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44
화
날개 달린 녀석은 옛 기억 속의 몬스터를 연상시켰다.
긴 목, 부리에서 이마로 이어져서 뒤로 미끈하게 뻗은 두 개의 뿔. 머리에서 날개가 시작되는 부분까지 덮고 있는 비늘들, 그리고 독수리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날개와 몸통 뒤에 붙은 긴 꼬리. 두 개의 다리는 새의 다리가 아니라 육식 동물의 다리를 연상시킨다. 녀석은 드레이크와 비슷하게 생겼다. 날개가 피막이 아닌 것이 조금 다를 뿐.
해파리는 말 그대로 해파리다. 촉수의 수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보이는데 가끔씩 몸통 전체가 흐릿하게 사라졌다가 나타나곤 했다. 거기다가 촉수들은 수시로 모습을 감췄다가 드러나고 한다. 저런 촉수의 공격을 어떻게 상대할까 상상해보니 끔찍하다. 보이지도 않는 뭔가가 날아드는 것을 어떻게 대비를 하고 막을까. 더구나 해파리라는 것들의 특성이 전기나 독을 지닌 경우가 많으니 저 촉수가 물리적인 타격만 줄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뱀, 그것은 말 그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뱀이었다. 몸을 길게 뻗어서 꿈틀거리며 날아오더니 지금은 똬리를 틀고 머리를 세운 상태로 허공에 떠 있다.
세 마리의 괴수들은 모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대치상태에 들어갔다.
“우리가 있는 것을 알고 있을까?”
장인어른께서 물어보신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아하니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녀석들인 것은 분명합니다. 서로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한바탕 서로 물고 물리고 하면서 싸움을 벌여 주면 좋은데 말입니다. 한 그렇습니까? 형님?”
텀덤이 은근히 괴수들의 싸움을 보고 싶다는 뜻을 비춘다.
우리가 위험한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나도 그건 찬성이지만, 지금 당장은 곤란하다. 저것들이 싸우면 그 여파가 상당할 텐데, 그것이 이 은폐 마법진에도 영향을 주게 되면 참 곤란해질 수가 있는 것이다.
“저것들이 지금 대치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가오리 괴수의 사체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이 분명해요.”
깝딴 하코테가 상황을 자신있게 정리한다.
“어째서 그렇게 확신을 하는 거야?”
포포니가 하코테에게 묻는다.
“먹이를 놓고 대치를 할 때에는 먹이의 위치가 가운데가 되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저것들은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아요. 그러니 저 놈들은 지금 가오리 괴수의 사체를 발견하지 못한 거예요.”
오호라, 대단한데?
나는 하코테 깝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말이 정답이다.
“크엄. 맞는 말이군.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어. 그게 맞아.”
장인어른도 동감을 표하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하나? 이대로 저것들이 물러나길 기다려야 하나?”
장인어른께서 나를 보신다.
아니 장인어른 제가 무슨 만능 해결사쯤 되어 보이십니까? 이 상황에서 뭘 더 어쩌라구요?
“가오리 이거 잘라서 옮기세.”
내가 멀뚱하게 장인어른을 바라보고 있는데 뜬금없이 하시는 말씀이 그거다.
“네?”
“잘라서 가방에 넣어 옮기잔 말일세. 그 이동식 듀풀렉 게이트로 옮기면 될 게 아닌가.”
그러니까 통으로 옮기진 못하니까 그냥 잘라서 담아가자? 그것도 공간 확장 가방을 이용해서?
멋진 생각이십니다. 장인어른.
그보다 더 나은 해결책은 없을 것 같으니 그렇게 해야겠지.
나는 급하게 허브 기지에서 확장 가방들을 공수해 와서 대전사들이 잘라 놓는 가오리 사체를 가방에 차곡차곡 쌓았다.
이전 생에서 어느 해안 마을에선가 가오리를 밀짚과 함께 항아리에 넣어 삭히서 먹는 이들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것도 몬스터만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잠시 바보 같은 생각을 해본다.
텀덤은 부지런히 확장가방을 몇 개씩 들고 듀풀렉 게이트를 들락거린다. 힘쓰는 일은 원래 막내가 해야 하는 거다.
마샤가 하늘 호수 마을로 이동을 해서 거기서 게이트를 열고 포포니가 또 이쪽에서 게이트를 열어서 서로 이어 붙여서 텀덤이 오고 갈 수 있게 해 놓은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 하늘호수 마을의 가우가우미 처소 앞에는 해체된 가오리 괴수의 사체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중이고, 가우가우미 프락칸과 다른 두 명의 바람의 프락칸들은 감격에 겨운 얼굴로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란다.
하긴 바람의 프락칸들 입장에선 엄청난 정화 의식을 할 수 있는 재료가 쌓이고 있는 건데 왜 그렇지 않을까.
타모얀 부족 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기울어진 바람의 일족에게 그 정도의 의식을 행할 기회란 정말 흔치 않은 일일 것이다.
