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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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함정
[잠깐! 잠깐만요···아, 됐다. 휴우, 깜짝 놀랐네.]안도의 한숨을 쉬는 6번 도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일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김진성이 다시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아, 무슨 초록색 웅덩이 같은 곳이 있어서 별생각 안 하고 밟고 달려가려 했는데, 그게 몬스터였지 뭡니까?]“혹시 초록빛 늪같이 생긴 걸 말하는 겁니까?”
바로 정면에 보이는 작은 초록빛 늪을 보면서 김진성이 물었다.
눈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늪인데, 그의 ‘위치 감지’ 특성은 저 위치에 몬스터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맞습니다! 거기 발 들이면 바로 땅속으로 빨아들이니 조심하세요! 아오, 아직도 발목이 아프네···.]그 말을 들은 김진성은 마기를 활성화했다.
곧 그의 오른쪽 손바닥에 생성된 거대한 마기 구가 빠른 속도로 늪 쪽으로 날아갔다.
퍼억!
날카롭게 터지는 소리와 함께 초록색 늪이 갈기갈기 찢기듯이 터져버렸다.
초록색 점막이 사방으로 날아가던 그때, 김진성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 몬스터를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25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 몬스터의 스킬인 ‘독성 늪’을 획득했습니다.
▷ 독성 늪 : 지정한 위치에 독액으로 이루어진 늪을 생성합니다. 마나를 100 소모합니다.
“···저, 6번님?”
[네?]“방금 말씀하신 몬스터가 독 성분이 있는 것 같거든요? 한 번 확인해보실래요?”
[네? 그게 무슨···어, 뭐야? 신발이 녹고 있었잖아?!]김진성은 피식 웃었다.
독성 늪 스킬을 얻은 걸 보고 혹시나 싶어 말했더니 정말 독에 의해 신발이 녹고 있었나 보다.
“상태 이상 면역 포션을 살짝 부으세요. 그러면 괜찮아질 거예요.”
[자, 잠시만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이내 6번 도둑은 안도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말씀대로 해결했습니다! 와, 씨. 좀만 더 녹았으면 밑창 다 녹을 뻔 했네···!]“주변 폐가에 들어가서 신발 같은 게 있나 한 번 찾아보세요.”
[그래야겠네요···. 아무튼 감사합니다!]“다음, 지하로 내려간 분들 보고 부탁드립니다.”
김진성의 말에, 지하로 내려간 4명의 도둑이 차례대로 대답해왔다.
[7번입니다. 지하 1층인데, 생각보다 구조가 매우 복잡합니다. 길을 한 번 잃으면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하 2층 8번인데, 통로도 통로지만 몬스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떼로 몰려다니는 쥐들이랑, 흡혈박쥐에, 슬라임에···.] [9번입니다. 지하 3층도 마찬가지입니다. 벌써 어쩔 수 없이 처치한 몬스터만 이십 마리가 넘어갑니다.]계속해서 들려오는 보고들을 모두 들은 김진성이 말했다.
“전투는 최대한 피할 수 있을 만큼 피하면서, 생존에 주력해 주세요.”
그들이 보고한 내용을 머릿속에 저장시켜 놓은 김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10번 대답해주세요. 10번.”
···대답이 없었다.
“하수구 쪽 10번 도둑님? 대답해주시기 바랍니다. 10번 도둑님?”
여전히 들려오지 않는 대답.
뭔가 이상함을 느낀 김진성은 바로 대응책을 내놨다.
“9번 도둑님. 풍빛가람님.”
“지금 지하 4층으로 내려가서 10번 도둑님 생사 좀 확인하러 가주세요.”
* * *
그 시각.
김진성의 지시를 받은 풍빛가람의 표정이 변했다.
“지금요?”
[네.]풍빛가람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두컴컴한 지하 3층 안. 그의 발치에는 쓰러져 있는 수많은 쥐 모양의 몬스터와 박쥐 몬스터의 시체들이 즐비했다.
‘이 고생을 했는데 다시 돌아가라고?’
풍빛가람은 왔던 길을 다시 확인해보았다.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이 없을 정도로, 다시금 몬스터들로 꽉 메워진 통로의 전경이 그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귀찮고, 짜증나고, 번거로운 기분이 한꺼번에 몰려온 풍빛가람이 통신을 통해 물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죠? 잠깐 통신하는 것을 잊었다거나, 아니면 이어폰이 귀에서 빠졌다거나 할 수 있으니···.”
