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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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치열한 여름 이적시장(3)
호영은 얼마 전 커뮤니티 실드 경기를 치른 후 잉글랜드의 한 예능방송에 출연하였다.
잉글랜드 내에서 매우 유명한 방송이었는데, 방송 제목은 ‘래리 킹 라이브 모건’으로, 피어 모건이라는 유명한 진행자가 나와 진행하는 토크쇼였다.
보통 유명 탤런트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인물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는데, 축구의 종주국답게 축구선수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지난 몇 년간 티에리 앙리, 반 니스텔루이,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프랭크 램파드 등 여러 거물들이 참가했는데, 그럴 때마다 엄청난 시청률을 찍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히 대박이라고 할 수 있는 게스트가 출연해, 방송촬영 전부터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게스트는 바로 우호영이었다.
원체 그라운드 밖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였기에, 평소보다 더욱 열렬한 반응이 잇따랐으며 많은 이들이 그의 방송을 기대하였다.
그를 그라운드가 아닌 토크쇼에서 볼 수 있는 건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우호영이 워낙 진지해서 방송을 망칠 거라는 우려가 컸지만, 그러한 걱정은 촬영 당일 싹 씻겨 내려갔다.
당시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기자 출신의 피어 모건이 적절한 입담으로 호영과 예상외의 찰떡궁합을 이뤘고, 촬영 내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더구나 대본이 미리 있었기 때문에 딱히 어려운 점도 없었다.
호영은 이적 관련 루머나 경기 비하인드 스토리 등 평소 팬들이 궁금했던 것들을 유감없이 말해주었고, 그것만으로도 양이 방대해서 방송분량으로 더할 나위 없이 충분했다.
더욱이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런 유명인사를 앞에 두고 그대로 끝낼 호영이 아니었다.
호영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 달성하기’를 포함한 갖가지 조건을 만족하여 피어 모건의 재능을 하나 얻어내고자 했다.
다른 조건으로는 ‘방청객으로 하여금 폭소자아내기’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촬영 내내 몇 차례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짓궂기로 유명한 피어 모건의 돌발질문 덕분이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말입니다. 경기 시작 전 라커룸에서 가장 외모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축구선수가 외모에 신경 써봤자, 가꿀 수 있는 부분은 헤어스타일이 거의 전부죠. 유니폼을 마음대로 튜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럼 누가 가장 머리에 신경을 많이 쓰나요? 경기장에 나서기 전에요.”
“과르디올라입니다.”
과르디올라의 얼마 없는 머리를 이용해 재치 있게 받아친 일종의 개그이자, 사이가 가까워야 할 수 있는 농담.
그만큼 우호영과 과르디올라의 사이가 가깝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대목이었다.
“그는 항상 거울 앞에 서 있죠. 왁스와 빗질은 필수입니다. 광(光) 내기는 덤이고요.”
“하하하하!”
그 말에 몇몇 방청객들이 진실한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래도 펩 감독이 이 방송을 본다면 얼마 안 남은 머리카락도 빠지겠군요.”
“그만큼 축구를 사랑하는 감독님입니다. 그는 밥 먹을 때에도, 걸을 때에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죠. 그리고 저는 그런 그를 보면서 항상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서로가 서로의 자극제가 되어주는 것이군요. 그런데 화장실에 갈 때도 고민한다는 건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건가요? 혹시 화장실도 같이 다니는 겁니까?”
“물론 그러지는 않지만, 더 나은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면 못할 것도 없죠. 우리 시티즌 여러분들도 이해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굉장한 열정이군요. 이 방송이 나갈 무렵에는 아마, 맨 시티의 전술이 화장실에서 완성되었다는 기사가 나올 겁니다.”
“영광이네요.”
그렇게, 조건은 큰 어려움 없이 만족할 수 있었다.
덕분에 방송은 동시간대 최고의 시청률을 찍을 수 있었고, 그로부터 ‘머스킷의 직설화법(U)’이라는 재능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직설화법.
다른 말로 돌직구.
