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48
48화. 제국
잉글랜드 머지사이드 커크비 트레이닝 센터.
붉은 제국 리버풀이 그들의 오랜 역사와 함께한 멜우드 훈련장과 작별하고 새롭게 맞이한,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훈련장이다.
2020년에 완공한 커크비 트레이닝 센터의 커다란 체육관 건물에는 재활센터, 수영장, 풋살장, 기자회견실 등과 영화 상영관이 있었다.
상영관의 무대 위 하얀 스크린에는 웨스트햄과 사우샘프턴의 경기가 비치고 있었고, 맞은편 좌석에는 붉은색 운동복을 맞춰 입은 리버풀의 선수들이 편하게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즌 중이어서 팝콘을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언제나 남이 싸우는 것을 구경할 때는 팝콘과 콜라, 혹은 땅콩과 맥주가 필요한 법이다.
“니코. 어때?”
“확실히 이제 강팀의 여유가 눈에 보여. 물론 전반전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저 경기로 확실히 배웠을 거야. 우리한테는 좋지 않은 소식이지.”
“와우! 저 위치에서 뒤쪽으로 공을 돌려 버리다니! 한의 학습은 정말 철저하구나!”
“풀, 소리가 너무 커. 감독님께서 화를 내시면 어쩌려고?”
함께 앉아 있는 둘은 리버풀의 중앙 미드필더 니코 그린과 러셀 풀이었다.
러셀 풀은 리버풀의 심장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장이다.
니코 역시 아일랜드의 핵심 선수였다.
둘이 만들어 가는 리버풀의 공수 조율은 상대로 하여금 지옥을 맛보게 한다.
“악! 이번에는 저기에서 데이비드에게 준다고!? 제정신이야!?”
화면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앞쪽에서 몸을 돌려 제일 뒤에 있는 데이비드에게 공을 연결하는 한치우가 나오고 있었다.
그것을 본 러셀이 참지 못하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옆에서 니코는 안절부절못하며 제일 앞자리에 앉아 있는 감독의 눈치를 봤다.
그 후로도 경기 영상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한치우의 드리블 돌파, 패스, 필립의 골까지 쭉 보여 주었다.
“와우! 믿을 수가 없어! 저렇게 좁은 곳에서 나와 그대로 골을 만든다고!?”
결국 러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크게 소리를 질러 버렸다.
“러셀 풀. 얘기할 기회는 이따가 충분히 주지. 앉아!”
그때, 제일 앞자리에 있던 중년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풀에게 낮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스크린으로 쏘아지는 조명의 빛을 받아 번뜩이는 눈빛이 날카로웠다.
꿀꺽-
러셀은 그 남자의 눈빛에 기가 질려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마르코 뮐러.
독일이 낳은 최고의 미드필더였으며 감독으로도 선수 시절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 가고 있는 남자였다.
그의 축구 실력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하나 더 있다면, 성질이 더러운 것이었다.
그가 독일 국가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지 못했던 것은 선수 시절 그가 받은 경고 수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제 조용해진 가운데 화면의 경기는 종료되었고, 상영관의 조명이 모두 들어왔다.
뮐러 감독이 화면 앞의 무대로 올라가 마이크를 쥐었다.
감독이 되어서도 몸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아직도 축구 선수 못지않은 몸매가 돋보였다.
“자, 러셀 풀. 소감을 얘기해 봐.”
러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머리를 긁적였다.
“흠, 제가 느낀 것은 최근 웨스트햄은 리그가 시작했을 때, 그리고 전반기 저희와 붙었을 때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한을 중심으로 계속 단단해지고 있으며, 다른 선수들의 발전도 눈에 띄는 게 전과 같이 쉽게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12라운드에서는 한을 고립시키면 웨스트햄을 무너트리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번 라운드에서는 다른 선수들도 확실히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질 것 같나?”
“아! 아닙니다. 어려울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럼 쉽게 만들어 주지. 모두! 지금 당장 밖에 너희를 기다리는 잔디 위로 뛰어간다!”
삐이이이이이-
“윽!”
뮐러 감독이 소리를 빽 지르자, 마이크가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선수들이 귀를 손으로 막으며 자리에서 후다닥 일어났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오늘 훈련 프로그램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이미 판은 주장이란 녀석이 깔아 놓은 상황이었다.
“러셀! 뭐야!?”
“네가 잘 참았다면, 우리는 이 편한 곳에서 10분은 더 쉴 수 있었을 거야.”
“하하! 미안, 미안! 그래도 대단하지 않았어?”
“후우! 빨리 나가기나 하자.”
“우리가 먼저 죽게 생겼네!”
선수들은 상영관을 빠져나가며 자신들의 주장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뮐러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은 성질만큼이나 지독했다.
하지만 그의 지독함이 사면 압박이라는, 수비와 역습 사이의 딜레이가 없는 훌륭한 전술을 만들어 낸 것이다.
선수들은 오늘도 그라운드 위를 죽어라 달려야 했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전술이기도 했다.
선수들이 나가 조용해진 상영관 안에는 뮐러 감독이 오랜 친구이자 수석 코치인 디터 슈타인과 다시 영상을 돌려보기 시작했다.
