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00
100화
100.
젊었을 때는 젊었을 때의 경험을 해 봐야 하는 법이었다.
“너무 빠지지 마라.”
현준의 말에 현준을 따라 클럽에 온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가장 빠져 있는 사람이 너무 빠지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이 어이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천하의 난봉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현준이었다.
물론 의외로 여자 문제는 깔끔했지만 다들 현준이 술과 도박 그리고 여자 등등 엄청나게 즐긴다고 여기고 있었다.
“저 시키는 재벌 아니었으면 연예인 했을 놈이야.”
“맞아. 연예인 아니었으면 저런 생활 감당을 어떻게 해.”
“그런데 연예인도 그렇게 잘 버는 건 아닌 듯하던데요. 성공을 해야 잘 버는 거지.”
“그건 그래. 야! 이 사장 놈아! 정산 좀 해 줘라!”
“어머! 언니! 아직 정산 못 받고 있어요?”
“아니. 받고 있기는 한데. 쥐 꼬리보단 많이 줘서.”
현준은 뒤에서 투덜거리는 잡소리들을 무시하며 클럽 이지스의 입구에 섰다.
회원제도 아닌 이지스였지만 그래도 물 관리를 했다.
물론 너무 영 아니다 싶은 경우만 확인하고 있었기에 대부분은 별다른 문제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이지스의 실질적인 주인이기도 한 현준이었으니 입구의 가드들은 현준을 보고서는 고개를 숙이며 입구를 열어 주었다.
당연히 입구에 서 있던 웨이터가 현준에게 달려왔다.
“어서 오십시오! 대표님!”
손님들에게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건 손님이 사장이어서는 아니었지만 현준에게 대표님이라고 부른 건 진짜 현준이 대표이기 때문이었다.
“지혁이 형은?”
“안에 계십니다! 대표님! 불러 드릴까요?”
“아니 됐고. 자리 비냐?”
“자리야! 대표님한테 만들어 드려야지요!”
“룸 하나 비워 두고 홀 자리 하나 빼.”
“알겠습니다!”
클럽에 처음 온 은주를 위해 왔으니 룸으로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룸 하나를 예약해 놓은 현준은 스테이지 가까운 곳의 홀 하나를 잡고서는 그곳으로 향했다.
아직 조금 이른 시간이었기에 한산한 분위기에 다소 차분한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조용하네요.”
“아직 시간이 일러서 그래. 조금 있으면 사람들 오기 시작할 거야. 그때부터 진짜야.”
홀의 테이블에 자리하자 술과 간단하지만 무척이나 신경 써서 준비한 고급 안주가 테이블에 올려졌다.
“술은 마실 줄 알아?”
“선배는 제가 앤 줄 알아요?”
“그래도 간단하게 맥주 마셔. 야! 양주 빼고 맥주로 가지고 와라.”
“알겠습니다! 대표님!”
현준의 말에 따라 나왔던 양주가 빠지고 맥주로 테이블 위가 채워졌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은주는 빤히 바라보았다.
워낙에 강렬한 시선에 현준은 은주에게 의아한 듯이 물었다.
“왜? 양주로 마시고 싶어?”
“아니요. 선배. 나쁜 남자 스타일이시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뭐?”
현준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은주를 바라보았고 같이 따라온 공민지나 민지영 그리고 철호도 은주가 무슨 말을 하려나 싶어 바라보았다.
생긴 것은 귀여웠지만 의외로 할 말 똑 부러지게 다 하는 스타일이 은주였다.
“사람들에게 말 함부로 하지 않으시던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한테는 너무 함부로 말을 하시는 것 같아서요. 조금 실망이에요. 다음부터는 그런 말투 안 써주셨으면 좋겠다 싶어서요.”
현준은 은주의 말에 황당해하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
“노력해 볼게.”
“예! 고마워요. 선배.”
방긋 웃는 은주에 공민지나 민지영 그리고 철호는 은주가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다.
셋이야 현준과 제법 오랜 시간 같이해 왔기에 편하게 대하지만 웬만한 이들은 현준을 편하게 대하지 못했다.
현준 특유의 분위기가 쉽게 다가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너 대단하다.”
“예? 왜요? 철호 오빠?”
“현준이 학교 다닐 때 일진이었어. 싸가지 장난 아니었고 애들 다 현준이 눈치 보고 그랬거든. 그런 현준이한테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애는……. 아! 하나 있었네.”
“누구요?”
