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became the strongest Alba RAW novel - Chapter 70
70화-원합니다
커다랗게 화염이 솟아올랐다.
화르르르륵-!!
“맞았어!”
화염 너머에서 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말했잖아! 인형 탈 같은 건 불에 약하다고!”
“에이! 조용히 해봐! 아직 타는 건지 모르잖아!”
“언니! 불이 저렇게 큰데 안타겠어?”
“알았어! 알았어! 조용히 해봐!”
고윤성, 고윤정 자매일 것이다.
나는 불길을 통과해서 화악 안으로 들어갔다.
몸에 불이 붙지는 않았지만 하얗게 연기가 피어올라서 회의장에 얕게 깔렸다.
“하, 하나도 타지 않았어!”
“어, 언니 어떻게 해?”
좀비 사태도 1년이 지났고 그중 6개월은 계속 도망 다녔을 두 자매는 아직도 비싸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빨지는 못한 듯 꾀죄죄해 보였다.
그 뒤로는 삐쩍 마른 60대 남자와 직원들이 쇠파이프와 칼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직원들은 각성자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다 죽일 생각이었으니까 상관없었다.
손톱을 확 그으려는 순간 60대 남자가 손을 들어서 막았다.
“자, 잠깐! 난 스타그룹 회장이야!”
나는 잠시 멈췄다.
남자, 고희명은 다시 강조했다.
“난, 스타그룹의 고희명 회장일세!”
“알아.”
“안다고?”
“당신은 내가 누군지 모르나?”
고희명과 두 자매는 당황했다.
뒤에 직원들도 당황한 것으로 보였다.
“당신들, 나를 정말 모르는군.”
옆에서 자매들이 튀어나와 물었다.
자매의 나이가 다섯 살 차이로 들었는데 둘이 닮아서 구분을 못 하겠다.
“당신이 누군데?”
“누군데 왜 모르냐고 묻는 거야?”
“고주용을 내가 죽였다.”
“···!!”
고희명과 두 자매는 물론 뒤의 직원들까지 깜짝 놀랐다.
고희명은 갑자기 비굴한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진작 말을 하지 그랬나? 그렇다면 우린 적이 아니야!”
“···.”
“주용이, 고주용은 미쳤네.”
“···.”
“사실, 내 자식이지만 주용이는 우리까지 위협하고 죽이려고 했네. 그 인간 말종 같은 놈을 자네가 처리했다면 우린 적이 아닐세 오히려 같은 편이야!”
두 자매도 합세했다.
“맞아요. 그 녀석은 누나인 우리까지 죽이려고 했던 사이코예요. 오히려 그쪽이 우리 은인이에요.”
“맞아요. 난 또 서윤재가 보낸 사람들인 줄 알았지 뭐예요.”
왜인지 몰라도 이들은 희망을 품었다.
“난 서윤재가 보낸 게 맞아.”
“뭐라고요?”
“아, 정확히 말하면 서윤재가 나를 배려해준 거지.”
“무, 무슨 배려요?”
“내가 스타그룹 간판을 완전히 내릴 수 있게 배려해준 거야.”
고희명이 놀라 소리쳤다.
“왜? 당신이 우리에게 무슨 원한이 있다고!”
나는 고희명을 바라봤다.
“스타그룹 때문에, 내 아버지와 어머니, 친형이 죽었어. 이 정도면 이해됐나?”
고희명과 두 자매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러더니 여지없이 나를 공격했다.
두 자매는 불덩이를 쏘고 고희명은 짧은 단도를 날렸고 뒤에 선 직원들은 무기를 휘둘렀다.
화아아악-!
나는 양손으로 불덩이를 확 쳐내고 단도를 살짝 피하면서 손톱을 주욱 그었다.
공격하고 직원들 뒤로 숨으려던 고희명과 두 자매의 다리가 잘렸다.
“꺄아아악-!”
“끄아악-!”
다른 한 손으로는 직원들을 처리했다.
스걱-!
그리고 다리가 잘린 채 기어서 도망치려는 고희명과 두 자매를 보았다.
“끄으으, 사, 살려줘!”
“내, 내 다리.”
“흐흑, 엄마.”
나는 세 사람에게서 몸을 돌렸다.
갑옷을 벗고 한층 한층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인벤토리에 들어 있던 다이너마이트와 폭발물들을 꺼냈다.
그러면서 저 세 사람이 이걸 터트릴 때까지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층 구멍 난 벽에 내려와서 가지고 있는 모든 폭발물을 꺼내 놓았다.
