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236)
제236화. 마신보다 강한
그 시각.
김진성을 제외한 나머지 ‘반정부 연합’ 멤버들도 열심히 본인이 맡은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아공간 마법진 설치 완료.]어느 빌딩의 옥상에서 가만히 상황을 주시하던 박도준에게 기다렸던 보고가 들려왔다.
박도준은 바로 알파 클랜 본사 쪽을 확인해 보았다.
본사 전체가 천천히 반투명한 회색 마나로 뒤덮이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아공간 마법진이 설치될 때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확인 완료. 함정은?”
[역시 설치 완료했다.]“즉시 후퇴하도록.”
[알겠다.]대답과 동시에, 본사 건물 외곽 쪽에서 바깥으로 도망치는 소수의 인원이 보였다.
그들의 뒤를 쫓아 일부 알파 클랜원들이 다급하게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모습 또한 확인 가능했다.
‘역시 금방 눈치챘군.’
애초에 알파 클랜 정도 되는 곳이, 주변에 아공간 마법진이 그냥 설치되도록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이대로 두면 마법진이 설치되기 전에 알파 클랜원들에 의해 함정과 핵이 모조리 제거될 것이고, 그 즉시 2차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 전에 김진성이 뭔가를 해줘야 하는데….’
초조한 얼굴로 알파 클랜 본사 쪽에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박도준.
그때였다.
콰과과광!
연이은 폭발음과 함께 본사 내 한쪽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박도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성공이다!”
알파 클랜원들이 아공간 마법진을 저지하기 전에, 김진성이 내부에서 공작을 벌인다.
이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2차 작전이 완벽히 수행되기 위해서는 일단 김진성을 알파 클랜 건물 내부로 워프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첫 번째는 적들, 즉 이인자들이 도망친 위치를 알아내는 것. 이건 박도준의 고유 능력인 ‘동화(同化)’에 걸린 인물이 아직 적진에 남아 있기에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두 번째는 적진에 워프 마법진을 생성하는 것. 이것 또한 김진성이 보유한 능력이기 때문에 걱정할 게 하나도 없었다.
지구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한 알파 클랜 본사 내부로 워프한다는, 어찌 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을 두 사람의 사기적인 능력 덕분에 너무나도 쉽게 성공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건물은 어떻게 저리 쉽게 폭파한 거지?’
박도준은 내려앉은 건물을 보며 쾌재를 불렀지만, 내심 궁금증이 일었다. 왜냐하면, 굳이 건물을 파괴하는 행위는 작전에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알파 클랜의 건물이 저렇게 쉽게 무너지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말이다.
쿠와아아아!!
그때, 폭파된 건물 쪽에서 커다란 괴성이 들려왔다.
박도준의 시선이 자연스레 괴성이 들려온 쪽으로 이동했고,
‘……?!’
동시에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처음 보는 거대한 검은 괴물이 커다란 입을 벌린 채 포효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거대한 악마’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센터 구역 내 어떤 빌딩보다도 커다란 덩치를 보유한 흉포한 존재.
오므르가가, 중간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 * *
“이건 도대체…!”
오므르가를 올려다보며 혼잣말을 하는 헤밍스턴의 얼굴은 충격으로 가득했다.
지구 최강의 사나이라 불리는 남자, 헤밍스턴은 상대방의 기운을 느끼는 순간 그가 어느 정도의 경지를 가졌는지 대충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헤밍스턴이 가늠한 오므르가의 경지는….
‘어떻게 마신보다 강한 괴물이 존재한단 말인가!’
아까 전 마계 최종 층에서 만났던 마신 개개인보다 훨씬 강력한 기운이 오므르가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콰아앙!
“크아악!”
“아악…!”
곧바로 입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 구체 폭발의 위력은, 헤밍스턴이 상상했던 위력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단 한 방에 이인자 몇 명이 피를 토하면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이 대륙에서 최소 200등 안에 드는 랭커들이 말이다.
‘이대로면 피해가 너무 커진다!’
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헤밍스턴은, 허리춤에 찬 마나 포션을 또 하나 꺼내 입에 들이부었다.
