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76)
제76화. 가두리 양식장
양중근은 반가운 마음에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전력을 다해 달려갔다.
이윽고 이덕구를 포함한 술래 일행들이 출구 쪽에 내몰린 상태로 초록색 슬라임 몬스터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는 게 보였다.
‘됐다! 이 정도 병력이면 다시 김진성과 싸울 수 있어!’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양중근.
하지만 정작 겉으로는 속마음과 다른 행동과 말투가 튀어나왔다.
평소 아랫사람을 대하던 버릇이 이번에도 튀어나온 것이다.
“뭐 하고 있는 거야?! 그 많은 숫자를 가지고 고작 몬스터들 따위도 처치하지 못했어?!”
양중근이 대뜸 버럭 소리를 질렀다.
동시에 콰그미어 소환수들의 고개가 일제히 양중근 쪽으로 돌아갔다.
그러더니 일제히 양중근을 향해 몸을 날렸다.
“뭐, 뭐야?!”
양중근은 화들짝 놀랐다.
왜 지금까지 싸우던 다른 술래 일행은 전부 내버려두고 본인한테 전원이 달려든단 말인가?
‘젠장! 이러면 어쩔 수가 없잖아!’
지금 한쪽 팔이 부러진 상태의 양중근 입장에서는 절대 이 슬라임들을 상대로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재빨리 남은 멀쩡한 팔로 바닥을 찍어 새로운 마법진을 생성해 내었다.
동시에 술래들에게 외쳤다.
“나 대신 이 새끼들 좀 처치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양중근 주위가 회색 장막으로 뒤덮였다. 아공간 마법진이 발동된 것이다.
마법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콰그미어 소환수들은 어떻게든 마법진 안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써댔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술래들은 극도로 망설이기 시작했다.
“어쩌지…?”
“어쩌죠, 덕구님? 또 싸워야 해요?”
“싸우기엔 저 슬라임들이 너무 강한데….”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임시 리더인 이덕구를 쳐다보았다.
결정권을 가진 이덕구 역시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저걸 다 처치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피해가 너무 클 거 같은데….”
이덕구의 시선이 주변에 널브러진 술래들의 시신으로 향했다.
벌써 10명이 넘게 죽은 상황. 이대로 저 슬라임들을 다 처치할 시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지 모른다.
그때였다.
한 술래가 기겁하면서 한쪽을 가리키며 크게 외쳤다.
“기, 기, 김진성이다!!”
모두의 고개가 그쪽으로 홱 돌아갔다.
모퉁이 쪽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김진성의 모습이 모두의 시야에 들어왔다.
양중근이 새로운 아공간 마법진을 생성하면서, 자연스럽게 김진성을 가둬놨던 마법진도 사라져버린 것이다.
‘헉!’
‘진짜다!’
‘하필 이 타이밍에 저 괴물이 나타나다니!’
술래들 모두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변했다.
그 정도로 현재 참가자들에게 있어 김진성이라는 이름 세 글자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모두가 김진성에게 멀어지려고 주춤주춤 물러서던 그때.
“일단 후퇴합시다!”
이덕구의 지시가 모든 술래들의 귀에 들려왔다.
“괴물들도 벅찬 상황에 김진성까지 상대하는 건 자살 행위입니다. 일단 살고 봅시다. 올라가요!”
이덕구가 외치자, 망설이던 술래들은 이내 하나둘씩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이덕구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이럴 줄 알았어.’
술래들은 양중근을 다시 보고서도 더 이상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이덕구에게 결정을 해달라고 하는 모습들이었다.
‘괜히 불리한 상황에서 개죽음당하고 싶지 않겠지. 특히 이미 예선 통과가 확정된 놈들은 더더욱 그럴 거고.’
실제로 현재 안내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예선 통과 확정 인원은 생각보다 많았다. 대략 40명 정도의 인원이 이미 통과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 40명이 가장 선두로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 이덕구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자, 그럼 이제 난 양중근의 최후를 확인해볼까.’
어느새 혼자 남게 된 이덕구는 출구 쪽에 서서 김진성과 시선을 교환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이덕구를 본 김진성은, 별 반응 없이 바로 아공간 마법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안으로 쑥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냥 안으로 들어간다고?’
이덕구는 놀란 눈이 되어 김진성이 사라진 아공간 쪽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채 3분도 흐르지 않았을 때.