[아뇨, 지금 도와주러 가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제 지시대로 따라주세요.]“그, 죄송한데 위험한 상황에 놓여서 그런 거라면 지금 도와주러 가봤자···.”
[명령입니다.]김진성의 딱딱한 목소리에 풍빛가람의 표정도 굳었다.
‘이 어린 놈의 새끼가 듣자 듣자 하니까···!’
이마에 핏줄이 솟은 풍빛가람이 뭐라 외치려 했다. 하지만 김진성의 말이 좀 더 빨랐다.
[24시간 동안만큼은 저를 리더로 생각하고 제 말에 무조건 따른다고 하지 않으셨나요?]“그건 맞는데···.”
[1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규칙을 어기시려는 겁니까?]“아니, 그게 아니라···!”
[됐습니다. 이런 식이면 저는 빠지겠습니다.]“···뭐라고요?”
갑작스러운 통보에 풍빛가람이 당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벌써 이런 식이라면 같이 협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시간 이후로, 저는 술래뿐만 아니라 도둑들 역시 적으로 간주하도록 하겠습니다.]“······!”
풍빛가람의 두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김진성이 적으로 돌아선다고···?
[통신 끝나자마자 지하부터 한 번 가봐야겠군요. 그러면 통신을 종료하겠···.]“아, 알겠습니다! 지시에 따를게요! 죄송합니다!”
풍빛가람이 다급하게 외치며 사과했다.
“제가 조금 주제넘게 설쳤던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바로 하수구로 내려가겠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이어진 사과에도 한동안 침묵하던 김진성의 목소리는 한참 뒤에야 들려왔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땐 바로 통신 끊겠습니다. 주의해주세요.]“네···.”
[하수구로 내려가자마자 상황을 바로 보고해주세요.]“알겠습니다.”
풍빛가람은 대답과 함께 바로 입구 쪽으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자신을 발견한 쥐 몬스터 떼들이 몰려오는 것을 본 그는 검을 뽑아 들었다.
쥐 떼들을 향해 그는 검을 휘둘렀고,
콰르릉!
우레와 같은 소리와 함께 감전된 쥐 떼가 일제히 전멸했다.
그 사이를 지나가며 풍빛가람은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10명이 협력해도 24시간 동안 240명을 상대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인데, 여기서 김진성까지 적으로 돌리게 된다면···.’
풍빛가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도둑으로서 오랫동안 살아남으려면, 현재 명실상부 최고의 실력자 중 하나인 김진성을 같은 편으로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일단은 하라는 대로 따르자. 어쩔 수 없어.’
그리 생각하는 사이, 어느새 계단이 있는 쪽에 가까워진 것을 풍빛가람은 확인할 수 있었다.
* * *
그 시각.
풍빛가람과의 통신을 마친 김진성은 계속 주변을 정찰하면서 목표 위치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렇게 초반에 기세를 잡아놔야 앞으로 지시하기가 편해지지.’
속으로 생각하면서 그는 근처의 폐가 안으로 들어갔다.
쓸만한 물품이 있는지 뒤지면서 그는 생각을 이었다.
‘솔직히, 생존만 따로 놓고 생각하면 굳이 동료는 필요 없긴 해.’
다른 도둑들은 몰라도, 김진성만큼은 누구의 도움 없이도 24시간 동안 무리 없이 생존할 확률이 높았다.
은신, 그림자숨기, 위치 추적 등 생존에 특화된 스킬을 다수 보유했기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저들을 써먹는다면 훨씬 쉬워질 거야. 술래 쪽에 설다운도 있고, 그 외에 아직 실력을 드러내지 않은 능력자들도 있을 테니까.’
특히 설다운의 존재가 유난히 신경 쓰이는 김진성이었다.
아이튜브에서 봤던 설다운의 능력과 활약상은 충분히 경계할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양중근을 죽이려면 혼자만의 힘으로는 힘들어.’
단 둘이 붙는 게 아니라면, 수많은 사람들 안에 있는 양중근을 죽이는 건 위험부담이 컸다.
그렇다고 김진성은 양중근을 예선 3차까지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든 양중근을 죽일 틈을 만들려면, 최대한 많은 인원들이 나머지 도둑들에게 쏠리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나저나 왜 또 보고를 안 하지?’
폐가 하나를 다 뒤지고 나올 때까지 이어폰이 조용한 것을 확인한 김진성은 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9번님. 대답하세요.”
[아, 네···.]“하수구입니까?”
