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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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무결점의 각성자
“고준경이 들어오기 전까지 강경모 그 새끼 별명이 뭐였는지 알아? ‘완전무결의 챔피언’이었어.”
[오~!]“물론 지금은 고준경도 그렇고 더 잘 치는 놈들이 많아져서 챔피언 전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긴 한데, 그래도 한 손 안에 드는 강자라는 건 변함이 없다.”
다만 강경모에게 또 한 가지 약점이 있긴 했다.
이전에 고준경과 챔피언 전을 치른 이후, 부상의 여파로 예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아직 강경모가 파이트 클럽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이자, 대기실의 다른 소년들이 맞붙기 두려워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네 마스터한테 이렇게 얘기해라. 내 선에서 붙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썼다고. 챔피언 때 영상 보여주면서 설득하면 분명 만족해할 거다.”
[고맙다, 친구야! 난 네가 날 이렇게 잘 챙겨줄 줄 알고 있었어!]“알면 됐다. 그럼 끊는다.”
조 대표는 전화를 끊고 탁자 위에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병신. 진짜 지 때문에 매칭 시켜준 줄 아나···.”
“형님, 그런데 이게 밸런스가 맞나 싶습니다.”
옆 소파에 앉아있던 대준이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무리 강경모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투에 특화된 특성을 보유한 놈입니다.”
보통 각성을 하면 기본적으로 한 개 이상의 특성을 랜덤하게 얻게 된다.
그중 현실에서 가장 최고로 쳐주는 게 바로 전투와 관련된 특성이었다.
”실제로 평상시 때랑 경기장 안에서의 전투력이 가장 많이 차이 나는 놈 아닙니까?”
현재 전투와 관련된 특성을 보유한 각성자는 대기실 내에 열 명도 되지 않는다.
애초에 그런 특성을 보유한 놈이면 바깥에서도 유망주 헌터로 분류되는 게 일반적이니, 그 수가 적은 게 당연했다.
김진성의 전 상대인 이형준도 하드웨어는 싸움에 특화되었었지만, 보유한 특성은 평범했었다.
“아무리 이형준을 상대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김진성이지만, 그래도 바로 강경모를 붙이는 건 좀···.”
“김진성도 마찬가지야.”
“네?”
“그놈도 전투 쪽 특성을 보유한 놈이라고.”
조 대표가 말을 이었다.
“그 왜소한 체격에, 이형준을 압도하는 펀치력과 스피드, 그리고 악력까지 보유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
“심지어 이형준에게 1분 가까이 파운딩을 당했는데도 어디 하나 뼈가 금 간 곳도 없었어. 이런데도 아직도 김진성을 평범한 놈이라고 생각할 거야?”
대답이 없는 대준을 향해 조 대표는 확신에 찬 어조로 단언했다.
“그 새끼도 강경모 못지않게 좋은 특성을 가진 각성자가 확실해. 그리고, 그런 특성을 가진 놈을 챔피언 전선에 안 넣으면 누구를 넣어야겠어?”
“······.”
“오늘 경기까지 봐야 알겠지만, 내 감이 외치고 있어. 김진성 그 새끼, 대형 물건이야.”
동시에 조 대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진성, 그 새끼가 만약 이번 대결에서도 승리한다면, 1년 넘게 고착되어 있던 챔피언 전선이 다시한번 요동칠 수도 있다고 말이다.
* * *
“지금부터! 파이트 클럽의 121번째 공식 매치 데이의 첫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
다음 날.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과 함께 ‘FC 121’ PPV가 시작되었다.
자주 경기를 여는 파이트 클럽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정규 이벤트 매치 데이가 따로 있다.
오늘 바로, 한 달에 1~2번밖에 열리지 않는 공식 PPV가 열리는 날이다.
총 10경기로 이루어진 오늘 가장 주목받는 경기는 두 개.
코메인(메인 경기 직전의 경기) 이벤트인 최한길 vs 박성태 매치.
그리고 메인 이벤트인 강경모 vs 김진성의 매치였다.
쇼는 오후 6시가 되자 곧바로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가 워낙 많다 보니, 코메인 이벤트가 시작할 때쯤에는 이미 오후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경기장 끝에 앉아있던 조 대표는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에 옆의 대준에게 물었다.
“이제 코메인 시작이지?”
“네, 형님.”
“엄청 딜레이 되지는 않았네. 관중은?”
“방금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배팅금도 5천만 원을 방금 넘겼고요.”
“굿!”
