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became the strongest Alba RAW novel - Chapter 69
69화-들어가시죠
사흘 뒤.
지성천은 스타 백화점 본점 앞에 섰다.
스타그룹 직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출입구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전기도 없는 세상이지만 엘리베이터는 움직였다.
바로 사람이 힘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였다.
직원이 문을 열고 고개를 푹 숙였다.
지성천은 고개를 살짝 까딱하고 안으로 들어갔고 직원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갔다.
사람이 줄을 당겨 올리는 건데 무척 부드럽게 움직였다.
최상층에 도착하니 문이 열리고 직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지성천은 고개를 까딱하며 VIP실로 들어갔다.
백화점에 들어오면서부터 여기 VIP실을 들어 오기까지 지성천은 자기 손으로 문을 연 적이 없다.
직원들이 알아서 문을 열어 주었다.
좀비가 나타났고 세상은 망했는데 저들은 무얼 얻겠다고 아직도 여기서 일을 하는지 지성천은 늘 궁금했다.
VIP실엔 넓은 병실 같은 방안에 침대 하나가 놓여 있었고 주변에는 8명의 힐러가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을 향해 계속 마법을 시전 하고 있었다.
지성천은 8명이 오직 노인 한 명만을 위해 마법을 번갈아 가면서 시전하고 있는 게 조금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그게 자신의 아버지라도 뭔가 불공평하다는 느낌을 지우진 못했다.
지성천이 침대 머리맡에 가서 서자 노인이 입을 열었다.
“성천이냐?”
지성천은 고개를 숙였다.
“예, 명예회장님.”
“일은?”
“보고드립니까?”
“그래.”
노인의 말에 지성천은 힐러들에게 손짓했다.
지성천의 손짓에 힐러들이 나가는데 지성천이 한 명을 잡고 지시했다.
“특급보안을 유지해야 하니 백화점 건물을 전부 비우세요. 나가면서 계속 전파하세요.”
“예?”
“바로 밖의 직원에게 말하면 알아서 할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지시받은 힐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서둘러 VIP실을 나갔다.
문이 닫힌 것을 보고 지성천은 침대로 다시 걸어갔다.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 고명철은 100살이라기엔 조금 젊어 보였다.
힐러들이 24시간 동안 3교대로 계속 힐링을 해주어서 겉모습은 좋아 보였지만 치료받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죽을 수 있는 몸이었다.
“치료사들은?”
“잠시 내보냈습니다. 문밖에 있으니 필요할 때 금방 들어올 겁니다.”
“그래. 주용이는?”
“예, 처리했다고 합니다.”
고명철은 눈을 감으며 잠시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약간 마른 목소리가 이어졌다.
“누가 처리했나? 마지막은 어땠고?”
“예전에 말씀드린 일행이 처리했습니다.”
고명철은 다시 눈을 감으며 끄덕였다.
“그래, 그렇게 됐군.”
“그런데, 특이 사항이 있습니다.”
“고주용의 직업이 특이했습니다.”
고명철은 눈을 크게 떴다.
“그 녀석 직업이 뭔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았었나?”
“예, 그런데 이번에 알려졌습니다.”
“뭐였더냐?”
“직업이 아니고 신분인 귀족이라고 합니다.”
“귀족? 그 귀족?”
“예, 그렇습니다.”
고명철은 어깨를 들썩이며 힘겹게 웃었다.
힘이 없어서인지 웃는 게 아니라 바람 빠지는 소리로 들렸다.
“흘흘흘! 고놈이 왜 그러나 했더니 그 신분 때문에 미쳐버린 모양이구나!”
“귀족이라면 왕을 노려봄 직하지 않습니까?”
“내가 듣기로 중세엔 노비도 공을 세우면 귀족이 될 수 있다고 들었다. 그게 맞는 말이라면 귀족이라는 신분은 아무것도 아니야! 오히려 다른 직업을 가진 자들보다 뭐 하나의 전문성은 더 떨어질 것 아닌가? 왕이라는 건 신분이 만들어 주는 게 아니야! 지금 같은 난세엔 힘 있는 자가 왕위를 가져갈 수 있다.”
지성천은 살짝 의문을 표시했다.
“고주용에게 그 힘을 밀어주었다면 정말 왕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웃기는 소리! 난세의 왕이 되어서 무엇 하려고? 난세가 왜 난세인가? 왕이 수시로 바뀌고 힘으로 찬탈하려 해서 난세야! 이럴 때는 힘이 있어도 세상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해! 그래야 앞으로 백 년, 이백 년을 더 최고의 위치를 지킬 수 있는 거야.”
지성천이 고개를 숙이며 수긍했다.
“예, 알겠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고희명 회장과 고윤성, 고윤정 모두 모처에 연금시켜놨습니다.”
