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235)
제235화. 이에는 이로
시간 조종.
항상 최악 중의 최악을 가정하는 조심성 많은 김진성조차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단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능력에 순간 스턴 상태가 되었을 그때.
[정신 차려라!]단틸리온의 쩌렁쩌렁한 외침이 김진성의 두뇌를 뒤흔들었다.
‘…일단 워프부터 하자.’
정신을 차린 김진성은 ‘차원 이동 텔레포트’ 스킬을 사용했다.
동시에 순식간에 주변 환경이 바뀌었다.
칠흑 같은 어두운 공간에서, 빌딩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도심 한복판으로 말이다.
그 빌딩 중 한 곳의 옥상으로 이동하자마자,
“어떻게 됐어?”
다급히 묻는 박도준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김진성은 대답했다.
“완벽하게 실패했어.”
“이런….”
“바로 2차 작전에 돌입한다. 2차 작전 위치는 알파 클랜 본사야.”
이어진 말에 박도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알파 클랜?! 아, 씨! 그 많은 클랜 중 하필 왜 알파 클랜 본사야?”
“빨리 움직여! 적들이 뭉치기 전에 빨리 작전에 들어가야 해.”
“망할….”
박도준은 투덜대면서도 곧바로 무전기 전원을 누른 상태로 빠르게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대화를 나누던 그가 김진성에게 말했다.
“2차 작전 준비는 시작했어. 본사 테러 준비가 끝나면 바로 보고할게.”
“오케이.”
대답과 동시에 김진성의 신형이 옥상에서 사라졌다.
이후 그가 나타난 곳은 알파 클랜 본사 건물 하늘 위.
김진성은 ‘완전 투명화’ 스킬을 사용한 상태로 공중에서 건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제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박도준의 목소리만 들려오면, 바로 2차 작전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확실해?’
잠깐 여유가 생긴 김진성이 다시금 속으로 단틸리온에게 질문했다.
[무엇을 말이냐? 헤밍스턴이라는 놈의 능력 말이냐?]‘어.’
[그렇다.]단틸리온이 대답을 이었다.
[마치 중간 부분이 잘려 나간 영상이 재생되듯 계속 순간 이동 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부터 의심하고 있었다.중간계가 아닌, 마신이라 할지라도 빠르게 움직이면 최소한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그런데 헤밍스턴, 그놈은 움직일 때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았어.
그리고 마지막에 네 공격을 막아냈을 때.]
단틸리온은 어비스 폭탄을 맞아가며 돌격하던 김진성을 검으로 막아냈던 헤밍스턴의 모습을 떠올렸다.
‘…검이 없었다고?’
[잘 생각해 봐라.]김진성은 재빠르게 조금 전 마계던전 최종 층에서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정말이었다.
처음 포위되었을 때부터 헤밍스턴의 신체 어디에도 검이 장착되어 있지 않았었다. 허리춤이나 등에 검집과 함께 꽂혀 있지도 않았었고, 손에 든 상태도 아니었다.
‘심지어 처음 공격할 땐 맨손으로 달려들어 스킬을 사용했었어.’
그랬던 그가 갑자기 마지막 합을 나눌 때 전력으로 검을 휘둘렀었다.
그렇다면 검은 어디서 난 것일까? 그전까지 신체 어디에도 없었고, 더군다나 부하 중 한 명이 가져다준 적도 없었는데 말이다.
‘아공간 주머니 비슷한 것에서 꺼내는 행동도 못 봤어. 그렇다면 정말로…?’
[시간 조종이 맞다.]확신에 찬 어조로 중간에 끼어드는 단틸리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확실해? 혹시나 다른 능력자일 수도 있잖아? 무기를 아공간에서 손으로 순간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자거나….’
[그런 하찮은 능력자라면,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너를 어떻게 두 번이나 공격했겠나?]반박으로 김진성의 입을 다물게 만든 단틸리온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놈 중에 아까 헤밍스턴과 똑같이 행동하는 놈이 한 명 있다.‘그놈’ 역시, 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자지.]
‘그래?’
[이제부터 너는 ‘그놈’의 능력을 이용해야 한다.]단틸리온의 말투가 익숙한 톤으로 바뀌었다.
평상시 김진성을 교육할 때 그 톤 말이다.
[왜냐하면, 시간 조종 능력을 이기려면 같은 능력을 보유하는 것밖에 답이 없기 때문이다.]‘…어떻게 시간 능력을 사용할 수 있지? 그리고 ‘그놈’은 또 누군데?’
[내가 어제 마계던전을 떠나기 직전에 가르쳐준 걸 기억하느냐?]‘그거야….’
단틸리온의 질문에 대답하려던 김진성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설마?’
[그래. 이제 내가 말한 ‘그놈’의 정체가 누구인지 알 것이다.]김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어제 단틸리온에게 교육받은 능력으로는 ‘그것’밖에 소환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 모든 준비가 끝났다.
–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박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진성은 바로 대답했다.
“작전 개시.”
동시에 김진성은 그대로 알파 클랜 본사 건물 쪽으로 수직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 * *
그 시각.
“휴…!”
“살았다….”
“다들 무사한가?”
알파 클랜의 본사 건물 내 마련된 비밀 장소에는, 단체로 넘어온 이인자들이 모여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알파 클랜원들은 재빠르게 피해 상황을 점검한 후 헤밍스턴에게 보고하는 모습이었다.
“보고드립니다. 투입된 클랜원 중 사상자는 총 24명이며 그중 3명이 중상입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으며 중상자 또한 모두 치료 후 원상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자들의 피해는?”
“없습니다.”
“좋아. 다들 위치로 복귀해라.”
“넷.”
