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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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경기를 지배하는 자(3)
“Woo woo!”
“Blue moon~!”
시티즌들의 목소리에 분위기가 뜨겁게 달궈진 가운데, 전반전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경기도 한껏 달아올라 매우 과격해져있었다.
“이 미친놈들아! 정신 안 차릴래!”
주장 존 테리가 언성을 높였다.
동점골을 허용한 뒤 팀 분위기가 엉망진창이 되었기 때문이다.
역전을 당한 것도 아니고 이제 겨우 동점골을 허용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좌절하고 있는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아무것도 못해보고 무기력하게 당했으니까.
눈 뜨고 코 베였다는 말이 적격이었다.
특히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만 마이클 에시앙은 거의 멘탈이 나가기 일보직전이었다.
정신력에 있어서는 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였지만, 도저히 지금 이 순간은 견뎌낼 수가 없었다.
지난 날의 악몽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있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과 맞붙었던 그날의 경기가 머릿속에 떠올라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분명 패배해서 아쉬운 경기였지만, 우호영과 함께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어서 진심으로 만족스러웠다.
실제로 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돼주었다.
축구에 대한 열망이 예전만큼 솟아났고, 훈련도 열심히 하면서 노쇠화로 점점 줄어들던 기량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지금의 첼시를 2위로 끌어올린 것 또한 그것의 영향이 컸다.
그만큼 자신이 발전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방금 전 또 하나 느낀 것이 있었다.
우호영.
그 역시 바뀌어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제길······.’
자괴감이 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최대한 손을 뻗으면 발끝에라도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지금은 눈을 크게 뜨고 보아도 그의 꽁무니조차 볼 수 없었다.
그와의 수준차이는 예전보다 훨씬 벌어져있었다.
‘1년밖에 안 됐잖아.’
억울하고 비참하기까지 했다.
분명 같이 노력하고 같은 축구를 해왔다.
물론 우호영처럼 양념이 얼마 없는 스파게티를 주식으로 삼진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방면으로 노력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격차는 더욱 벌어질 뿐이었다.
“하아.”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열등감.
정신이 반쯤 나간 에시앙은 어느새 호영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었다.
“에시앙! 뭐해!”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하고 있던 램파드가 그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에시앙은 여전히 호영을 쫓고 있었다.
그리고 격정적으로 몸싸움을 걸어봤지만, 호영은 공을 받자마자 몸을 엿가락처럼 구부리더니 몸싸움을 회피했다.
“미친 자식!”
분한 마음에 팔이라도 뻗어봤지만, 호영은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또 한 번 빠져나갔다.
“이이······!”
그 다음엔 다리까지 뻗어봤으나 호영은 그 자리에 없었다.
90도 직각 방향 전환.
타악, 탁!
호영의 뒷모습은 점차 멀어질 뿐이었다.
“우오!”
격하게 소리쳐봤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호영은 피도 눈물도 없이 그 자리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와 기회를 잡았다.
오른발 인프런트로 힘껏 때린 슈팅이었다.
철렁!
[고오오오오오올!] [골망이 찢어질 듯 요동칩니다! 역전골을 만들어내는 우호영! 시즌 22호 골을 달성합니다!]“뭔데···.”
체흐는 그 자리에서 석상마냥 굳고 말았다.
발데스, 카시야스, 레이나, 반데사르 등.
수많은 정상급 골키퍼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어째서 그들이 우호영에게 골을 먹히고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알 것 같았다.
레이저마냥 쏘아져나간 골.
비단 볼 스피드만 빠른 것이 아니다.
그의 슈팅은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았다.
어떻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을지, 수많은 고민과 적절한 판단력이 담긴 슈팅이었다.
수준의 차이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리고 세리머니까지.
“호우!”
펄쩍 뛰어올라 지면을 냅다 꽂아버리는 호영이었다.
그리고 그 앞엔 반가운 문구가 떠올라있었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흑인의 근육(S-)을 탐합니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흑인의 근육(S-)’과 ‘생기 넘치는 근육(W+2)’이 합성에 성공하였습니다.] [생기 넘치는 근육(W+2)]히든조건 ‘에시앙을 돌파하기 5회’를 성공한 끝에 탐한 재능이었다.
비록 W+3으로 성장하진 않았지만, 효과는 확실히 있을 터였다.
‘신체능력도 머지않아 한계치에 다다르겠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빼먹을 재능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하프타임.
끝내 역전을 허용하고만 첼시의 라커룸은 한숨 소리로 그득했다.
