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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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의 스킬
3번 도둑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은 ‘도주’였다.
사용자의 다른 능력치가 20% 감소하는 대신 민첩 수치가 100% 이상 늘어나는, 어떻게 보면 24시간 생존해야 하는 도둑 역할에 매우 어울리는 스킬이었다.
그래서 3번 도둑은 ‘코앞에 적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무조건 살아남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술래들이 지금 나타난 거리는 그야말로 ‘코 앞’이나 다름이 없었다. 도망치는 순간 보고를 한 게 대단할 정도로 큰 위기상황인 것이다.
“흐으으읍!!”
3번 도둑을 발견하자마자 한민수가 진공청소기처럼 입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흡입력은 어마어마했다.
3번 도둑이 전력을 다해 달리고 있음에도 그 흡입력을 견디지 못해 평범한 일반 성인이 달리는 수준 정도로 느려졌기 때문이었다.
“젠장, 젠장, 젠장···!”
한민수의 진공 흡입 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문 채로 젖먹던 힘까지 사용하는 3번 도둑.
살아남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효과를 본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 진공 압력을 이겨내고 점점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술래가 한민수 한 명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휘이이잉~!
한민수가 시간을 벌어들이는 동안 오랜 캐스팅을 마친 얼음 능력자, 장형태가 얼음 회오리를 소환했다.
주변을 순식간에 얼리면서 자신의 주변에 도착한 얼음 회오리에 3번이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얼음 조각에 스친 피부가 온통 피투성이로 변하는 고통 속에서도 그는 달리는 다리를 멈추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두 다리마저 점점 얼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달리는 속도 또한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크하하!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는구만!”
그 모습을 마치 만화 보듯이 즐겁게 감상하던 양중근이 이내 3번 근처까지 다가왔다.
그리곤 손바닥을 힘껏 바닥에 찍었다.
그의 장기인 아공간 마법진을 생성한 것이다.
“어···?”
마법진에 갇힌 3번 도둑의 얼굴색이 하얗게 변했다.
왜 계속 전력으로 달리고 있는데도 뒤에 서 있는 양중근과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는단 말인가?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된 3번 도둑을 향해 양중근이 혀를 찼다.
“쯧쯧···. 마법진에 갇히면 벗어날 수도 없다는 기초적인 지식도 모른단 말이야?”
양중근이 먹잇감을 보는 비릿한 눈으로 3번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가 한 말에 3번이 달리기를 포기하고 부들부들 몸을 떨다 주저앉았다.
“헌터가 됐으면서 기초 상식도 모르는 놈은 죽어야 마땅하지!”
말을 마친 양중근은 있는 힘껏 3번 도둑을 향해 마나로 뭉쳐 있는 주먹을 휘둘렀다.
눈을 부릅뜬 3번 도둑은 몸을 날려 공격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온몸이 얼어버린 데다 마법진의 너프마저 적용된 상태에서 몸이 마음대로 움직일 리가 없었다.
결국, 그는 양중근의 주먹이 머리로 날아오는 것을 피해내지 못했다.
퍼억!
수박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3번의 머리가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다.
머리를 잃은 신체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진 뒤에야 양중근은 마법진을 거두었다.
몇 초 뒤.
본성 쪽에 설치된 커다란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술래 측에서 도둑을 처치하셨습니다. 술래 측은 24명의 예선 통과 인원을 확보하셨습니다. 그리고 직접 처치에 관여한 양중근, 한민수, 장형태 셋은 예선 통과 확정입니다.]“좋아!”
“나이스으~!”
주먹을 불끈 쥐는 양중근, 그리고 만세 자세와 함께 외치는 뚱뚱한 한민수.
반면 여전히 별 표정 변화가 없는 장형태의 등을 양중근이 팡! 팡! 두드렸다.
“잘 했어! 너랑 왕만두 둘 다 고생 많았어!”
“······.”
“나머지는 내 말 잘 들어!”
양중근은 뒤에서 부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나머지 술래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연설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24시간 동안 이런 식으로 나는 계속 사냥을 할 거야! 예선 통과했다고 이제부터 놀거나 그러지 않을 거라고!”
“······!”
“왜인지 알아? 김진성 때문이야, 김진성!”
양중근은 두 눈에 핏발을 세워가며 이를 악문 목소리를 내었다.
“그 새끼를 이번 기회에 죽이지 못하면 억울해서 잠을 못 잘 것 같거든. 너희들은 진짜 운 좋은 줄 알아!”
가까이 있던 술래 참가자들이 양중근의 서슬 퍼런 모습에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양중근이 화를 참지 못하는 듯 고개를 휙 돌렸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조금 전과 달리 굳은 표정이었다.
사실 그가 술래들과 같이 움직이는 이유는 따로 있던 것이다.
‘지금 이놈들과 함께 단체로 다구리를 쳐야 김진성을 죽일 수 있어. 나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해.’
앞으로 예선 3차, 나아가 본선에서 어떤 규칙으로 경기를 치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에도 지금처럼 다수로 소수를 상대하는 상황이 나오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 프로그램은 결국 서바이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같은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죽여버려야만 했다.
