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ension Through Skills RAW novel - Chapter 358
제 358화
358. 76층, 죄악의 길잡이들 (3)
남은 것은 넷. 권성. 알티아르. 흑과 백의 쌍둥이. 그리고 고귀한 자. 헬리아였다.
“허허.”
근육질의 남자. 권성 알티아르가 헛웃음을 흘렸다.
“아주 많은 종류의 힘을 가지고 있군.”
태산은 신성, 흑마법, 정령왕, 멸망의 힘. 가지각색의 힘을 사용했다.
그리고 무엇 하나 자신들에게 밀리는 것이 없었다.
“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이지?”
알티아르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일평생을 주먹과 함께했다. 날 때부터 주먹을 휘둘렀으며,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다른 무엇 하나도 신경 쓰지 않고 단련하고 단련하고 단련한 끝에.
그는 권성이 되었다.
이곳에 있는 다른 길잡이들 모두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자가, 자신이 가진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단련한 끝에서야 간신히 도달할 수 있는 곳. 그것이 심층이었다.
아무리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의 재능을 등한시하거나 다른 곳에 눈을 돌려서는 닿을 수 없는 장소였다.
하지만 지금 태산은 수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이라면 하나만 파고든 자신들에 비해 하나하나의 힘은 약해야 하지만, 태산은 아니었다.
하나하나가 길잡이들이 가진 힘보다 상위에 있거나, 동등했다.
‘격이…….’
말 그대로 격이 다르다.
알티아르는 깨달았다. 저런 존재야말로, 미궁을 공략할 만한 모험가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포기할 수는 없지.”
알티아르가 주먹을 쥐었다. 태산은 물끄러미 전투의 자세를 취하는 그를 바라봤다.
태산이 강제 결투를 발동하지 않자 알티아르가 얼굴을 찡그렸다.
“무엇을 하자는 거지?”
“슬슬 귀찮아져서.”
태산이 검을 흔든다.
“한꺼번에 덤벼.”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오만하군.”
알티아르의 얼굴이 굳었다. 흑백의 쌍둥이에게서 흘러나오던 기세가 강해지고, 헬리아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대는 강하지만, 우리 넷을 상대로 이길 수준은 아니다.”
태산이 승리한 건 어디까지나 강제 결투가 있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한 명만 늘어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거기에 지금 태산은 많은 힘을 소모한 반면 그들 넷은 만전의 상태였다.
하지만 태산은 강제 결투를 발동하지 않았다.
알티아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대가 그것을 바란다면. 거짓을 입에 담지는 않겠지?”
“말했잖아. 전부 덤비라고.”
“그렇다면.”
권성이 주먹을 쥐고 크게 외친다.
“나는 권성이니! 아무것도 없이 버려졌지만, 주먹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자다!”
흑백의 쌍둥이가 손을 든다.
“여인들은 숨겨진 호숫가를 걷는다.”
그것은 영창. 특별한 힘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 과정.
“자박자박 소리를 내며 울리는 발소리가 합쳐지고.”
“이윽고 둘은 하나가 된다.”
[흑의 쌍둥이는 둘이서 하나를 발동했다.] [백의 쌍둥이는 둘이서 하나를 발동했다.]둘의 육체가 붕괴한다.
“저런 스킬도 있나.”
[쌍둥이만이 가질 수 있는 특수 스킬. 오랜만에 보네.]붕괴한 육체가 하나가 된다.
왼쪽은 흑색이었으며, 오른쪽은 백색이었다.
겹쳐진 목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널 죽일 거야.”
헬리아가 검을 들었다. 사선을 그리며 자신의 팔뚝을 베었다.
“오만을 후회하게 해주마.”
촤악!
붉은색이 아닌, 푸른 피가 흘러나온다. 태산이 중얼거린다.
“인간이 아닌 건가.”
“그래. 나는 너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신의 피를 이어받은 자다.”
푸른 피가 헬리아의 전신에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근육이 도드라지며 핏줄이 튀어나온다.