그나마 연륜이 있고 멘탈이 강직한 존 테리와 램파드가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모두 힘든 것 잘 알아. 하지만 우리는 이걸 견뎌내야 돼. 우승이 코앞이라고.”
그래, 아직 모른다.
시간은 45분이나 남아있었고 경기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정신 차리라고, 이 얼간이들아!”
일갈하는 듯한 램파드의 목소리가 실내를 가득 채우자, 선수들이 하나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상대는 젖비린내 나는 어린 꼬맹이일 뿐이야. 부끄러운 줄 알아.”
그것은 확실히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만한 말이었다.
하지만 한 사람.
안첼로티 감독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틀렸어.’
그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맨 시티는 공격만 강한 팀이 아니야.’
그들은 ‘그냥’ 강했다.
그리고 매 경기를 통해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희망은 점점 사라져갔다.
어쩌면, 무승부라도 건지는 게 최선일지도 몰랐다.
삐익-
후반전이 시작되자 첼시에 여러 변화가 나타났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아넬카를 대신해 들어가 드록바와 투톱을 이뤘다.
윙 포워드로서 드록바를 지원했던 하미레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가고, 램파드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공격적인 성향이 더욱 짙어진 대형이었다.
필드는 그야말로 전쟁터가 되었다.
치열한 경기양상이 펼쳐졌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퍼억!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 콤파니와 드록바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볼 하나를 두고 끝까지 양보하지 않으려는 몸싸움이 펼쳐졌다.
“이런 개 같은!”
“꺼져버려!”
그러다 결국에는 콤파니가 넘어지면서 동시에 휘슬이 울렸다.
[주심이 반칙을 선언하는군요. 드록바의 몸싸움이 너무 거칠었어요.] [선수들, 많이 흥분한 모습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할 텐데요.]첼시는 침착할 틈이 없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었다.
이제는 무승부만 거둬도 만족이었다.
단 한 골.
동점골을 위해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리며 맹공을 퍼부었다.
빌드 업, 패스, 플레이메이킹, 크로스.
토레스의 침투력과 드록바의 제공권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공격을 퍼부었다.
기회는 한 순간에 찾아왔다.
[최전방으로 찌르는 램파드의 땅볼패스!] [토레스가 달려갑니다!]토레스는 과연 라인 브레이킹의 달인답게 오프사이트 트랩을 붕괴시키며 순식간에 1대1 찬스를 만들어냈다.
“젠장!”
“리차즈! 커버!”
수비수 중 발이 가장 빠른 리차즈가 다급히 달려가 발을 뻗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퍼억!
과연, 토레기(토레스+쓰레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요즘답게 오늘 또한 기회를 날려버린 토레스였다.
첼시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였지만, 파란색 유니폼을 입자마자 귀신 같이 폼이 하락하였다.
900억짜리 쓰레기라는 말이 괜히 붙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첼시의 공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필이면 조 하트가 걷어낸 공이 램파드의 발끝에 떨어졌고, 직후 통렬한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철렁!
[고오오오오올! 동점골을 뽑아내는 램파드! 시원한 중거리 슈팅이었습니다!] [2대2! 승부는 다시 원점!]그러고는 호영의 앞을 지나가면서 포효했다.
“우오오오!”
도발이자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세리머니였다.
하지만 호영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기계처럼 감정 없는 표정으로 램파드를 바라볼 뿐이었다.
[프랭크 램파드]보유재능
-미들라이커(T)
-미들라이커의 중거리슈팅(SU)
-경이로운 축구지능(S+3)
-완벽한 공간침투(S)
-경이로운 체력(S-)
-(더 보기)
(조건을 만족할 시 한 가지 재능을 탐할 수 있습니다.)
(T등급(Title)을 탐할시 감각의 일부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단, 만 18세가 넘어야 탐할 수 있습니다.)
(S등급 이상은 히든조건을 달성해야 탐할 수 있습니다.)
(조건1: 60분 동안 같이 축구하기)
(조건2: 30미터 이상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하기)
(조건3: 공격 포인트 2점 이상 기록하기)
(히든조건: 재능 1개 이상을 탐할 시 개방)
EPL 역대 최고의 득점력을 가진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Frank Lampard).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그는, 창조적이면서 모험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다시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어느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간파(看破).
호영은 지금은 해야 할 것과 해선 안 될 것들을 구분하며 그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뤄질 무렵, 공은 다시금 호영의 손바닥 위에서 굴러다녔다.
경기장악.
맨 시티가 공격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온 순간이었다.
