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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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차이
또 한 번 콰그미어의 거대한 신체가 마치 거대한 탱탱볼처럼 엄청난 탄력으로 풍빛가람 쪽으로 날아왔다.
한눈에 봐도 현재 풍빛가람의 민첩 수치로는 도저히 피해낼 수 없는 속도였다.
“큭!”
풍빛가람이 낮은 신음을 흘리며 다시한번 연기로 변신했다.
흩어지듯 사라진 그의 자리에 거대한 초록색 덩어리가 묵직하게 박히듯 부딪혔다.
쿵!
육중한 소리와 함께 벽이 움푹 파였다. 그와 동시에 끓어오르듯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치이익···!
단단했던 콘크리트 벽이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는 모습을 본 풍빛가람이 식겁했다.
‘닿기만 해도 녹아내리는 맹독이라니···!’
저 정도의 독성이라면 인간은 스치기만 해도 뼈가 보이게 녹아내릴 정도였다.
풍빛가람은 어떻게든 반격을 해서 피해를 입히고 싶었으나 도저히 틈이 나질 않았다.
퍽!
계속해서 날아오는 또 다른 콰그미어의 공격을 피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이러면 도망치기도 전에 마나가 다 떨어지겠어···. 응?’
남아있는 MP 수치를 확인하던 그때, 풍빛가람은 왼편에서 뭔가 불길한 낌새를 느꼈다.
빠르게 고개를 돌린 풍빛가람의 얼굴이 구겨졌다.
‘젠장! 또야?’
왼쪽 통로 끝에서 또 한 마리의 콰그미어가, 하수구의 물길을 타고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던 것이다.
두 마리도 이렇게 벅찬 마당에 한 마리가 더 가세한다면, 그땐 정말 가망이 없다고 봐야했다.
‘안 되겠어. 혹시 몰라서 마나를 조금 아껴두려고 했는데···.’
입술을 깨문 풍빛가람의 신체가 또다시 연기로 변해 흩어졌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다.
단순히 연기로 변신해 이동하는 게 아니었다.
사라진 풍빛가람의 자리에서 생겨난 연기가 순식간에 커다랗게 퍼지더니 콰그미어들을 삼키듯 덮친 것이다.
연기에 갇혀 버린 형국이 된 콰그미어가 사방을 향해 주먹을 휘둘러댔다.
그때, 우레와 같은 천둥소리가 하수구 전체에 울려 퍼졌다.
콰르르릉!
동시에 눈부실 정도로 환한 빛이 번쩍였다.
연기 안에서 생성된 번개가 콰그미어 세 마리를 덮친 것이다.
고압에 감전되는 소리와 함께 온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는 콰그미어들.
그 틈을 이용해 풍빛가람은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온 뒤, 출구 쪽을 향해 전력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도망칠 때까지 시간은 벌었겠지!’
풍빛가람이 순식간에 하수구의 모퉁이를 돌았다. 그때까지도 세 마리의 콰그미어들은 감전된 상태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이후 계속해서 계단 쪽으로 달려가던 풍빛가람이 계단이 있는 통로 쪽에 막 진입했을 그때,
“······!”
맞은 편에서 나타나는 익숙한 얼굴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풍빛가람님? 여긴 왜···?”
역시 놀란 눈으로 묻는 10번 도둑의 모습.
풍빛가람은 놀라 외쳤다.
“살아있었어?!”
“네! 걸어 다니는 슬라임 괴물 공격을 피하느라 잠깐 숨어있었죠!”
“근데 왜 통신으로 답변을···헉?!”
말하다 말고 풍빛가람은 뒤를 홱 돌아보며 헛바람을 들이켰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바로 뒤까지 쫓아온 콰그미어 한 마리가, 자신들이 있는 쪽으로 또 한 번 몸을 날린 것이다.
‘벌써 감전이 풀렸어?!’