[헬리아는 육체적 부담 치환을 발동했다.] [헬리아는 정신적 부담 치환을 발동했다.] [헬리아는 강제적 신혈 발동을 발동했다.]“신의 이름으로, 널 죽이겠다.”
“그 대상은 너흰데 말이지.”
마신이 바라는 것은 태산의 승리.
신은 저들의 죽음을 바라고 있다.
탓.
길잡이 셋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태산이 검을 들었다.
쿠우우웅!
힘과 힘이 충돌한다. 가장 먼저 달려든 건, 권성 알티아르였다.
검과 주먹이 부딪혔다. 살벌한 권풍이 태산의 머리 옆을 스쳐 지나갔다.
권성이란 이름에 걸맞게 주먹 하나에 모든 것을 거는 상대.
[당신은 가속을 발동했다.]카가가각!
검과 주먹이 부딪힌다. 알티아르는 무척이나 빠르고 강했다. 태산의 속도를 어렵지 않게 따라잡았다.
[당신은 흘리기를 발동했다.]검과 맞닿은 알티아르의 주먹이 빗겨나간다. 한번이 아니었다. 휘둘러지는 모든 주먹의 궤도가 비틀린다. 태산은 타이밍에 맞춰 계속해서 공격을 흘려냈다.
[당신은 카운터를 발동했다.]태산의 검이 알티아르의 공격을 무시하고 그의 가슴을 찌르려는 순간이었다.
촤아악!
날카로운 참격이 몰아쳤다. 태산이 제한적 블링크를 이용해 빠져나왔다.
둘이서 하나가 된 쌍둥이는,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르며 마치 고양이처럼 달려들고 있었다.
카가가각!
빠르고, 강력했다. 쌍둥이가 사용한 것은 둘이서 하나 단 하나였음에도 태산과 속도가 비슷했다. 거기에 인간이 아닌 짐승의 움직임이었기에 대응하기가 까다로웠다.
그리고 폭발과 함께 헬리아의 몸이 도약했다.
내려 찍히는 검을 태산이 막아냈다.
카아아앙!
“음.”
태산이 작게 신음을 흘렸다.
전투 지속 스킬이 장기간의 전투를 가능하게 해준다지만 아예 체력 소모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강적과 싸우면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했다.
넷이나 되는 길잡이와 싸운 만큼 태산의 움직임은 최상의 상태와 비교해서 다소 느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기본 스탯이 높은 만큼 죄악의 길잡이에게 밀릴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헬리아의 힘은, 미세하게나마 태산을 뛰어넘고 있었다.
‘버프 수치가 무척이나 높아.’
그리고 이 수준의 버프라면, 시간제한이 있을 것이다.
아마 지속 시간이 무척이나 짧겠지만, 그동안 버텨낼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수는 없었다.
마나를 응축하고, 터트린다.
[당신은 마법 해방을 발동했다.] [당신은 강제 증폭을 발동했다.]터져 나온 마법이 공간을 잠식한다. 빛과 서리가 한데 뭉쳐 모든 것을 파괴한다.
권성이 혀를 차며 물러서고 쌍둥이 또한 재빠르게 거리를 벌린다.
하지만 헬리아만이 물러서지 않고, 검을 거칠게 휘두른다.
카가가가각!
굉음과 함께 빛을 머금은 서리가 갉아 먹힌다.
하지만 모두 막아내지 못한다. 여파가 헬리아를 덮친다.
키이잉!
헬리아의 전신을 두른 푸른 피가 더욱 짙어졌다.
빛과 서리가 부서지며, 헬리아가 다시금 태산에게 달려들었다.
화살이 선을 그리며 헬리아를 꿰뚫는다.
헬리아가 황급히 검을 내려찍었다.
콰드득.
“크으으윽!”
화살과 헬리아의 검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태산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막아?’
비사고의 폭풍의 화살은 태산이 얻어낸 중급 흑마법 중에서도 가장 윗급에 있었다.
통로까지 열어서 사용한 만큼 막아낼 수 없을 만한 힘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헬리아는 화살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의 전신을 두른 푸른 피가 더더욱 짙어졌다.
