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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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을 죽여야 강해짐
그 시각.
김진성은 경기장 밖에 마련되어 있는 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흠···.”
방금 뽑은 엑스레이 사진을 확인한 의사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강골이네? 그렇게 맞았는데도 금 간 데가 하나도 없고.”
“···.”
“돌아가면 하루에 한 번씩 붕대만 잘 빨아서 갈아줘. 그러면 네 나이 때 그 정도 찰과상은 금방 나으니까.”
‘···빨아 쓰라고?’
설마 붕대 값마저 아끼려고 저러는 건가?
살짝 어이가 없어진 김진성이었지만,
“그럼 나가 봐.”
바로 이어지는 축객령에 아무 말 없이 의료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긴, 여기서 뭐 사회랑 똑같은 대접을 기대하는 게 바보지.’
오히려 노예와 가까운 자신에게 치료라도 해주는 걸 감사하게 여겨야 하나?
총 든 직원들과 함께 다시 대기실로 향하면서, 김진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일단 뼈는 안 다쳐서 다행이다. 양동주의 특성을 흡수한 게 도움이 된 건가···?’
당시 양동주의 특성 이름이 ‘강골’이었던 것이 분명히 기억난다.
이후 팔뚝의 뼈가 더 두꺼워진 것 같긴 했는데···. 단순히 김진성의 착각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러면 회복 기능은 아껴놔야지.’
김진성은 시야 한쪽을 바라보았다.
▶ 비스 크리마 포인트로 HP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회복하시겠습니까?
경기 직후에 떠오른 저 알림창.
의료실에 간 뒤 상태 여부에 따라 사용하려 했었는데, 일단은 다음 경기까지 더 지켜봐도 될 것 같았다.
이윽고 대기실에 도착한 김진성은 안으로 들어갔고,
‘···응?’
모두가 말없이 그를 쳐다보는 모습에 김진성은 의아해했다.
다들 말이 없다 보니, 중앙에 걸려 있는 TV 중계 소리만 대기실의 정적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야.”
그때 그를 부르는 목소리.
고개를 돌리니, 고준경 패거리가 일제히 다가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김진성을 포위한 이들.
바로 김진성의 앞에 선, 머리 한 개 이상은 더 큰 고준경이 위협적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형준이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모습 아주 잘 봤다, 어?”
이후 다른 패거리도 험악한 인상으로 한 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너 때문에 이형준이 마지막 유언도 못 들었잖아, X발 새끼야!”
“나랑 붙기만 해봐. 사지를 다 부러뜨려서 평생 기어 다니게 만들어 줄 테니까.”
“넌 우리한테 제대로 찍혔어, 개새끼야.”
단체로 협박하면서 내뿜는 그 살벌한 기세에, 김진성은 움츠러든 모습으로 어디다 시선을 둬야 할지 몰라 했다.
겁먹었다고 판단한 고준경은 더더욱 눈을 부라리면서 경고했다.
“이제부터 뼈저리게 깨닫게 될 거야. 여기서 우리한테 찍히면 얼마나 X 같아지는지를.”
“······.”
“뭐해? 형준이 시체 빨리 처리 안 하고.”
그 말에 김진성은 소각장 안쪽에 이형준의 시체가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슬슬 눈치를 보며 걸음을 옮긴 김진성은, 포위망 밖으로 벗어나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소각장 쪽으로 도망치듯 이동했다.
안으로 들어온 뒤에야 한숨을 내쉬는 김진성.
‘후우···너무 무서웠어.’
이전 양동주 패거리들에게 당했을 때의 기억 때문에 두려운 게 아니었다.
한 명 한 명 양동주에 필적하는 저 덩치들에 포위당했을 때는 진짜 까딱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었다.
특히 고준경, 저놈이랑은 절대 척을 지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본인이 각성 능력 때문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강하더라도 저놈만큼은 지금 절대 못 이길 것 같았다.
‘일단 지금은 조용히 지내자. 지금은······.’
속으로 되뇌며 이형준의 시체를 옮기려던 김진성.
“야, 야!”
그때 등 뒤에서 불러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100번 방에 배치된 신입생 동기, 박성태였다.
“경기 뛸 때 어땠어? 관중들 때문에 시끄럽냐? 철창은 튼튼해? 바닥 안 미끄럽고?”
