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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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7. 용호상박(1)
“황태석 기자님?”
“기억하는구나!”
홀로 관중석에 앉아 호영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의 스포츠기자였다.
호영이 작년 한국으로 귀국했을 당시 공항에 취재를 나왔던 그 기자, 황태석 말이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여긴 어쩐 일로······.”
아무리 그래도 설마 자신 때문에 브라질까지 왔을 리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2014월드컵 개최 관련해서 특파원으로 나왔다가 들렸어.”
“아아.”
뉴스에서 본 내용이 떠올랐다.
남미축구 연맹(CONMEBOL)에서 만장일치로 브라질을 단독후보로 결정했다는 뉴스.
그래서 요즘 리우데자네이루의 밤은 축제 그 자체였다.
“하하. 아무튼 찾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내가 고맙지 뭘. 안 그래도 이미 방송타서 유명한데, 이번 기사까지 나가면 반응이 뜨겁지 않을까 싶다. 부담되거나 그런 건 아니지?”
“저야 감사하죠.”
세상에 이런 말이 있다.
지나친 관심이 아이를 망친다는.
어떻게 보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다양성과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반영하지 못한 지나친 관심은 아이에게 독이 되니까.
하지만 반은 틀리다.
관심을 주건 말건, 클 놈은 알아서 다 큰다고 한다.
유년기 때부터 한 몸에 기대를 받으며 자라온 메시나 네이마르처럼, 그 부담감을 이겨내야만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었다.
“악마의 편집 같은 것만 아니면요.”
“악마의 편집?”
“상파울루FC의 우호영, 브라질은 수준이 안 맞아······. 뭐 이런 거 있잖아요.”
“아, 하하하! 자극적인 기사 말하는 거구나?”
“큭큭. 그런 것만 아니면 괜찮아요.”
“녀석.”
황태석은 걱정 말라며 특유의 명석한 눈매를 구부렸다.
그리고 직후 인터뷰가 시작되었는데, 별 특별한 건 없었다.
말미에 가서야 난감한 질문이 하나 들어오긴 했다.
“차범곤 감독님과도 친분이 두터운 걸로 알고 있는데, 혹시 차후에 청소년 대표 팀으로 소집요청이 오면 승낙할 생각이 있니?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질문인 것 같은데.”
“네.”
호영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태극마크?
그것은 대한민국의 축구 꿈나무라면 누구나가 원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호영에게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차범곤 감독님의 재능.’
30미터 이상의 중거리 골은 둘째치더라도, 피파에서 주관하는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르려면 국가대표로 발탁되어야한다.
‘최소 2-3년은 더 있어야겠지.’
그때, 황태석이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럼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니? 유럽? 아니면 상파울루FC에서 프로데뷔를 할 생각이니?”
“지금은 현재에만 집중하려고요.”
“녀석.”
확실한 답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황태석은 거기서 멈췄다.
“힘들 텐데 인터뷰 응해줘서 고맙다. 다시 한 번 8강 진출 축하하고, MOM선정도 미리 축하할게.”
“기자님이 그걸 어떻게 아세요?”
“하하. 그건 지나가던 꼬마애도 알겠다. 아무튼 수고 많았고, 사진 몇 장만 찍고 갈게.”
“네. 그러세요.”
인터뷰는 황태석이 카메라 셔터를 누름으로써 끝이 났다.
과연, 저녁에 발표된 ‘금일 매치의 MOM’은 호영에게 주어졌다.
다만 너무 피곤한 탓에 일찍 잠에 들었던 호영은 다음날이 밝아 오르고 나서야 아 기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탐하고 싶은 재능을 선택하세요.]-축구황태자의 플레이메이킹(U)
-신실하고 선량한 멘탈(A+2)
-경악스러운 주력(A+2)
-조각미모(A+)
-강력한 중거리 슈팅(A+)
눈을 비비며 아침잠을 깨운 호영은 침대에 멀뚱히 앉은 채 생각에 빠졌다.
혼을 불태운 경기 때문에 삭신이 쑤셨지만 할 건 해야 했다.
‘주력이랑 중거리 슛은 가지고 있는 재능이니까 일단 둘째치고. 그럼 역시······.’
