양도하라니.
아깝고 억울했지만 일왕의 뜻이 완고하였기에 사와코 총리는 그 뜻을 받아들였다.
“김 공, 제가 실수를 하였습니다. 오늘 얻은 전리품은 모두 실어 한풍가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암. 김 공. 오늘 군주를 참살하여 얻은 전리품입니다. 인벤토리는 내드릴 수 없지만 그 외 보상은 김 공의 것입니다. 부디 받아주십시오.”
각종 강화권이나 아이템은 그렇다 하더라도 최상급 스탯석의 경우에는 오직 군주급 몬스터를 사냥해야 손에 쥘 수 있는 희귀한 보상이기에 쉽게 내주기 힘들다.
그런데 그러한 것을 일왕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모두 내놓았다.
일왕의 배포에 은성은 새삼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건 넣어 두세요. 그리고 오늘 나온 전리품 모두 귀국에 양보할 테니 재건에 보태세요.”
“그럴 수 없습니다. 김 공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했는데 어찌 그런 염치없는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사와코 총리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해 갔다.
은성이 말할 땐 부드러워지고, 일왕이 말할 땐 굳어지는 게 썩 볼만했다.
그래도 자리가 자린지라 입도 벙긋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끓였다.
은성과 일왕의 줄다리기는 결국 은성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제야 사와코 총리는 활짝 웃으며 바쁘다는 핑계로 도망치듯 침전을 나섰다.
저 열혈의 군주가 또 엉뚱한 말을 할까 싶어.
“김 공을 볼 낯이 없습니다.”
“서둘러 시설물을 복구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세요.”
일왕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은성을 올려다보았다.
은성은 그 어깨를 다독인 뒤 돌아섰다.
곧 그 모습은 침전에서 사라졌다.
공간 이동으로 자취를 감춘 것이다.
홀로 남은 일왕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과거 자신의 선조들이 한반도에서 자행한 짓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구나.’
일왕은 몸을 쾌차하는 즉시 도쿄에서 이곳으로 이전한 야스쿠니 신사를 폐하기로 결심했다.
차후 공식적으로 과거사를 사죄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난관이 닥쳐도 반드시.
* * *
일왕의 침전에서 물러난 은성은 사카이시 상공을 비행 중에 있었다.
이곳에서 전날 처리하지 못한 던전 2개가 3킬로미터 거리를 두고 있었다.
웨이브가 발생했으니 필시 그 던전도 모두 터졌을 테니 이를 처리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다.
예상처럼 군주급 몬스터를 볼 수 있었다.
‘둘이 아니고 넷이라고?’
정찰에 나선 기수의 보고에 은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광선이라도 떨어졌나?
그사이 군주들이 은성과 히포그리프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웨이브의 힘이 아직 다하지 않았기에 놈들의 감각은 평소보다 더 민감하였기에 바로 알아차린 것이다.
놈들은 먼저 약한 쪽을 쳐 나갔다.
각 방면으로 보낸 기수들이 공격을 받고 대항했지만 결국 모두 강제 귀환 당하고 말았다.
그렇게 기수들을 없앤 군주들은 서로 다투지 않고 은성이 있는 곳으로 곧장 모여들었다.
한 마리도 아니고 무려 네 마리의 군주를 맞닥뜨린 건 경험 많은 은성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창과 검을 든 군주가 셋이었고, 지팡이를 든 군주가 하나였다.
웨이브 상황에선 몬스터의 기량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기에 경계해야 한다.
한데 그런 놈이 무려 넷이나 뭉쳐서 돌진하고 있었다.
번쩍!
지팡이를 든 군주가 그 끝을 은성을 향해 겨냥하자 거대한 번개가 날아왔다.
마법사를 동원하면 상쇄할 수 있었지만 은성은 공간 이동을 통해 공격을 피해 버렸다.
간발의 차이로 번개는 그가 있던 공간을 지나쳐 대형 빌딩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사라졌다.
‘넷을 상대하긴 벅찬데.’
은성은 전보다 더 높은 곳에서 적들을 노려보았다.
놈들은 상대가 갑자기 사라졌지만 각자 날뛰지 않고 마법사의 곁을 지켰다.
곧 구름 위로 피신한 은성을 발견한 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구름을 뚫고 솟구쳤다.
구름이 강물 흐르듯 그들의 발아래서 흘렀다.
사이사이 구멍 난 곳에서 지상이 얼핏 보였다.
이번에 마법사 군주는 공격이 아닌 결계를 펼쳤다.
‘이런!’
은성은 앞서 하얀 가면을 적으로 간주하고 그녀의 공간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마법사들의 힘을 본인에게 실험한 적이 있었다.
때문에 그 느낌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다.
공간 이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라 물리적인 방식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은성을 태운 기수가 히포그리프의 머리 방향을 틀고 전속력으로 비행했다.
마법사를 지키던 군주들은 그제야 그 곁을 떠나 은성을 쫓아왔다.
경쟁하듯이.
쐐애애애액.
다른 놈은 몰라도 마법사는 반드시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당해 보니.
다행하게도 공간 이동은 제한됐지만 인형 병의 소환은 문제없었다.
은성은 오크 군주 마법사 곁으로 마법사를 모두 소환했다.
동시에 자신의 전면으로 기사들과 그들을 태울 히포그리프를 소환했다.
소환된 기사들은 즉시 오러 블레이드를 발출하여 촘촘한 방어막을 형성했다.
곧장 은성을 향해 돌진하던 세 군주가 온 힘을 다해 이 벽을 공격했다.
쾅-!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굉음이 충돌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나타내고 있었다.