카아아앙!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튕겨 나간다. 헬리아가 광소를 터트린다.
“나약해! 나약해! 나약하구나!”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반쯤 광기에 물든 상태로 태산을 향해 달려들었다.
[당신은 백색 룬의 수호하는 방패를 발동했다.]콰아앙!
검과 부딪힌 방패가 일격에 부서진다.
“하, 하하, 하하!”
광소가 터진다. 태산이 블링크로 도약하고 손을 휘두른다.
수많은 마법과 흑마법이 발현된다.
마법 중첩까지 발동한 공격이지만, 헬리아는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중급 마법을 몸으로 뚫어내며 태산에게 달려들었다.
권성과 쌍둥이 또한 재빠르게 달려들어 태산을 압박했다.
[당신의 첫 번째 공격 절대 무효화가 발동되었다.]공격 무효화를 이용해 거리를 벌린 태산이 빠르게 마나를 모았다.
[당신은 집중 탐지를 발동했다.]키이잉!
정찰의 힘이 죄악의 길잡이들을 덮친다. 하지만 그들에게 닿는 순간 튕겨 나간다.
먹히지 않는다. 헬리아가 조소했다.
“탐지의 힘 따위는 대비책만 마련해두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태산이 다른 길잡이와 싸우는 걸 지켜보면서 탐지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해둔 모양이었다.
그래도 큰 상관은 없다. 탐지가 먹히지 않는다면, 몸으로 확인하면 된다.
카가가각!
전투가 계속된다.
몸을 날리고 막아내며, 길잡이들에 대략적인 정보와 힘의 종류를 파악한다.
‘신혈인가.’
헬리아를 두른 푸른 피. 단순히 강해질 뿐만 아니라 가해지는 대부분의 힘을 튕겨내며 저항하게 한다.
하지만 그만한 부담을 짊어지는 모양이었다. 푸른 피가 짙어지면 짙어질수록 헬리아의 육체가 붉게 물들고, 눈이 빨갛게 변했다.
대응법은 두 가지였다.
자멸할 때까지 버틴다. 헬리아의 것은 육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 이상의 힘을 부여하는 스킬. 분명 사용자의 정신과 육체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붕괴한다.
하지만 상대 또한 그걸 알고 있겠지. 그러니 자멸하기 전에 태산을 쓰러트리려 할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만한 힘이 있었다.
길잡이 셋이 일제히 달려든다.
태산은 발을 굴렀다.
* * *
태산은 길잡이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버텨냈다.
마법을 영창하여 빈틈을 만들고, 반격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수의 우위는 어찌할 수 없었다. 공격 무효화가 전부 소모된다. 태산의 전신에 상처가 하나둘 생겨나며 체력이 줄어든다.
“너는 오만했다. 자신을 과신하여 결국 죽임을 맞이하는군. 그것이 천것의 한계다.”
헬리아가 조소했다.
그는 지금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태산은 이렇게 밀리는 동안에도 별다른 수단을 꺼내지 않았다. 더 이상 비장의 카드가 없다는 의미였다.
이제는 강제 결투를 발동한다 하더라도 이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에 반해 알티아르는 찝찝한 얼굴이었다.
그가 보기에 태산은 자신을 과신하여 실수를 하는 자가 아니었다.
“빨리 끝내도록 하지.”
알티아르가 헬리아와 흑백의 쌍둥이에게 말했다. 그에 답한 건 태산이었다.
“그럴까.”
키이이잉!
작은 목소리와 함께 팔목 보호대가 힘을 발현한다.
“읏!”
거대한 파장이 그들을 덮친다. 알티아르가 황급히 주먹을 날려 파장을 깨트렸다.
“그건…….”
“솔직히 따로따로 싸웠으면 위험할 수도 있었어.”
태산은 여태 넷이나 되는 길잡이들을 쓰러트렸다.
그들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어떻게든 태산의 빈틈을 노리며, 시간을 끌었다.
그 결과 넷을 쓰러트렸을 때, 사도화의 지속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사도화는 영격을 상승시키는 스킬인 만큼, 지속 시간이 끝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쿨타임을 초기화시키는 반지는 아직 한 달의 쿨타임이 회복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태산은 판단했다.