지성천이 예전에 넘겨주었던 폭발력은 높였지만 불안정한 다이너마이트 상자까지 꺼냈다.
나는 도화선을 연결하고 불을 붙였다.
치이익-!
빠르게 거리를 벌렸다.
잠시 후.
1층에서 번쩍하는 빛이 나고 폭발음이 들렀다.
쿠콰콰콰쾅-!
커다란 한 번의 폭발이 일어나고 폭발이 2층, 3층으로 이어져 올라갔다.
콰콰콰콰콰쾅-!
폭발이 있어 난 아래층부터 갸우뚱하더니 1층부터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15층까지 이어져 올라가던 폭발에 위층도 같이 무너져 내려왔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
엄청난 흙먼지가 확 피어오르고 과거에 1등 기업이라고 부르던 스타그룹의 본사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좀비 사태 때 한 번, 6개월 전에 제대로 한 번 망한 그룹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오늘에야 진짜로 무너진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바로 수원으로 향했다.
***
삼 일 후에 난 봉안당에 도착했다.
수원 외곽의 크지 않은 곳이었다.
일부러 수원 집과 가까운 곳을 찾았었다.
이때는 자주 찾아갈 생각으로 그런 것이었는데 엄마와 같이 지내는 게 너무 힘들어서 집을 나왔다.
그래서 봉안당에 모신 후에 처음 찾아왔다.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다.
산이 있고 나무와 수풀에 잔디가 가득한 그런 곳을 1년 동안 방치해 놓으니 풀들이 미친것처럼 자라있었다.
내부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몇 년 더 있으면 나무와 풀에 점령당할 것으로 보였다.
나는 아빠와 형의 유골함을 인벤토리에 넣고 나왔다.
여기에 엄마도 같이 모시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았다.
봉안당을 나와서 수원 본집으로 가서 가족사진들을 챙겼다.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시 서울로 출발했다.
이제 할 일도 없으니 수원에서 살아볼까 생각했는데 집도 오래 살던 곳도 아니어서 정도 별로 들지 않았다.
수원집에는 다시 갈 일이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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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카페를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카페로 돌아왔다.
아침인데 카페 2층에서는 김규왕이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커피 믹스만 마시다가 요사이에 밀봉된 원두를 찾아낸 후 커피 내리는 걸 연습하고 있었다.
“진웅 씨 왔네?”
“예, 일찍 일어나셨네요.”
“커피 한 잔 마실래?”
“설탕은 있죠?”
“응, 여기 있어.”
“그럼, 한 잔 주세요.”
김규왕은 한 잔 따라서 주고 흥미롭게 지켜봤다.
나는 설탕을 몇 스푼 넣고 휘휘 저어 후루룩 마셨다.
난 커피 맛은 잘 모른다.
“맛이 어때?”
“달달하니 좋네요.”
“뭐, 향이 난다거나 뭐 그런 건 느껴지지 않고?”
“아시잖아요. 잘 몰라요. 아저씨도 모르시잖아요.”
“그게 말이야. 책에는 무슨 향이 어쩌고 산미가 어쩌고 하는데 나도 잘 모르겠네.”
“그냥 달게 마시자고요.”
“하하, 그럴까?”
김규왕은 밀봉된 원두와 카페 어딘가에 있던 커피 책을 보고 조금 따라 한 것이다.
“아, 맞아. 서윤재 씨가 진웅 씨 찾아왔었어.”
“며칠 전 일 때문일 겁니다.”
“그건 포인트로 준다고 해서 내가 보관 중이야. 그런데 그것 말고도 다른 일이 있는 것 같던데?”
“그래요? 기다리면 또 오겠죠.”
서윤재의 부탁, 또는 의뢰를 몇 번 해주었다.
대가로 물자나 포인트를 받았는데 마음 내키면 해주고 아니면 거절했다.
또 그런 일이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주고 간 포인트는 얼마나 됩니까?”
“포인트 30개.”
“그거면 오늘 아이템 강화를 하나 할 수 있겠네요.”
“음, 그래. 이따가 선생님께 이야기할게.”
“예.”
나는 마저 커피를 후룩 마시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잠도 다 잤고 식사도 마친 상태에서 밖에나 구경하며 기다릴 생각이다.
5월의 북한산은 파릇파릇한 게 보기에 좋았다.
지난 6개월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잊으려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좀비도 죽이고 누가 부탁하는 일도 해주고 그랬다.
