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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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발현(2)
누구 할 것 없이 먼저 그 말을 외쳐댔다.
“Woo is God!”
“Of football!”
축구의 신.
우호영을 향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호영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을 GOD이라고 연호하는 수만 명의 팬들.
그 말을 듣고 있자니 정말 자신이 신이 된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신이라······.’
어느 분야든 신이라는 칭호는 쉽게 붙지 않는다.
축구에서는 한때 마라도나가 그렇게 불렸었고, 그 다음으로는 리오넬 메시가 축구의 신이라고 불렸었다.
적어도 지난 생에서는 그러했다.
하지만 이번 생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리오넬 메시는 ‘드리블의 신’이나 ‘희대의 축구천재’라는 타이틀만 있을 뿐, ‘축구의 신’이라는 별명은 얻지 못했다.
우호영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메시와 우호영은 비등비등한 재능을 가졌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지금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말을 했다가는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축알못으로 오해받기 딱 좋았다.
호날두도 마찬가지.
그만큼 1인자와 그 밑의 차이가 심했다.
인간계와 비인간계.
아예 다른 영역에 놓여있으니 그게 당연했다.
사람들이 그를 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비유법이 아니었다.
“만약 신이 축구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분명 이런 일이 벌어질 거야. 신의 축복을 받은 거라고.”
“아니면 진짜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축구를 하는 게 아닐까?”
“크크. 아주 헛소리는 아니네.”
축구선수 중 신에 가장 가까운 사나이.
아니, 어쩌면 인류를 통틀어 가장 가까울지도 모르는 사나이.
“Woo is God!”
“Of football!”
한참이 지나도 호영을 향한 외침은 좀처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거세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느껴진다.’
정신과 몸이 분리될 것만 같은 그 감각.
호영은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군.’
하지만 저번보다는 훨씬 나앗다.
탐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호영은 상념을 떨쳐내고 다시 걸었다.
그리고 뛰었다.
이제까지가 맨체스터 시티의 팀플레이가 돋보였다면, 지금부터는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뒤바뀔 예정이었다.
돋보이는 건 우호영이었다.
[우호영 선수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스날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어요.]간만에 찾아온 아스날의 공격차례.
그들은 후방 깊은 곳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천천히 빌드업을 쌓아올렸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단 한 골이었다.
하지만 공은 쉽사리 전방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강력한 전방 압박 때문이었다.
우호영이 느긋하게 움직이면서 동시에 인상적인 수비력을 보이고 있었다.
체력을 크게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그것만으로도 아스날의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아야 했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수비위치 선정능력.
결국 후방의 선수들은 한 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자칫해서 공을 뺏겼다가는 득점은커녕 추가실점을 허용해야 할 테니까.
최전방에서 중원으로 내려간 반 페르시가 목청을 내질렀다.
“좌우 간격을 좀 더 벌려! 경기장을 생각보다 더 넓게 써야 돼! 여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보다 좁아!”
아스날의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의 그라운드 크기는 105×68m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그에 비해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더 작았다.
우호영의 전방 압박이 더 효율적인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아스날로서는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장을 넓게 쓰는 편이 나았다.
아니나 다를까, 키런 깁스와 바카리 사냐가 폭을 넓게 벌리면서 상황이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어딜!”
우측의 가레스 베일.
과연 수비수 출신답게, 훌륭한 측면수비력을 보이면서 키런 깁스의 두 발을 묶어냈다.
아자르의 부족한 수비가담력은 우호영이 커버해주었다.
“망할.”
“젠장.”
미친 경기력.
이쪽에서 어떠한 무기를 꺼내들어도, 맨 시티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것을 막아내고 오히려 역공을 가해온다.
도저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직접 경기를 뛰고 있는 아스날의 선수들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아스날이 맨 시티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는 꼴이었다.
“이대로는 안 돼.”
6대0 그 이상으로 대패할 것이냐.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만회점을 내고 질 것이냐.
반 페르시의 선택은 후자였다.
즉, 무리수라도 둬야 했다.
‘어쩔 수 없어. 이대로 진다면 팀의 사기가 곤두박질칠 거야. 우리가 라인을 높이는 수밖에.’
