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83
183화
183.
고영민이 죽었다는 소식은 현준뿐만 아니라 오진호와 세영의 귀에도 들렸다.
“콜롬비아에서 죽었다는 그 한국인. 그 고영민인가 하는 사람 맞지? 진호 씨.”
“아마 맞을 거야.”
이름은 나오지 않은 채로 고 모 씨로만 나왔지만 수소문을 통해 알아본 결과 고영민일 가능성이 매우 커 보였다.
고영민이 죽었다면 더 이상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고영민의 부하들이 아직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구심점이 없어졌기에 뿔뿔이 흩어질 터였다.
그렇게 안도하게 된 오진호는 세영에게 이제는 이별을 고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세영은 그런 오진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서는 선수를 쳤다.
“헤어지자는 말은 할 생각도 하지 마. 헤어지더라도 내가 싫증 나면 헤어질 거지. 너한테 헤어지자는 말 듣고 헤어질 생각은 없으니까.”
“나 범죄자야.”
“재벌 치고 횡령, 배임, 탈세 한 번 안 한 사람 없다. 니가 더 빨간 줄 많이 그일지 내가 더 많이 그일지 모르는 일이야.”
“…….”
아직 안 그였지만 결국은 그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을 하는 세영에 오진호는 기가 찼다.
그렇게 이별을 고해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세영에 오진호도 난감했다.
“그리고 그 사람 죽었다고 끝났다는 보장은 없는 법이잖아.”
세영의 말을 완전히 부정하긴 어려웠다.
얼마 전 장 부장의 장례식에 찾아갔을 때 임고석 때와는 달리 찾아온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다들 고영민이 보낸 이들에게 희생당한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영호라는 사람도 오지 않았던데.’
오진호는 자신과는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영호가 꽤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과 인연이 있는 강구역뿐만 아니라 현준의 친구인 철호와도 인연이 깊은 인물이라고 들었다.
그런 그가 살아있는 건지 죽은 건지도 알 수 없었다.
장 부장의 장례식에 왔었던 아이언 스틱의 전 직원들도 영호의 행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나마 고향인 대구의 어딘가에서 편의점을 하고 있다는 소식만 들을 수 있었다.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다들 알지 못했다.
그나마 이영호의 나이와 생년월일 그리고 대구에 사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알고자 한다면 알 수 있는 방법은 존재했다.
그렇게 아는 대학 동기가 경찰 공무원이 된 것에 넌지시 부탁을 해 보았다.
물론 처음에는 팔짝 뛰며 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오진호에게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은 눈치에 사는 곳만 알아봐 준다는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오진호는 아중 그룹의 전략기획실에서 쥐어짜듯이 굴려져야만 했다.
어떻게 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중 전기의 신도시 전선 지중화 사업에 대한 서포트를 맡아 하고 있었다.
신입이나 다를 바 없는 오진호가 담당을 할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룹 회장인 김무연의 특별 지시에 따라 오진호가 담당하고 있었다.
신도시 지중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따내기만 한다면 오진호는 바로 대리급으로 승진을 하게 될지도 몰랐다.
그렇게 일이 고되기는 하지만 성취감이나 보람은 느낄 수 있었다.
세영과의 미래보다는 자신이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나하나 이루어 내는 것을 보는 성취감은 생각 이상으로 큰 만족감을 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오진호는 빠르게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내고 있었다.
* * *
평일에는 회사에서 주말에는 자신이 불러내서 오진호를 테스트해 보고 있는 김무연 회장은 오진호의 객관적인 능력에 오진호를 인정할 수밖에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
별 볼 일 없다면 당장에라도 내쳐 버릴 터였지만 꽤나 쓸 만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이 오진호의 배경이었지만 두 아들이 집을 나가 버린 상황이었기에 믿을 수 있는 것은 막내딸인 세영뿐이었다.
아직 연애 중이었기에 결혼까지는 조금 이를 수도 있었지만 김무연 회장은 오진호가 자신의 사위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데릴사위라.”
손주를 김씨 성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는 김무연 회장이었다.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자식이 태어나도 여자 성씨를 따를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할까 싶지만 김무연 회장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했다.
자신의 성을 가진 손주가 자신의 회사를 잇는 것은 그가 아중 그룹의 회장이 되었을 때부터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것이었다.
자신의 뜻을 거역한 두 아들이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자신을 배신한 두 아들에게 속이 상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대안이 존재한다면 두 자식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고민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김무연 회장은 일단 미래교부터 완전히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쯤 이를 갈고 있을 터였지만 장원문이 경선에서 떨어지고 난 뒤에 미래교도 혼란 상황이었다.
자신들의 교주인 이영성이 교도소에서 나올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거기에 미래교를 만든 최주성이 죽었으니 미래교를 이끄는 이는 아직 햇병아리 같은 이대주였다.
그런 이대주의 옆에 붙어 있는 김자성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지만 상황이 꽤나 좋지 않았다.
특히나 이대주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돈 쓰는 것에 정신이 없었다.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불릴 정도로 하는 것마다 실패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사이비 종교라는 마를 것 같지 않은 화수분이 이대주의 낭비와 방탕함을 버티게 해 주고 있었다.
물론 아중 건설의 사장까지 했던 김자성의 경영 능력도 미래교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었다.