‘이게 마지막 포션인가.’
동시에 전신의 마나를 다시금 끌어모은 그는, 곧바로 본인의 고유 능력 ‘시간 역행’을 사용했다.
▶ ‘시간 역행’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 10초 전 과거로 돌아갑니다.
▶ 전체 마나의 50%를 소모합니다.
눈앞에 알림창이 떠오른 직후, 주변 상황이 바뀌었다.
오므르가가 등장하기 전, 멀쩡한 알파 클랜의 모습으로 다시금 돌아온 것이다.
“감사합니다, 헤밍스턴 님.”
유준호가 그에게 다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헤밍스턴의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듀크가 그의 등 뒤를 노려보는 모습도 말이다.
“헤밍스턴 님이 아니었으면…헤밍스턴 님?”
헤밍스턴이 갑자기 다급히 움직이는 바람에 감사를 표하는 유준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헤밍스턴은 자신을 의아하게 쳐다보거나 말거나, 다급히 한쪽 벽면으로 이동해 특정 버튼을 눌렀다.
동시에 사방의 벽면 뒤에 장착되어 있던 마정석들이 가동하기 시작했다.
– 침입자 감시 시스템, 작동.
천장의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전자 목소리를 들으며, 헤밍스턴은 사방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이내 그의 눈빛에 당혹감이 서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다.’
지금처럼 감시 시스템이 작동 중인 상황이라면, 제아무리 뛰어난 매복 스킬로 숨은 적이라도 무조건 헤밍스턴의 시야에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건물 내 그 어디도 침입자로 보이는 자는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러면, 내부에서 몰래 워프 마법진을 연 게 아니라는 소린데….’
거기까지 생각했을 그때.
천장 중앙 부분이 일렁이면서 빠른 속도로 워프 마법진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주변을 돌아보는 헤밍스턴. 하지만 수상한 행동을 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내부에 스파이가 있을 거라는 그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일단 워프 마법진부터 없애자.’
헤밍스턴은 다시금 이를 악물며 마나를 끌어올렸다.
‘시간 정지’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 ‘시간 정지’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 0.01초 동안 현재 차원의 시간이 정지됩니다.
▶ 전체 마나의 50%를 소모합니다.
눈앞에 알림창이 떠오르기도 전에, 헤밍스턴은 이미 전력을 다해 워프 마법진 쪽으로 뛰어오른 상태였다.
0.01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났을 때, 이미 헤밍스턴은 마법진 쪽에 마나가 가득 뭉친 오른손을 갖다 대기 직전이었다.
‘좋아, 일단 워프 마법진은 파괴했다.’
마법진이 전부 열리기 전에 해결했다는 안도감에 그의 표정이 밝아졌을 그때였다.
“그렇게는 안 되지.”
“……!!”
갑자기 코앞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에 헤밍스턴은 두 눈을 부릅떴다.
김진성.
그가, 기척도 없이 눈앞에서 튀어나와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떻게…?!’
헤밍스턴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감시 시스템까지 가동된 내부 공간의 어디에서도 김진성의 흔적조차 못 느꼈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단 말인가?
아니, 그것보다 ‘시간 정지’ 스킬을 사용해서 이동한 자신의 앞을 이렇게 쉽게 막아낼 수 있다고?
‘말도 안 돼!’
속으로 현실을 부정하는 헤밍스턴. 하지만 그런 속마음과는 상관없이 몸은 반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수많은 전투를 치른 그의 육신이, 알아서 김진성의 공격을 피하고자 반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바로, 착용 중인 방어구에 마나를 불어넣는 행위였다.
– 입력된 좌표로 자동으로 순간 이동하겠습니다.
마나를 불어넣자마자 방어구에서 전자 목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헤밍스턴 주변의 환경이 바뀌었다.
본사 내에 있는 그의 집무실로 순간 이동한 것이다.
“후…!”
다친 곳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헤밍스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방금 김진성의 검에 맞았으면 최소 중상이었다.’