속으로 경악하면서도 풍빛가람은 반사적으로 스킬을 사용했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연기로 변신한 그는, 간신히 콰그미어의 몸통 박치기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던 10번 도둑은 아니었다.
퍽!
“커헉···!”
벽과 콰그미어의 몸통 사이에 껴버린 10번 도둑은 신음과 함께 입에서 피를 토했다.
그리고,
치이이익···!
“아아아악!!”
녹는 소리와 함께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는 10번 도둑.
온몸의 피부가 빠르게 녹아내리는 모습을 본 풍빛가람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히익···!”
그러더니 고통에 몸부림치는 10번을 내버려두고서, 몸을 돌려 혼자 계단 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10번 도둑은 사라지는 풍빛가람을 향해 절망적인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사···알···려···!”
촤악!
그때, 무언가 베이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린 풍빛가람의 눈이 커졌다.
10번 도둑의 온몸을 짓누르던 콰그미어의 신체가 반으로 쪼개지고 있던 것이다.
털썩하고 바닥에 쓰러진 10번 도둑의 시야에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김진성이었다.
“···재생하고 있네?”
김진성이 콰그미어의 신체를 내려다보며 혼잣말을 했다.
반으로 잘려있던 콰그미어의 몸이, 몇 초 만에 어느새 다시 원상태로 복구가 된 것이다.
문제는 나머지 반쪽도 마찬가지로 재생했다는 것이다.
“두 마리로 늘어난다고?”
황당한 표정으로 두 마리가 된 콰그미어를 바라보는 김진성.
검으로 두동강을 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렇게 증식한다면 다른 문제가 되었다.
‘이러면 검을 사용하는 건 오히려 손해라는 건데.’
김진성은 곧바로 검을 허리춤의 검집에 꽂아 넣었다.
동시에 몸을 옆으로 살짝 틀었다.
거의 스치듯이 날아온 두 마리의 콰그미어의 신체가 뒤쪽 벽에 쿵! 쿵! 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경악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계단 쪽에서 얼굴만 빼꼼 내민 풍빛가람이었다.
‘저걸 저렇게 쉽게 피한다고?’
자신은 도저히 피할 엄두도 못 내서 마나를 사용해 계속 연기로 변신했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놀랄 만한 장면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공격을 피해낸 김진성이 곧바로 손바닥에 거대한 검은 구체를 두 개 만들어내더니, 두 마리의 콰그미어를 향해 날렸다.
퍼억, 하는 소리와 함께 콰그미어가 점막 조각이 되어 사방에 흩뿌리듯 터졌다.
그걸 본 풍빛가람의 눈이 더 커질 수 없을 정도로 휘둥그레졌다.
‘단 한 방에 저 괴물을 터뜨렸어···?!’
자신의 필살기라고 볼 수 있는 ‘연기 마법진’과 ‘번개’의 연계 공격에도 몇 초 감전시키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김진성은 별다른 큰 움직임 없이도 콰그미어를 압도하고 있던 것이다.
순간 김진성을 바라보는 풍빛가람의 눈빛이 점차 흔들림과 동시에 공포심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저런 인간을 아까 내가 적으로 돌리려고 했었다고?’
등에 식은땀이 한 줄기 흐르는 기분이었다.
만약 아까 바로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면, 24시간은커녕 한 시간도 못 버티고 황천길로 직행할 뻔했다.
“···이래도 안 죽는다···?”
그때 김진성이 혀를 내두르면서 한마디 했다.
그의 시선이 하수구 물 쪽으로 모여드는 작은 초록 점막들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뭉치는 점막들은 또다시 콰그미어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또 증식하고 있네.’
이젠 네 마리로 불어난 콰그미어의 모습에 김진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일단, 너희는 조금만 이따 보자.”
김진성이 쓰러진 10번 도둑을 둘러메더니 계단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그 모습을 지켜보던 풍빛가람과 김진성의 시선이 마주쳤다.