한꺼번에 쏟아내는 질문에 김진성은 대답하려 입을 열었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후우, 긴장하지 말자. 난 이길 수 있어. 살아남을 수 있다고. X발, 근데 지면 어떡하지···?”
박성태가 극도로 긴장한 상태라서 아무 말이나 꺼내고 있다는 것을 곧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김진성은 시선을 돌렸다.
박성태 말고도, 같이 들어온 소년들 역시 똑같은 모습으로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이미 자포자기한 듯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소년들도 있었다.
‘···여기서 몇 명이나 살아남을까?’
걱정과 동시에 다행이었다.
어쨌거나, 김진성 본인은 오늘 결국 살아남았으니까.
* * *
그 날, 신입생들의 성적은 처참했다.
대부분 경기장 위에서 죽거나, 혹은 죽기 직전의 상태가 되어 소각장으로 옮겨졌다.
김진성은 그들의 마지막 유언을 모두 들어주었다.
“···죽···기···싫···어···.”
“엄마···먼저 가요···.”
이후 직접 목을 졸라, 편안하게 죽도록 도와주었다.
그러면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 악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5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방의 특성인 ‘창의력’을 획득했습니다.
▷ 창의력 : 영구적으로 지능이 2 증가
▶ ‘창의력’ 특성으로 인해 지능이 2 증가하였습니다.
▶ 최대 MP가 70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이런 알림창이 떠오를 때도 있었다.
▶ 지금 처치한 상대방은 악인이 아닙니다.
‘···악인이 아닌 애도 여기에 끌려오는 경우가 있구나.’
김진성은 방금 죽인 순박한 인상의 아이를 복잡한 심정으로 쳐다보았다.
하긴, 따지고 보면 본인 역시 악인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꽤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는가.
‘지금은 아니지만.’
수많은 사람을 죽인 지금, 그리고 악인이 아닌 이 소년을 직접 손으로 죽인 지금의 김진성을 악인으로 보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으으···X발, 졸라게 아프네···.”
그때, 뒤쪽에서 신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100번 방 안쪽의 침대에 누워있는 박성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기저기 피멍이 들어 있었다.
최종 5라운드까지 가는 치열한 혈전 끝에 간신히 승리했지만, 그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어찌 되었든 그도 살아남았다. 김진성과 같이.
* * *
파이트 클럽에 갇힌 소년들이 경기를 뛰는 주기는 대략 2주 정도.
그 말은 즉, 김진성과 박성태는 앞으로 2주 동안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소리다.
반대로 말하자면 대기실에서 24시간 갇혀 지내야 한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바깥 구경을 거의 못하는 걸 제외하면, 생각보다 대기실 생활은 자유로웠다.
식사 시간, 경기 시작 때만 빼면 직원들은 굳이 대기실에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가끔 불시에 들어와도,
“야, 고준경. 별일 없지?”
“네~.”
항상 이렇게 물어보고는 바로 나갔다. 리더인 고준경에게 전적으로 대기실의 질서를 일임하는 모양이었다.
즉, 고준경과 그의 패거리의 눈 밖에만 나지 않으면 된다는 소린데···.
“야, 장의사 새끼야! 문 똑바로 닫고 소각 안 해?!”
“뭘 쳐다봐? 박성태 이 개새끼야. 눈깔아, 쳐 뒤지기 싫으면.”
문제는 이미 둘은 고준경 패거리들의 눈 밖에 나버린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둘 쪽을 향해 외치면서 시비를 걸어대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아, X발, 시체 냄새 진짜··· 우욱!”
“그만 쳐다보고 빨리 문 닫아, 이 새끼야!”
둘의 방이 시체 소각장 쪽이라서 패거리들이 가까이 접근조차 안 한다는 점이었다.
“아, 됐어. 그냥 귀신 들려 평생 가위눌리며 살게 내버려 둬.”
“평생 그 방에 박혀서 시체나 태워라! 큭큭큭.”
“앞으로도 계속 시체들 잘~부탁한다! 킥킥킥!”
마지막은 항상 이렇게 비아냥거리면서 물러나는 바람에, 육체적인 괴롭힘까지는 받지 않아도 되었다.
등을 돌리는 패거리들의 모습을 박성태는 복수심에 불타는 눈빛으로 노려보면서,
“저 X발 새끼들···. 내가 언젠간 다 때려눕히고 만다! 후욱··· 후욱···!”