다시 참가자들을 향해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린 양중근이 외쳤다.
“너희들도 오늘 김진성이 죽는 편이 낫잖아? 앞으로 예선 3차, 본선 때 그 괴물을 적으로 만날지 누가 알아? 안 그래?”
그 말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진성을 잡을 때까지 난 계속 너희들과 함께한다. 그러니까 그 안에 너희들도 직접 도둑 잡는 데 관여해서 예선 바로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알겠어?”
“네!”
“좋아. 그러면 전리품 좀 챙기자. 다들 좀 도와줘!”
양중근의 지시에 근처에 있던 술래들이 3번 시체를 향해 다가왔다.
그들이 시체를 뒤져 전리품을 챙기던 그때였다.
“그래! 이거야! 야, 왕만두! 내가 말했지?!”
갑자기 환호를 지르며 바닥으로 손을 뻗는 양중근.
통신용 이어폰을 주워들은 그가 한민수를 바라보며 외침을 이었다.
“이 새끼들도 분명히 통신 가능한 장치가 있을 거라고 했잖아!”
“어···. 그거예요?”
“보고도 몰라?! 하, 진짜···! 평상시에 최신 장비에 관심 좀 가지고 살아라! 명색이 헌터라는 놈이 말이야···.”
한민수를 향해 잔뜩 쏘아댄 후에 양중근은 주워든 이어폰을 귀에 꽂고 ON 버튼을 눌렀다.
그 상태로 그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야, 김진성! 그리고 나머지 도둑들! 내 말 들리지? 나 양중근이야!”
[···어?]누군가가 당황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양중근의 귀에 들어왔다.
그 목소리로 100% 도둑 전용 통신 이어폰이라는 것을 확신한 양중근은, 훨씬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방금 들었을 거다. 너네 중 한 놈이 방금 죽었다는 소식을! 이제부터 시작이야! 이놈처럼 한 명씩 차근차근 제거해줄 테니까!”
[······.]“미리 유서라도 써놔라! 그러면 예선 끝나고 제작진에게 전달이라도 해줄게! 그리고, 김진성 너!”
양중근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버럭 소리 질렀다.
“넌 가장 마지막에 처리해주지. 미리 목 씻고 기다리고 있어라! 만나는 순간 제발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거기까지 외친 양중근은 이어폰 통신을 껐다.
그리고는 득의에 찬 표정으로 술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도둑들은 통신 못 해. 내가 듣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어떻게 통신을 하겠어? 안 그래?”
술래들이 서로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도둑들이 다시 통신할 확률은 낮았다. 이제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마나 매따위 신경 쓸 필요도 없어! 통신을 못 하는 이상 도둑들은 이제 김진성의 도움을 못 받거든. 각각 따로 놀게 되는 거지! 그러면 어떻게 된다?”
“······.”
“김진성을 뺀 다른 도둑들은 잡기 훨씬 더 쉬워진다, 이 소리야. 큭큭큭!”
기분 좋게 웃는 양중근을, 술래들은 신뢰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양중근이 보여준 리더십은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 그 자체였다.
“어때, 이덕구 아저씨?”
양중근이 한쪽 구석에 서 있던 이덕구를 돌아보며 이죽댔다.
“무턱대고 계획 없이 이동하다가 손해만 봤던 당신보다 훨씬 계획적이고 체계적이지? 응?”
“······.”
“이 기회에 잘 보고 배우라고! 그래야 다음엔 아까처럼 따르는 동료들 다 개죽음 만드는 멍청한 짓거리 안 할 거 아냐? 큭큭큭.”
계속되는 비아냥에 이덕구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실제로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라 반박할 말이 없었기에 이덕구는 그저 꾹 참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자, 전리품 다 챙겼어?”
“네.”
“그럼 이제 돌아가자.”
“흐으으읍!!”
양중근이 몸을 막 돌리려고 할 때, 한민수가 또다시 흡입 스킬을 사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을 보니, 한민수가 3번 시체를 빨아들이고 있는 모습이 양중근의 시야에 들어왔다.
“끄윽··· 아, 좋다.”
순식간에 시체를 흡입한 한민수는, 이내 자신을 뜨악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양중근 외 다른 술래들을 발견했다.
그는 항변했다.
“아, 왜요! 전리품도 다 털은 시체 정도는 먹을 수도 있잖아요!”
딱!
“아야!”
“아무 말도 안 했어, 이 돼지 새끼야!”
딱밤을 때리며 한마디 한 양중근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몸을 돌렸다.
“다들 돌아가자! 전부 워프 홀로 이동!”
곧 양중근을 필두로 한 백여 명의 술래들은 아까 튀어나왔던 워프 홀 출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양중근의 위력을 체감한 술래들이, 자신들도 무사히 통과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푼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떠들고 있을 때,
가장 앞서 도착한 참가자가 걸음을 멈추었다.
“···어?”
그의 당황한 목소리에, 곧이어 도착한 참가자들도 일제히 당황한 표정으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뒤에서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걸어오던 양중근이 서둘러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왔다.