김무연 회장은 그런 자신의 첫째 아들의 경영 능력이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는 것에 혀를 찰 뿐이었다.
이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밀고 있는 여당의 이원창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현 대통령의 사람으로 이원창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잠시 쇠락한 아중 그룹도 다시 한번 등에 날개를 달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흘러가는 판세가 영 김무연 회장의 희망대로 흘러가지는 않고 있었다.
“야당 쪽의 윤석호 대선 후보에 비해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야당 경선에서도 후보 간의 의혹들이 들춰지긴 했지만 이번 여당 경선만큼 시끄럽지는 않았습니다.”
“자기 살 파먹는 꼴이었지.”
중도층이 돌아선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정치는 경제만큼이나 복잡해서 이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에게 되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최대한 유리한 방법으로 유도를 해야 했지만 대선에서는 김무연 회장도 예상했던 것처럼 야당의 후보인 윤석호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렇게 다음 대 대통령이 당선된 것보다 김무연 회장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여당 권력의 행방이었다.
현 대통령의 권력은 이원창 대선 후보가 낙마하면서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나마 있던 당내에서의 세력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개를 돌려 버렸고 장원문은 당을 곧장 장악해 버렸다.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흔들리는 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장원문은 대선 패배의 충격을 다잡으려고 했다.
이제는 당내에서 자신의 경쟁 상대도 없었으니 장원문은 당내에 자기 사람들을 심어서는 빠르게 당을 장악했다.
물론 자신에 대한 의혹으로 검찰에 고소 고발이 여러 건 있었지만 현 대통령도 장원문을 쳐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부담이 되었다.
이제는 자신을 그나마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이 장원문뿐이었으니 장원문에 대한 의혹을 조용히 덮기로 했다.
물론 새로운 대통령이 야당에서 나왔기에 현 대통령의 각종 비리와 불법을 가만 놔둘 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정치 공세라는 방패를 이용해 새로운 대통령의 공격을 최대한 막아내면서 후일을 도모하고자 한 장원문이었다.
그렇게 이제는 야당이 된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장원문은 차기 대선을 노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당연히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자신을 공격한 아중 그룹의 김무연 회장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를 갈았다.
김무연 회장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된 것이다.
* * *
복수에 자신의 영혼과 몸까지 다 태우고 있는 현준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일을 하고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 없습니다. 고작 돈 몇 푼 지원해 드리는 일밖에는 못 하는데요.”
“그 돈 몇 푼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
현준은 보육원을 후원하고 있었다.
‘정말 내 아이가 아니었을까?’
아니라고 들었다.
자신과 함께 살았던 여자의 아이가 남의 아이라는 이야기를 둘째 형님인 김정수에게 들었다.
하지만 누구의 자식이라고는 듣지 못했다.
그렇게 반미치광이가 되어 죽었다가 환생을 한 현준이었다.
돈은 복수에 쓰고도 남을 정도로 넘쳐났다.
이지 그룹의 배당금만으로도 현준이 아무리 많이 써도 남아돌 지경이었다.
그렇게 넘쳐나는 돈에 욕심은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정상적이었다면 자신에게도 아이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 보육원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보육원의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들은 아니었다.
현준은 입양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내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에 대해서 특별한 애정을 가지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한 만화를 보게 되었다.
그 만화는 삶에 찌든 남자가 악마에게서 환생을 하게 해 준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때 남자는 처자식이 있었다.
그런 처자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삶이 만족스럽지 않던 남자는 환생을 결정했고 그렇게 미래를 아는 것으로 인해 대단한 성공을 했다.
하지만 마음속에 남은 공허함으로 인해 남자는 결국 자신과 전생에 결혼을 했던 아내를 찾았다.
어찌 된 일인지 아내는 아직 혼자인 몸이었고 남자는 온갖 노력 끝에 전생 때의 아내와 결혼을 했다.
현준과는 다른 입장이었기에 현준이 전생의 아내인 세영과 결혼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만화 속의 남자는 전생의 아내와 다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아내에게서 전생 때는 존재했던 자신의 딸을 낳지 못했다.
연달아 두 아들만 본 남자는 전생의 딸과 만나지 못하게 되어서는 마지막의 순간에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였다.
악마는 남자의 소원을 이뤄주는 대가로 남자의 영혼이 아닌 남자의 딸의 영혼을 가지고 가 버린 것이라는 이야기에 현준은 전생에서 얼굴조차 보지 못한 세영의 아이가 정말 누구의 아이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
그럴 이유가 없었을 것이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쓸데없는 잡생각이 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만일 세영이 낳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였다면 자신은 악마에게 자신의 아이의 영혼을 바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리고 문득 세영이 자신에게 왜 이러냐고 물었던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자신이 오진호와 세영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나고 있는 것에 결국 운명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며 어쩌면 복수는 자신의 몫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진호가 전생에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김무연 회장의 괴롭힘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김자성과 김정수에게 시달리지는 않고 있었지만 김무연 회장으로부터 오랜 시간 시달린 끝에 인정을 받고 세영과 결혼을 하게 된다.
“과연 누구의 아이일까?”
현준은 문득 궁금해졌다.
물론 자신의 개입으로 전생 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이번에도 그들은 나를 배신하게 될 거야.”
흔들리는 복수의 당위성을 확인할 수 있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