조 대표는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진성도 김진성이었지만, 끈질긴 집념으로 결국 20위권의 상대를 쓰러뜨린 박성태 역시 최근 관중들의 기대를 가장 많이 받는 신예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2주간 대놓고 열심히 홍보한 보람이 있어. 이번에도 이겨주면 좋겠는데···.”
이번에 박성태가 붙을 상대는 13위에 랭크되어 있는 최한길.
이형준이랑 비슷한 수준의 강자로 평가받는 최한길이지만, 첫 경기 때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박성태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조 대표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조 대표의 판단은 정확했다.
퍽! 퍽!
“큭···!”
또 한 번의 정타를 맞은, 피범벅이 된 최한길이 뒤로 비틀거리면서 휘청였다.
상대방인 박성태 역시 피투성이였지만, 달려드는 기세와 눈빛의 독기는 경기를 막 시작했을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뻑!
이어진 박성태의 주먹에 최한길은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박성태는 쓰러진 그의 위에 올라탔고, 전력을 다해 양 주먹으로 파운딩을 날렸다.
한참을 무아지경으로 때리던 모습을 지켜보던 심판이, 어느 순간 박성태를 말렸다.
동시에 장내 아나운서가 외쳤다.
“이번 경기의 승리자는! 박! 성! 태!”
“와아아아!”
관중들의 환호와 함께 심판이 박성태의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아자아아!!”
박성태는 크게 환호성을 질러댔다.
반면, 패자인 최한길은 들것에 실려 경기장 밖으로 실려 가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조 대표는 대준에게 말했다.
“최한길 폐기해.”
“네, 형님.”
조 대표는 이제 눈으로만 봐도 쓰러진 선수가 다음 경기를 뛸 수 있는지 아닌지 구분이 가능한 수준이다.
조 대표가 본 최한길은, 이제 두 번 다시 싸울 수 없다.
그의 시선이 다시 박성태 쪽으로 이동했다.
“저 새끼도 괜찮네. 잘하면 10위 안까지는 들어오겠어.”
‘10위권 문지기’라는 별명을 가진 최한길을 상대로 한 번도 밀리는 모습 없이 시종일관 압도했다.
이 정도면 정말 괜찮은 카드를 손에 넣은 셈이다.
앞으로 상대방만 잘 골라준다면, 당분간 조 대표에게 억 소리 나는 거액을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당분간은 말이다.
“자, 이제 메인 이벤트인가?”
관중석 전체 매진.
실시간 중계방송 시청자 8천 명.
총 배팅금 1억원 돌파.
한때 가장 잘 나갔던 스타와 떠오르는 신예와의 매인 이벤트 경기는,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막이 열리려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링에는 두 명의 소년이 서로를 마주 보며 서 있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먼저 오른쪽을 가리켰다.
“먼저 청 코너! 신장 170cm, 만 16세! 강제노역자 출신···.”
조용히 듣고 있던 반대편 선수, 강경모가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170cm?
‘훨씬 커 보이는데.’
큰 차이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절대 170은 아니었다. 적게 쳐도 어림잡아 173~4cm는 되어 보이는 느낌이었다.
이상한 건 키 뿐만 아니었다.
‘저 새끼가 원래 저렇게 몸이 좋았었나?’
그가 기억하는 김진성은 처음 보았을 때의 말라깽이 모습이었다.
지금처럼 온몸에 잔 근육이 가득한, 단단해 보이는 모습은 절대 아니었었다.
“다음 홍 코너! 신장 181cm, 만 19세! 21전 19승 2패! 강제노역자 신분. 전과 강도, 살인, 폭행 등 다수! ‘The Perfect fighter’! 강! 경! 모!”
“와아아아아!!”
소개를 받은 강경모는 가볍게 손을 드는 것으로 관중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곧 심판이 양쪽 선수를 중앙으로 불러들였다.
눈싸움의 시간이다.
중앙 쪽으로 걸어가면서 강경모는 생각했다.
‘초반에 기세를 잡으라 했었지.’
곧바로 그는 아까 전, 대기실에서 고준경과의 대화를 다시금 떠올렸다.
[김진성 그 새끼, X나 강해. 그 덩치로 이형준이 압살한 거 보면, 너보다 훨씬 더 좋은 특성 가지고 있어. 무조건이야.]경기 직전, 고준경은 자신을 향해 진지하게 신신당부를 계속했었다.
[그 새끼의 최대 단점은 물러터졌다는 점이야. 그러니까 초장부터 기를 죽여놔. 눈싸움부터 이겨서 기세부터 먹고 가라고. 무슨 뜻인지 알지?]‘알아.’
[절대 방심하지 마라. 까딱하면 너도 뒤진다. 진짜로!]고준경의 말을 되새긴 강경모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고준경, 그 자식이 그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뭔가 있는 놈인 건 확실해.’