“영(Young)!”
다비드 실바의 외침.
우측 2선으로 땅볼패스가 빠졌다.
“나이스 패스!”
호영이었다.
찰나, 그의 눈매가 얄팍하게 찢어졌다.
‘열렸어.’
수비수들이 돌파에 대비하고 있는 탓에 슈팅 각도가 살짝 열려있었다.
당연했다.
36미터.
이곳은 중거리 슈팅을 하기에 거리뿐만 아니라 각도도 적절치 않은 위치였으니까.
하지만 호영에게, 이 정도 환경이면 적절한 수준이었다.
호영의 왼발이 움직인 것은 바로 그때였다.
[전방으로 패스······ 어어, 어어어?!] [떄렸어요!! 그대로 슈우우우우우웃!]패스가 아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슈팅이었다.
뻐엉!
디딤 발도 딛지 않는 상태에서의 슈팅이었기에 속력이 매우 빠르지는 않았다.
다만, 신체회전력을 실어 넣어 힘껏 감아 차버리니 체흐로서는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크윽.”
간신히 손바닥을 뻗긴 했지만, 공에 실린 회전력은 상상 이상.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공의 반발력이 골키퍼 장갑을 불태워버릴 듯 파고들었다.
그러고는.
처얼렁!
끝내 손아귀를 벗어난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후반 68분, 맨 시티의 재역전골이었다.
[골! 엄청난 중거리 슛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과연 우호영! 해트트릭을 기록하는군요!]“호우!!”
세리머니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눈앞에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으니까.
‘좋았어.’
한 번도 붙어보지 않은 팀답게 첼시는 과연 보물창고였다.
아직도 탐할 거리가 남아있었다.
다만, 가장 탐하고 싶은 드록바의 신체적 재능은 ‘EPL 득점왕 수상하기’라는 조건 때문에 당장 탐할 순 없었다.
물론 이 정도만 해도 만족할 만큼 많이 얻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승리.
호영은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첼시가 다시 한 번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맨 시티는 선수 교체를 통해 상대의 흐름을 끊었고, 이후 20분 동안 볼을 돌리며 경기를 안정적으로 끌고나갔다.
오히려 후반 90분이 돼서는 맨 시티가 코너킥을 얻어내며 찬스를 얻어냈다.
키커는 콜라로프였고, 타겟은 호영과 콤파니의 머리였다.
그중 호영의 마크를 맡은 존 테리는, 크로스가 올라오기 전부터 거친 몸싸움을 걸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젖비린내 나는 자식.”
“어디서 더러운 냄새가 난다 했더니.”
호영은 존 테리만큼은 꼭 밟아주고 싶었다.
팀 동료 웨인 브릿지의 오랜 동거녀와 불륜을 벌인 선수였으니까.
동료의 복수를 대신 해주고 싶었다.
그러고는 모든 정신을 공에 집중하였다.
콜라로프의 왼발 코너킥이 날아온 것은 그때였다.
존 테리가 팔꿈치로 호영의 목을 강하게 밀쳐낸 것도 그 순간이었다.
하지만.
“컥!”
싱겁게도 헤딩경합은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상상 이상으로 단단한 호영의 목은 전혀 밀려나지 않았고, 밀려난 것은 오히려 존 테리였다.
그리고 결국.
철렁!
호영의 헤딩슛은, 목의 회전력을 받아 엄청난 속도를 자아내며 그물망을 뒤흔들었다.
4대2.
쐐기골이었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올!! 기절할 노릇입니다! 우호영, 4번째 골을 만들어냈어요!] [시즌 24호골! 슈퍼 해트트릭입니다!]경기는 더 이상 볼 것도 없었다.
끝까지 열정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던 첼시는 포기직전에 이르렀고, 경기는 결국 맨 시티의 승리로 끝이 났다.
삐익!
휘슬이 울려 퍼진 순간이었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동체시력(W+3)을 탐합니다.] [재능을 완전히 가져오는데 400일→15일이 소요됩니다. 15일 동안 다른 재능을 탐할 수 없습니다.]슈마허의 재능.
때마침 경기장을 찾은 슈마허의 얼굴이 대형 전광판에 잡혔다.
오늘 경기에서 얻은 재능 중 최고가 아닐까 싶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맨 시티가 리그 13연승을 기록하며 리그 2위로 우뚝 올라섰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더욱이 우호영 선수도 득점순위 1위로 올라갔고요.]앞으로 남은 것은 단 하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그들만 꺾는다면 왕좌에 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