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52)
제152화. vs 제이슨
슬러터하우스 대 보코하람 클랜 간의 결투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이제 남은 간부 숫자는 슬러터하우스 쪽 3명, 보코하람 쪽 4명.
하지만 현재는 슬러터하우스 쪽이 명백한 위기 상황이다.
마스터인 제이슨을 제외하면, 남은 두 명의 간부가 제일 약한 2팀장과 3팀장이기 때문이었다.
반면 지금 보코하람 쪽 선수는, 현재 양 클랜을 통틀어 제일 강할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 김진성.
“으으으…! 어서 나가지 않고 뭐 해?!”
제이슨은 분노로 바들바들 떨면서 남은 두 간부에게 버럭 외쳤다.
어차피 제이슨이 패배하면 사실상 슬러터하우스 쪽이 지는 상황이다. 남은 두 명이 나가서 김진성의 체력이라도 깎아놔야 그나마 제이슨에게 희망을 걸 수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승산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두 명의 팀장은 김진성을 상대하기 위해 앞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죽더라도 사지 하나라도 자르고 죽어! 살아 돌아올 생각은 하지도 마!”
앞으로 나서는 3팀장의 등 뒤에 대고 제이슨이 외쳤다. 그의 두 눈동자는 살기로 가득 물들어 있었다. 정말 ‘항복’을 외치고 돌아오는 순간 본인의 손으로 처치할 기세였다.
“…….”
말없이 제이슨을 바라보던 3팀장의 시선이, 의자에 앉아 있는 파블로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파블로의 눈빛에서도 살기가 일렁이고 있는 모습을.
‘…하아….’
잔뜩 긴장한 표정에서 이내 자포자기한 듯한 얼굴로 바뀐 3팀장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이러면 정말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한다. 행여나 운 좋게 제이슨의 손에 안 죽더라도 나중에 파블로의 손에 죽게 생겼다.
“망할… 하아아압!!”
그는 이내 기합과 함께 전신의 마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구스타보처럼 웃옷을 벗어 집어던지는 모습.
그의 상체에 새겨져 있는 특이한 모양의 문신이 보라색으로 빛났다.
‘…무슨 마법진처럼 생겼는데….’
김진성의 예상은 정확했다.
곧 김진성의 주변 시야가 흐릿해지더니, 이내 완전히 다른 환경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갑자기 찬 바람이 부는 허공으로 바뀐 주변을 김진성은 돌아보았다.
‘…낭떠러진가?’
3팀장과 김진성, 둘만 서 있는 원형 모양의 땅. 그 바깥은 까마득한 낭떠러지였다.
끝이 안 보이는 밑바닥을 바라보고 있을 그때, 3팀장의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나의 아공간에 온 걸 환영한다! 저 하늘을 봐라!”
3팀장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을 김진성은 바라보았다.
하늘에 태양이 두 개 떠 있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하나는 운석이었다.
점점 운석이 커지고 있는 걸 보아, 빠른 속도로 둘이 있는 쪽으로 날아오고 있는 것 같았다.
“빨리 날 처치하지 못한다면, 둘 다 저 운석에 맞아 죽고 말 거다! 대략 1분 정도면 이곳에 충돌할….”
▶ 보유 스킬인 ‘무효화’를 사용했습니다.
“…어?”
3팀장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당황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의 온몸에 새겨진 문신의 보랏빛이 순식간에 사라짐과 동시에, 주변 환경도 다시 원래의 창고로 되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뭐지? 이, 일단 다시 마나를 끌어올려서….’
▶ 보유 스킬인 ‘능력 봉쇄’를 사용했습니다.
▷ 이제부터 목표물은 마나와 능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어?!’
아까보다 더 당황한 표정으로 어쩔 줄을 모르는 3팀장의 모습.
너무 당황한 나머지, 김진성이 바로 코앞까지 날아올 때까지 아예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도대체 왜 마나가… 헉?!”
퍼억!
부릅뜬 눈으로 헛바람을 들이켜는 것이, 3팀장의 생전 마지막 행동이었다.