“······!”
저도 모르게 움찔한 풍빛가람을 향해 김진성이 외쳤다.
“지하 3층으로 올라가요!”
그러더니 순식간에 풍빛가람을 지나쳐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듯 서있던 풍빛가람의 눈에 김진성을 따라 쫓아오던 콰그미어들이 들어왔다.
‘히익!’
풍빛가람은 걸음아 날 살리라 하고 김진성의 뒤를 따라 달렸다.
콰그미어들이 바로 계단으로 진입하려 들던 그때였다.
퍽!
갑자기 생겨난 검은 장막이 콰그미어를 막아섰고, 그로 인해 육중하게 충돌하는 소리가 장막 뒤에서 들려왔다.
콰그미어들이 검은 장막을 부수기 위해 계속 때려대는 동안, 김진성과 풍빛가람은 안전하게 지하 3층 깊숙한 곳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이쯤이면 됐어요.”
김진성이 걸음을 멈추고 10번 도둑을 내려놓았다. 쫓아오던 풍빛가람이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 전에 이 사람이 죽겠어요. 포션으로 치료할 동안 주변 몬스터들이 오는지 감시 좀 해요.”
김진성은 급하게 주머니에서 HP 포션을 꺼내 10번 도둑의 온몸에 전체적으로 포션액을 뿌렸다.
연이어 포션을 두 개나 사용한 김진성이 10번의 증세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늦었어요. 뇌와 심장이 녹아버렸어요.”
HP 포션을 두 통이나 부었는데도 신체가 회복되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김진성은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는 눈동자의 생기를 내려다보았다.
소각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의 마지막을 지켜봤기에 지금 10번 도둑이 죽기 직전의 상태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아공간 스킬만 잘 사용했더라면 살았을 텐데···.”
“아공간···이요?”
김진성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풍빛가람이 되물었다.
김진성이 10번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이 사람, 아공간 안에 숨을 수 있는 능력자였어요. 예선 C조에서도 이 능력으로 위기에서 항상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죠.”
“아···.”
“아까 통신으로 물었을 때 대답을 안 한 것도 아공간에 숨어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차원이 달라지면 당연히 현실에서의 무선 통신도 먹히지 않는다. 이건 요즘 초등학생들도 아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대충 제한시간이 10분 정도였던 걸로 기억했어요. 그래서 그 안에만 도착했으면 무조건 살릴 수 있었는데···.”
김진성이 10번에게서 시선을 떼고 풍빛가람을 올려다봤다.
이 자가 내 지시를 곧바로 따랐다면.
그래서 좀 더 빨리 콰그미어의 존재를 김진성한테 알렸다면.
이곳에 조금 더 빠르게 도착했을지도 몰랐다. 그랬다면 10번 도둑이 공격당하는 상황 자체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
하지만 그런 김진성의 생각을 전혀 모르는 풍빛가람이 의아한 얼굴로 김진성을 마주봤다.
그 모습에 김진성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은 뒤 다시 10번 도둑을 바라보았다.
“···혀랑 성대가 녹아서 유언도 못 하겠군요.”
흉측하게 녹아내린 입 안쪽을 확인한 김진성은 검을 뽑아 든 뒤, 그의 이마에 검 끝을 댔다.
“더 고통 받지 않도록 편안히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진성이 가볍게 검을 찍어 눌렀다.
10번 도둑의 이마에 김진성의 검이 깊숙하게 박혔다.
그때 김진성의 눈 앞으로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 악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45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방의 특성인 ‘아공간 능력자’를 획득했습니다.
▷ 아공간 능력자 : 아공간을 생성합니다. 아공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습니다.
– 아공간은 사용자의 경지가 높아질수록 넓어집니다.
– 한 번에 최대 10분 머물 수 있으며, 1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아공간 밖으로 추방됩니다.
– 사용 후 다시 사용할 때까지 한 시간의 쿨타임을 가집니다.