곧 아공간을 형성하던 흐린 장막이 점차 걷히기 시작했다.
장막이 완전히 사라진 후 이덕구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멀쩡한 모습의 김진성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처참하군.’
정말 처참하다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모습으로 쓰러져 있는 양중근의 시체였다.
팔, 다리, 목, 관절 등 신체의 곳곳이 기형적으로 비틀어져 있는 모습은 시체를 많이 봐온 이덕구에게도 끔찍했다.
3분 동안 김진성이 양중근을 어떻게 다뤘는지 알 만했다.
“너 한 명 따위는 ‘마기가 지배하는 공간’을 안 만들어도 충분해.”
시체를 향해 차갑게 한마디를 뱉은 김진성은 고개를 돌려 이덕구를 쳐다보았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는 이덕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리의 동맹은 여기까지입니다.”
그 말에 이덕구가 흠칫 놀라서 물러섰다.
“올라가십시오. 그리고 이제부터 내 눈에 띄지 마세요.”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듯이 말하는 김진성.
이덕구는 곧장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몸을 돌려 계단 위쪽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눈에 띄지 말라고? 그렇게 말 안 해도 절대 눈에 안 띌 거다. 절대로!’
속으로 다짐하는 이덕구의 눈동자는 극심한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 * *
이덕구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
콰그미어 소환수들 사이에 홀로 남아 있는 김진성은,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번 전투로 정말 좋은 특성과 스킬들을 많이 얻었어.’
김진성은 어떤 스킬과 특성을 얻었고, 그로 인해 어떤 기존 스킬을 버려야 했는지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장형태의 빙결 마나 특성을 얻었지.’
▷ 아이스 에이지 : 마나를 빙결 성질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김진성이 예상했던 대로 장형태는 단순한 스킬을 보유한 것이 아닌, 빙결 마나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특성 보유자였다.
얼음 화살이나 벽, 회오리 등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마기를 활용하여 비슷한 공격을 펼치는 김진성과 별 차이가 없었기에 예상이 가능했던 것이다.
다만 그 활용도에서 김진성이 훨씬 능숙했을 뿐이었다.
‘화염이랑 빙결 능력을 얻었으니, 이제 번개 능력만 얻으면 원소 특성은 다 갖게 되는 건가.’
김진성의 머릿속에 순간 풍빛가람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구름으로 마법진을 형성한 후 번개 공격을 콰그미어에게 펼치던 모습이 아직도 김진성의 눈앞에 생생했다.
‘그 자식은 나중에 꼭 내 손으로 죽여야겠어.’
어차피 풍빛가람이 먼저 배신한 상황. 그러므로 이미 죽일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리고 왕만두의 스킬과 특성도 모두 얻었지.’
▷ 인간 진공청소기 : 전방의 생명체를 입으로 빨아들여 먹어 삼킵니다. 먹은 생명체의 0.1%에 달하는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얻으며, 1%에 달하는 체중을 얻습니다.
– 빨아들이는 범위 내 공간이 순간적으로 진공 상태로 변합니다.
– 사용 시 마나를 25 소모합니다.
▷ 슬라임 피부 : 피부 방어력과 피부 탄성력이 100% 증가합니다.
사실 ‘인간 진공청소기’ 스킬은 버리려 했다. 딱히 사용할 것 같지 않아서였다.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얻는 건 좋은데, 체중까지 늘어나는 건 좀….’
하지만 마침 ‘마나 매’와 ‘감시의 눈’, 그리고 ‘그림자숨기’와 ‘워프 홀’을 각각 융합하면서 스킬 슬롯이 두 개나 비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그냥 넣어놓았다.
‘다음은 레이저 스킬인데….’
▷ 레이저 빔 : 마나를 집중시켜 강력한 레이저 빔을 발사합니다. 빔을 발사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마나를 소모하며, 마나의 사용량에 따라 레이저 빔의 화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건 굳이 필요가 없긴 한데.’
사실 마기로도 충분히 흉내가 가능한 기술이다.
그래도 스킬 슬롯이 하나 비어 있기 때문에 일단은 집어넣어 놨다.
‘혹시 스킬 융합 재료로 요긴하게 사용될 수도 있으니까.’
스킬 융합이 가능해진 이상, 이젠 단순히 스킬의 유용성만 보고 버리는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빛과 같은 빠른 속도로 공격이 가능한 레이저 빔 스킬이라면, 아마 다른 공격 스킬과 융합할 때 좋은 재료가 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임상훈에게서 얻은 금강불괴 스킬.’