[네, 맞는데···.]“근데 왜 보고를 안 하셨죠?”
[그게···허억!]갑자기 헛바람을 들이키는 소리를 내는 풍빛가람.
동시에 퍽! 하고 무언가가 박살 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일부러 안 한 건 아니군.’
아무래도 통신을 할 수 없던 상황인 것 같았다.
* * *
풍빛가람의 신형이 순식간에 연기로 변했다.
동시에, 거대한 초록색 점막이 그가 서 있던 자리를 강타했다.
퍽! 소리와 함께 땅바닥이 움푹 파이는 모습.
“이런 미친···!”
한참 뒤편에 다시 나타난 풍빛가람은 여전히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10번, 그 새끼가 왜 대답이 없었는지 알겠네.’
풍빛가람 본인 역시, 갑자기 나타난 저 어마어마한 크기의 괴물 때문에 피할 생각만 했지, 통신으로 보고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으니까.
‘도대체 저런 보스급 괴물이 왜 이런 하수구에 살고 있는 거지?’
풍빛가람은 전방을 바라보았다.
천장이 꽤 높은 편인 하수구. 그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가진 몬스터.
그것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이족 보행하는 슬라임’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온몸이 슬라임처럼 흐물흐물한 초록색 점막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두 다리로 서 있는 데다가 머리까지 달려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헉!’
퍽!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강했다.
나름 예선 B조에서 가장 활약상이 뛰어났던 풍빛가람이 반격할 생각도 못 하고 연기로 변신해 피해만 다니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심지어 한 마리도 아니잖아!’
뒤로 도망친 풍빛가람의 시야에 보이는,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또 한 마리의 초록색 점막 몬스터.
이곳은 보스급 몬스터가 한 마리 이상 존재하는, 던전보다 훨씬 더 위험한 하수구였던 것이다.
* * *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이번 예선 2차 경기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몬스터, 콰그미어!]고전하고 있는 풍빛가람의 모습을 모니터로 바라보면서 중계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캐스터의 모습이었다.
[콰그미어가 어떤 몬스터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번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곧 TV 화면이 바뀌고, 콰그미어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적혀 있는 표가 하나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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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콰그미어
등급 : A+
특징 :
– 재생 능력 보유
– 일반 공격 피해 면역
– 맹독으로 이루어진 신체
– 매우 빠르며, 물 안에서는 속도가 더 증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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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
– A+급?
– 아니 너무 센데?
– 심지어 한 마리도 아닌데?
– 제작진 악마 새끼들 포르기네이부터 시작해서 선 오지게 넘네 ㅡㅡ
– 저걸 잡으라고 풀어놓은 거임 설마?
[지금 놀라시는 시청자 여러분들이 매우 많으신데요, 당연히 저건 잡기 위해 존재하는 몬스터가 아닙니다!] [사실상 예선 1차 때의 포르기네이의 역할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른바 ‘함정’ 역할이죠.]– 아하
– 어쩐지···.
– 근데 포르기네이도 죽었었잖아?
– 그때 처치했던 김진성이 지금도 있는데?
– 이번에도 설마···?
[맞습니다! 하지만 정작 잡지 말라고 설치해놓았던 포르기네이를 혼자서 처치한 참가자가 한 명 있었죠?] [허허···그러게 말입니다.]웃은 해설자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도 김진성이라면, 저 콰그미어를 처치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사실상 난이도는 포르기네이보다 더 힘들어 보이죠? 한 마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맞습니다. 포르기네이는 움직이지도 않았고, 제작진 측에서 최대한 작은 사이즈로 육성한 터라 150년 전 진짜보다 훨씬 약하기도 했었죠.하지만 지금 하수구에 있는 콰그미어들은, 실제 A+ 던전에서 발견되는 그 콰그미어랑 수준이 똑같습니다.]
* * *
그 시각. 해설진과 시청자들 모두에게 언급되고 있는 김진성은···.
“몬스터가 엄청 강하다고요?”
[네···허억!]다급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풍빛가람과 계속해서 통신하는 중이었다.
쿵! 하고 육중한 소리가 들려온 이후에야 다시 풍빛가람의 보고를 들을 수가 있었다.
[제가 보기엔 최소 A급 이상입니다! 움직이는 게 아예 차원이 달라요···히익!]들으면서 이동하던 김진성은 이내 두 다리를 멈춰 세웠다.
그러더니,
“제가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김진성이 방향을 바꾸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