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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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든 걸 보고, 듣고 있다.
‘확실히 딜레이가 사라진 게 좋네.’
기존 텔레포트 스킬은 사용하려면 5초의 시전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텔레포트를 사용한 후 5초간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스킬 융합 후의 텔레포트 스킬은 시전 시간이 없었다. 사용 즉시 발동되는 것이다.
5초라는 시간은 헌터에겐 아주 긴 시간이다.
방금 같은 상황에도 시전 시간이 이전과 같이 길었다면, 이 세 명은 마나 매의 검은 장벽을 부수고 텔레포트 전에 도망쳤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40m까지 거리가 늘어나서 성벽 밖으로 빼낼 수 있었던 것도 좋았어.’
본래 스킬 융합 후의 텔레포트 스킬의 최대 거리는 20m였다.
하지만 포르기네이를 잡으면서 얻은 ‘마인체질’ 특성으로 인해, 마기를 사용하면 그 두 배인 40m로 늘어가게 된다.
그로 인해 눈앞의 셋을 다른 술래들의 도움을 아예 받을 수 없는, 성벽 바깥까지 끄집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자, 그럼 편하게 사냥해볼까?’
눈앞의 셋을 쳐다보는 김진성의 표정은 여유가 넘쳤다.
셋 다 전투 쪽 능력자가 아니다. 반대로 김진성은 현재 전투 능력으로 손에 꼽히는 참가자였다.
누가 봐도 결과가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다.
“헉···!”
“히이익···!”
소스라치게 놀라는 셋 중, 추채수는 아예 엉덩방아까지 찧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조경훈이 침착하게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다른 술래들의 도움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원하는 바를 이루진 못했다.
“···어?”
조경훈은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분명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어놨었는데, 지금은 온데간데 없었던 것이다.
“이거 찾아?”
그의 궁금증은 눈앞에 선 김진성이 해결해주었다.
김진성의 등 뒤에서 넝쿨 모양의 흑색 마나줄기가 세 개의 스마트폰을 말아 쥐고 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 술래들이 방금까지 사용하고 있던 스마트폰이었다.
마나 줄기가 스윽 움직이더니 스마트폰들을 김진성의 손 위에 포개서 올려놓았다.
“이건 전리품으로 받아갈게. 그러면 다들 잘 가라고.”
김진성의 말을 들은 일행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마치 저승사자의 최후통첩을 들은 듯한 표정이었다.
“으아아!”
“살려 줘!”
결국 본능적으로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들 헌터 출신이기에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기에 쫓아가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김진성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저 술래들이 사라진 곳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곧 김진성의 주변에서 마나 덩어리가 화살 모양으로 생성되어 떠올랐다.
그리곤 순식간에 도망치는 셋을 향해 날아갔다.
“컥!”
“허윽···!”
화살을 맞은 세 술래가 동시에 풀썩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쪽에서는 뭔가 박살 나는 소리가 났는데, 아마 실드가 깨지는 소리일 것이리라.
동시에 눈앞에 알림창이 좌르륵 떠올랐다.
▶ 악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25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방의 스킬인 ‘감시의 눈’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 감시의 눈 : 사용자와 시야를 공유할 수 있는 외눈 모양의 투명한 소환수를 소환합니다. 소환수는 비행이 가능하며, 생명체의 마나의 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환수는 사용자의 지능 수치 15당 한 마리를 소환하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소환할 때마다 50의 마나를 소모합니다.
일단 제일 먼저 얻은 ‘감시의 눈’ 스킬을 확인해보는 김진성.
‘···괜찮네. 지금 내 지능 수치면, 20마리는 넘게 소환할 수 있겠는데?’
20마리면 섬 전체에 펼쳐 놓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술래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전부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건 일단 무조건 챙겨야 하고.’
스킬 융합으로 인해 기존 ‘텔레포트’가 있던 슬롯에 ‘감시의 눈’ 스킬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김진성.
그는 시선을 내려 나머지 스킬들을 확인해보았다.
▷ 워프 홀 : 사용하면 즉시 넓은 범위의 워프 홀 입구가 생성됩니다. 이후 한 번 더 스킬을 사용하면 원하는 위치에 출구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출구를 생성할 때까지 1분의 캐스팅 시간이 필요합니다.
입구에서 최대 10km 떨어진 거리에 출구를 생성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지능 수치가 높을수록 더 먼 거리에 출구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사용 시 마나를 500 소모합니다.
▷ 실드 : 마나를 둘러 두꺼운 방어막을 생성합니다. 방어막의 방어력은 사용자의 지능 수치에 비례합니다. 마나를 50 소모합니다.
‘···실드는 지금 나한테는 필요가 없는 스킬이고.’
