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231)
제231화. 뷔페
잠시 후.
단틸리온의 아공간 내에 차원의 문이 열렸다.
단틸리온은 그곳으로 김진성을 안내했고, 곧 둘은 완전히 다른 환경의 장소로 이동하였다.
도착하자마자 김진성은,
쿠워어어!
으르르…!
캬아아아!
온갖 몬스터들의 다양한 괴성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었다.
“…몬스터 사육장인가?”
주변을 둘러본 김진성의 질문이었다.
각종 봉인 마법이 각인된 듯한 거대한 철창들. 그리고 그 안에서 날뛰고 있는 수많은 다양한 몬스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김진성이 하나같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몬스터들을 찬찬히 살펴볼 때,
[정확히 말하자면 ‘생체 연구실’이다. 인간들이 자주 사용하는 ‘연구용 쥐’ 아느냐?]“…저 몬스터를 연구용 쥐처럼 사용한다고?”
[정확하다. 이쪽이다.]단틸리온이 발걸음을 옮기자 김진성도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이동하는 내내 양옆에 늘어져 있는 수많은 강철 우리와 그 안의 몬스터들을 구경하면서 계속 걸음을 옮기는 김진성.
잠시 후.
[여긴 무슨 일이냐, 단틸리온?]한 마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김진성은 전방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얼굴에 방독면 비스름한 마스크를 쓴 채, 전신을 로브와 가죽 장갑 등으로 가리고 있는 존재가 서 있었다.
[계약을 이행하러 왔다, 데카라비아.]단틸리온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혹시 당장 죽여도 상관없는 놈들이 좀 있나? 될 수 있으면 마계던전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신선한 놈들이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놈들이야 많지. 따라와라.]데카라비아는 흔쾌히 대답하며 단틸리온과 김진성을 한쪽으로 안내했다.
곧 거대한 철문 앞에 도착한 데카라비아가 중앙에 새겨진 문양에 마기를 불어넣자, 육중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철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음?’
동시에 문 안쪽에서 나는 역한 냄새에 김진성의 눈동자 안에 이채가 돌았다.
그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냄새였기 때문이었다.
‘파이트 클럽 소각장 냄새랑 똑같은데, 설마?’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문 안쪽으로 들어가니, 소각장 벽 안쪽에 설치된 아궁이가 활활 불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마계를 상징하는 푸른색의 지옥 불 말이다.
[여기 있는 놈들 모두 실험 후 소각될 예정이지.]데카라비아가 소각장을 둘러싼 감옥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감옥 안에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헐떡이고 있는 수많은 기괴한 몬스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오므르가라면, 몬스터를 잡아먹으면서 강해지는 놈이잖아? 원한다면 여기 있는 놈들은 전부 잡아먹어도 좋다.하지만 다른 곳의 몬스터들은 안 돼. 전부 실험체로 계속 써먹어야 하니까.] [걱정 마라. 영혼의 맹세를 한 이상 저 인간도 합의된 놈들만 잡아먹을 수 있으니까.] […그래도 오므르가라고 생각하니까 영 께름칙해서 말이지…. 뭐, 네가 알아서 잘 컨트롤하리라 믿는다.]
거기까지 말을 마친 데카라비아는 소각장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힌 뒤, 단틸리온이 김진성을 돌아보았다.
[아까 네가 말한 대로라면, 인간의 모습일 때 처치하는 건 상관이 없다는 것이냐?]“어.”
김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시야 구석에 떠올라 있는 알림창을 확인해 보았다.
▷ 능력 완전 흡수 : 처치한 상대방의 시체를 흡수하여, 대상이 보유한 능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흡수합니다.
※ 시체를 완전히 흡수할 시 획득하는 신체 능력치와 비스 크리마 포인트가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 시체를 완전히 흡수할 시, 이전에는 얻지 못했던 처치한 상대방의 숨겨진 스킬 혹은 특성을 획득할 확률이 대폭 상승합니다.
오므르가라는 본 정체를 깨달았을 때 떠올랐던 알림창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김진성은 말을 이었다.