새로 나오는 영상은 전체적인 경기 장면이 아니라 카메라가 한치우를 중심으로 잡은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뭔가 방법이 있겠나?”
“확실한 것은 저기 보이는 한을 확실히 막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맨시티만큼 웨스트햄의 선제골도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것.”
“그래. 맞는 말이야. 웨스트햄의 파이브백은 정말 강력해. 아이언 실드라는 이름이 딱 맞을 만큼 말이야. 첼시를 상대했을 때를 다시 떠올려 보면, 진짜 말이 안 되는 수비력이지. 극단적인 수비는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치게 할 텐데, 동료를 생각하는 감정이 상상 이상이야.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능가할 정도로.”
뮐러 감독의 말에 슈타인 코치의 얼굴도 굳었다.
“저것도 한의 영향일까?”
“원래 웨스트햄의 선수들은 유대감이 강했어. 어렸을 때부터 함께 성장한 선수들이 프로에서 뛰게 되었을 때 자주 보이는 강한 시너지를 보여 주고 있지. 전성기의 맨유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야.”
“결국, 선수들에게 더 뛰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군.”
“흐흐흐. 그래. 우리도 이제 나가지. 망할 놈들에게 소리라도 질러 줘야겠어.”
* * *
중국 베이징시 둥천구.
각자의 경기 준비가 한창일 때, 이곳에서는 은밀한 만남이 이어지고 있었다.
중국 축구협회 건물 안의 접객실에는 네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두 명은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옆에 앉은 남자들이 통역을 해 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차는 중국의 차지만, 대추야자와 곁들이신다면 또 다른 풍미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를 권하는 통통한 몸집의 남자는 중국 축구협회장 장하이동이었다.
그리고 앞에 앉은 남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왕세자이며 사우디 축구 연맹의 대표이기도 한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였다.
“피파 회장과의 만남은 즐거우셨습니까?”
“하아! 말도 마십시오. 돈만 밝힐 줄 아는 늙은이가 꼴에 자존심은 어찌나 높은지 상대해 주느라 피곤했습니다.”
무함마드가 잘 말린 대추야자를 입에 넣고 씹으며 짜증을 풀어냈다.
장하이동은 왕세자가 짜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중국 군산에서 생산되는 차로 대추야자를 넘긴 무함마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시겠지만, 저희는 몇 년 전부터 월드컵을 2년마다 개최하자는 내용을 피파 회장에게 계속 건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파는 결국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내가 그 늙은이에게 쏟아부은 돈이 얼마인데! 아니, 생각해 보십시오. 유럽은 자기들만의 대륙에서 유로와 네이션스 리그를 만들어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대륙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A매치에서 월드컵 대회를 제외하면, 우리가 유럽의 팀과 제대로 된 경기나 할 수 있겠습니까!?”
“하하하! 진정하세요. 유럽인들의 자존심을 한 번에 무너트릴 수는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들여 월드컵에 참가하는 나라의 수를 늘렸습니까? 원래대로였다면, 이번 월드컵부터 48개국이 참가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치안과 대회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며, 이제는 48개국이 참가하는 대규모의 월드컵이 언제 열리게 될지는 또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 되었지요.”
“그래서 답답할 따름입니다! 저희 노력이 괜한 것입니까? 이제 축구는 유럽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축구 리그는 중동의 오일 머니와 중국의 황금이 없으면 유지하기도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이제 우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래도 아직은 그들을 계속 자극하는 것도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월드컵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장하이동은 왕세자를 잘 타이르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처럼 굴었다.
무함마드가 숨을 깊게 들이쉬며 흥분을 조금 가라앉혔다.
“유럽이 심상치 않아요. 우리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장님 말씀대로 여기서 우리가 무리하게 일을 진행했다가는 UEFA는 월드컵 대회 불참을 선언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우리가 바라는 일이 아니죠. 젠장! 언제까지 UEFA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지!”
무함마드는 쉽게 진정될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장하이동의 얼굴은 아직도 여유로웠다.
“맞습니다. 아직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오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쪽의 접근이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다른 쪽이요?”
“중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오랜 목표 세 가지 중 하나를 이뤘지요. 이제 남은 것은 월드컵 개최와 월드컵 우승입니다. 하하! 예, 솔직히 월드컵 우승은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계속 시도는 해 봐야지요. 사우디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월드컵에서 이란을 제치고 높은 토너먼트에 올라가야 할 것이 아닙니까?”
장하이동이 아픈 곳을 건드렸는지 왕세자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결코, 이란이 사우디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동아시아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겪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따로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좀 뜸해지기는 했습니다만, 귀화 선수의 육성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에서는 성과가 있었지요.”
“귀화 선수……?”
“예. 우리가 유럽인의 자존심을 부술 방법을 그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려 하는 것입니다.”
짜증으로 가득했던 무함마드의 눈에 드디어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 * *
‘좋아! 잘 구슬리면, 사우디를 끌어들일 수 있겠어.’