피어 모건은 정치적 발언이나 사회적 이슈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혀 구설수에 많이 오르는 논쟁적인 인물이다.
그 덕분에 머스킷(Musket)이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붙는데, 지식이 짧아서 금방 바닥나지만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에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그의 직설화법은 단순히 돌직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말속에 반드시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담고, 논쟁 상대와 청중의 마음에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을 뜻한다.
더욱이 그로부터 상대의 속마음을 캐치해낼 수 있고, 상대를 설득시킬 수도 있는 화법이 바로 피어 모건이 가지고 있는 고유 재능인 것이다.
덕분에 호영은 그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먼저, 과르디올라를 설득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가레스 베일을 영입해서 우측측면에 두자고? 생각을 좀 해봐야겠는데.”
그렇듯, 과르디올라는 처음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게, 베일은 분명 폭발력이 있지만 그를 맨 시티의 주전 윙어로서, 그것도 우측측면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에서는 모드리치가 그를 받쳐줄 수 있지만, 맨 시티의 우측측면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자리다.
적들의 전방 압박을 홀로 견뎌내야 하고, 공간을 만들어 우호영에게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하므로 폭발력뿐만 아니라 활동량도 매우 중요했다.
물론 가레스 베일에게는 치고 달리기라는 폭발적인 무기가 있었지만, 패턴이 단순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과르디올라가 그 영입을 반대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호영에게 설득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07/08시즌 12경기 2골, 08/09시즌 30경기 1골 3도움, 09/10시즌 34경기 4골 10도움, 10/11시즌 41경기 13골 7도움. 가레스 베일의 최근 4시즌 커리어입니다.”
호영은 요점만 콕콕 집어 말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가레스 베일의 눈부신 성장 속도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베일의 주 포지션은 왼쪽 측면이지만, 아시다시피 웨일스 국가대표에서는 우측측면에서 뜁니다. 라이언 긱스가 왼쪽에서 뛰기 때문이죠. 그리고 웨일스는 4-3-3 포메이션으로 지난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4승을 챙겼습니다.”
호영은 거기서 말을 끊었다.
웨일스가 4승을 챙길 수 있었던 이유가 가레스 베일 덕분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말을 늘어놓았다.
“그는 우리 클럽에서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를 지금 영입한다면 남는 장사가 될 겁니다. 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 고작 1-2년 후에 벌어질 일입니다. 현재 그의 성장 가능성을 보자면 말이죠.”
미래를 알고 있는 호영이었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원래 레알 마드리드에 가야 할 가레스 베일이 맨체스터 시티로 오게 되면서 역변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더 큰 문제는 가레스 베일이 맨 시티행을 거절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없는 거야.’
베일의 인터뷰를 통해 짐작하건대, 베일의 속마음은 분명 그러한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었다.
가고는 싶지만 갈 자신이 없는 상황.
‘그 마음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지.’
그래서 가레스 베일의 에이전트에게 연락을 취해, 베일과 단둘이 통화할 수 있는 기회를 요청하였다.
북런던의 호화로운 아파트.
가레스 베일은 상기된 얼굴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분명 이맘때쯤 전화한다고 했는데······.’
어젯밤 호영의 통화요청을 냉큼 수락한 베일은 초조하게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맨 시티행은 거절한다고 했지만, 우호영이 단독으로 통화요청을 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겠는가.
안 그래도 평소 존경하던 선수였고, 그를 직접 상대하면서 그 존경심이 미친 듯이 높아진 상태였다.
그런 그와 같은 클럽에서 뛴다는 건 분명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전관왕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의 오른쪽 자리.
우호영을 보좌하면서 엄청난 활약을 선보여야 욕을 먹지 않을 자리.
세계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수 한 번이면 살면서 먹을 수 있는 온갖 욕설은 다 먹게 될지도 몰랐다.
특히 우측측면은 우호영의 바로 오른쪽 자리였기에, 자칫하면 비교되기 십상이었다.
즉, 호영과 같이 뛴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도 같았다.
더욱이 맨 시티에 있는 선수만 해도 대부분 월드클래스 급.