“커엄. 작업이 오래 걸리겠구먼.”
“워낙 덩치가 크니까요. 그렇다고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다고 효율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가 없지요. 거기다가 사람들을 많이 불러 왔다가 저 놈들 싸움이 격해져서 은폐가 깨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정말 난리 납니다. 희생이 커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 커엄, 거기 깝딴은 이제 마을로 돌아가지 않을 텐가?”
장인께선 나와 이야기를 하다가 하코테 깝딴에게로 관심을 돌리신다.
“크게 부담이 되시지 않는다면 저것들을 조금 더 살피고 싶습니다. 저런 것들을 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지라.”
하코테 깝딴은 살짝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손님이다보니 우리가 느낄 부담감을 인식한 탓이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깝딴이 있거나 없거나 별 상관은 없다. 우리가 들키게 되면 그 순간 우린 모두 게이트를 이용해서 하늘호수 마을로 도망을 갈 계획이니 말이다.
어떻게 머릴 굴려봐도 세 마리의 괴수 앞에서 우린 그냥 밥이다. 놈들이 서로 견재하며 우리에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모르지만 셋이 한꺼번에 덤비면 그건 그야말로 끝장인 거다. 그러니 들키는 순간 상황 볼 것도 없이 도망을 가야한다.
그런 결론을 내린 이유는 우리가 저것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괴수급인데 어떤 능력이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아무튼 그 전까지는 하코테 깝딴이 이곳에 머물러도 상관은 없다.
“허엄. 뭐 여기 있는다고 문제가 될 게 뭐겠는가. 다만 아까도 이야길 했지만 상황이 다급해지면 제일 먼저 게이트로 피신을 해야 하네.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해서 잘 하리라고 믿네.”
장인께선 그렇게 다짐을 받으시는데 하코테 깝딴도 전혀 불쾌한 표정 없이 수긍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남편에게 기대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치하고 있는 세 마리의 괴수를 바라본다.
괴수 세 마리는 약 500미터 정도씩 거리를 두고 삼각형을 이룬 상태로 대치를 하고 있다.
저거 언제 상황이 바뀔까?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대치하고 있는데 솔직히 딱 봐도 날개 달린 놈이 제일 불리해 보인다.
사실 날개 달린 새가 제 자리에서 날기를 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런데 아까부터 일종의 공중정지 비행을 하고 있으니 그 놈이 제일 불안해 보이는 거다.
하지만 내가 그 놈을 어떻게 생각하건 셋은 조금의 미동도 없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저걸 균형을 좀 깨 주면 좋겠는데 말이지.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나?
아니 내가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뜬금없이 저 세 놈을 싸우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한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지금 뭔 생각을 하고 있지? 저 괴수들을 싸움 붙일 생각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잘못하면 목숨이 날아갈 텐데? 미친 거 아냐? 자자, 쓸데 없는 생각 하지 말고 그냥 구경이나 하자.
“남편.”
“응?”
“저기다가 가오리 괴수 사체를 조금 던지면 어떻게 될까? 웅? 저 가운데에 말이야.”
“포포니! 그런 위험한 생각을!”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생각을, 저건 그냥 몬스터가 아니라 괴수들이라고 괴수. 이 여자가 왜 이렇게 간이 커진 거야? 안돼, 절대 안 돼.
일단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는 작가의 말에 쓰면 되는 일이지만, 독자분들 중에서 작가의 말을 안 보시는 분도 계셔서 이렇게 공지를 씁니다.
참, 여기 사이트는 한 회 분량의 용량이 늘어난다고 이득이 되는 것은 전혀 없으니 분량 늘리기라곤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무튼, 드릴 말씀은 이전에 썼던 글 내용중에 오류가 있었고, 그것을 바로 잡았음을 알려 드리기 위함입니다.
문어 괴수로 물의 구슬을 제작한다는 내용이 7권 후반에 주요 내용으로 나왔습니다만 그것은 오류입니다. 문어 괴수는 이미 정화 의식의 제물로 쓰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물의 구슬을 만드는 것은 물 밖으로 끌여 나와서 쉽게 잡혔다고 했던 그 괴수로 물고기 괴수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것이 이번 물의 구슬을 만드는 대상입니다.
세이커 일행이 스추알라를 만나고 온 후에 물고기 괴수가 잡혔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이크아니 프락칸에게 그 괴수를 물의 구슬로 만들기 위해서 물의 프락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산맥을 넘어 하늘 호수로 향하는 것으로, 이후에 물의 구슬 다섯 개를 만들 때까지 문어 괴수로 나오던 부분을 모두 물고기 괴수로 바꾸었습니다. 물론 그런 중에 간혹 놓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차근차근 확인을 해서 오류를 잡도록 하겠습니다.
글에서 큰 오류를 며칠 동안 놓치고 있었던 점, 거듭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저는 다시 글을 확인하러 가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