장하이동은 이제 자세를 고쳐 잡고 바로 앉는 무함마드를 보며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저희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는 진출할 수 있었지만, 운이 많이 따랐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지요. 그리고 귀화 선수의 육성에도 한계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 혹시, 축구 선수가 단 한 번이라도 FIF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되면 다시는 다른 나라나 축구협회의 대표팀 선수로 뛸 수 없다는 조항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역시! 잘 알고 계시는군요! 맞습니다. 귀화 선수를 국가대표팀 선수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이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수를 찾아야 하지요. 상당히 피곤한 조항이 아닙니까? 아주 오래전에는 이중 국적을 가진 선수가 양쪽 대표팀을 오가며 뛴 적도 많았는데요.”
“하, 하지만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저희가 만들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에도 FIFA가 계속 유럽의 눈치를 보며 제 욕심만 채운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축구 제국을 계속 유럽에 양보하실 생각이십니까? 돈은 우리 주머니에서 계속 새고 있는데요?”
“방법이 있겠습니까? 반발이 심할 텐데요.”
‘걸려들었어!’
장하이동은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야 할 때임을 느꼈다.
여기서 더 간을 보다간 다 잡은 물고기를 건지기 전에 놓쳐 버리게 되었다.
“설마 제가 무리한 것을 생각했을 것 같습니까? 여지는 남겨야지요.”
그래도 한 번 더 잡은 물고기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책임지고 도와드리겠습니다.”
무함마드는 이미 ‘축구 제국’이라는 말에 홀딱 넘어간 상태였다.
“간단합니다. 대표팀 경력이 있는 선수라 할지라도 대표팀을 공식적으로 은퇴했다면 다른 나라로 귀화했을 경우, 필요 때문에 귀화국의 대표팀 선수로 등록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만드는 것입니다. 솔직히 선수도 사람인데 원래 대표팀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사정에 의해 귀화를 선택했는데 귀화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질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탁-
무함마드가 참지 못하고 탁자를 손으로 짚으며 벌떡 일어났다.
옆에서 통역하던 남자의 표정을 보니, 그도 심하게 놀란 눈치였다.
“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정말 놀라운 발상입니다!”
“하하하! 앉으세요. 앉으세요. 더 들어 보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아까 책임지고 도와주시겠다는 말씀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중국의 생각은 사우디의 생각과 동일합니다. 아시겠지만, 사우디의 명예로운 클럽에는 은퇴한 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우디의 유니폼을 입게 될지도 모르는 일인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무함마드는 이제 물에서 나와 뜰채 안으로 확실히 들어와 팔딱거리는 물고기였다.
“그래도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흥! FIFA가 그동안 자신의 욕심을 위해 축구를 돈으로 판 것보다는 명예로운 일입니다! 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이것은 선수들을 위하는 일도 되는 것이 아닙니까? 예전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은퇴를 선택했지만,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대표팀으로 뛰고 싶은 선수는 찾아보면, 분명히 있을 겁니다! 확실해요!”
“저도 왕세자 전하의 말씀에는 동감합니다. FIFA는 막대한 중계권 수익과 스폰서 기업들의 로비, 개최국을 희망하는 나라들이 경쟁이 심해지며 생기게 되는 뒷돈을 모두 자기 호주머니에 챙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며 감히 건들 수 없는 또 하나의 제국을 만들었지요. 그리고 그들의 주머니에 들어간 돈의 지분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중동과 중국입니다. 이 정도는 우리가 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흠. 제가 피파 회장을 만나 보겠습니다.”
“그래 주시겠습니까? 아! 여지를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반발을 고려해서 귀화국의 축구 리그에서 3년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고자 합니다. 이 정도면 유럽에서도 수긍할 겁니다. 그들은 오만하니까요. 아마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이적과 귀화를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하겠지요.”
“정말 현명하십니다! 반드시 피파 회장을 만나 담판을 짓겠습니다. 지금까지 내용만으로 충분합니다. 만일 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FIFA는 오일 머니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될 것입니다. 아! 이 얘기를 저희 주변국과 함께 얘기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오히려 제가 바라는 일이기도 합니다. 동지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요!”
“혹시 염두에 두신 선수가 있으십니까?”
무함마드가 이제는 다시 자세를 편히 하며 은근한 눈빛으로 물었다.
“하하하! 예. 있습니다. 이제 한배를 탄 사이이니 말씀드리죠. 저희는 지금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그레고리 에토리를 여름에 중국으로 데려올 계획입니다.”
짝짝짝!
“역시!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그레고리 에토리라. 이번 월드컵에서 준우승하며 엄청난 비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민도 너무 한 것이죠. 에토리라면 다음 월드컵까지 충분히 뛰고도 남지요. 이거, 중국의 전력이 만만치 않겠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저도 어서 돌아가 사우디에서 뛰는 선수들과 접촉을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오늘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되었습니다!”
“저도 유쾌한 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조언하자면 선수들의 애정을 만들어 주는 일에 돈을 아끼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물론입니다. 애정과 돈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게 진리이지요. 그리고 유럽인들의 콧대 높은 자존심을 꺾는 일에 돈을 아낄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둘의 눈빛이 조명을 받아 노랗게 물들고 있었다.
그렇게 음모의 밤은 깊어져만 갔고, 프리미어 리그 26라운드의 날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