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97
197화
197.
정수에게 오진호가 불려간다는 사실을 현준도 알게 되었다.
“어째 그놈의 집안은 한 치도 바뀌질 않냐.”
오진호를 벌레 보던 김자성과는 달리 정수는 술자리의 심부름꾼 취급을 했다.
현재 김자성은 검찰 조사 등 정신이 없을 터였다.
당장 현준도 몇 번 더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했으니 미래교와 깊게 관련되어 있는 김자성은 자칫 구속이 될 가능성도 컸다.
돌아가는 상황으로 봐서는 김무연 회장도 김자성은 완전히 버리다시피 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김자성과 오진호가 연관될 일은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
오진호가 김무연 회장에게도 세영의 남자친구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도 알게 된 현준은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간다고 여겼다.
오진호는 김 씨 가문에게 비참하게 버림을 받게 될 것이었다.
경고를 했음에도 외면을 한 오진호였지만 현준은 오진호에게 복수의 칼날을 쥐여줘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 자신들이 몰락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현준은 또다시 정수가 오진호를 불러서는 클럽 이지스를 찾은 날 이지스로 향했다.
미리 정수가 예약을 하니 방문 날짜를 아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생각보다는 건전하게 논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언제 난잡하게 바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현준은 안쪽의 조용한 바에 가서는 킵해 놓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있었다.
“회장님. 서현준 대표가 바에 방문했습니다.”
“현준이가?”
“예. 회장님께서 오신 건 말을 안 했습니다.”
정수는 오진호뿐만 아니라 술자리의 분위기를 띄울 직원 둘을 빤히 바라보았다.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난 정수였다.
처음에는 꽤 흔들렸지만 이제는 사업도 크게 문제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욕심이 그다지 많지는 않은 정수였다.
물론 대기업의 회장이 욕심이 없다고 한다면 뭇사람들이 비웃을지도 몰랐지만 정수는 스스로 그다지 욕심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회장들처럼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지는 않았다.
만일 과도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그랬다면 현준의 맛 좋은 사냥감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내실을 다지는 아중 건설 그룹은 점차 재무구조도 탄탄해지고 있었다.
그런 아중 건설 그룹이 있기까지 가장 큰 공헌을 한 이를 뽑는다면 단연코 현준을 뽑아야 할 터였다.
정수는 다시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현준과 오진호가 아는 사이라는 건 알지 못했다.
‘현준이한테 소개해 줘야겠지?’
세영과의 관계에서 걸리기는 했지만 이제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현준이 오라고 그래.”
“알겠습니다. 회장님.”
정수가 현준을 부르자 오진호는 당황했다.
“형님.”
“내가 사람 하나 소개해 줄게. 호성 그룹의 막내아들이라고.”
“서현준이요.”
“어? 아는 사이냐?”
“아! 예. 군대 후임입니다.”
현준과는 매우 잘 아는 사이인 오진호였지만 오진호는 정수가 그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현준과 아는 사이임을 밝혔다.
“군대 후임?”
“예.”
“누가? 네가?”
“아니요. 현준이가요.”
“아! 그래? 아! 그런 사이야? 그럼 세영이 전 약혼자가 현준인 건 알았어?”
“예. 알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 하하! 이거 인연이 묘하네.”
정수는 괜한 짓을 하는 것 아닌가 하다가 이미 오진호가 알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오진호의 표정도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 부모님들 사이에서 어릴 때 이야기 나누던 것뿐이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정수는 신경 쓸 필요 없다면서 말을 하고서는 현준을 기다렸다.
잠시 후 현준이 룸 안으로 들어왔다.
“정수 형. 오랜만이네.”
“어! 왔냐? 궁상맞게 뭘 혼자 마시고 있어.”
“형이 요즘 나 따돌리니까 그러는 거지.”
“따돌리긴.”
“오진호?”
현준은 그제야 오진호를 알아봤다는 듯이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니들 둘이 아는 사이라며.”
“어. 알지. 그런데 왜 둘이 같이 있어?”
현준의 말에 정수는 스스럼없이 말을 했다.
“세영이가 소개해 주더라고. 조만간 결혼할 것 같아.”
“형님. 결혼은.”
“가족이어서 함께 있는 거지.”
현준은 아직 결혼도 하기 전인데 오진호를 가족이라고 말하는 정수에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한동안은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아니 마지막까지 가족으로 인정을 해주긴 했는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결혼 전에 오진호를 가족으로 말해주는 정수에 현준은 당황스러운 것이다.
물론 타인에게 소개하는 자리이기에 공식적인 호칭으로 가족임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속마음이니까.’
오진호를 가족으로 인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행동으로 드러날 것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술자리에 합석했다.
당연히 술자리의 대화 주제는 현준과 오진호가 되었다.
기분이 좋았던 것인지 정수는 평소보다 더 많이 술을 마셨다.
술을 좋아하는 것과는 달리 그다지 술이 센 편은 아니었던 정수는 이내 곯아떨어졌다.
“회장님 모셔라.”
현준은 얼큰하게 취한 정수가 곯아떨어지자 분위기를 띄우던 정수의 회사 직원들에게 정수를 집으로 데리고 가라고 지시를 내렸다.
종종 있었던 일이었기에 덩치가 큰 정수를 업어서는 룸 밖으로 나가는 아중 건설 그룹의 직원들이었다.
오진호도 그런 정수를 부축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설 때 현준이 오진호에게 말을 걸었다.
“할 만하냐?”
“…….”
오진호는 룸에서 나가려다가 현준이 술잔의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뭘 말하는 거지?”