보고자가 경례와 함께 물러난 후, 헤밍스턴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아직도 마신들을 만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인자들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에 잠겼다.
‘내가 없었으면, 어쩌면 전멸했을 가능성도 있었겠군.’
만약 마계 최종 층에 한 번이라도 발을 디뎌본 헤밍스턴이 이번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그가 ‘시간 역행’ 능력을 사용할 줄 몰랐었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이인자들 대부분이 마신들의 포위망을 뚫지 못하고 괴멸되었을 확률이 높았다.
‘다시금 확인했다. 마신들은 절대 인간의 능력으로는 상대 불가능해.’
헤밍스턴, 그마저도 감히 마신들을 맞서 상대할 생각을 못 하고 도망치는 것부터 고려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보다도 훨씬 약한 이인자들이 어떻게 마신들을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다행히 시간 역행을 통해 빠르게 좌표를 알아내서 다행이었지만….’
▷ 시간 역행 : 시간을 과거로 다시 돌립니다. 사용자만 지금까지의 기억을 모두 가진 채로 다시 과거로 돌아갑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0초입니다.
마계 최종 층에 이동한 직후, 현재 차원이 어디인지 확인한 헤밍스턴은 곧바로 ‘시간 역행’ 능력을 사용해 과거로 돌아갔다.
원래 회의 장소인 5층 마계던전 차원으로 돌아간 헤밍스턴은 미리 회의실 근처에 비치되어 있던 ‘차원 좌표 계산기’를 집어 들었다.
거의 동시에 다시 마계 최종 층으로 강제 이동한 헤밍스턴은 바로 현재 좌표를 찾아내었고, 다시 ‘시간 역행’ 능력을 사용했다.
이후 알파 클랜 본사와 연결되는 ‘차원의 틈’을 열 준비를 마친 뒤, 마계 최종 층으로 이동하자마자 바로 차원의 틈을 연 것이다.
‘이후 간신히 부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위험했어. 특히 김진성, 그놈….’
김진성의 모습을 떠올린 헤밍스턴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조금 전, 김진성을 두 번 맞상대했을 때 헤밍스턴은 ‘시간 역행’과 ‘시간 정지’ 스킬을 각각 한 번씩 사용했었다.
처음에는 김진성이 숨어 있는 위치를 확인한 직후 사용했다.
마기가 차원의 틈으로 이동하는 것을 역으로 추적해 간신히 김진성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시간 동안 차원의 틈이 다시 닫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시 ‘시간 역행’으로 10초 뒤 과거로 돌아간 뒤, ‘시간 정지’ 스킬까지 사용했다.
▷ 시간 정지 : 현재 차원의 흘러가는 시간을 정지시킨 후, 사용자만 행동이 가능해집니다.
단, 제한 시간은 0.01초입니다.
제한 시간이 아주 짧았지만, 그래도 김진성을 깜짝 놀라게끔 급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만큼 헤밍스턴의 경지가 높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그놈, 이동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빨랐어. 설마 내가 공격 한 번을 막아내기 위해 또 능력을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마지막 김진성의 돌진도 처음에는 막을 수 없었다.
실제로 헤밍스턴이 반응한 건 김진성이 돌진해서 차원의 틈을 폭파한 뒤였다. 그 정도로 김진성의 속도는 빨랐다.
또다시 ‘시간 역행’을 사용해서 과거로 돌아간 뒤, ‘시간 정지’를 연이어 사용해 미리 돌진 루트로 달려들어 차단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헤밍스턴 본인의 목숨도 위험해질 뻔했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제일 위험한 상황에서는 벗어났다.’
일단 본진인 알파 클랜 본사로 한 명의 사망자도 없이 무사히 이동한 것 자체가 대성공이다.
홈그라운드로 돌아온 이상, 이제 김진성 측이 어떤 작전을 펼치더라도 아까 마계던전 최종 층보다는 더 빠르고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다.
“감사합니다, 헤밍스턴 님.”
그때 유준호가 그에게 다가와 진심을 담아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헤밍스턴 님이 아니었으면 여기 있는 인원 모두가 이렇게 무사히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직 안도하지 마라.”
헤밍스턴이 단호하게 말했다.
“아까 마계 최종 층에서 모습을 보인 건 적들 가운데 김진성, 단 한 명뿐이야. 당장 나머지 인원이 본사를 기습한다 하더라도 이상할 게 전혀 없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모든 메이저 클랜에게 긴급 지원 병력을 요청했습니다.
늦어도 10분 안에 센터 구역에 있는 모든 클랜의 지원 병력이 이곳, 알파 클랜 본사로 집결할 것입니다.”
“…알겠네.”
헤밍스턴은 고개를 숙인 유준호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확실히 훌륭한 재목이군. 대한 클랜의 그 늙은이가 입술이 마르도록 칭찬한 이유가 있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으며,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 또한 빠르고 유연하다.
이미 검증된 개인 능력까지 생각해 보면, 유준호는 경험을 제외한 모든 면이 완벽한 리더 재목이다.
‘듀크가 따라잡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군….’
헤밍스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뒤쪽에 서 있는 듀크에게로 향했다.
말없이 유준호의 등 뒤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아까 전 5층 마계던전 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그때였다.
우우웅~!
갑자기 천장 위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생성된 드넓은 워프 마법진의 모습이 헤밍스턴의 두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다른 곳도 아닌, 알파 클랜 본사 내 비밀 건물 내부다. 외부인이 몰래 들어오거나 침입하는 게 불가능한 장소라는 뜻이다.
그런 곳에 허락받지 않은 워프 마법진이 생성된다고?
‘설마 또 김진성 쪽 놈들의 짓인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워프 마법진을 통해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고,
“……!”
헤밍스턴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저건…?!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