눈동자가 위아래로 분주히 움직였다.
축구황태자의 플레이메이킹(U)과 조각미모(A+).
전에도 심히 고민해본 문제지만 막상 결정하려고 하니 쉽게 결단이 떨어지질 않았다.
문제는 이거였다.
U급이라면 무려 카카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재능이지만, 조각미모 또한 매우 희귀한 재능이라는 것.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또 탐할 수 있을지 모른다.
빼어난 외모가 축구하는 데에 뭔 영향을 미치겠냐마는.
‘있을 것 같아.’
외모와 몸값이 비례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건 인간으로서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재능이었다.
하지만.
‘우선은 아니야.’
카카와 같이 지내면서 배운 게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멘탈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축구야말로 호영의 꿈이자 과거의 아쉬움이었다.
그렇기에, 축구황태자의 플레이메이킹(U)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재능을 완전히 가져오는데 60일→30일이 소요됩니다. 30일 동안 다른 재능을 탐할 수 없습니다.]나름의 이유가 있는 선택이었다.
‘둘 다 가져오면 되지.’
U급을 가져오는데 2주가 걸렸다면, 남은 2주 동안 A급 재능 하나 못 가져올까?
자신이 있었다.
더욱이 U급을 먼저 탐해야 다음 조건의 난이도가 떨어질 테니까, 남은 재능을 탐하는데 더 수월해진다.
‘순서라면 그게 맞는 것 같아.’
그리고 그 생각이 옳았다는 것은, 금일 오전 훈련장에서 증명되었다.
“어제 그렇게 무리해놓고서 괜찮겠어? 오늘 하루쯤은 쉬어도 되는데.”
“아뇨. 할 수 있을 때 해야죠!”
걱정스럽게 말하면서도 호영을 기특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카카였다.
그리고.
‘흐흐.’
그런 카카를 바라보는 호영의 두 눈이 번갯불처럼 빛났다.
보유재능
-축구황태자의 플레이메이킹(U)
-광속 드리블(S)
-신실하고 선량한 멘탈(A+2)
-경악스러운 주력(A+2)
-조각미모(A+)
(더 보기)
(조건을 만족할 시 한 가지 재능을 탐할 수 있습니다.)
(T등급(Title)을 탐할시 감각의 일부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단, 만 18세가 넘어야 탐할 수 있습니다.)
(조건1: 300분 이상 같이 훈련하기)
(조건2: 리그전에서 승리하기)
(조건3: 공식경기에서 2득점 2어시스트 기록하기)
(히든조건: 튜터링 2000분)
(광속 드리블(S)은 히든조건만 달성하여도 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하향된 조건을 확인한 호영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더욱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S급.’
히든조건만 만족하더라도 탐할 수 있는 S급!
그것이 코앞에 놓여있다는 생각에 싱글벙글 웃자, 카카가 덩달아 웃으며 물었다.
“뭐가 그렇게 좋니?”
그 질문에 호영이 엄지를 척 내밀며 대답했다.
“선생님이요.”
그날 아침.
에스타두 상파울루 스포츠신문사에서는 상파울루FC U15의 8강 진출을 보도하면서 동시에 호영의 활약상을 게재하였다.
그에 따라 상파울루FC 수뇌부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모처럼 쉬는 날이었지만, 카를로스는 빅토르 단장을 찾아 점심을 함께 했다.
포크로 스테이크를 쿡 찝으며 빅토르가 말했다.
“요새 스카우터들이 귀찮게 안 하나?”
“왜요. 혹시 밀란에서 벌써부터 입질을 해옵니까?”
“말도 마. 그쪽 스카우터가 어제 경기를 봤는지 정보를 좀 달라더군. 혹시 밀란 말고도 컨택 온 곳 있나?”
“느낌상 곧 올 것 같은데 말이죠.”
“흐음······. 하긴, 솔직히 그 친구 요즘 폼이 말이 안 되게 좋잖아?”
카를로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그럼 올 시즌은, 우승 기대해봐도 되는 건가?”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건 그렇고···.”
카를로스는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브라질유소년축구연맹 경기위원회에 보고서를 보내주시죠.”