“그럼, 모든 교통정리가 끝났군.”
“그렇습니다.”
잠시, 생각하던 고명철은 낮은 목소리로 지성천을 불렀다.
“성천아.”
“예, 명예회장님.”
“이제, 아버지라 부르거라. 이제 네가 스타그룹의 후계자다.”
“···.”
“네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세상이 혼란스럽지만, 난세에 영웅이 나는 것이다. 독하게 마음먹고 혼란을 잘 이겨내 보자꾸나. 나도 살날이 얼마 남았을지 모르겠지만, 죽는 날까지 너를 돕도록 하겠다.”
잠시 감정을 정리하던 지성천이 입을 열었다.
“아, 아버지.”
처음 불러보는 아버지라 목이 메었다.
“그래, 성천아.”
“한가지 질문을 해도 되겠습니까?”
“뭐든지 하거라. 다 대답해 주마.”
“저와 어머니를 왜 버리셨습니까?”
“···!”
예상 못 한 질문이었는지 고명철은 아주 잠깐 당황하는 듯하더니 이내 감정을 추슬렀다.
“그래, 그게 궁금하겠지. 솔직하게 말하마.”
그리고 긴 한숨을 내쉬더니 대답했다.
“하룻밤의 실수였다. 네 어머니는···너도 알겠지만, 스타그룹의 안사람이 되기엔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안정적이었던 후계 구도를 흔들기 싫었다. 희명이의 경영 능력이 본인의 것이 아니라 안사람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달리 생각했을 터인데, 그때는 몰랐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말씀이시네요.”
“비정하지. 그래, 나도 안다. 난 비정하고 회사 생각밖에 못 하는 일 중독자다. 아무리 부자라도 삼대가 계속 부자이기는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비정한 경영을 해서 사세를 더 키웠다. 너는 지금 같은 난세에 나보다 더욱 비정해져야 한다. 그래야. 스타그룹을 지킬 수 있어.”
지성천은 피식 웃으며 질문했다.
“제가 왜 아버지의 부름에 응 한지 아시나요?”
“너도 핏줄이 당기고 내 자리가 탐이 나서 그런 것 아니더냐? 너의 집요함과 참을성은 젊은 시절의 나와 똑같았다. 그래서 나와 같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틀렸더냐?”
“그 자리를 탐낸 것도 맞고 집요함과 참을성으로 버텨낸 것도 맞습니다. 다만 그 자리, 아니 이 후계자 자리에 오르려고 한 건 이 자리에서 꼭 하고 싶었던 일이 있어서였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순간, 지성천의 눈에 광기가 어렸다.
“이 죄악으로 만들어진 회사를 갈라리 찢고 터트려 버리는 것입니다.”
“뭐? 뭐라고!”
항상 침착하던 지성천의 얼굴에 희열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이 들어섰다.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모르시죠? 내가 고등학교 때 영양실조로 쓰러져서 돌아가셨어요. 나도 죽기 일보 직전이었고요. 나는 살려고 군대에 자원입대한 거고요. 어머니는 언젠가 고명철 명예회장이 나를 찾을 거라고 그때까지 버티라고 했어요. 정작 본인이 못 버티고 죽었죠. 이 나라 최고 재벌이 내 아버지인데 어머니는 굶어 죽었어요.”
“내, 내가 생활비를 보냈다!”
“고희명이 막았더군요. 그런데 꼭꼭 숨긴 것도 아니에요. 비서들한테 묻기만 했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게 막았어요. 아시잖아요. 나 찾았을 때 알아보셨잖아요. 다 기록에 남아 있어요.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다···알고서도 어떻게?”
지성천은 속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이야기했다.
“집요함과 참을성 덕분이죠. 스타그룹의 승계 과정에 생긴 불법과 탈법 그리고 살인 교사. 거기에 각종 무마용 뇌물과 향응 제공을 모았습니다. 그걸 가지고 양심선언이라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좀비 사태가 터져 버린 겁니다. 몇 년 동안 모은 스타그룹의 비리 증거들이 다 날아갔을 때 절망했지만, 이런 세상이라 오히려 복수가 쉬워졌어요.”
“어, 어떻게 할 셈이냐?”
“그냥 자연스럽게 될 거예요. 30%도 남지 않은 조직은 다른 회사들이 다 뜯어 먹을 거예요. 혹시라도 남는 조직이 있다면 고희명은 곧 풀려날 테니 또 잘못된 판단으로 그마저도 망하게 하겠죠. 그리고 누군가에게 선물로 남겨 준 것이니 그 친구가 잘 챙겨갔으면 좋겠네요.”
“···??”
몸이 쇠약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고명철은 답답해하기만 했다.
“그렇게 해서 네가 얻는 게 뭐냐?”