몸을 힘들게 해야 마음이 조금 편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좀비 사태 이후 몇 개월을 돌아봤는데,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과 실제의 내 모습은 조금 달랐다는 걸 깨달았다.
내 스스로는 내 자신은 꽤 냉정하고 차가운 성격에 인간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조금 차갑고 퉁명스러운 말투인 건 맞지만, 내 생각보다는 차갑지 않았다.
거기에 안 믿는다고 하지만 너무 쉽게 믿어 버린 일도 많다.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운이 나빴거나 상대가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뒤통수를 수십 번을 맞았을 것이다.
나한테는 엄마의 모습도 있고, 아빠의 모습, 형의 모습도 섞여 있었다.
너무 착해서 원망스러웠던 아빠와 형의 모습이 내 과거 행동에서 발견됐을 때는 나 혼자 너무 깜짝 놀랐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 이후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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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뒤
임효영이 올라왔다.
서윤재가 김규왕에게 넘겨준 포인트 30개와 내가 가지고 있던 포인트 60개를 합쳐서 90개를 넘기고 손톱, 장비창의 이름으로는 장갑을 강화했다.
감정은 얼마 전에 한 상태여서 감정 없이 바로 강화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강화를 자주 하는 내 탓에 자신의 레벨도 올라간다는 임효영은 항상 강화작업에 들어가면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했다.
나라도 음악 없이 리듬 게임을 하라면 부끄러워할 것이다.
내가 저 직업이 아니라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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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탁-! 탁-! 탁-! 타탁-! 탁-! 탁-!
강화를 끝낸 임효영은 땀을 닦으면서 아래로 내려갔고. 나는 카페를 나와 산에 오르면서 갑옷을 소환했다.
이 근처에 좀비가 별로 없고 일반 좀비를 시험상태로 너무 약해서 차라리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꺾는 게 더 나았다.
나는 상태창과 장비창을 열었다.
이름: 진웅(25세)
레벨: 5
직업: 기사
힘:56 민첩:56 체력:56 마력: 56/56
공격력:326(56+200+40+10+10+10)
방어력:306(56+200+20+10+10+10)
분배 가능 포인트: 20
무기: 없음.
방어구: 곰 갑옷 세트(SSS) 레벨 5
투구(전설)+1 갑옷(전설)+1 장갑+2(전설)
바지(전설)+1 부츠(전설)+1
세트 효과:
공격+200+40+10+10+10
방어+200+20+10+10+10
등급 포인트: 80
효과: 회피 확률 60% 증가
방어 확률 60% 증가
공격 속도 60% 증가
체력 회복 60% 증가
이동 속도 60% 증가
장갑이 +2가 되고 기본공격력에서 20%가 올라갔다.
손톱을 뽑았다.
스릉-!
튀어나온 손톱은 이전에는 손가락 한 마디 길이의 긴 손톱이었다고 치면, 지금의 손톱은 손가락 두 마디만 하고 중간 부분부터 살짝 꺾인 게 갈고리 모양과 비슷해졌다.
나는 바로 앞에 있는 나무에 손톱을 휘둘렀다.
스컹-!
나무가 아주 부드럽게 잘렸다.
나무를 몇 그루 자르다가 계곡 쪽으로 이동해서 작은 돌덩이를 잘라보았다.
스카칵-!
돌덩이를 가르며 불꽃이 튀긴 했지만 어렵지 않게 잘렸다.
단단한 바위까지는 힘들었지만, 일반적인 돌이나 무른 철 정도는 무리 없이 잘릴만한 단단하고 날카로운 손톱을 갖게 되었다.
나는 저녁이 다되어 잘라 놓은 나무들을 들고 카페로 복귀했다.
겨울 대비해서 틈틈이 나무를 잘라 놓았다.
나무가 마를 수 있게 큼지막하게 잘라 놓고 카페 건물로 들어와서 쉬었다.
***
다음 날.
옥상 편의점 파라솔 의자에서 쉬고 있는데 서윤재가 찾아왔다.
웃으며 등장해서 자연스럽게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하하, 어디 좀 다녀오신 모양입니다.”
“예, 할 일이 좀 있어서요. 저를 찾으셨다고요? 무슨 일입니까?”
“음, 이게 좀 이상한 일입니다.”
“이상한 일이 워낙 많은 세상이잖아요. 무슨 일입니까?”
서윤재는 웃음기를 지우고 이야기했다.