그들 사이에서 온전한 활약을 펼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베일의 나이는 이제 겨우 22살.
과연 자신이 그 부담감을 안고 맨 시티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우호영과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왔다.”
하루종일 기다려온 전화가 온 것은.
베일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전화기에 입을 갖다 댔다.
“여보세요?”
-안녕. 우호영이야.
“아아, 반가워.”
이미 경기장에서 얘기는 몇 번 나눠봤기에 아주 어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호영은 가벼운 대화부터 시작하였다.
-통화에 응해줘서 고마워.
“하하······. 나야말로.”
가레스 베일에게는 그 말 한 마디조차 감동이었다.
더욱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실 내가 누구한테 통화를 요청한 건 과르디올라 감독님에 이어 네가 두 번째야. 그래서 사실 좀 어색할지도 몰라.
“아아·········.”
가레스 베일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러고는 마치 수줍어하는 소녀 팬처럼, 두 볼이 붉게 달아오른 채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모두가 존경하는 축구 우상이 두 번째로 통화를 요청한 상대가 자신이라는데 어떻게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을까.
맨 시티행을 거절하려고 했던 마음은 벌써부터 눈 녹듯 사그라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호영의 말이 결정적이었다.
-내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났을 때가 그랬어. 마치 어두운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불안했지. 확신도 없었고.
“음······. 솔직하게 말하자면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지금의 너에겐 그때의 나와 다른 점이 있어. 내가 너에게 확신을 줄 수 있다는 것. 함께 터널 끝으로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말이야.
“하······.”
그 말에 베일은 잠시 수화기에서 입을 뗐다.
“으으······.”
말 한마디 한마디에 소름이 끼쳤다.
심장이 간질간질하면서 쪼그라드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호영의 말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기회는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게 아니야. 용기 있는 자들만 잡을 수 있는 거지.
그렇게, 베일의 마음을 간질이는 말이 연달아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베일이 말을 머뭇거리자, 호영은 돌직구를 날렸다.
-내가 네 튜터를 봐줄게.
결정타.
-최고가 될 수 있어. 그 기회를 잡아.
“!”
최고의 선수가 말하길,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는 제안이었다.
그래서 베일은 결국.
“Yes, Yes!”
생각을 바꾸고, 통화가 끝날 때까지 한동안 예스를 외쳐댔다.
관련 기사가 나온 것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가레스 베일(22·토트넘), 데드라인 하루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토트넘은 가레스 베일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주급을 제시했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제안한 20만 파운드(한화 3억 4천만 원)는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는 현재 가레스 베일의 두 배가 넘는 액수이며, EPL에서도 최상급으로 통하는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4000만 파운드(한화 680억 원)에 달하는 바이아웃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레스 베일, 과연 제 2의 긱스라는 그늘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 것인가?] [웨일스의 원조 슈퍼스타 ‘라이언 긱스’와의 맨체스터 더비전도 흥밋거리 중 하나] [ 가레스 베일 “어디가 되었든 팀이 주문하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 [그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2011년 여름 이적시장, 8월 30일 오후 11시부로 마감] [ 맨체스터 시티, 기존의 선수들만으로도 2연승 달성······ 베일·아자르·펠라이니 등 이적생들은 메디컬테스트와 컨디션 회복 후 다음 3라운드에 합류할 전망]
25인 로스터 중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8명의 ‘홈그로운(자국에서 성장한 선수) 규정은, 조 하트·가엘 클리시·카일 워커·가레스 베일·제임스 밀너·마이클 존슨·스튜어트 테일러·졸리언 레스콧·미카 리차즈로 충족할 수 있었다.
그리고 EPL 3라운드를 4일 앞둔 8월 31일.
앞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미래를 책임질 11명의 선수들이 제 1훈련장에 모였다.
그들의 이름은 조 하트, 가엘 클리시, 티아고 실바, 뱅상 콤파니, 파블로 사발레타, 이니에스타, 펠라이니, 다비드 실바, 에덴 아자르, 가레스 베일, 우호영.
지구방위대를 넘어선 우주방위대의 결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