사도화의 지속 시간이 끝나기 전에, 한꺼번에 분석을 끝내겠다고.
재료를 먹은 팔목 보호대가 꾸국 거리며 확장된다. 뒤늦게 이상함을 깨달은 쌍둥이가 몸을 날린다.
쩌어엉!
하지만 닿지 못한다. 팔목 보호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그녀를 튕겨낸다.
“파악은 전부 끝났어.”
알티아르의 동공이 커졌다.
“이건!”
불의 정령왕을 상대할 때 발동했던, 세계 자체를 자신의 영역으로 개변하는 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나!”
태산은 여태 부분적 세계 개변을 발동하지 않았다.
밀리고 있음에도 발동하지 않았기에 강력한 힘인 만큼 쿨타임과 같은 제약에 걸려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용에 제법 준비가 필요한 힘이거든.”
부분적 세계 개변은 세계의 법칙을 개변시킨다.
최고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상대의 힘의 종류와 격 또한 파악해야 했다.
태산은 세 길잡이와 전투하면서 그 모든 힘의 종류를 파악하여 팔찌에 기록했다.
그를 위해 강제 결투를 발동하지 않은 것이었다.
세상이 개변된다.
길잡이들이 다루는 힘의 법칙이 약해지고, 태산의 영역이 자리 잡는다.
“그게 어쨌다는 거냐! 나는 신의 피를 이은 자다! 하찮은 천것의 영역 따위는 내 상대가 될 수 없다!”
헬리아가 함성과 함께 태산을 향해 달려든다.
태산은 가볍게 손을 털었다.
[당신은 별빛 화살을 발동했다.]여태 계속해서 사용한 별빛 화살이었다. 지금까지 헬리아는 검을 휘둘러 전부 막아냈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라 믿으며, 헬리아는 검을 휘둘렀다.
쩌어어엉!
“커허억!”
헬리아가 고통 어린 비명과 함께 날아가 처박힌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그가 힘겹게 내뱉는다.
“어, 어떻게…….”
그를 두른 푸른 피에 금이 가 있었다.
신혈이 버틸 수 있는 힘 이상이 가해져 깨져나간 것이었다. 그 어떠한 죄악의 길잡이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황급히 알티아르와 쌍둥이 또한 움직인다.
그들의 공격에 담긴 힘은 태산으로서도 경시할 수 없는, 그들의 전력이었다.
하지만 닿지 않는다.
태산이 검을 휘둘렀다. 알티아르의 주먹이 갈라진다. 그대로 발을 놀려 쌍둥이를 걷어찬다.
“크으윽!”
“꺄악!”
여태까지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태산은 그들을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너무 많은 법칙을 기록해서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하거든. 그러니까, 빨리 끝내자.”
[당신은 경계의 너머를 발동했다.]필멸. 그 너머에 있는 힘이 태산에게 깃든다.
[당신은 마법 중첩을 발동했다.]서리가 중첩된다.
쌍둥이가 흠칫 몸을 떨며 거리를 벌렸다. 몰아치는 한기에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심층을 밟은 모험가가 추위에 몸을 떨고 있었다.
단순히 온도가 낮은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막아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쌍둥이가 재빨리 몸을 날려 태산을 향해 달려들었다. 손톱을 들이밀며 몸을 냉기 안으로 욱여넣으려 했다.
쩌저적!
하지만 손톱 끝부터 전신이 얼어붙어 간다.
“꺅!”
쌍둥이가 기겁하며 몸을 뺀다.
필멸의 한계에 닿은 강자조차 접근하지 못하는 서리의 집합.
말 그대로, 세계가 얼어붙고 있었다.
태산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것이야말로 마법의 신이 직접 창조한 마법. 진정한 얼어붙은 세계의 위력이라는 것을.
“막아 봐.”
태산이 손끝을 튕겼다. 길잡이들이 숨을 삼키며 몸을 날렸다. 응축된 얼어붙은 세계가 세상을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