김진성은 지금도 마기를 둘러서 실드 비슷한 방어막을 만드는 게 가능했다.
어쩌면 마기를 이용했기에 실드 스킬보다 더 좋을지도 몰랐다.
‘워프 홀은 거리 때문에 괜찮아 보이네. 캐스팅 시간이 길긴 해도 먼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건 매리트가 있지.’
심지어 워프 홀을 이용하면 다수의 사람이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 확실했다.
‘이건 가져가야겠다. 뭐를 버리지···.’
김진성이 가지고 있던 스킬 목록을 살펴보며 고민했다.
그러나 이번엔 고민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발도를 버리자. 이제 검 스킬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검 스킬에 의존해야만 했던 예선 1차 때면 모를까, 지금은 마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마기 화살, 마기 폭탄 등등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경지까지 올라왔다.
실제로 예선 2차를 시작한 이후로 검을 제대로 사용한 적이 없었다.
처음에 콰그미어를 만났을 때 한두 번 휘둘렀던 게 전부였고, 그 이후부터는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스킬 정리 끝났고.’
발도 대신에 워프 홀 스킬을 슬롯에 넣은 후 김진성은 눈앞의 알림창을 전부 치워버렸다.
‘이제 포인트 모으러 가봐야겠다.’
김진성의 시선이 구석에 박혀 있는 비스 크리마 포인트로 향했다.
▶ 남은 비스 크리마 포인트 : 27
27이면 마기를 5분 이상도 사용하지 못하는 양이다. 그렇기에 지금 포인트 작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그 전에···.’
김진성은 두 손을 하늘 위로 뻗었다.
곧 손바닥에서 수많은 외눈 모양의 소환수가 생성되더니, 이내 투명해지면서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소환자인 김진성의 시야에는, 하늘 위에 떠 있는 30마리 가까이 되는 외눈박이들이 확연히 들여오고 있었다.
‘자, 구석구석 흩어져라. 최대한 하늘 높이 떠올라서 저격 안 당하게끔 조심하고.’
김진성의 의지대로 외눈들은 이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섬 전체에 퍼져가기 시작한 외눈 소환수들을 확인한 김진성은, 바로 몸을 돌려 지하 입구 쪽으로 향했다.
* * *
그렇게 김진성이 추채수를 처치했기 때문에, 그가 유지하고 있었던 기존의 워프 홀도 사라졌던 것이다.
양중근은 돌아갈 워프 홀이 사라진 것을 보고선 머리 끝까지 화가 올라온 상태였다.
“뭐?! 시체가 성벽 바깥쪽에서 발견되었다고?!”
이어폰을 통해 외쳐대는 양중근의 커다란 목소리가, 술래들이 서 있는 섬의 동쪽 전체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워프 홀 바로 앞에 앉아있던 놈들이 왜 갑자기 몇십 미터는 넘게 떨어진 바깥쪽에 죽은 채로 나타나?!”
[그, 그건 저희도 잘···.]“경비를 서던 너희가 모르면 어떻게 해, 이 등신 새끼들아!! 세 명이나 되는 애들이 성벽 바깥까지 이동할 때까지 발견 못 하고 뭐 하고 있었냐고?!”
[······.]“너희들 때문에 애써 세운 계획이 다 망가져 버렸잖아!! 이제 어쩔 거야, 어?! 이번 일로 인해 24시간 안에 도둑 다 못 잡으면 너희들이 알아서 자진 탈락할 거냐고?!”
[······.]“곧 죽어도 탈락하겠다고는 말 안하지? 이런 씨발 새끼들이 진짜···!”
콜로세움에서 스스로 탈락하겠다는 말은 곧 죽겠다는 소리였다. 엄밀히 따지면 그들은 스스로 목숨을 버릴 만큼 양중근에게 충성할 이유가 없었다.
한참을 화를 내던 양중근이 이내 한숨을 푹 쉬면서 목소리를 가라앉혔다.
“일단 시체는 본성에다 갖다 놔. 그리고 방어 병력 전원 본성 안으로 들어가서 대기해. 알았어?”
[···네.]“애들한테 전해. 도착했을 때 본성 바깥에 한 발자국이라도 나와 있던 놈들은 바로 다 죽여버린다고.”
거기까지 말한 뒤 양중근은 귀에서 이어폰을 거칠게 뽑아버렸다.
그는 자신을 조심스레 쳐다보고 있는 술래들을 흘끗 바라보더니, 이내 혼잣말을 쏟아냈다.
“씨발, 어떻게 감시망을 뚫고 본성 한복판에 있는 애들을 끄집어낸 거지? 조경훈이 죽기 직전까지 조용했다는 걸 보면 ‘감시의 눈’에도 안 걸렸다는 소린데···.”