▶ 상대방의 특성인 ‘선택받은 마나 컨트롤러’를 획득했습니다.
▷ 선택받은 마나 컨트롤러 : 영구적으로 지능 수치가 70 증가합니다.
‘…역시, 마법진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었군.’
김진성은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을 치워버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방금 아공간 마법진은 몸에 새겨 놓았던 문신을 이용해 사용한 것처럼 보였는데, 알림창에 마법진 관련 특성이나 스킬이 안 떠오르는 걸 보니 정말인 모양이었다.
그렇게 손쉽게 3팀장을 처치한 김진성은, 네 번째 선수로 2팀장을 상대하게 되었다.
“흐어어어…!”
김진성 앞에 선 그는 곧바로 온몸의 피부 위에 거대한 화염 성질의 마나를 일으켰다.
곧, 창고 안이 2팀장이 내뿜은 화염 마나로 가득 찼고, 이내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오만하구나! 경기장 전체를 내 홈그라운드로 만들 때까지 가만히 나를 내버려 두다니!”
어느새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변한 2팀장이 씨익 웃으면서 김진성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오만하게 군 대가를 받아라! 이 홈그라운드 안에서는, 설사 나의 마스터 제이슨이라도 쉽사리 날 이기지 못….”
쏴아아아!
“……!!”
하지만 2팀장이 만든 홈그라운드는, 갑자기 창고 천장에서 쏟아진 폭포수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마, 말도 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진성을 바라보며 말을 더듬는 2팀장.
“번개 능력도 모자라 어떻게 냉각 능력까지… 헉?!”
중얼거리던 그는 갑자기 눈앞까지 날아온 김진성에 헛바람을 들이켰다.
하지만 결과는 3팀장과는 달랐다.
펑! 하고 터지는 소리는 들려왔지만, 진짜 머리 대신 머리 모양의 화염구가 터졌기 때문이었다.
간신히 온몸을 화염 성질로 변환시켜 위기에서 벗어난 2팀장은, 최대한 멀찌감치 물러난 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우, 간발의 차이였어….”
▶ 보유 스킬인 ‘능력 봉쇄’를 사용했습니다.
▷ 이제부터 목표물은 마나와 능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
이번에도 3팀장처럼 당황한 목소리를 내는 2팀장.
그런 그를 향해 김진성은 다시금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히익…!”
기겁하면서 최대한 뒤로 몸을 날려 피하려고 했지만,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는 그의 도주 속도는 김진성이 보기에는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렸다.
김진성은 뒤로 몸을 날리는 2팀장의 바로 코앞까지 순식간에 도달했고, 곧바로 주먹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자, 잠깐만!”
퍼억!
2팀장의 마지막 소원을 김진성은 들어주지 않았다.
▶ 이미 상대방의 특성인 ‘불의 친구’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 상대방의 특성인 ‘화아일체(火我一體)’를 획득했습니다.
▷ 화아일체 : 불꽃으로 변신합니다. 물리 공격 피해에 면역 상태가 됩니다.
– 화염 성질을 가진 스킬을 사용 시 마나를 소모하지 않으며, 대미지가 2배 증가합니다.
– 냉각 스킬에 대미지를 2배 더 크게 입습니다.
“자, 이제 한 명 남았나?”
김진성은 그렇게 말하면서 혼자 남아 있는 제이슨을 돌아보았다.
“…….”
할 말을 잃은 듯한 제이슨의 표정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절망감, 상실감, 분노, 살기, 허탈감 등등 수많은 감정이 저 커다란 얼굴 안에 모두 담겨 있었다.
그때, 김진성의 귀에 리카르도의 감탄한 듯한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정말 놀랍군. 이런 인재가 B구역에서 썩고 있었을 줄이야….”
그러면서 김진성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두 가지 감정이 실려 있었다.
기쁨, 그리고 탐욕이었다.
“저 정도면 트리운포 본사에 추천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실력처럼 보이는데….”
“……!”
“자네가 보기에는 어떤가?”
김진성의 눈이 살짝 커진 것을, 리카르도는 바로 파블로를 돌아보느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파블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난 잠깐 화장실에.”