그러나 양중근 역시 다른 참가자들과 다를 것 없이 당황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워프 홀 어디 갔어?”
분명 있어야 할 거대한 블랙홀 모양의 구멍이,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양중근은 바로 스마트폰 화면을 켠 후, ‘헌터 코드’ 프로그램 내 마이크 버튼을 켰다.
“야! 추채수! 어떻게 된 거야?”
[······.]“추채수! 추채수! ···뭐야? 야, 조경훈! 조경훈! 내 말 안 들려!”
[······.]“야, 파수꾼! 조경훈! 추채수! 당장 대답해! 안 그러면 돌아가자마자 너네들 머리부터 터뜨려 버릴 테니까!”
하지만 그런 협박성 멘트에도 여전히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순간 묘한 불길함을 느낀 양중근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설마···?’
그의 머릿속에 최악의 가정이 떠오르더니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 * *
양중근이 3번 도둑을 처치했다는 방송이 막 들려오고 있을 그때.
조경훈과 추채수,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된 실드 스킬 능력자 한 명. 그렇게 세 명이 워프 홀 바로 앞에 앉아있었다.
일행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그들 중, 추채수가 심심했는지 옆의 조경훈을 향해 말을 걸었다.
“양중근, 그 양반 포함해서 바로 예선을 통과한 세 명 엄청 부럽지 않아요?”
“······.”
“우리는 공격 스킬도 없고, 그리고 계속 본성 중앙에서 대기해야 하는 위치니까 저들처럼 바로 예선 통과가 불가능하잖아요? 어쩔 수 없이 남은 도둑들이 모두 잡히는 걸 빌 수밖에···.”
“죄송한데 조용히 좀 해주시면 안 돼요? 감시의 눈 운용하느라 계속 집중해야 하거든요?”
“······.”
딱딱한 조경훈의 말투에 입을 꾹 다문 추채수.
그는 눈을 감고 있는 조경훈을 한참을 불쾌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이내 옆의 실드 능력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로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실드 능력자의 모습.
‘이 양반은 또 게임 중이네. 에이, 씨. 심심한데···.’
누군가에게 말을 걸 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확인한 추채수는, 기지개를 피면서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 마나 새는 시간제한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건가?’
아직도 본성 위를 날아다니고 있는 검은 마나 새를 바라보며 추채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볼 때마다 거슬리기는 하네. 뭐, 저걸로 훤히 보고 있다고 해도 방어 병력이 많아서 쉽게 침입 못 할 거 같긴 한데···.’
무엇보다 옆에서 집중하고 있는 조경훈의 ‘감시의 눈’이 본성 주변에 네 개나 깔려있는 상황이었다.
그걸 피해서 본성 안까지는 절대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조경훈의 입장이었다.
‘···어?’
무심히 지켜보던 추채수의 눈빛이 변했다.
공중을 끊임없이 배회하던 검은 마나 새가, 갑자기 본성 쪽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것이다.
정확히는 셋이 앉아있는 곳으로 하강하고 있었다!
“어어?! 빨리 실드! 실드 써요!”
추채수는 다급하게 벌떡 일어나면서 옆에서 게임 중인 실드 능력자의 스마트폰을 쳐냈다.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린 실드 능력자가 추채수가 바라보는 하늘 쪽을 올려다봤다.
“···!!”
눈을 부릅뜬 그는 곧바로 반사적으로 실드 마법을 사용했다.
그들에게 정말 다행인 것은 마나 매가 셋이 앉아있던 쪽 땅에 꽂히기 직전에 실드가 생성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정말 불행한 점은, 실드에 닿자마자 마나 매를 중심으로 생겨난 검은 마나가 셋을 완전히 집어삼켰다는 것이다.
잠시 후 검은 마나가 서서히 걷혔고,
“······!”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마나에 갇혀있던 그들이 눈을 부릅떴다.
처음 보는 낯선 장소로 이동되어 있던 것이다.
동시에 소름 돋는 장면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성공이네.”
김진성이 바로 코앞에서 그들을 바라보면서 씨익 웃으며 서 있던 것이다.
그런 김진성의 눈앞에는 알림창이 하나 떠올라 있었다.
▶ 스킬 융합을 통해 ‘마나 매’ 스킬에 ‘텔레포트’ 스킬이 장착되었습니다.
– 이제부터 마나 매를 사용하고 있을 때만 ‘텔레포트’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텔레포트’ 스킬 사용 시 마나 매를 중심으로 넓은 범위 안의 생명체가 즉시 사용자가 지정한 위치로 순간 이동합니다.
– 역으로 지정한 위치에서 마나 매가 있던 장소로 순간 이동도 가능합니다.
– ‘텔레포트’ 스킬을 사용하면 마나 매는 즉시 소멸합니다.
– 최대 20m 거리를 순간 이동할 수 있습니다.
▶ ‘텔레포트’ 스킬이 소멸했습니다.
▶ 스킬 융합 비용으로 비스 크리마 포인트를 5,000 사용했습니다.
▶ 남은 비스 크리마 포인트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