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393)
#391
불완전 연소
“······나······. 여, 여기서······. 주, 주군한테 안기고 싶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마코토의 붉은 얼굴.
아무래도 관람차를 전세낸 것도, 하필 멈춰버린 것도 마코토가 사전에 준비한 이벤트였던 모양.
그녀가 이렇게 변태일 줄이야.
“아, 안 될까······?”
이렇게 보니 새삼스럽게 마코토 역시 한 미모 하는 얼굴이다.
그녀의 애원에 나는 덮치려던 몸을 멈칫했다.
마지막 한 줄기 남은 이성이 내 몸을 붙잡았다.
아무리 그래도 대관람차에서 하는 건 좀.
다 보일 텐데.
게다가 여기서 하면 제대로 하지도 못해서 불완전 연소가 될 게 뻔하다.
나는 솟아오르는 성욕을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억눌렀다.
지금 맛보기로 하다가 불완전 연소 상태가 되느니, 차라리 러브호텔 같은 곳에서 마음껏 하는게 낫다.
마코토도 그쪽이 더 좋을 테고.
“여기서는 좀······.”
나는 말끝을 흐리며 마코토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아, 알았어······.”
마코토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나는 마코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시무룩할 필요 없어. 다 끝나고 단둘이 있는 공간에서 실컷 안아줄 테니까. 너도 그편이 더 좋잖아.”
내 말을 들은 마코토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마코토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혀와 혀가 뒤엉키고, 타액이 서로 얽히고 섥혔다.
기나긴 진한 키스 끝에 입술을 떼어내자, 그녀와 나 사이에 은빛 실선이 이어졌다 끝어졌다.
“지금은 이걸로 참아.”
내 말에 마코토가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와 함께 거짓말처럼 대관람차가 다시 움직였다.
그녀가 내 손을 꼬옥 잡았다.
대관람차에서 내릴 때까지, 나와 마코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관람차에서 내린 직후.
“······주군. 이제 같이 저녁 먹을까?”
마코토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바로 호텔로 직행하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내 인내심이 그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나도 배가 고팠다.
“그래.”
“응! 그럼 같이 오코노미야키 먹으러 가자!”
마코토가 환하게 웃었다.
오코노미야키.
하긴 오사카하면 오코노미야키가 유명하기는 하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코토의 손에 이끌려 네온사인 불빛이 반짝이는 오사카의 번화가를 가로질렀다.
그렇게 도착한 장소는 딱 봐도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노포였다.
“여기가 오사카에서 제일 유명한 오코노미야키 가게야.”
마코토가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와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십쇼.”
가게 주인장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게 안에는 우리를 제외한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또 전부 빌린 건가?
가끔 종종 간과하고는 하지만, 지금의 마코토는 카미야 일문의 수장인 문주.
카미야 일문은 유지, 하루가 소속된 쿠로사와 일족, 린이 소속된 시노자키 가문과 함께 일본 3대 가문으로 꼽히던 가문인 만큼, 마코토도 굳이 따지자면 아가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가문의 후계자에 불과한 린이랑 다르게 마코토는 본인이 가문의 수장이니까 직위만 따지면 마코토가 더 높다.
“주군, 내 얼굴에 뭐 묻었어?”
그녀의 얼굴을 아무 생각 없이 계속 응시하던 그때.
마주 앉은 마코토가 턱을 괸 채로 내게 물었다.
새삼스럽게 마코토가 예뻐 보였다.
아니 원래 예쁜가?
“아무것도.”
“알았어.”
마코토와 그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던 그때.
오코노미야키가 나왔다.
달궈진 철판 위에 올려진, 야채와 밀가루 반죽, 소스와 고기가 뒤섞인 전 비슷한 요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갈색 소스와 하얀 마요네즈 위에 올려진 가쓰오부시가 눈길을 끌었다.
이게 그 유명한 오사카 오코노미야키인가.
“내가 잘라 줄게. 주군.”
마코토가 쇠주걱을 들어 오코노미야키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다.
잘린 오코노미야키 단면에서 뜨거운 김이 풀풀 올라온다.
나는 젓가락을 들고 오코노미야키를 한입 베어물엇다.
우물우물.
단짠단짠한 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확실히 한국에서 먹었던 오코노미야키보다는 좀더 맛있다.
야채와 오코노미야키 소스, 마요네즈와 가쓰오부시가 같이 씹히면서 우러나는 달고 짠 맛이 인상적이다.