“······.”
“저 놈들 중에 텔레포트 능력자가 있나? 김진성이 예선 1차전에서 텔레포트 사용했던 건 못 봤었던 것 같은데···.”
한참을 중얼거리던 양중근은 이내 혼자서 결론을 내린 듯이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이 더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어. 무조건 무리 지어서 움직이고, 남아있는 병력은 본성 바깥으로 절대 나오지 못하게 하고.”
“······.”
“너희들도 조심해.”
양중근의 시선이 장형태와 한민수에게로 향했다.
“이번 사태를 보니, 언제 또 너희 같은 핵심 병력을 암살하려 찾아올지 몰라. 특히 김진성 그 씹새끼는 그림자 안에 숨어서 몰래 접근한 뒤 암살하고 튀는 게 가능한 놈이야. 너희도 알고 있잖아?”
“······.”
“혹시 모르니까 김진성 그놈 죽일 때까지만 계속 내 지시 따라 움직이라고. 애써 예선 통과 확정해놓고 따로 놀다가 24시간 안에 개죽음당하지 말고. 알았어?”
한민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장형태는 아주 작게 고개를 까딱했다.
“하, 씨발···. 존나 꼬여버렸네.”
짜증 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리던 양중근의 시선이 무심코 이덕수에게로 이동했다.
양중근은 바로 그에게 시비를 걸었다.
“어이, 어떻게 생각해? 당신이 수십 명 갖다 박지만 않았어도 이런 사태가 안 일어났을 수도 있잖아? 지금보다 경계 인원이 더 많았을 테니까. 응?”
무슨 일만 생기면 자신의 탓을 하며 조롱하는 모습에 이번에는 이덕구도 참지 못하고 항변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본성 쪽의 방어 병력이 100명이 넘어가는데···!”
“이 개새끼가!! 그래서, 니 잘못이 아예 없다는 거야, 뭐야?!”
양중근은 잘 걸렸다는 듯이 버럭 화를 내며 이덕구의 바로 코앞까지 성큼성큼 다가왔다.
“40명이 넘는 동료들을 뒤지게 만들어 놓고 지 잘못은 없다는 듯이 대답하고 있네? 니가 그러고도 사람 새끼야?! 어?!”
양중근이 위협적인 모습으로 코앞에서 소리를 지르자 이덕구가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섰다.
‘큭···!’
게다가 양중근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의 압박감 때문에,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제어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쏟아야만 했다.
당연히, 반박은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었다.
“한 마디만 더 지껄여봐, 어?! 억울하게 죽어버린 동료들의 복수를 내가 직접 해줄 테니까.”
“······.”
“씨발, 왜 대답이 없어?! 이 와중에 또 죽는 건 두려운가 보지?”
계속되는 양중근의 도발에도 이덕구는 아무런 대답을 하질 못했다.
이미 싸우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안 봐도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양중근의 기운조차 이겨내지 못하는데 전력을 다한 결투에서 이길 리가 만무했다.
“진짜 쓰레기만도 못한 새끼네. 이런 놈을 믿고 따라갔다가 개죽음을 당한 애들이 불쌍할 지경이다. 캬악, 퉤!”
이덕구의 신발에 가래침을 뱉고 돌아서는 양중근.
“일단 본성까지 이동한다! 도착한 후 다시 작전을 다시 짜든가 하자고. 다들 진열 맞춰!”
“저, 저기···.”
“뭐야?”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며 홱 고개를 돌리는 양중근.
그를 부른 한민수가 귀를 가리켰다.
“저기, 누가 형 찾고 있는데요···.”
“나?”
양중근은 다시금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았다. 이후 마이크 ON 버튼을 누른 뒤 말했다.
“누가 나 찾았어?”
[접니다.]“저라고 하면 누군지 어떻게 알아, 인마!”
또 한 번 목소리를 높이며 짜증스레 말하는 양중근.
“내가 보고할 때는 이름이나 별명부터 말하고 시작하라고 몇 번을 가르쳤어?!”
[···혹시 양중근 씨 되십니까?]“뭐, 뭐? 양중근 씨?! 이 시건방진 새끼가 누구 앞에서 맞먹으려고···!”
[죄송한데, 저 술래 아닙니다.]순간 양중근의 행동이 정지되었다.
놀라 눈을 부릅뜬 양중근의 귀에, 계속해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저 도둑입니다. 긴히 할 말이 있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 *
그 시각.
지하를 내려가던 김진성은, 어느 순간 걸음을 우뚝 멈춰선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한쪽 귀에 술래들의 스마트폰과 연결된 이어폰을 꽂은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풍빛가람···!’
그는 단번에, 방금 전 양중근에게 말을 건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