“김세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현준은 철호의 쓸데없는 소리에 인상을 구겼다.
그러자 철호는 현준에게 두들겨 맞을까 겁을 내는 듯이 굵은 두 팔로 몸을 가리며 엄살을 부렸다.
“현준아! 때리지 마! 내가 잘못했어!”
고등학교 때까지야 현준이 철호보다 더 싸움을 잘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우! 진짜!”
“야! 어디 가?”
“놀고 있어. 아는 형 좀 보러 갔다 올 거니까.”
“여자 아니고?”
“여자 같은 소리 하네!”
현준은 방지혁이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그냥 적당히 놀다가 돌아갈 생각이어서 방지혁을 보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지만 친구들의 농담이 자신에게 집중이 되어서는 짜증이 난 것이다.
그렇게 방지혁의 사무실로 향하는 길에 눈에 익은 가드들이 있었지만 가드들도 현준을 딱히 막지는 않았다.
손님들이 들어갈 자리가 아니었지만 현준은 손님이 아니었다.
“지혁이 형 있어요?”
“잠시 손님이 계십니다.”
“오래 걸릴까요?”
오래 걸릴 것 같으면 다시 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 문이 열리며 얼굴의 반을 가릴 만큼 커다란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사무실에서 나왔다.
잠시 현준과 여자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자가 잠시 당황해하는 듯했지만 이내 별일 아니라는 듯이 현준을 지나쳐 나갔다.
현준은 그런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사무실 안의 방지혁의 목소리를 듣고서는 고개를 돌렸다.
“오! 현준아!”
“지혁이 형 안색이 좋네. 뭐 좋은 일 있어요?”
“좋은 일은 무슨.”
현준은 방지혁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서는 소파에 앉았다.
“놀러 왔어?”
“아는 후배가 클럽을 한 번도 가 본 적 없다고 해서요. 구경시켜 주려고 왔어요.”
“아! 그래? 그럼 홀에 있겠네.”
“예. 그런데 저 여자 왜 여기 온 거예요?”
“어? 누…… 누군지 알아?”
당황해하는 방지혁에 현준은 피식 웃었다.
“제네스코 코리아 대표 이사잖아요. 우리 회사 공민지하고 철호가 거기 회사 광고 모델인데. 대표인 내가 모를 리 없잖아요.”
문채원이었다.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현준의 눈썰미를 벗어나긴 어려웠다.
“아! 그렇지.”
방지혁도 현준의 신분을 떠올리고서는 모르는 것이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사귀어?”
“어?”
“하긴 우리 지혁이 형도 장가가야지. 내가 축의금 두둑하게 넣어 줄게.”
“아니야! 무슨! 그런 거 아니야! 그냥 형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야.”
방지혁과 문채원은 나이 차이가 조금 있었다.
물론 10살 정도의 차이였기에 전혀 불가능한 나이 차이는 아니었지만 방지혁은 현준의 의심에 손을 내저으면서도 내심 안도를 했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면. 맞네. 나이 차이는 좀 있기는 하지만 문 대표이사님이 워낙에 동안이시긴 하니까. 내 알기로 문 대표이사님 독신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거 아니라니까.”
현준은 방지혁을 놀리는 듯이 말을 했지만 머릿속은 꽤나 복잡했다.
‘루나틱 코퍼레이션하고 CIA하고 또 뭔 관계야? CIA가 워낙 구린 놈들인 건 알고 있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트럭 사고의 유력 용의자로 루나틱 셀로브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집단이 CIA하고 또 연관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방지혁을 놀리며 방지혁의 눈치를 보았지만 딱히 자신에 대한 살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CIA의 요원이 일반인에게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는 않을 터였다.
당연히 문채원과 방지혁이 나눈 대화를 자신에게 이야기해 주지는 않을 터였다.
“이지스 운영은 잘 되어 가요?”
“왜? 간섭하고 싶어?”
“간섭은! 요즘도 깡패 새끼들 얼씬거리나 싶어서 그러지.”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얼추 해결되었으니까.”
“정 상황 안 좋으면 적당히 보호비 줘 버려요.”
현준은 귀찮다는 듯이 보호비를 줘 버리라고 말을 했다.
그런 현준에 방지혁은 피식 웃었다.
“니가 걱정하는 일은 안 일어날 거니까. 걱정하지 마.”
“뭐 내가 형은 믿으니까. 알아서 잘하시겠지만 내가 필요하면 말해요. 단, 많이는 못 도와줘. 알지?”