“단지 오므르가 본체 상태로만 흡수하지 않으면 돼.”
그의 시선이 다음 알림창으로 향했다.
▷ 폭식화 : 상대방의 시체를 하나 잡아먹을 때마다 1시간 동안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하지만, ‘폭식화’ 역시 20% 상승합니다.
폭식화 퍼센티지가 100이 되면, 1시간 이상 이성을 상실하게 되며, 주변의 살아 있는 생명체를 모조리 먹어치우게 됩니다.
이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생명체를 먹어치워도 계속해서 모든 능력치가 10%씩 상승하며, 폭식화가 끝났을 때 능력치 버프도 모두 사라집니다.
폭식화 디버프는 오므르가 본체로 변신했을 때만 적용됩니다.
“…당장 여기 있는 몬스터들을 오므르가 상태로 먹어치우면, 바로 ‘영혼의 맹세’를 어겨버리고 말 거야.”
[큭큭큭…! 맹세서를 작성하길 정말 잘했군, 그래!]소리 죽여 웃는 단틸리온에게서 고개를 돌린 김진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본체를 드러내는 건 정말 위험한 상황에서만 사용해야겠다. 나도 모르게 강한 적들을 흡수하다가 폭식화가 발동되어 버리면 위험하니까.’
솔직히 다른 건 다 참더라도, 강한 적을 쓰러뜨렸는데 그의 능력을 흡수하지 않는 건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떻게든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능력을 흡수하면 되는 일이지만, 만일의 경우라는 게 있지 않은가.
김진성은 강한 적이 다섯 명 미만의 소수이거나, 혹은 그와 비슷하게 폭식화가 100% 달성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본체를 드러내기로 다짐했다.
“자, 그러면 간만에 뷔페를 좀 즐겨볼까?”
김진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철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몬스터들 주위에 검은 아지랑이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전에 공허충들을 상대할 때처럼, 몬스터들을 완전히 마기 안에 잠식시켜서 잡아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야 ‘능력 완전 흡수’ 특성이 발동되니까 말이다.
* * *
“오셨습니까?”
차원의 틈을 통해 들어오는 홍연석을 반기는 목소리.
바로 대한 클랜의 부마스터, 유준호였다.
“왜 바위에 앉아 계십니까? 편히 앉으시라고 소파도 갖다 놓았는데….”
“됐습니다. 다른 차원까지 와서 지긋지긋한 가죽 소파에 앉고 싶지는 않네요. 아, 이러면 홍 팀장님도 바위에 앉아야 하니까, 자리를 다시….”
“아닙니다. 안 그래도 온종일 앉아 있기만 해서, 서서 보고드릴 예정이었습니다.”
홍 팀장의 대답에 유준호가 물었다.
“온종일 앉아 계셨다는 말은 즉, 암호화 작업이 좀 오래 걸렸다는 말이시군요.”
“네. 아무래도 연락을 받을 사람이 꽤 많아서 말입니다.”
“그렇죠. 모든 2인자들이 다 받아야 하니까요. 암호문은 모두 돌렸습니까?”
“네. 전원 받고 해독한 것까지 확인하고 이곳에 오는 길입니다.”
“반응은 어떻던가요?”
유준호의 질문에 홍 팀장은 술술 대답했다.
“일단 회의 장소를 다른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 자체를 굉장히 획기적이라고 칭찬하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다른 차원에서 회의를 진행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 해봤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그러게요. 왜 진작 우리도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타인에게 감시 스킬이 걸려 있다 하더라도 도청당할 일도 없는 최고의 장소인데 말이죠.”
되묻는 유준호가 있는 이 장소 역시, 지구가 아닌 타 차원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준호의 아공간이었다.
얼마 전 시련의 탑 45층 안에서 홍 팀장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던 유준호는, 그 장소에서 영감을 얻어 이후 모든 비밀회의는 지금처럼 다른 차원에서 진행했다.
내일 열리는 2인자들의 대규모 비밀회의 장소를 타 차원으로 정하자는 의견 또한 유준호가 먼저 제안했고 말이다.