“꼭 무언가를 얻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남의 것을 빼앗고 망가트려서 얻는 쾌감도 있는 법이에요.”
“그, 그건 패배자의 방법이다!”
“100년의 삶, 100년의 회사와 함께 패배자로 마감하자고요.”
지성천은 인벤토리에서 라이터와 다이너마이트를 꺼냈다.
“뭐, 뭐 하는 거야!”
“그거 아세요? 제가 그동안 백화점 곳곳에 폭발물을 숨겨둔 거? 이거 하나만 터트리면 연쇄적으로 터져서 무너질 거예요.”
“나, 나는 그렇다 치고 직원들까지 죽일 셈이냐?”
“안 그래도 백화점을 비우라고 했어요. 그래도 휘말리는 사람들은 내가 어쩔 수 없고요.”
지성천은 다이너마이트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뭐, 뭐 하는 거냐! 당장 끄지 못해!”
“아버지는 백 년을 산 사람이 왜 그렇게 살려고 해요? 그냥 포기해요.”
“내 목숨보다 회사가! 우리 스타그룹이!”
순간, 다이너마이트가 터졌다.
번쩍-!!!
콰콰쾅-!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쾅쾅-!!!
스타백화점 본점이 최상층부터 무너져내렸다.
재계 서열 1위의 스타그룹이 이날,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
엄마는 화장했다.
아빠와 형이 있는 봉안당에 같이 모시기 위해서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무를 꺾어 쌓은 뒤 불태운 것이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안성희와 권호창은 먼저 내보낸 뒤에 나 혼자 다 했다.
불이 꺼지고 유골을 다 수습하고 선유도 공원을 나오는 데에만 며칠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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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유도 공원에서 나오자마자 스타백화점 폭파 소식을 서윤재를 통해 들었다.
재벌 막장 드라마에 어울리는 결말 같기도 했다.
지성천은 스스로 만족했을까 궁금했다.
스타백화점 본점을 가봤는데, 폭발이 상당히 컸는지 주변이 초토화됐다.
서윤재는 폭사할 거면 고희명이나 고윤성, 고윤정 자매도 같이 폭사하지, 풀어줬다고 투덜거렸다.
나는 안다.
지성천은 그들을 나에게 선물로 남겨 준 것이다.
나는 할 일을 하기로 했다.
그들이 남은 세력을 가지고 저항했다.
서윤재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은 조금 남은 스타그룹의 잔재를 탐을 내서 빼앗았다.
잔당들이 남아 저항한다고 해도 이제는 사실상 스타그룹은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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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희는 대전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같이 가지고 제의했다.
혼자 남은 내가 안쓰러워 보였나 보다.
나는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 먼저 내려보냈다.
나 같은 사람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게 더 편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그걸 알아서 안성희도 강하게 권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꼭 들려라, 알았다 들리겠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우린 헤어졌다.
그리고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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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걱정했던 대로 전기나 가스 같은 에너지가 없는 겨울은 정말 혹독했다.
비 각성자들에게는 더 그랬다.
움직이면서 동사한 사람들을 한두 명 본 게 아니다.
그리고 너무 추워서 그랬는지, 실화인 건지 몰라도 건물과 주택들이 엄청 많이 불탔다.
비 각성자들은 지하로 들어가서 뭉쳤고 각성자들은 점점 큰 집단에 흡수됐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좀비 사태가 일어난 지 1년, 스타그룹이 폭파된 지는 6개월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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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또 어디 가십니까?”
북한산 카페 건물에서 나가는 나를 보고 권호창이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물었다.
“혼자 갈 데가 있다.”
갈 곳 없어진 권호창을 대장장이와 상인이 있는 카페 건물로 데려와서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임효영과 김규왕은 나도 같이 머물며 자신들을 보호해주면 허락해 주겠다고 했고, 나도 지낼 곳이 없어서 잠시 지내기로 했다.
다른 기업이나 집단들에게 암묵적으로 인정받으며 공동 관리 구역처럼 지냈지만, 스스로 지킬 무력이 없다는 게 불안했던 것 같았다.
아무튼 그래서 잠시 지낸다는 게 겨울과 봄의 절반 정도를 같이 지냈다.
권호창은 가끔 나를 따라오고는 했다.
권호창은 몇 개월 동안 능력도 업그레이드가 돼서 누군가를 추적할 때 발동되는 화살표 이외에 주변의 인물들이 표시되는 능력이 생겼다.
안성희처럼 지도가 표시되는 건 아니고 집중하면 마력이 소모되면서 보이는 것이다.
안성희와 비슷한 계열의 능력인데 등급 차이가 크게 나는 것 같았다.
새삼 안성희의 능력이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스타그룹의 회장이었던 고희명과 고윤성, 고윤정 자매를 향한 마지막 공격 날이다.