▷ 금강불괴 : 사용 시 5분 동안 피부 방어력이 1500% 증가하며, 모든 신체적 상태 이상 면역 상태가 됩니다. 마나를 1500 소모합니다.
‘드디어 ‘방해할 수 없는 돌진’의 상위 버전 스킬을 얻었어.’
기존에 ‘방해할 수 없는 돌진’ 스킬을 아직까지도 갖고 있었던 건, ‘모든 신체적 상태 이상 면역 상태’라는 버프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똑같은 버프를 주면서도 방어력까지 말도 안 되게 올려주는 스킬을 새로 얻었으니, 이제 ‘방해할 수 없는 돌진’ 스킬은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그동안 요긴하게 잘 썼어.’
방해할 수 없는 돌진 스킬이 없었으면 계속 수면 및 실명 가루를 날려대는 포르기네이를 잡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금강불괴는 방해할 수 없는 돌진과 교체했고, 마지막은 양중근에게서 얻은 종합 특성인가?’
▶ 상대방의 종합 특성인 ‘시히르 워리어’를 획득했습니다.
▷ 시히르 워리어 : 다음과 같은 특성과 영구 저장 스킬을 얻습니다.
– 도발 : 주변에 마나를 실어서 크게 외칩니다. 상태 이상에서 보호되고 있는 몬스터를 제외한 모든 몬스터가 공격 대상을 사용자로 지정합니다.
– 아공간 마법진 생성 : 바닥에 마나를 주입해 넓은 범위의 아공간 마법진을 생성합니다.
– 마법진 안에서 아군은 능력치가 두 배로 상승하며, 적군은 능력치가 절반 이하로 하락합니다. 아군과 적군은 사용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습니다.
– 사용 시 마나를 1000 소모합니다.
– 영구적으로 힘 30, 지능 35가 증가합니다.
이번에 얻은 종합 특성은 스킬이 두 개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평균 세 개 이상은 꼭 얻었던 걸 생각하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아공간 마법진, 저 스킬 하나가 어지간한 스킬 두 개 이상급으로 유용해.’
이번에 술래들이랑 양중근의 아공간 안에서 싸우면서 깨달았다.
아공간 마법진은 적군 입장에서 상대하기 아주 까다로운 스킬이라는 것을 말이다.
만약 김진성이 ‘마기가 지배하는 공간’을 만들 줄 몰랐다면, 전투에서 패배했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이건 앞으로 전투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겠어. 무엇보다 스킬 융합 효과가 좋을 것 같아.’
예를 들어, ‘거미줄’과 ‘아공간 마법진 생성’ 스킬을 융합한다면?
그래서 아공간 안에 들어온 적들이, 사방에 뒤덮여 있는 거미줄로 인해 행동에 크게 제약이 생긴다면?
그러면 훨씬 더 적을 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스킬과 융합이 되는지 한번 알아봐야겠군.’
그렇게 생각한 김진성은 바로 그림자숨기 스킬을 사용해 땅속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그가 서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거대한 워프 홀이 생성되었다.
이후 15초가 지난 뒤에야 김진성은 워프 홀 안으로 들어갔다.
출구 밖으로 나온 김진성은 바로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잘 있었어?”
반갑게 인사하는 김진성을 향해 철퍽거리며 달려드는 수십 마리의 콰그미어들의 모습.
이곳은 지하 3층에 있는 한 드넓은 방 안이었다.
출구가 철문으로 튼튼하게 닫혀 있는 이곳에서 김진성은 진짜 콰그미어들을 일부러 증식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바 ‘콰그미어 가두리 양식장’이었다.
몬스터들을 증식시키는 이유는 단 하나. 비스 크리마 포인트 채굴을 위해서였다.
‘5,000포인트를 모아야 어떤 스킬 융합이 되는지 테스트할 수 있다.’
김진성은 달려드는 콰그미어들을 향해 마기 구슬을 생성해서 날릴 준비를 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라도 포인트는 모아 놓는 게 좋다. 아직, 설다운이 남아있어.’
비행기의 옆 좌석에서 해맑은 모습으로 떠들어대던 설다운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김진성은 생성한 마기 구슬을 전방의 콰그미어들을 향해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