“어때? 맛있어?”
마코토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야.”
내 말에 안심하는 마코토.
얘는 왜 저렇게 자꾸 불안해 하는 건지.
나는 마코토가 주문한 오코노미야키 하나를 깨끗이 비운 뒤, 그녀와 함께 거리를 나왔다.
저녁까지 배부르게 먹었으니.
이제 다음은······.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주, 주군······.”
옆에서 부끄러운 듯한 마코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얼굴을 잔뜩 붉힌 마코토가 있었다.
“나, 나 피곤한데······. 저, 저기서 잠깐 쉬어 가지 않을래······?”
마코토가 어색한 목소리로 연기하면서 손가락 끝으로 러브호텔을 가리켰다.
초인이 이 정도로 피곤하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연히 그녀가 나를 유혹하는 거다.
그런데 이렇게 어색한 목소리와 표정이라니.
확실한 건, 마코토에게 연기 재능은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여기서 거절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지.”
나는 마코토의 손목을 잡았다.
안 그래도 아까 대관람차에서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성욕을 억누른 나다.
이제 참는 데 한계가 왔다.
아니 지금까지 참은 건 마코토도 마찬가지인가?
“흐앗?!”
마코토가 이상한 비명을 질렀다.
그녀를 이끌고 러브호텔 안으로 입성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러브호텔은 무인이었기 때문에, 나는 키오스크에 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 방을 잡을 수 있었다.
“······.”
숨막힐 것 같은 침묵 속에서 나는 마코토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 배정받은 객실로 향했다.
탁.
그리고 러브호텔의 문을 닫은 순간.
“끼야핫?!”
나는 마코토를 현관에서 그대로 덮쳤다.
“자, 잠깐. 주, 주군······. 치, 침대에서······.”
“거기까지 갈 시간 없어.”
얼굴을 붉히는 마코토의 요구를 그대로 일축했다.
그러길래 누가 아까 내 욕망을 자극하래?
이건 애태운 마코토가 잘못이다.
나는 마코토의 상의를 거칠게 잡아 뜯었다.
투둑.
셔츠의 단추가 뜯겨 나가면서, 압박붕대로 칭칭 감긴 그녀의 상의가 드러났다.
진짜 남자처럼 보이는 납작하고 평평한 가슴.
그녀의 진짜 가슴 사이즈가 린과 버금가는 수준의 폭유라는 사실을 떠올려본다면, 그 정도 폭유를 남자처럼 평평하게 압축하는 압축 붕대는 사실 유물이 아닐까 살짝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아까 대관람차에서 할 때는 밖에서 급하게 해야 했기 때문에 옷을 벗기지도 못하고 하의만 벗긴 채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여기는 러브호텔, 밖이 아니라 마코토와 나만 있는 공간.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존재하는 장소다.
그러니 대관람차와는 다르게 남의 눈치 따위도, 시간 제한도 신경 쓸 필요 없다.
“주, 주군. 부, 붕대······. 어, 어떻게 할······.”
마코토가 불안한 시선으로 이쪽을 보면서 뭐라 말하려던 순간.
부욱, 부우우욱.
나는 거칠게 그녀의 상반신을 감싼 압박 붕대를 전부 뜯어냈다.
러브호텔 현관에 뜯긴 압박 붕대가 어지럽게 흩어졌다.
그와 함께 압박 붕대 너머로 숨겨졌던 마코토의 커다란 가슴이 객실 불빛 아래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수박 한 쌍이 가슴에 달렸다고 착각될 정도로 커다란 가슴을 나는 그대로 움켜쥐었다.
“으, 으윽?!”
마코토의 눈동자가 커졌다.
“주, 주군. 나, 가, 가슴······. 예, 예민······ 흐윽······. 아앙······♥”
나는 그녀의 폭유를 거침없이 유린하면서 러브호텔 현관에서 마코토를 짐승처럼 범했다.
*
다음 날 아침.
오사카의 한 러브호텔.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햇빛을 받은 마코토의 눈동자가 떠졌다.
“으으······.”
마코토가 신음을 내뱉었다.
잠에서 깨어난 그녀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눈을 뜬 마코토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그녀 바로 옆에서 알몸으로 조용히 자는 중인 검은 머리 청년, 김덕성이었다.
그의 옆으로는 어제 밤에 뜨겁게 사랑을 나눴던 흔적이 러브호텔 방 전체에 남아 있었다.