그동안 스타그룹의 남아 있는 자산들을 이런저런 세력이 다 찢어 가지고 갔고, 이제 본사 건물밖에 남지 않았다.
지키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최후의 저항인데 서윤재는 그 마지막을 나한테 부탁했고 나는 수락했다.
나에게는 스타그룹의 간판을 완전히 내리는 거라는 일단락의 의미도 있었다.
방치된 지 1년이 지난 도시는 완전히 달라졌다.
겨우내 휩쓸고 지나간 화마도 영향을 많이 끼쳤지만, 그것 이외에 여러 영향으로 빌딩들의 유리창은 대부분 깨졌고 반쯤 무너진 빌딩도 많아졌다.
하수도나 상수도가 다 망가졌기 때문에 물길은 아무렇게나 이어졌고 아스팔트와 보도블록들도 깨지거나 무너졌다.
잡초들이 무성해졌고 나비들이 많아졌다.
몇 년만 더 이렇게 방치되면 어느 부분은 완전 자연으로 돌아갈 것처럼 보였다.
오랜만에 도착한 남대문 뒤 스타그룹 본사는 여러 번의 전투가 있었는지 1층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다.
본사 앞에는 자동차가 장애물로 쌓여 있었고 한쪽에 윤 상사와 일행들 몇 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윤 상사에게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예, 오셨습니까?”
본사 건물을 보며 물었다.
“얼마나 있습니까?”
“10명 조금 넘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 들어가시죠.”
“예, 알겠습니다.”
“아! 잠시만요. 제가 이 건물을 폭파할 생각이니까, 주변에 계시면 안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바로 퇴근하겠습니다.”
윤 상사 일행은 인사하고 바로 사라졌다.
“갑옷소환-!”
나는 상태창과 장비창을 열었다.
이름: 진웅(25세)
레벨: 5
직업: 기사
힘:56 민첩:56 체력:56 마력: 56/56
공격력:306(56+200+20+10+10+10)
방어력:306(56+200+20+10+10+10)
분배 가능 포인트: 80
무기: 없음.
방어구: 곰 갑옷 세트(SSS) 레벨 5
투구(전설)+1 갑옷(전설)+1 장갑+1(전설)
바지(전설)+1 부츠(전설)+1
세트 효과:
공격+200+20+10+10+10
방어+200+20+10+10+10
등급 포인트: 80
효과: 회피 확률 60% 증가
방어 확률 60% 증가
공격 속도 60% 증가
체력 회복 60% 증가
이동 속도 60% 증가
6개월 동안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레벨도 2개 더 올랐다.
레벨을 더 올릴 수 있지만 아이템 강화하려고 모으는 중이다.
마찬가지로 아이템 등급을 올리려고 등급 포인트도 모으는 중이었다.
레벨이 오르니 웬만해서는 포인트가 모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만렙이 그리 높지 않은 게 분명했다.
이제는 너무 쉬워진 일반 좀비는 별로 나오지도 않았다.
일반 좀비나 워리어, 자이언트의 비율이 거의 비슷할 정도로 나왔고 그나마도 각성자들이 금방금방 잡아내서 다들 포인트 모으기를 힘들어했다.
그래서인지 집단끼리의 전투가 잦았고 몇 개월 전쟁처럼 매일 싸우다가 대충의 영역을 정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고희명 부녀가 아직도 살아있는 게 이 전쟁 때문이었고 그마저도 끝나니까 패잔병 몇 명과 본사 건물에서 농성하게 된 것이다.
나는 장애물들을 지나서 뻥 뚫린 1층으로 들어갔다.
이전에 몰래 한번 들어 온 장소라서 찾을 것도 없이 바로 계단을 찾아 올라갔다.
2층, 3층, F층, 5층, 6층을 빠르게 올라갔다.
내가 무슨 사람을 찾는 능력이 있어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게 아니고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사무실들이 거의 반파된 상태라서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15층 정도 올라오니까 책상들을 쌓아놓은 장애물을 만나게 되었다.
“저, 저거! 분홍 곰이다!”
“저게 왜 와? 우리 다 죽는 거 아니야?”
“지, 지금 어디로 도망갈 데도 없잖아?”
나는 총이라도 들고 숨어 있는 줄 알았는데 칼이나 몽둥이 같은 무기들을 들고 덜덜 떨고 있었다.
나는 손톱을 뽑아서 가볍게 휘둘렀다.
슈카카칵-!
숨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쌓아놓은 장애물들도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에 널브러졌다.
쿵! 쿵! 쿵!
장애물을 지나 복도 끝의 커다란 회의실 문을 열었다.
커다란 불덩이가 나를 향해 쏘아졌다.
쐐애애액-! 화아아악-!
나는 날아오는 불덩이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