카를로스는 강력한 의사를 내비쳤다.
며칠 뒤.
상파울루FC의 요청에 따라 브라질유소년축구연맹 경기위원회는 심사숙고 끝에 답변을 내렸다.
[2004년 5월 28일 상파울루FC는 오스카의 레드카드를 취소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본 경기위원회는 2004년 5월 27일 있었던 플루미넨시FC와 상파울루FC의 당시 상황을 되돌려보며, 오스카의 행동이 의도적으로 보이지 않았음을 확인하였으므로 당일의 판정을 심판의 판정 오류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오스카에게 내려졌던 퇴장처분을 번복하며 레드카드를 무효 처리한다. 또한 추가 조치가 있을 때까지 티아고 주심의 출장을 금지한다.]
항소 결과, 경기위원회는 상파울루FC의 손을 들어줬다.
그날의 오심에 대해 누구보다도 분개했던 카를로스가,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이 제대로 처리한 것이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황태석 기자가 올린 호영의 인터뷰가 널리 퍼졌다.
동시에 최근사진도 함께 풀려서 연일 화제를 낳았다.
[한국의 특급 유망주 우호영, 위상이 높은 슈퍼챔피언십 16강전에서 MOM으로 선정······.] [청소년 대표 합류하고 싶은 의지 표출해······ 이르면 내후년 소집 가능성 있어······.]└호영아 박지석 따라 PSV로 가자♥
└괜히 설레발치는 거 아닌지 몰라
└와 그런데 겨우 12살 아닌가요? U15 최연소 발탁기록이 몇 살이더라?
└이미 브라질에선 U15로 뛰는 중··· 피지컬은 어지간한 중학생 뛰어넘는 수준이네요
└음. 청대에 발탁되려나?
└한국인 치고 잘하는 건 맞는데 브라질리그는 유럽에 한참이나 뒤처져요. 살짝 띄어주기인 것 같네요
└실력은 짱인듯! 그런데 외모는···. 크흠
└스페인 쪽 피가 섞였다는데 얼굴은 좀··· 갈수록 동남아 같아지네요
└축구선수가 축구만 잘하면 됐지 여기서 왜 외모얘기를 하나요? 댁들은 얼마나 잘생겼길래
└이제 겨우 12살 아닌가요? 사람 일은 모르죠. 젖살 빠지고 하면 괜찮아질 수도
이런 부류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호영의 외모가 그렇게 못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호영을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악플러들의 만행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주 뒤.
오스카의 재능 ‘칼 같은 판단력(A-)’까지 가져왔을 무렵.
평범했던 호영의 외모가 역변하기 시작했다.
카카의 조건 1~3을 모두 만족한 날이었다.
[현재 재능의 그릇이 가득 찼습니다. 축구황태자의 플레이메이킹(16일), 칼 같은 판단력(4일)이 대기 중에 있습니다.] [20일 뒤 탐하고 싶은 재능을 미리 선택하세요.]-신실하고 선량한 멘탈(A+2)
-경악스러운 주력(A+2)
-조각미모(A+)
(더 보기)
호영은 그날, 고민 없이 조각미모를 선택했다.
그리고 카카는 “다음엔 필드에서 보자.”는 말을 남기고 AC밀란으로 떠났다.
다행히 그 전에 히든 조건을 충족하여 S등급의 재능까지 탐할 수 있었다.
첫 S등급.
올해 들어 호영에게 가장 감격스러운 시점이었다.
길고 길었던 튜터와, 마르셀루와의 피나는 접전 끝에 얻어낸 것이었기에 무엇보다도 값진 보상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앞전에 얻었던 재능이 모두 소화되어 마침내 광속 드리블을 탐했을 땐, 더한 감격의 순간이 찾아왔다.
[광속드리블(S)를 탐합니다.] [비슷한 유형의 재능 ‘차미네이터의 치고 달리기(U)’와 합성이 가능합니다.] [재능의 절대치가 적은 ‘차미네이터의 치고 달리기(U)’가 ‘광속드리블(S)’에 전이됩니다.]때는 2004년 6월 말.
브라질에 온지 어언 1년 반이 지났을 무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