기사들에게 전해진 충격은 고스란히 그들을 태운 히포그리프가 받았다.
기수는 히포그리프를 격려하여 추락을 막았다.
기사들은 강했지만 지상이 아닌 상공이다 보니 제힘을 다 발휘할 수 없었다.
세 군주는 거듭하여 이 방어막을 공격했다.
그사이 오크 마법사 군주와 인형 마법사들이 치열한 전투를 펼쳤다.
결계가 먼저 무너질지, 아니면 오러 블레이드 방어막이 먼저 무너질지.
거듭된 공격에 결국 오러 블레이드의 방어막에 구멍이 생겼다.
그 틈으로 세 군주 중 하나가 잽싸게 들어왔다.
“취어아아아아-!”
오크 군주는 일격에 은성을 요절낼 생각인 듯 곧장 검을 내리그었다.
은성으로선 창졸지간에 벌어진 일이라 기사들을 소환할 시간이 없었다.
아니, 그들을 불러선 안 된다.
그랬다간 하나가 아닌 동시에 셋을 상대해야 할 테니까.
그러니 어떻게든 이놈을 제거해야 한다.
아쉽게도 놈의 검을 홀로 감당할 수 없었다.
대검과 전사도가 부딪치며 큰 불꽃이 일었다.
은성을 태운 히포그리프가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졌다.
은성이 위험에 처하자 기수는 히포그리프를 조정하는 대신 녀석의 등을 박차고 몸을 솟구쳤다.
몸을 솟구친 기수의 창이 군주의 복부를 노렸다.
군주는 재빨리 몸을 틀어 날개로 기수의 창을 받았다.
창은 날개를 꿰뚫었다.
비행에 지장을 줄 정도의 피해는 줄 수 없었다.
군주의 입에서 분노가 가득 담긴 괴성이 터졌다.
군주의 대검이 기수의 정수리로 떨어졌다.
기수의 창은 군주의 날개에 붙잡혀 있었기에 기수는 이를 어깨로 받았다.
어깨는 조금도 견디지 못하고 몸에서 분리됐다.
창대를 잡고 있던 손 역시 멀어졌다.
그런 상황 속에서 기수는 남은 한손으로 군주의 발목을 움켜잡았다.
그리곤 하체에 반동을 주어 두 다리로 놈의 허벅지를 감싸며 놈의 균형을 순간 무너뜨렸다.
기수가 자기 한 몸 희생해 만든 절호의 기회였다.
은성은 그 틈에 방어막을 형성하던 기사들 중 2기의 기사를 불러들여 함께 놈을 공격했다.
갑자기 나타난 기사들로 인해 군주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기수를 떨쳐내려는 시도를 중단한 놈은 두 기사의 오러 블레이드를 막기 위해 대검을 휘둘렀다.
쳐내기 위해서.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군주의 대검은 오러 블레이드와 부딪친 이후 떨어지지 않았다.
그제야 놈은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푹-!
기수와 기사들이 놈의 움직임과 이목을 끈 사이 은성이 내지른 검이 놈의 명치를 그대로 뚫어버렸다.
인간에게도 오크에게도 명치는 치명적인 급소였다.
군주의 몸이 벼락을 맞은 듯 떨리기 시작했다.
그사이 기사들이 놈의 대검을 쳐내며 그 힘 그대로 놈의 목을 벴다.
오른쪽에서, 왼쪽에서 동시에.
서걱!
넷 중 하나가 사라졌다.
1 대 10의 구도로 싸우던 마법사들의 싸움 역시 다수를 차지한 인형 마법사들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었다.
인형 마법사를 상대하느라 힘이 빠진 것인지 은성은 자신을 방해하는 결계의 힘이 그새 많이 약화된 걸 느꼈다.
‘이 정도면 공간 이동을 사용할 수 있겠는데.’
남은 두 군주는 세가 불리한 걸 느꼈는지 기사들을 떨쳐내고 마법사들의 전투가 펼쳐지고 있는 그곳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놈들은 그곳에 도착할 수 없었다.
공간 이동을 통하여 단숨에 이동한 은성이 그 앞에 기사들을 살포(?)하였기 때문이다.
앞서 기사들의 힘을 맛본 놈들은 부딪치지 않고 양옆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은성은 이번엔 놈들을 막지 않았다.
대신 마법사를 확실히 끝내기 위해 기사들을 그쪽에 소환해 버렸고, 기사들이 가세하자 열세에 놓여 있던 오크 군주 마법사는 결국 마법과 오러 블레이드에 의해 재가 되어 흩어졌다.
-수라족의 쵸파를 처치했습니다.
놈이 죽자 남은 군주들은 앞서와 달리 멋대로 행동했다.
‘군주들이 저놈의 지시를 받았던 건가?’
놈들의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진 이유가 이제야 밝혀졌다.
남은 두 놈을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서로 힘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에서 각자 행동하고 있었기에 더욱 손쉬웠다.
한 놈이 마법에 의해 죽고.
또 한 놈이 기사의 검에 머리와 하체가 분리되어 죽자 경험치가 충족되었는지.
-SSS등급으로 승급합니다.
-소환수의 숫자가 총 5,000기로 증가합니다.
-기사와 마법사 한정 특수 스탯 +50 증가합니다.
-소환수의 모든 스탯 +10 증가합니다.
-특수 병과 한정 특수 아이템이 생성됩니다.
-특수 병과의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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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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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과를 선택하십시오.
드디어 소원하던 승급을 이룰 수 있었다.
예상보다 더 뛰어난 수준의 힘을 손에 넣은 은성의 입가에 맺힌 미소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