– 아공간은 기본적으로 진공 상태로 유지됩니다. 진공 상태는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아공간 내부 상태에 대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습니다.
* * *
[아, 김진성이 10번 도둑, 김지명 선수의 목숨을 직접 끊었습니다!] [이러면 술래 측에서 잡은 것으로 인정되지 않죠?]캐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최소한 간접적으로라도 처치하는 데 간여를 해야 인정이 되기 때문에, 이번 10번 도둑의 사망으로 술래들이 얻은 예선 통과 인원은 없습니다!] [이러면 240명 전원이 예선을 통과하는 건 불가능해졌네요.]* * *
“혹시 아공간 능력을 얻으셨나요?”
알림창을 읽던 중 뒤에서 들려온 풍빛가람의 목소리에 김진성은 또 한 번 고개를 돌렸다.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김진성의 시선에 풍빛가람은 ‘대체 왜 그래?’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에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뜬 김진성이 이어폰으로 통신을 시작했다.
“7번, 8번, 대답하세요.”
[네.] [예!]“하수구 쪽에서 위험한 몬스터 무리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안전을 위해 일단 지하 수색은 취소하겠습니다. 전원 1층으로 올라오세요.”
[알겠습니다.] [확인요.]간단하게 지시를 내린 김진성이 풍빛가람에게 말했다.
“당신도 위로 올라가세요. 그리고 7번 8번을 만나면, 7번은 3시 방향, 8번은 9시 방향으로 정찰하라고 전하세요.”
“그럼 저는···.”
김진성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당신은 12시 방향으로 가면서 정찰하시면 됩니다. 몬스터 시체가 떨어져 있는 방향을 따라가면 편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진성 씨는요?”
풍빛가람이 물었다.
김진성은 계단 쪽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대답했다.
“전 밑의 몬스터들 처리하겠습니다. 더 질문 있으신가요?”
“······.”
“올라가세요.”
김진성의 축객령에 풍빛가람은 입을 다문 채로 등을 돌려 계단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위치 감지’를 통해 완전히 1층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한 뒤에야 김진성은 짐을 챙긴 후 다시 하수구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곁에 오래 두면 안 되는 타입이야.”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계단을 다 내려온 김진성.
자신이 만들어낸 검은 장막을 걷어내었다.
그러자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콰그미어들이 일제히 김진성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놈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김진성이 콰그미어들을 주욱 쓸어보며 중얼거렸다.
* * *
김진성이 다시 콰그미어들과 대치하는 장면은 고스란히 TV 화면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 오 붙는다
– 역시 김진성이야! 안 피할 줄 알았다니까!
– 벌써 기대된다!
– 와 떨려 ㄷㄱㄷㄱ
– 응 이럴 줄 알고 치킨 시켰어~
공식 인터넷 방송 채팅방의 채팅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고,
[아, 해설위원님의 예측이 맞았습니다! 김진성이 다시 홀로 하수구로 돌아왔습니다!] [그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김진성이라면 무조건 돌아올 것 같았는데, 예측이 맞았네요.]해설진도 곧 있을 전투에 대비하여 텐션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
모니터실 직원들도 분주해졌다.
“하수구의 모든 카메라 포커스 김진성한테 집중하세요! 한 장면이라도 놓쳐선 안 돼요!”
“아이튜브 관계자 있지? 편집 안 한 생방송 풀 영상 바로 올릴 준비 해!”
“시청률 올라가는 중입니다~! 우리 프로그램 복덩이가 또 한 건 해주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백준이, 옆의 장승욱에게 물었다.
“어떨 거 같아? 최근 한 달 동안 수련실 영상은 네가 더 많이 봤었잖아.”
최근 백준은 정부종합청사에도 다녀오는 등 외부 활동이 많아 자연스럽게 내부 관리는 장승욱이 도맡고 있었다.
장승욱은 자신있게 대답했다.
“못 이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