결코 이대로 질 수 없었던 반 페르시는 벵거 감독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였고, 곧이어 벵거 감독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나가라.”
“알겠습니다.”
그때부터 아스날의 극공이 시작되었다.
수비수들까지 전방으로 올라가면서 대형의 전체적인 라인을 높였다.
수비는 거의 포기한 전술이었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하지만 클리시-콤파니-티아고 실바-사발레타로 구성된 맨 시티의 포백라인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최전방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반 페르시가 가장 잘 느끼고 있었다.
‘너무 두터워.’
수비의 벽이 너무 높다.
“이런 젠장.”
어느 곳 하나 부실한 곳이 없었다.
“망할. 대체 뭐 이런···.”
공격 숫자가 이렇게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당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EPL에 이런 팀은 없다.
아니, 없었다.
7년 전 무패우승을 달성했던 아스날의 스쿼드도 이렇게까지 완벽하지는 않았다.
공격, 중원, 수비.
맨체스터 시티의 모든 곳이 완벽했다.
힘겹게 우호영을 뚫어냈더니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실바가 있고, 그것마저 뚫어내니 펠라이니와 무시무시한 포백라인이 버티고 있었다.
이토록 절망스러운 기분은 처음이었다.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맨체스터 시티가 경기를 압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 패스 횟수, 활동량 등 세부적인 수치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네요.] [뭐···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평가할 것도 없고요.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네요. 아스날을 상대로도 이 정도인데, 다른 팀들을 상대로는 어떻겠습니까. 올 시즌 맨 시티가 과연 어떤 일을 낼지 기대 되서 미칠 지경입니다.]그 말이 백 번 옳았다.
아스날이니 이 정도씩이나 버텨줬지, 수비력이 약한 하위권 팀이었다면 두 자리 숫자 이상의 실점을 허용했을지도 몰랐다.
[글쎄요. 아스날이 고군분투하고는 있지만, 맨 시티의 골문은 쉽게 열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나마 반 페르시가 끊임없이 날카로운 움직임을 시도하고 있네요.]풀 페르시 모드.
그래도 반 페르시가 기적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연신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기회는 단 한 번.
후반 74분경, 2선에서 일어났다.
[현란한 드리블! 투 터치로 단숨에 펠라이니를 뚫어냅니다!]그의 돌파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방 깊숙이 올라온 잭 월셔와 패스를 주고받더니 콤파니까지 제쳐내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티아고 실바였다.
‘여의치 않아.’
반 페르시는 결국 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좌측의 티에리 앙리에게 전달한 패스가 바로 그의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타악!
[이런! 잘렸어요!] [이번에도 우호영입니다!]그 주변.
최적의 수비위치를 선점하고 있던 호영이, 티에리 앙리가 패스를 받자마자 벼락처럼 빠르게 끊어냈다.
그야말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대인마크.
곧바로 앙리가 태클을 걸어봤지만···.
전방으로 나왔던 아스날의 수비수들이 전력질주하며 부리나케 후방으로 돌아갔다.
그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아르테타와 월콧이 호영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시간을 벌기는커녕 공간만 내어줄 뿐이었다.
[우호영의 마르세유 턴!] [아아, 다시 한 번 마르세유 턴! 이번엔 반대 방향이에요!] [거기서 치고 달립니다!]우측으로의 360도 회전으로 아르테타를 젖혀내고, 연이어 좌측으로의 360도 회전을 통해 월콧을 허수아비로 만든 호영이었다.
[캬아! 마치 지단의 볼 컨트롤과 이니에스타의 탈압박 능력을 합쳐놓은 것 같습니다!]감탄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
이는 모두 경험과 감각에서 우러난 플레이였다.
다시 말해, 호영이 이니에스타의 ‘무결점의 미드필더(T)’를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킨 덕분이었다.
이니에스타의 탈압박 능력은 신비한 감각이었다.
트래핑과 발밑 컨트롤, 드넓은 시야와 순간적인 판단력이 바로 이니에스타가 탈압박을 독보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니에스타는 수많은 압박 상황에 대해 어떤 플레이로 대응해야 할지 훈련을 통해 터득했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저럴 땐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일어날 주요 상황들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한다.