“······.”
어제 일을 떠올린 마코토의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두근, 두근.
그녀의 심장이 아플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어젯밤.
주군, 김덕성은 그녀를 그야말로 짐승처럼 마구잡이로 범했다.
현관은 물론이고, 욕실에서 씻을 때도, 침대 위에서도, 객실에 있는 탁자 위에서도.
러브호텔의 모든 장소에서 그녀는 쉴 새 없이 범해졌다.
“흐읏······.”
마코토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녀의 손이 출렁거리는 커다란 자신의 폭유를 감쌌다.
새하얀 그녀의 가슴골에는 키스마크가 수없이 새겨져 있었다.
자고 일어난 지금까지도, 마코토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가슴이 흉하다고 내뱉었던 그녀의 말에 반박이라도 하는 것처럼, 김덕성은 그녀의 가슴을 집요하게 탐하면서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주군······.”
마코토의 시선이 김덕성을 향했다.
편하게 수면 중인 김덕성의 얼굴이 그녀의 시야에 보였다.
마코토가 그의 검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코토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코토는 마음 한쪽 구석에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고 있었다.
마코토 본인이 생각해도 그녀는 다른 히로인들에 비해서 특출나게 뛰어난 매력과 개성이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혹시 주군이 날 사랑해주지 않으면 어쩌지, 주군은 날 정말로 좋아하는 걸까, 주군의 마음이 변하면, 나는 버려지는 게 아닐까 같은 수많은 걱정들은 어제 부로 완전히 사라졌다.
김덕성.
그가 본인의 사랑을 어제의 뜨거운 관계로 증명했기 때문이었다.
“헤헤헤······.”
마코토의 입술 사이로 웃음이 흘러 나왔다.
어제 기절하기 직전까지 거칠게 당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마코토는 행복했다.
‘어제의 주군, 나를 전력으로 원해줬으니까······. 내 가, 가슴도······. 좋아해줬으니까······.’
마코토가 폭유 위로 어지럽게 부어오른 키스마크를 만지면서 배시시 웃었다.
그건 진심이었다.
그렇기에 마코토는 좋았다.
주군에게 전력으로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마코토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김덕성을 쓰다듬고 있던 그때.
그녀의 시야에 김덕성의 하반신을 덮은 이불이 들어왔다.
그 이불 위로 솟구친 그의 대물도 함께 들어왔다.
“주군······.”
마코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론으로는 알고 있었다.
건강한 남자는 아침에 그곳이 꼿꼿이 선다는 사실을.
하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여, 역시······. 모자랐던 거겠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책 역시, 리츠코가 가르쳐준 바 있었다.
남자는 아침에 성욕이 가장 강하니, 그때 여자가 풀어줘야 한다.
그런 조언이었다.
마코토는 그녀의 가르침을 떠올리면서, 이불을 조심스럽게 벗긴 뒤에 김덕성의 위로 올라탔다.
“흐, 흐윽······♥”
마코토의 입술에서 뜨거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날.
김덕성과 마코토는 러브호텔 퇴실 직전까지 사랑을 나눴다.
*
마코토와 만남을 끝낸 뒤.
나는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 1년은 지난 기분이었다.
이것이 하렘의 무게인가.
새삼스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전부 책임진다고 호언장담한 건 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앞으로도 이렇게 사는 수밖에.
물론 싫지는 않았다.
나도 남자니까, 오히려 좋다.
게다가 이 몸의 성욕과 정력이 비정상적으로 뛰어나기도 했고.
이제는 스스로 실감하고 있었다.
하렘이 아니라면 이 몸의 욕구를 만족시킬 방법은 없다.
지금까지 상대한 히로인마다 죄다 내 정력을 버티지 못하고 먼저 나가떨어졌으니.
그렇게 전용기를 타고 서울공항으로 입국, 예포를 받고 약식 의전 행상를 치른 뒤에 나는 내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서울에 있는 내 사저에 도착했다.
커다란 한옥 별채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현대식 호화 저택 본채와 화려한 정원, 한강이 보이는 후원이 인상적인, 문자 그대로 대궐 같은 사저에서 나를 맞이한 사람은······.
“어서 오십시오. 김덕성 님.”
“어서 와요! 김덕성 님!”
“······어서 와······.”
한서진, 유세라와 빌헬미나였다.
아니 이 셋은 또 왜 같이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