헤밍스턴 정도 경지에 오르면, 상대방의 공격에 실려 있는 힘도 순간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아까 전 김진성의 검에 실려 있는 위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조금 전과 같이 무방비한 상태에선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공격이었다.
‘그나저나,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김진성이 나타난 거지?’
콰과과광!
“……!!”
헤밍스턴의 생각을 바로 끊어내는 굉음에 그의 고개가 홱 하고 돌아갔다.
창문 너머로 알파 클랜의 본사 건물이 또다시 박살 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괴물, 오므르가가 포효하는 모습도 말이다.
‘큰일이다!’
헤밍스턴의 표정이 더 안 좋아졌다.
이러면, 시간을 되돌리기 이전에 이인자들과 같이 섞여 있던 때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쨍그랑!
곧바로 창문을 깨면서 밖으로 뛰쳐나간 헤밍스턴은 귀에 꽂은 이어폰과 연결된 마이크의 ON 버튼을 눌렀다.
“모든 알파 클랜 헌터들은 즉시 괴물이 있는 쪽으로 집결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괴물을 처치하라!”
다급히 명령을 하달하며 달려가는 헤밍스턴의 귀에 곧 부하 중 한 명의 다급한 보고가 들려왔다.
[마스터님! 지금 본사 건물 바깥 전체가 아공간 마법진으로 뒤덮이고 있습니다!]그 말에 그제야 본사 건물 바깥을 둘러보는 헤밍스턴.
어느새 4분의 3 이상이 반투명한 회색 마나로 뒤덮인 것을 발견한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당장 마법진을 해체하러 이동한다 해도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지 모호한 상황.
“…일단 괴물부터 처치해!”
결국, 그는 포기라는 결정을 내렸다.
“저 마법진은, 곧 지원 올 다른 메이저 클랜 병력이 알아서 해결해 줄 거다.”
[알겠습니다, 마스터!]대답을 들은 헤밍스턴은 계속 달려가다가, 이내 무언가를 깨닫고는 방향을 살짝 틀었다.
‘…일단 마나 포션 좀 챙겨 가야겠군.’
계속된 시간 능력 사용으로 인해, 미리 준비해 놓았던 휴대용 마나 포션을 전부 마셨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그가 달려가는 곳은, 괴물이 있는 장소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포션 창고였다.
* * *
쿠와아아아!!
콰아앙! 콰쾅!
오므르가가 괴성과 함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박살 내는 장면은, 멀찍이 떨어진 박도준의 눈에도 매우 선명하게 보일 정도였다.
“…저런 괴물은 어디서 난 거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오므르가를 바라보면서 박도준은 혀를 내둘렀다.
저 튼튼하기로 소문난 알파 클랜 건물들을 무슨 모래성 부수는 것처럼 저렇게 쉽게 박살을 내다니.
“아무튼, 저 괴물 덕분에 2차 작전은 성공했군.”
박도준의 혼잣말이 끝날 때쯤, 알파 클랜 본사 쪽 전체가 반투명한 회색 마나로 완전히 뒤덮여 버렸다.
아공간 마법진이 100% 가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젠 알파 클랜 본사에 있는 놈들은 바깥으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해졌군. 김진성도 마찬가지지만….”
박도준이 속으로 김진성의 안전을 빌기 시작할 그때.
애애앵~!
저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그의 고개가 자동으로 돌아갔다.
“…원군이 왔군.”
사이렌의 정체를 확인한 박도준이 중얼거렸다.
저 멀리서, 장갑차를 포함한 수많은 병력이 빠른 속도로 알파 클랜 쪽으로 접근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문제는 저런 원군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지금 박도준의 눈에 보이는 원군만 하더라도, 최소 15개가 넘어가는 단체 병력이 알파 클랜 본사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분명, 모두 알파 클랜을 지원하기 위해 소집된 타 메이저 클랜의 병력들이리라.
“이제 마지막 3차 작전을 실행할 때가 됐군.”
박도준은 원군들을 바라보면서 무전기를 다시금 들어 올렸다.
ON 버튼을 누른 뒤 그는 말했다.
“3차 작전을 시작한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