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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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 용호상박(2)
[재능의 절대치가 적은 ‘차미네이터의 치고 달리기(U)’가 ‘광속드리블(S)’의 재능에 전이됩니다.]호영의 눈이 거기서 멈추었다.
‘차두림의 치달이 카카의 치달보다 수준이 낮다는 거네.’
요약하자면, U급이라도 실속은 A급보다 낮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차미네이터의 치고 달리기(U)의 재능을 완전히 이전하는데 (30일)→15일이 소요됩니다. 15일 동안 다른 재능을 탐할 수 없습니다.]재능전이 작업이 이뤄질 때도 마찬가지로, 다른 재능을 탐할 수 없다.
예컨대 당장 오스카의 재능 조건을 만족해도, 당장 가져올 수는 없다는 뜻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네.’
수준이 높아질수록 탐(貪)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다.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지금까지 알아낸 건······.’
크게 여덟 가지.
1.
보유한 재능과 같은 종류 중 낮은 재능은 탐할 수 없다.
하지만 +등급은 가능하다.
가령 조각외모(A+3)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조각외모(A)는 탐할 수 없지만 조각외모(A+) 이상 급은 탐할 수 있다.
2.
T/L/U급은 S/A/B/C급과 독립된 등급이다.
예컨대, T/L/U급이라고 무조건 S보다 높은 건 아니다.
3.
재능의 등급.
T급은 만 18세 이상 선수 중 수준급만이 가질 수 있다.
하지만 U급은 그 선수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재능이기 때문에, 꼭 잘하는 선수만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U급은 전설적인 선수가 은퇴할 시 L급으로 변경된다.
은퇴한 선수의 퇴화된 재능은 볼 수도, 탐할 수도 없다. 일단 아직까지는.
그리고 그 외에 등급은 아직 보지 못했다.
3.
재능을 탐할 때 조건의 난이도는 다양하다.
쉽지만 장기간 노력해야 하는 경우.
쉽지만 단기간에 끝내야 하는 경우.
어려우면서도 단기간에 끝내거나, 장기간에 걸쳐 해야 하는 경우 등.
4.
재능의 등급은 그것의 희소성과 무관하다.
또한 A급이라고 다 같은 A급이 아니다. A+에 가까운 A급도 있고, A-에 가까운 A급도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A급 재능을 가졌다고 해도, 효과는 활용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5.
A+3이라고 A급의 3배가 아니다.
2배일 수도 있고, 1.3배일 수도 있고, 1.1배일 수도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알지 못한다.
6.
자신이 보유한 재능이 7가지이고, 가지고 있는 재능의 그릇이 10개라고 가정했을 때, 현재 비어있는 그릇은 3개다.
즉, 향후 탐할 수 있는 재능의 개수 역시 3개 뿐이다.
예를 들어, 만약 ‘준수한 각력(C-)’을 탐하게 되면, 8번 빈 그릇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신들린 개인기(S+)’를 탐하면 9번 빈 그릇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S급은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그릇에 모두 채워 넣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10번 빈 그릇에 다른 재능을 채워 넣을 수 없다(=탐할 수 없다).
단, 조건 클리어 및 예약은 가능하다.
7.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그릇의 개수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무제한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지만.
8.
합성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확실한 건, 재능의 유형이 같을 경우 U급과 S급은 합칠 수 있다는 것이다.
A/B/C급 재능의 재활용 및 합성 여부는 아직 모른다.
호영이 정리한 바로는 그러했다.
‘몇 개는 확실하지 않지만 얼추 맞는 것 같네.’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한 건 재능의 등급이었다.
얼마나 더 많은 등급이 있을지, 아니면 이걸로 끝일지.
‘카카는 아직 전성기가 오지도 않았는데 S급이 있었지. 그리고 발락은 S급이 하나였지만 A급 재능이 엄청나게 많았고.’
하지만 아직 최정상급 선수들의 재능은 보지 못했다.
피구, 지단,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앙리 등.
한창 전성기를 누리거나, 점차 퇴화되고 있는 레전드들.
그들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을지 감조차 가지 않았다.
‘S급만 한 10개씩 가지고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그리고 또.
S등급에 U급이 합쳐진다면 한 등급 상승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6월이 지나가고 7월이 오자, 축구계에 희대의 이변이 일어났다.
그건 바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로2004 결승전이었다.
우승 팀은 다름 아닌 그리스.
최약체로 평가받던 그리스가 유럽의 정통 강호들을 꺾으며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미래랑 똑같이 흘러가네.’
저녁 6시.
결승전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던 호영은 자신이 알고 있는 미래를 떠올렸다.
‘극강의 수비전술로 우승하더니, 이번에도 완전히 똑같아.’
그 탓에 게임은 상당히 지루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
“음?”
그런데 그때, 낯선 시선이 느껴졌다.
소파에 같이 앉아서 축구를 보고 있던 모니카였다.
“왜 그렇게 쳐다봐?”
“으음······.”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이상하다.”
스읍.