“제가 알기로는 예전부터 의견은 나왔었는데, 차원 이동의 위험성 때문에 결국 실행하지는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하긴, 차원의 좌표가 갑자기 바뀌면 영영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사실, 내일 있을 회의도 그 부분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주요 메이저 클랜의 마스터들마저 감시 스킬이 걸린 것이 아닌가 의심받는 상황에서, 타 차원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것만큼 도청에 안전한 방법은 없어요.
오히려 문제는 김진성 쪽이죠.”
유준호가 말을 이었다.
“하필 최근에 그레이엄을 죽여서 차원 능력을 얻어버린 게 문제입니다. 내일 회의 장소가 만에 하나라도 김진성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바로 차원 좌표를 알아내 포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꽤 큽니다.”
“그걸 대비한 방비 작업도 지시하신 대로 모두 해 놓았습니다.”
“압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해요. 지금까지 테러를 당한 관공서가 방비 작업이 부족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홍 팀장이 유준호의 말을 순순히 수긍하며 말을 이었다.
“안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내일 참석하는 이인자 중 한 명의 클랜에서, 혹시 모를 테러를 대비해 믿을 만한 실력자를 한 명 보낸다고 합니다.”
“누구죠?”
홍 팀장은 주변을 살피더니, 손으로 입을 가린 뒤 입 모양만으로 유준호의 질문에 대답했다.
알아들은 유준호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입니까?”
“저도 믿기지 않아서 몇 번이나 재확인을 거쳤습니다. 확실합니다.”
“그러면 확실히 한시름 덜었네요.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밝은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까지 내쉬는 유준호. 그가 최근 들어 이 정도로 기뻐한 적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 * *
그 시각.
엘나콘 항구의 선박장에서 바닷가 쪽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서 있는 남성이 한 명 있었다.
마계던전에서 막 빠져나온 김진성이었다.
“…저건가 본데.”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김진성이 혼잣말을 했다.
빠른 속도로 항구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거대한 함선.
선박 전체가 파란색으로 칠해진 함선에는 국기나 클랜 마크 같은 것이 하나도 그려져 있지 않았다.
자칫 해적으로도 오해할 수 있을 법한 함선은 이내 엘나콘 항구의 선박장에 다다랐다.
동시에, 선박 위에서 한 명의 여성이 김진성이 서 있는 쪽으로 바로 뛰어내렸다.
“오래 기다리셨나요?”
김진성의 옆으로 다가와 밝은 미소와 함께 묻는 아름다운 미녀.
홍현진이었다.
“오래 기다리긴 했는데,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김진성의 대답에 홍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보이네요.”
그녀의 시선이 이내 김진성 주위에 즐비하게 쓰러져 있는 남성들에게로 향했다.
안 봐도 뻔했다. 분명 최근 밀입국하는 이들을 노리는 강도들이 이곳을 찾아온 김진성한테 다짜고짜 덤벼들었을 것이다.
“…죄송해요. 최근 연합을 결성한 이후 항구 쪽 치안을 바로잡으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 쉽지가 않아서요.”
“아닙니다. 하루 이틀 걸리는 일도 아닐 테고요. 일단 올라가시죠.”
“네.”
이내 김진성은 홍현진과 동시에 뛰어올라 선박 위에 올라탔다.
이후 홍현진의 안내에 따라 선박 내 회의실로 향했다.
“여러분, 김진성 님입니다.”
회의실 문을 열면서 홍현진이 소개하자, 안에 앉아 있던 이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김진성은 회의실을 빠르게 눈으로 훑으며 그들의 첫인상을 확인해 보았다.
‘일단 모두 정체를 가리고 있군.’
하나같이 모두 마스크나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특징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특징은….
[쯧쯧쯧, 하나같이 나약해 빠진 놈들밖에 없잖느냐?]단틸리온이 대신 김진성의 심정을 대변해서 말해주었다.
절대로 마계를 벗어날 수 없는 마신, 단틸리온이 중간계에 있는 김진성에게 직접 말을 걸어온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