자존심을 굽히고 고준경 패거리에 속한지 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그간 그놈이 이렇게까지 경기 전에 신신당부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몇 년 넘게 이 지하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았다. 이제 와서 여기서 뒤질 순 없어.’
절대 방심은 없다. 무조건 죽여 버린다!
강경모는 독기를 한껏 끌어올려 김진성을 쳐다보는 눈빛에 가득 담았다.
반면, 바로 앞에 선 김진성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상대방의 시선을 회피하기 위해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후우···침착하자. 2주 동안 연습해온 ‘살기’ 컨트롤을 지금 보여줄 때야.’
김진성은 지난 2주간 시체만 치웠던 것이 아니었다.
김진성은 자신이 누군가를 죽였을 땐, 항상 이성을 잃은 채 분노에 휩싸여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이 살기를 컨트롤하는 방법도 꾸준히 연습했었다.
양동주를 죽였을 때.
소년원에서 암살자를 반대로 죽였을 때.
이형준에게 당할 뻔한 상황에서 역으로 목을 잡고 부러뜨렸을 때.
당시 모두 마음속에서 일어난, 분노로 인한 살의가 순식간에 온몸을 지배했었다.
‘살기만 컨트롤할 수 있으면, 나는 경기장 위에서 훨씬 더 강해질 수 있어.’
그래서 2주 동안, 몇십 명이나 되는 소년들의 목을 졸라 죽이면서 끊임없이 연습했었다.
처음에는 살기를 끌어올리는 법조차 못 찾고 헤맸지만, 결국 노력 끝에 경기 전날인 어제 김진성은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법을 찾아내었다.
‘할 수 있다. 나는 내 본능을 컨트롤 할 수 있다.’
살기를 컨트롤하는 방법의 기본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부정적인 마음으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든 곳이 바로 이곳이었던 것이다.
평생 부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왔던 터라 억지로 마음을 먹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극단적인 상황 속의 노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죽인다··· 죽인다! 나는 강경모, 너를 죽이고 살아남는다!’
본능을 완전히 컨트롤에 성공한 김진성은 이윽고 눈을 떴다.
강경모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
“···!”
강경모의 두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김진성의 두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살기.
1년 전, 고준경과 처음 경기장 위에서 눈을 마주쳤을 때 느꼈던 강렬함과 별 차이가 없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고준경이랑 비슷한 위압감을···?’
“자, 뒤로 물러서!”
그때 심판이 외치면서 둘을 양쪽 끝으로 밀었다.
지켜보던 조 대표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김진성이 눈싸움 이겼는데?”
그 역시 김진성이 처음엔 무조건 겁을 먹어서 눈싸움에서 반드시 밀릴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누가 봐도 강경모가 움찔하며 기세에 눌린 모습이다.
“저 새끼 눈싸움 진 건 고준경 말고는 처음 보는데···.”
거기까지 중얼거렸을 때, 심판이 “시작!”이라고 외쳤다.
천천히 탐색하듯 서로를 향해 접근해 가는 강경모와 김진성.
눈싸움에서 졌던 강경모는 어느새 냉정함을 되찾은 모습이었고, 김진성 역시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이었다.
서로가 그 상태로 끊임없이 탐색전을 했고, 그렇게 30초 정도 지났다.
그때쯤 강경모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 새끼, 강하다.’
마주 선 김진성의 자세, 눈빛, 뿜어내는 기세. 모든 게 강경모에게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즉, 전력을 다해도 이기기 힘든 상대라는 뜻이었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다.’
강경모는 곧바로 각성한 특성을 활성화했다.
▶ 보유 특성인 ‘각성한 격투가’를 활성화하겠습니다.
▷ 각성한 격투가 : 활성화 시 힘과 민첩 수치가 일시적으로 소폭 상승합니다. 활성화하는 동안 꾸준히 마나를 소모합니다.
그 상태로 강경모는 한 발 더 접근한 뒤, 김진성의 얼굴을 향해 던지듯 잽을 날렸다.
잽 속도를 본 조 대표의 눈이 살짝 커졌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 하겠다?”
딱 봐도 특성을 활성화했을 때 나오는 주먹 속도라는 것을 조 대표는 눈치 챈 것이다.
하지만.
김진성은 고개를 옆으로 숙이면서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마주 주먹을 휘두르며 반격해왔다.
역시 머리를 옆으로 숙여 피하려던 강경모는 곧,
“···!”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온 주먹의 모습에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뭐 이리 빨···!’
뻐억!
경기장을 가득 울리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강경모가 뒤로 멀찌감치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