뭐가 이상해도 단단히 이상한지, 모니카는 고개를 비틀며 말을 말았다.
그러더니 밥상을 차리던 최마리아에게 달려갔다.
“호영이 얼굴 좀 자세히 봐봐요! 뭔가 달라지지 않았어요?”
“왜?”
그 말에 최마리아가 눈매를 좁히며 호영의 얼굴을 훑기 시작했다.
“음······. 글쎄. 뭔가 분위기가 좀 바뀐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
분명 뭔가 바뀌긴 했다.
하지만 매일같이 보는 사이였기에, 그 변화를 몇 주 만에 인지하기는 힘들었다.
그럼에도 모니카는 느끼고 있었다.
‘이상하다. 뭔가 달라졌는데.’
말로 설명을 못하겠는데 분명 그런 것 같은 느낌······.
“아! 살 빠졌구나! 얼굴이 보름달 같았는데 조금 갸름해졌잖아~.”
“그래?”
“응. 아주 쬐끔!”
알게 모르게 조각미남으로 변해가는 호영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 밝아올랐다.
“호···.”
토요일 이른 아침.
훈련장에 가기 전 동네 한 바퀴 돌던 호영은 발걸음을 멈췄다.
너무 기쁜 나머지 몸이 절로 굳어버렸다.
[폭풍드리블(SU)]거칠면서도 빠른.
차두림의 것도 아닌, 그렇다고 카카의 것도 아닌, 탐(貪)으로 창조해낸 호영만의 재능이었다.
그것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등급!
‘스페셜 유니크?’
그릇에 완전히 채워넣으려면 75일이나 걸리지만, 그 정도쯤이야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9월 23일.
하루 빨리 그날이 왔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눈뜨면 필드.
눈감으면 팀 버스.
전국 단위로 펼쳐지는 리그였기에 버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7월은 그런 달이었다.
거대한 브라질의 땅덩어리만큼이나 돌아다녀야하는 거리가 광범위하다 보니 체력소모가 말이 아니었다.
40경기든 50경기든 소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어웨이 경기는 갈 때마다 진이 빠졌다.
그나마 주별리그는 리저브팀이 도맡았으니 망정이었다.
FA컵까지 개막된 8월은 그것보다 더 심했다.
다만, U15 남미 챔피언스 리그는 경비예산의 문제로 16강전부터 시작되기에 12월까지 비행기 탈일은 없었다.
9월도 마찬가지.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점점 부담이 되는 시기였다.
날은 서서히 더워지면서 비 오는 날은 점점 늘어났다.
여름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바캉스는 없었다.
훈련과 경기.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에 따라 덩달아 바빠진 사람이 있었다.
딸칵딸칵.
방에 틀어박혀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던 레알 마드리드의 스카우터 안토니오였다.
[······ 그렇기에 카를로스 감독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여기서 유심히 살펴봐야하는 건, 호영이 팀의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잘 버텨내며 팀을 최상위권으로 끌고 갔다는 것이다.
덕분에 상파울루FC는 연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전국리그에서 2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마드리드로 보낼 보고서를 작성하던 안토니오는 기록수첩을 펼쳤다.
그 안에는 지난 5개월간의 경기기록이 면밀히 기록되어있었다.
그 내용을 노트북에 깔끔하게 옮겨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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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영]2004년 9월 14일 기준
전국리그 15전 12승 3무 14골 8어시스트
주별리그 2전 1승 1패 2골
FA컵 3전 2승 1무 2골 2어시스트
슈퍼챔피언십 3전 2승 1패 6골 1어시스트
종합 23전 17승 4무 2패 24골 11어시스트
MOM 9회
해트트릭 3회
전국리그 15전 14골, 득점 순위 2위(1위 알렉산더 파투 19전 16골)
특이사항: 안 그래도 높았던 드리블 속도가 몇 달 사이 더 오르고 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시간을 가지고 다듬는다면 폭발적인 드리블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
‘이 녀석, 물건이야.’
안토니오는 확신했다.
호영은 ‘그저 그런’ 유망주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얼마 전, 호영의 집과 가까운 위치로 숙소를 옮긴 것도 그 때문이었다.
스카우터가 선수관찰을 위해 거취를 옮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만큼 놀라울 것은 없었지만, 그의 열정이 누구보다도 뛰어나다는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었다.
더구나 네이마르의 숙소와도 가까운 위치였기에 내린 선택이었다.
사실 레알 마드리드는 얼마 전, 네이마르와의 계약을 진행한 바 있었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부친이 주급 1만 유로(한화 1700만 원)를 요구하는 바람에, 모든 계약이 무산되었다.
그럼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안토니오에게 네이마르를 꾸준히 관찰할 것은 지시했다.
반면 우호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12세의 동양인 선수와 계약을 해본 적도 없었거니와, 무엇보다 나이가 어렸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다음 경기가 관건이네.’
얼마 후, 빅 매치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같은 시각, 바하푼다 훈련장.
U15 훈련장은 오늘도 어김없이 분주했다.
삐익!
