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ension Through Skills RAW novel - Chapter 38
제 38화
38. 5층, 승리의 신. 발타자하 (3)
충전과 분노.
여태 나오지 않은 스킬이다. 다른 이들이라면 효과를 몰라 당황해 주춤거렸겠지만, 태산은 다르다.
그에겐 지식이 있다.
태산이 곧바로 라트란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라트란이 오히려 당황했다.
“엇.”
모르는 스킬을 앞에 두고 주춤할 거라 생각했는지 검 끝이 흔들린다. 하지만 곧바로 추스르고 검을 당긴다.
카아앙!
칼 너머에서 강한 힘이 느껴진다. 순식간에 팔이 눌린다.
‘역시 말도 안 돼.’
이렇게까지 차이가 생기다니. 괴물 같은 힘이다. 말 그대로 5층의 몬스터가 아니었다.
정상적인 플레이어는 잡지 말라는 말과 동일했다.
하지만 태산은 정상적인 플레이어가 아니다.
라트란과 전투를 시작하면서 발동된 세 개의 스킬들.
전투의 갈망은 난적을 상대할 때 모든 행동 속도와 공격력, 방어력 따위가 향상되고 강자 멸시 또한 난적 상대로 스탯의 보너스를 받았다.
1:1 상황인 만큼 정정당당한 결투 또한 발동되어 스탯을 상승시켜 주고 있었다.
고블린 로드는 그에게 많은 것을 주고 갔다.
태산이 스탯의 상승을 확인한다. 스킬 세 개의 발동으로 모든 스탯이 20가량 상승되었다.
거의 30%에 가까운 상승이었다. 태산이 라트란을 향해 달려든다.
카각.
이번엔 밀리지 않는다. 서로의 힘은 완벽하게 동격이었다.
“흡!”
라트란은 대검을 크게 휘둘렀다. 마치 자신을 때려달라는 듯한 움직임이었고, 태산은 호응해줬다. 아무 부담 없이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릴 이유는 없었다.
데미지 창이 주르륵 뜬다. 순식간에 200이 넘는 데미지가 들어간다.
라트란이 눈을 빛냈다.
대검이 크게 움직인다. 양손으로 쥐어 잡고 정자세로 내려찍는다.
[라트란은 강격을 발동했다.] [라트란은 상쇄 무시를 발동했다.]여태까지와 똑같은 일격.
거기에 빈틈도 크다. 막고 반격하면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그런 어설픈 공격이었다.
하지만 태산은 막지 않았고 곧바로 거리를 벌렸다. 대검이 허망하게 허공을 베고, 태산은 지팡이를 꺼냈다.
화염이 라트란을 향해 날아간다. 화염구는 좋은 마법이지만 어디까지나 초반에서의 이야기다. 라트란의 스탯이라면 가볍게 가를 수 있으리라.
“음.”
하지만 라트란은 굳이 화염구를 피했다. 태산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활을 꺼낸 상태였다.
피피핑!
화살이 쏘아진다.
100이 넘는 민첩으로 쏘는 만큼 순식간에 수십의 화살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피할 공간조차 사라진 화살의 비에 라트란이 어쩔 수 없이 검을 움직인다.
카가각!
대검이 한 번 움직임에 따라 화살들이 전부 떨어진다. 공격에 실패했지만, 태산은 담담했다. 라트란이 당혹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대, 알고 있는 건가?”
“글쎄.”
태산이 활을 집어넣었다.
특정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충전. 그리고 맞으면 맞을수록 더 강한 데미지를 주는 분노.
강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로, 맞는 순간 상상 이상의 데미지가 들어온다.
거기에 상쇄 무시. 무기끼리 부딪치는 건 원래 데미지 판정이 없지만 상쇄 무시 스킬은 그걸 뚫을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평범하게 막았다가는 체력 절반은 빠졌겠지.
하지만 태산은 알고 있다.
저건 막으면 안 된다는 것을.
공격의 판정이라 화살 따위를 막아도 강격이 빠져버린다는 것을.
“으음.”
라트란은 떨떠름히 무기를 잡았다. 원래라면 큰 이득을 봤겠지만 태산이 완벽하게 대응한 덕분에 손해만을 봤다.
“이거 이런 수단은 안 되겠어.”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라트란이 진지한 얼굴로 검을 움직인다. 완벽에 가까운 검술이 펼쳐진다.
태산이 맞받아친다. 몇 번의 합 끝에 라트란이 눈치챈다.
“그대는 검술이 없군.”
라트란이 빙긋 웃으며 검을 움직인다. 극한에 이른 묘기가 펼쳐진다.
그의 말처럼 태산은 제대로 된 기술이 없다.