“뭘 말하기는. 데릴사위. 아! 아직은 심부름꾼인가?”
“질투하냐?”
“질투?”
“그래. 질투.”
현준은 오진호의 비웃는 듯한 표정에 잠시 멍해졌다가 뭘 의미하는 것인지를 깨달았다.
“처음부터 그녀에게 잘하지 그랬어.”
현준이 세영에게 보였던 모습들이 일그러진 관심이라 여긴 듯한 오진호였다.
사랑과 증오는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었다.
오진호가 보기에 현준은 끊임없이 세영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그 집착의 근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현준은 지독한 집착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오진호는 그 말을 끝내고서는 정수를 따라 룸에서 나가 버렸다.
홀로 남은 현준은 오진호가 말한 질투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내 현준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크크크크크! 크크크크!”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오진호로부터 질투라는 말을 들을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한 현준이었다.
분명 자기 자신이었다.
오진호가 현준을 만나기 전.
그리고 세영을 만나기 전의 기억은 현준도 전부 가지고 있었다.
오진호가 현준 자기 자신이었으니 당연한 것이었고 오진호가 앞으로 겪을 미래도 다 알고 있었다.
한참 터져 나오던 웃음을 멈춘 현준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그래. 결국은 내 잘못이었군. 오만함. 재앙에 발을 내디딘 것은 나였어. 무수하게 많은 경고를 무시한 것은 결국 내 자신이었어.”
현준은 오진호의 눈에서 야망을 느꼈다.
자신이라면 남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뭐라고 해 봐야 소용없으리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 현준은 허탈함이 들었다.
오진호와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오진호와 자신은 다른 존재임을 현준도 알고는 있었다.
그 다른 점이란 오진호는 미래를 위해 사는 인간이고 현준은 과거를 위해 사는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 * *
현준이 스스로 과거를 위해 사는 인간이라 여기고 있었지만 현준의 사업은 꽤 잘 되고 있었다.
호성 그룹의 지원이 있기는 했지만 연예 기획사인 베스트 프랜드와 경호 회사인 굿 프랜드는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갱신하고 있었다.
공민지를 대표로 한 연예계 사업과 박철호와 강구역을 대표하는 스포츠 사업은 꽤나 건실했다.
거기에다가 김무연 회장의 납치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도 더 이상 치안 안전국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로 인해 경호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났고 종합 격투기 선수 출신을 경호원으로 쓰는 굿 프랜드는 전문 경호 업체로 성장을 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서현준 대표이사님의 취임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생 때 현준이 만든 회사인 베스트 프랜드와 굿 프랜드였다.
그러다가 군대를 갔다 오고 학교에 복학하면서 비상임 이사로 대표직에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를 한 것이다.
“프랜드 컴퍼니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 서현준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프랜드 컴퍼니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준은 회사의 직원들을 앞에 두고 비교적 담담하게 취임사를 밝혔다.
딱히 자신의 회사에 대한 애정은 없었다.
다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까지는 외면할 수 없었다.
‘방만해. 직원들이 행복하다고 좋은 회사인 것은 아닌데.’
대표가 욕심이 없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물론 욕심이 없는 것보다 대표가 상상도 못 할 만큼 돈이 많다 보니 취미로 굴리는 사업이었다.
그렇게 대우를 좋게 해주다 보니 직원들의 현준에 대한 충성심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취임식도 마치고 대표이사실로 자리를 옮긴 현준은 임원들을 불러 모았다.
“연예 기획사하고 경호 업체 사업은 이제 안정화되었으니 이제 슬슬 사업 확장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좋은 생각 있으면 한번 이야기해 봐요.”
대표이사로 취임을 했으니 뭔가 보여주긴 해야 했다.
프랜드 컴퍼니가 안정화된 것은 엄연히 말해 호성 그룹의 지원 덕분이었으니 현준 개인적인 사업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임원들 또한 현준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야 했으니 의욕이 높았다.
“요즘 대중들의 건강과 운동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니 체육관과 연계를 한 헬스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헬스 사업?”
“예. 대표님.”
현준이 딱히 사업에 관심이 없음에도 사업 확장을 하려는 것은 두 사업의 성장에 슬슬 한계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체육관을 확장하면서 종합 격투기의 후배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이상 고용을 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나다 보니 프랜드 컴퍼니에 입사를 하는 것도 이제는 꽤 어려워지고 있었다.
한 번씩 현준이 체육관에 갈 때마다 인사를 해 오는 후배들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물론 모든 후배가 다 프랜드 컴퍼니에 입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할 일 없다고 하면 회사에 데려다 쓰고 있었다.
“그거 괜찮네요. 사업 계획서 한번 올려 봐요.”
현준도 연계 사업으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프랜드 컴퍼니는 헬스장과 함께 종합 스포츠 센터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소속 연예인들 가끔 센터에 와서 운동 좀 하고 가라고 해요.”
“알겠습니다.”
“철호 예능 프로에 나오게 하고 요즘 너튜브인가 그런 것도 해서 홍보 좀 하는 건 어떨까 하는데.”
“좋은 생각이십니다. 강구역 선수는 어떨까요? 생각보다 예능감도 있는 듯하던데.”
“구역이는 아직 좀.”
현준은 생각보다는 능숙하게 사업을 이끌었다.
사실 당연한 것이었지만 현준은 회사 내에서 빠르게 인정을 받아갔다.
아울러 프랜드 컴퍼니의 성장 또한 커져갔다.
그러던 중 베스트 프랜드의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일본 진출이 논의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