마침 집합명령이 떨어지자, 선수들이 집합지점으로 모여들었다.
선수들을 집합시킨 카를로스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다음 상대는 산투스FC다.”
꿀꺽.
그 말에 호영의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스케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날이 막상 다가오니 긴장되었다.
카를로스가 이어 말했다.
“너희들도 잘 알고 있는 그 녀석이 있는 클럽이지.”
그 녀석은, 어떻게 보면 호영이 브라질에 온 목적 중 가장 큰 부분이었다.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겠지.’
마침내 올 것이 왔다.
자타공인 현 브라질산 최고의 유망주, 네이마르(Neymar)가.
10월 7일.
당일 아침 에스타두 상파울루 스포츠신문 구석에 짤막한 기사가 하나 게시되었다.
산-상(San-Sao)이라 불리는 산투스와 상파울루의 더비전은 지역 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이번 기사 역시 그것을 겨냥해 작성된 것으로, 각 팀의 승부욕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산투스FC의 파멜라 감독의 신경이 곤두서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상파울루에게 패배하면 1위를 내어줘야 하기에, 산투스로서는 무조건 이겨야하는 경기였다.
파멜라가 선수들에게 알렸다.
“반드시 이겨야한다.”
그 말에, 똘똘하게 생긴 세 명의 소년이 당당히 대답했다.
“문제없죠.”
“그럼요!”
“까짓것. 이기고 오죠 뭐.”
삼인방은 순서대로, ‘가비골’, ‘간수’, ‘네이마르’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유망주들이었다.
그럼에도 파멜라는 걱정이 앞섰다.
“누누이 말했다시피 우호영을 주의해야 한다.”
“아~ 그 동양인 선수요? 득점왕 2위라는?”
우호영.
그의 플레이영상은 이미 봤다.
‘실력이 좋은 건 알고 있지.’
하지만.
‘나보다는 못하던데.’
네이마르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넘겼다.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에서 비롯되는 자신감이었다.
‘그래도 뭐, 재밌겠네.’
그는 킥킥대며 몸을 풀었다.
아레나 파울루 스타디움.
각 팀의 선수들이 입장한 뒤 지체하지 않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호영의 눈이 네이마르에게로 향했다.
‘무조건 가져온다.’
축구천재(A+)보다 높은 네이마르의 재능이 호영의 집념을 불태웠다.
동시에 흥분되었다.
네이마르와 같이 공을 찬다는 건, 축구광이었던 호영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으니까.
만약 같은 선수의 입장이 아니라 회귀하기 전의 일반인이었다면 당장에 사인을 부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동등한 위치야.’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야하는, 승리를 위해 싸워야하는 관계.
호영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경기에 집중했다.
전반 15분.
“··· 으익!”
네이마르가 환상적인 개인기로 브레누를 농락하다시피 벗겨냈다.
씰룩.
그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수비수를 제쳤을 때나 느낄 수 있는 극한의 쾌감이었다.
하지만 매우 짧은 찰나, 그의 비웃음은 곧 식어버렸다.
그 대신.
‘충분해.’
골대까지 약 13미터.
공에 초 집중을 가했다.
골로 연결시키기엔 살짝 애매한 각도였지만, 충분히 슈팅을 때릴만한 찬스였다.
더구나 골포스트 반대편에는 가비골이 세컨볼을 낚아챌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네이마르가 힘차게 오른발 슈팅을 때린 것은 그 다음이었다.
빠앙!
발끝을 벗어난 공이 붕 떠오르자, 직후 골대가 치르르 떨리면서 굉음을 냈다.
“이런.”
공이 좀 뜨는 바람에 상단 크로스바를 맞춰버린 것이다.
그래도 좋은 시도였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었다.
한 번 무너트린 담벼락은 언제든 지나갈 수 있으니까.
그 안에 승부를 보면 되는 것이다.
네이마르는, 스스로의 실책을 자책하는 브레누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그것은 얼마 가지 못했다.
골대를 맞고 중앙으로 흘러나간 세컨 볼이 어느새 오스카의 발밑에 떨어진 것이었다.
운이 나빴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저 공, 저기서 못 끊으면 한 번에 역습당하겠는데.’
오스카의 볼 배급 능력은 코치에게 익히 들었기에 알고 있었다.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
네이마르의 불길한 예감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오스카의 패스가 전방으로 연결된 것이다.
순간 네이마르의 동공이 흔들렸다.
패스를 이어받은, 14번의 등번호를 달고 있는 한 소년의 거침없는 질주가 시야에 들어왔다.
전방에서 흐름을 읽으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던 우호영.
그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오오······.”
관중들의 입에서 일제히 경탄이 터져 나왔다.
마치 8년 전 카카를 연상케 하는 광경이랄까.
산투스의 수비수들이 호영에게 붙어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문자 그대로 폭풍처럼, 호영은 돌파만으로 수비수들을 따돌렸다.
단독돌파.
30미터를 눈 깜짝할 새 주파하더니 툭, 하고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럴 리가 없는데······.’
네이마르의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