그것이 이니에스타의 감각이자, 이제는 호영의 재능이었다.
[이어 치고 달리는 우호영!] [공을 몰고 달리는 선수가 그러지 않은 선수보다 더 빨라요!]그 옆에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침투하고 있는 베일이 있었다.
핵심은 바로 그곳.
호영의 로빙패스가 깁스의 키를 넘기며 향한 곳은 베일이 있는 위치였다.
“좋았어.”
탁.
패스를 받은 베일의 눈이 한 차례 빛났다.
판단은 빠르게 이뤄졌다.
[가레스 베일이 안쪽으로 꺾어 들어갑니다!] [동시에 치고 달리기! 그대로 베르마엘린을 따돌립니다!!]그의 장기인 치고 달리기.
단순하다고 비판을 받곤 했었던 그의 장기가, 이제는 최고의 무기가 되어있었다.
그는 토트넘의 일원이 아닌, 알아도 막지 못하는 팀 ‘맨체스터 시티’의 소속이었으니까.
베일의 음성이 울려 퍼진 순간이었다.
“영(Young)!”
타악!
베르마엘린을 제쳐낸 베일은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했다.
충분히 욕심을 부릴법한 상황이었지만, 패스를 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판단을 내린 이유는 간단했다.
뻐엉!
철렁!
환상적인 위치에 우호영이 서있었으니까.
그가 골을 넣어줄 것이란 걸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고오오오오올! 작렬하는 우호영의 왼발 인사이드 슈팅!]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는 맨체스터 시티, 환상적인 호흡으로 순식간에 추가골을 터트립니다. 7대0!] [정말 무결점입니다. 축구선수로서의 완전함을 보여주고 있어요. 정말 다재다능한 선수에요.]5번째 골을 성공시킨 호영은 다섯 손가락을 펼치면서 골대 뒤 서포터즈석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가레스 베일이 붙어 세리머니를 따라 했다.
“호우!”
“호우!!”
희소식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더 킹(T)을 탐합니다. 티에리 앙리의 경험과 감각을 일부 습득합니다. 경험과 감각을 완전히 소화하는 데 14일이 소요됩니다.]‘인사이트 슈팅으로 3골 이상 넣기’를 달성하여 이뤄낸 결과였다.
그러면서 경기는 막바지로 치달았다.
후반 79분경.
경기 내내 아무것도 하지 못한 티에리 앙리가 무기력한 발걸음으로 그라운드에서 걸어 나왔다.
[OUT 14. 티에리 앙리] [IN 9. 박주형]벵거는 박주형에게 반 페르시의 패스를 받아낼 것을 지시하며 그를 좌측 전방으로 투입시켰다.
[박주형 선수가 이렇게 데뷔전을 가지는군요. 같은 국적인 우호영과 함께 뛴다는 점에 있어서 특별할 것 같습니다.]한때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불렸던 박주형의 EPL 데뷔전.
하지만 그의 데뷔전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7대0.
더욱이 남은 시간은 고작 15분가량.
“이런.”
그가 바꿀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멘탈을 잃지 않으며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시작부터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경기를 뒤집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한 골 정도는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호영아. 오늘 한 수 배워가마.”
“영광입니다.”
그렇게, 박주형은 우호영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경기에 전념하였다.
그리고 그는 곧 유령이 되었다.
가는 곳마다 맨 시티의 호수비에 막혔고, 겨우 얻어낸 중요한 찬스마저 우호영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한 골 정도는 괜찮잖아······?’
한 골은커녕 그가 할 수 있는 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지만.
[중원, 아르테타가 전방을 바라봅니다. 전방으로 향하는 롱패스!] [박주형이 달려가는데요!] [아아, 우호영이 끊어냅니다!! 환상적인 슬라이딩 태클이었어요!]‘이런 무정한 자식!
박주형은 좌절했다.
그에 반해 관중들은 호영의 플레이에 열광하며 끝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경기장에 있는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TV를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세계 수많은 시청자.
그들 대부분이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고 있었다.
“Woo is God!”
“Of football!”
그리고 경기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려 퍼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