“예전에 스타그룹과 손잡았던 강원도 쪽 군 조직과 우리 명신이 손잡았습니다. 물론 바로 전까지 대립하던 관계였으니 스타그룹처럼 끈끈한 관계는 아닙니다.”
“예, 그렇군요.”
“그런데 그쪽에서 이번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무슨 감당 못 할 괴물이라도 나타났습니까?”
“비슷한데 좀비들이 나타나는 통로? 게이트를 발견했답니다.”
예상 못 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좀비가 어디서 오는지 누가 보내는 건지 궁금해하기만 했지 속 시원히 밝혀진 적 없었다.
그런데 게이트를 발견했다면 좀비가 어디서 오는지를 알려주는 단서일 수도 있다.
“게이트요? 좀비들이 그 문으로 나온다고요?”
“예,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지원이 필요하다는 겁니까?”
“관측은 가능한데 접근을 못 한다고 합니다. 근처만 가면 사람을 밀어내는듯한 힘이 있어서 접근이 힘들답니다.”
“흠···.”
관측도 처음인데 접근이 쉬울 리가 없지.
그게 쉬웠다면 아직 발견하지 못할 리가 없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였다.
발견이나 접근을 막는 장치가 있는 거다.
이래 놓고서는 생존하라니, 진짜 생존을 바라는 건 아닌 것 같다.
“거기에 그쪽에서도 엑소슈트를 입고 억지로 접근해 봤는데 밀어내는 반탄력이 강해져서 중간에 포기했다고 합니다. 나타나는 시간도 아주 짧고요.”
접근이 힘들다는 건 대충 이해했다.
“저한테 뭘 원하는 거죠?”
“그쪽에서 진웅 씨를 지정해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저를요?”
“저쪽 병사들이 진웅 씨에게 많이 당해서 진웅 씨 능력을 잘 아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내 능력을 잘 알 거라는 건 맞는 말이다.
병사들과 조폭들이 나에게 제일 많이 당한 집단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함정 같습니다. 부하들의 복수를 위해 절 유인하려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을 겁니다. 만약 거짓이라면 그쪽에 공급해 주던 식량들을 포함한 물자들을 다 공급 중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그걸 감수하고 복수를 선택하거나 다른 세력과 손을 잡고 배신한 거라면요?”
“100%는 없죠. 위험한 일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한 번 확인해 볼 필요는 있는 일 아닙니까? 만약 사실이라면 좀비 사태를 겪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중요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서윤재 말대로 확인만 되면 모든 사람의 목표인 생존에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
“그걸 제가 해주시길 원하시는 거라면 확인해 볼 필요 있다는 말 이외에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서윤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필요한 건 대가로 채우면 될 것 같은데요. 원하시는 게 있으십니까?”
“이 산을 원합니다.”
서윤재는 황당한 듯 눈이 동그래졌다.
“예?”
“이 건물 정도만 공동 관리 구역으로 애매하게 관리되는데요. 불가침 구역으로 안전을 보장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우리 영역에 속하는 곳이라 우리가 안전을 보장해 드릴 수 있습니다. 더 필요한 겁니까?”
“이 건물과 뒷산 정도를 제 영역으로 완전히 인정해 달라는 겁니다. 만약 이곳에서 싸움이 벌어지거나 공격받으면 다른 세력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거라는 보증이 있어야 합니다.”
서윤재는 난감한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게, 우리가 그걸 보장하긴 힘듭니다. 모든 세력과 접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명신그룹과 대화, 태산만 확실하게 동의해 주면 가능할 겁니다. 세 세력을 적으로 돌릴 세력은 없을 테니까요.”
“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할 수 있다.
“서윤재 씨의 말대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일이고 이게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면 불가침 선언 정도의 노력은 해줄 거라고 믿습니다.”
“으음···.”
“병력이나 물자를 지원해 줄 필요도 없는 선언인데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단순히 말이 아니라 다른 세력이 공격했을 때 우리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약속이라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그 정도 능력은 있지 않습니까?”
다른 세력들과 협의를 하려면 무언가를 주고받아야 할 것이다.
그게 힘들고 귀찮은 거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일이 정말 중요하다면 그 정도는 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서윤재는 한참 생각하다 힘겹게 대답했다.
“좋습니다. 다른 그룹들까지는 설득하겠습니다. 그쪽도 아이템을 강화할 일이 있으니 거기까지는 말이 통할 겁니다.”
서윤재는 이일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거다.
나도 조금 더 진지해졌다.
그리고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이제 이산은 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