이를 악문 채 계속 팔굽혀펴기를 이어간다.
첫 경기 때 혈전 끝에 간신히 살아난 여파 때문인지, 다음 날부터 하루도 안 빠지고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하는 박성태였다.
“후우···야, 김진성! 넌 운동 안 하냐?”
잠시 한숨 돌리던 박성태가 소각실 쪽을 향해 외쳤다.
첫 경기 이후 어떤 동질감이 생긴 것일까? 유달리 김진성에게 말을 거는 일이 많아진 박성태였다.
“다른 놈들 운동 다 하는 거 안 보이냐? 너 그러다 다음 경기 때 뒤져, 인마!”
실제로, 대기실의 소년 중 운동을 안 하는 놈은 한 명도 없었다. 최강자인 고준경조차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패거리들과 격투 연습을 했다.
이 지경인데 유일하게 김진성만 소각장에 박혀서 시체만 태워대고 있던 것이다.
“···아, 몰라. 저딴 새끼 목숨까지 내가 왜 걱정하고 있냐?”
대답이 안 들려오자 박성태는 다시금 운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때, 소각실에 있는 김진성은···.
“마지막으로 할 말은?”
오늘 경기가 끝난 후 실려 온 패자 중, 이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소년을 향해 유언을 묻고 있었다.
죽어가던 그가 떠듬거리며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이제···자유야···드디어···노예···생활에서···벗어날···수···있···.”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에, 김진성은 바로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
힘없이 고개를 떨궜을 때, 눈앞에 알림창이 한 줄 떠올랐다.
▶ 지금 처치한 상대방은 악인이 아닙니다.
‘···그럴 거 같더라.’
보통 노예로 끌려온 애들은 대부분 악인이 아니더라.
‘그나저나, 강제노역자만 여기 오는 게 아니었구나.’
여기서 며칠 지내면서 몇 가지 알아낸 사실이 있었다.
그중 첫 번째는, 여기 끌려오는 소년들의 신분이 다양하다는 점이었다.
강제노역자가 제일 많았고, 노예에, 납치되어 억지로 잡혀 온 놈에, 심지어 빚쟁이라서 자원해서 들어온 놈도 있다.
‘그래도 최소 절반 이상은 악인이라 다행이야. 특히 강제노역자로 온 애들이 악인이 많아.’
두 번째는 꽤 악인이 많아서, 여기서 가만히 시체만 처리해도 알아서 점점 강해진다는 거다.
그래서 굳이 김진성은 운동이 필요하지 않았다. 운동으로 몇 달은 해야 늘어날 힘이, 운 좋게 관련 특성 하나 먹으면 한 번에 늘어나니까.
‘지금 얼마나 강해졌지?’
김진성은 오랜만에 자신의 능력치를 확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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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진성
HP : 100%
MP : 190/190
힘 : 30
지능 : 19
체력 : 27
민첩 : 23
피부 방어력 : 3
특성 : 없음
비스 크리마(악의 정수) 포인트 :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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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늘었네.’
맨 처음 여기 들어올 때 능력치 평균이 10도 안 됐었는데, 이젠 평균 25를 넘어선다.
‘이 정도면 고준경 패거리들 중 누구와 붙어도 이길까?’
패거리 중 한 명인 이형준을 압도하며 이기긴 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들어보니, 패거리 중에서 이형준이 제일 약한 축에 속했다고 하더라.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또 경기장에 올라갈 때가 됐는데···.’
“야, 야! 김진성!”
그때 소각장 문 쪽에서 또 한 번 박성태의 외침이 들려왔다.
“지금 대진표 떴는데 너도 있어! 빨리 나와!”
그 말에 김진성은 바로 소각실 밖으로 나왔다.
중앙의 커다란 TV 화면에 떠오른 대진표의 제일 마지막 줄에, 정말로 김진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의 상대는, 바로···.
‘강경모?’
김진성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고준경 패밀리 쪽으로 돌아갔다.
까만 피부, 차가운 인상, 실전 근육으로 가득한 날렵한 체격.
강경모가, 길게 찢어진 두 눈으로 자신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 * *
파이트 클럽 대표실.
[강경모라고?]스마트폰에서 들려오는 놀란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동식이었다.
[걔 파이트 클럽 챔피언이었던 놈 아냐?]“어.”
전화를 받고 있던 조 대표가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