“크크큭! 그래. 알았다! 알았어!”
현준은 방지혁의 사무실에서 잡담을 나누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홀에서 놀고 있는 애들한테 돌아가 봐야 했다.
철호가 옆에 있기도 하고 이지스의 가드들도 있었기에 별문제는 없을 터였다.
그렇게 홀로 돌아온 현준은 별일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웬 남자들이 여자들을 둘러싸고 있고 그 앞을 철호가 막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아! 대체 뭐 하고 있는 건지.”
어느덧 사람이 꽤나 많아져 있었다.
보통 남자가 있으면 잘 건들지 않기 마련인데 워낙에 미녀들이 많다 보니 발정 난 놈들이 그냥 달려든 모양이었다.
그나마 덩치 좋은 철호도 있는데 덤벼든 것으로 봐서는 술에 취해 정신이 온전하지 않거나 믿는 빽이 있을 터였다.
“니들 뭐냐?”
철호와 실랑이를 하고 있던 남자들은 뒤에서 들리는 현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서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넌 또 뭐야?”
“그러는 넌 또 뭔데?”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현준이 재벌가 사교 파티에 자주 참석을 하진 않지만 30대 그룹 사교 파티에는 몇 번 참석을 했었다.
더욱이 전생에 아중 그룹의 본부장으로 재벌가 망나니들은 제법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재벌가 망나니들로는 보이지 않았다.
세 명의 남자들 중에 제법 생긴 것이 반반해 보이는 남자가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
“너 내가 진짜 누구인지 모르냐?”
“야! 대한민국에 널 모르는 놈이 있네. 간첩인가?”
남자의 친구로 보이는 이가 비웃었다.
그러자 공민지가 현준에게 알려 주었다.
“이희준!”
“이희준이 누군데?”
“아! 그 배우! 있잖아! 잘 나가는 배우!”
“배우? 배우가 왜? 뭐?”
공민지가 이희준에 대해서 말을 해줬지만 사실 현준은 연예인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 현준에 이희준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음을 지었지만 자신을 가로막았던 철호의 한숨 소리를 들어야 했다.
“현준이 너는 연예기획사 대표라는 놈이 연예인을 모르냐!”
“연예기획사 대표?”
이희준은 현준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공민지가 클럽에 놀러 와있길래 공민지의 홀로 다가왔다.
옆에 남자가 하나 있었지만 그 남자는 공민지가 아닌 차분해 보이는 미인의 옆에 앉아 있었고 두 명의 미녀가 짝이 없어 보였다.
동료가 더 있을 수도 있었지만 공민지만 있으면 되었기에 합석을 요구했다가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이희준 씨. 우리 기획사 대표님 누군지 모르세요? 호성 그룹 막내아들이요. 서현준. 서현준 대표님이요.”
베스트 프랜드가 대형 기획사는 아니었기에 기획사 대표라고 해 봐야 별것 없었다.
자신의 인지도와 인기라면 중소형 기획사 대표 정도는 충분히 찍어 누를 수 있었다.
하지만 대기업 재벌 3세는 조금 이야기가 달랐다.
이희준은 눈앞의 현준이 자신이 건드릴 상대가 아님을 알았지만 이대로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무명 생활을 끝내고 빵 터지면서 인기 연예인이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 주고 선망 어린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연예인 병이 제대로 온 이희준이었다.
“재벌 3세면 뭐? 부모 잘 만난 거 말고 뭐?”
이희준은 부모 잘 만난 현준에 배알이 꼴렸다.
자신은 고생 끝에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을 했다.
그에 비해 현준은 부모 잘 만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살짝 취기까지 올라왔기에 맨정신이었다면 안 했을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이희준에 현준은 피식 웃고서는 대답을 했다.
“맞아요. 부모 잘 만난 것 말고는 없죠. 이희준 배우님.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할 테니 조용히 놀다 가세요.”
“뭘 없던 일로 해!”
20대 초반의 나이이기는 했지만 현준은 청춘의 열기는 식은 연륜의 나이였다.
그냥 적당히 한발 물러서 주려고 했더니 끝까지 치받아 오는 이희준에 살짝 당황했다.
“이건 예상을 못 했는데.”
가진 것이 많다 보면 조심을 하기 마련이었지만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 버리는 이희준에 현준도 별수 없었다.
“연예인 하기 싫다는데.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은주는 처음 온 클럽에서 클럽에 대한 다소 안 좋은 선입견을 품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