낮은 목소리의 한마디 말과 함께 일어서서 창고 밖을 나가는 파블로는 그 어느 때보다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바로 제이슨의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살기 넘치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본 파블로는, 이내 쾅!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문을 닫았다.
그 모습을 본 리카르도는 피식 웃었다.
‘큭큭큭, 어때?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대결에서 패배 직전까지 몰린 기분이?’
아마 파블로는 알롭스키에 대한 정보 없이 기존 간부들의 실력 차만 생각하고 덥석 결투를 제안했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알롭스키’만 제외하면, 간부들끼리의 실력 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당장 이삭한테 보코하람의 2, 3인자가 모두 패배하지 않았던가.
‘이제 알롭스키가 제이슨만 이겨준다면 최상의 결과인데 말이지….’
리카르도가 속으로 생각하며 계속 김진성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만약 저 러시아 놈이 제이슨까지 압도적으로 잡아낸다면, 그땐….’
거기까지 생각을 이었을 그때.
보코하람 클랜 쪽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훌륭해! 아주 잘하고 있어! 이대로 제이슨까지 몰아붙여 끝내버려! 알았지!”
기쁜 표정으로 박수까지 쳐가며 김진성을 향해 격려하는 그는 위쉬안이었다.
포션을 다섯 개를 넘게 들이부은 효과가 있었는지, 언제 다쳤는지도 모를 정도로 100% 멀쩡해진 상태였다.
“이거 잘하면 마스터까지 가지도 않고 끝날 수도 있겠는데요? 그러면 정말 최상의 결과 아닙니까!”
이번에는 당고테를 돌아보며 소리 높여 외쳤다. 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 보였다.
뒤에서 지켜보는 나머지 간부들이 인상을 찡그릴 정도였다.
‘그래도 부마스터가 죽었는데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설마 아쿠마가 죽어서 더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내가 보기엔 충분히 더 좋아할 인간처럼 보이긴 하는데….’
그때였다.
“조용히 해라. 아직 결투 안 끝났어!”
당고테가 냉랭한 목소리로 위쉬안을 향해 외친 것이다.
“만약 이번 대결에서 제이슨이 별 피해 없이 알롭스키를 이기기라도 하면, 그땐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말에 위쉬안도 순간 얼굴에 떠오른 기쁜 감정을 지웠다.
맞는 말이었다.
이번 대결에서 알롭스키가 패배하는 순간, 남은 멤버는 당고테와 4팀장인 팀부뿐이다.
가장 실력이 낮은 팀부가 제이슨을 이길 가능성은 0%에 가까우니, 사실상 제이슨 vs 당고테, 둘의 대결로 승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 전에 무조건 알롭스키가 이겨주는 게 좋다. 그게 최선이야.”
“그래도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겠습니까? 제이슨과 비슷한 실력이라는 이삭도 쉽게 잡아낸 알롭스키인데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당고테는 한마디로 위쉬안의 긍정적인 의견을 일축했다.
“둘 다 싸워본 입장이라 잘 안다. 제이슨은 이삭보다 훨씬 강해.”
거기까지 말했을 그때.
드디어 우두커니 서 있던 제이슨이 걸음을 옮겨 김진성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가 김진성 바로 앞으로 이동할 때까지, 창고 안은 그의 발소리 외에는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 저 원숭이가 처음으로 맞는 말을 했군.”
이내 김진성 앞에 선 제이슨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만 멀쩡하게 잡으면 당고테와 1 대 1로 승부가 난다. 그리고 난, 당고테보다 강해.”
“…….”
“즉, 너만 잡으면 슬러터하우스의 승리라는 거다. 너만 잡으면!!”
순간 목소리를 높이면서, 체내의 마나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는 제이슨.
동시에 그의 온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 기운에 잠식당한 김진성은,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고테의 말이 맞아. 이삭보다 훨씬 강한 놈이야.’
“죽어라아아!!”
제이슨이 외치면서, 그 거대한 덩치를 날리며 김진성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들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