하지만 태산은 아홉이 넘는, 기술을 가진 존재들을 상대해왔다. 대응법은 충분히 만들었다.
태산이 흔들리는 라트란의 검 끝으로 몸을 날린다.
몸이 자동으로 움직여 상대의 기술에 대응한다. 빈틈을 노려 상대의 허벅지를 벤다. 라트란의 얼굴에 이채가 떠오른다.
“호오?”
카운터의 지속 시간이 종료된다. 머리를 노리는 검을 막는 대신 돌진한다.
[당신은 흘리기를 발동했다.]공격이 궤도를 비틀며 태산의 어깨를 후려친다. 라트란의 가슴팍에 자상이 생긴다.
[당신에게 43 데미지.] [라트란에게 45 데미지.]데미지의 교환이 이루어진다. 라트란의 입가에 웃음이 그려진다. 그가 거칠게 대검을 당긴다.
[라트란은 강격을 발동했다.]강격. 흘리기로 흘릴 수 없다.
태산이 거리를 벌렸다. 검이 코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고, 곧바로 발을 박찼다.
[당신은 가속을 발동했다.]순간적으로 두 배가 되는 속도로 라트란에게 파고든다. 아직 휘두른 무게를 회수하지 못한 라트란의 가슴팍에 검을 박는다.
[라트란에게 56 데미지.]카강!
태산을 밀쳐낸 라트란의 얼굴에 감탄이 서린다.
“그대는 스킬을 마치 검술과 같이 사용하는군.”
자신의 수족처럼 때와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춰,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발동한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사용이었다.
“반평생을 써봤거든.”
태산이 답하며 검을 내려찍는다. 라트란이 휘둘러 튕겨내려 한다.
[라트란은 강격을 발동했다.] [당신은 강격을 발동했다.]쩌엉!
서로가 강격을 사용했다. 더 많은 마나와 스킬을 사용한 쪽이 이기게 된다.
태산이 라트란을 찍어 누르며 그대로 베었다.
체력은 전혀 소모되지 않았다. 마나 또한 넉넉하다. 잡는다면 레벨업을 해 전부 회복한다.
그럼 아낄 필요가 없다. 결정을 내린 태산이 몰아쳤다. 검으로 찌르고 방패를 후려치고 어깨로 밀친다.
“흡!”
라트란 또한 대응한다. 대검의 손잡이로 찍고 육중한 몸으로 압박한다. 태산의 체력이 빠른 속도로 빠지지만, 라트란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
라트란이 휘두르는 무기를 쳐낸다.
터엉!
“으음!”
각인의 주문서 효과. 라트란의 팔이 크게 들렸다. 그대로 가슴에 검을 박는다.
[당신은 가속을 발동했다.]그대로 돌진한다. 가속은 달라붙은 상태에서도 판정된다. 라트란이 태산의 힘에 밀려 밀려난다. 이윽고 벽에 부딪힌다.
쿠웅!
“커헉!”
라트란이 피를 토한다. 태산이 검을 뽑고 물러난다.
전투는 끝났다.
라트란의 얼굴에 아쉬움이 서린다.
“순수하게 싸울 걸 그랬어. 어쭙잖게 시도했다가 손해만 봤군.”
만약 라트란이 충전과 분노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검술과 강격 따위로만 대응했다면 더 시간이 걸렸으리라.
하지만 태산은 모든 스킬을 아는 만큼 쉽게 대응할 수 있었다.
그때문에 오히려 더 간단했다.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싸움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영광스러운 죽음이야.”
라트란이 즐거운 웃음과 함께 구슬 하나를 던졌다.
“그대에게 감사하지. 승자를 위한 보상이다.”
라트란의 얼굴에 생기가 사라진다.
“가거라. 전사여. 승리를 쟁취하라…….”
라트란이 입을 다문다.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나간다.
[당신은 5층의 보스를 잡았다. 기본 보상 [휘황찬란한 장식용 검]을 얻었다.] [당신은 5층의 숨겨진 요소를 파악했다. 보상 [???]을 얻었다.] [당신의 레벨이 상승했다.] [힘의 룬을 획득했다.] [발타자하가 크게 기뻐한다.]* * *
승리했다.
5층도 이제 끝이다. 발타자하의 시련을 클리어했다.
그에 호응하듯 시스템 창이 잔뜩 등장했다. 태산이 차근차근 정리를 시작했다.
우선 레벨 상승 보상. 체력이 30. 힘이 7. 민첩이 5. 마나가 4다. 오크들을 위주로 상대해서 그런지 힘과 체력의 상승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난적 승리 보상. 체력이 20. 힘이 5. 민첩이 5.
영격 상승 보상은 체력이 10. 힘이 6. 민첩이 4. 마나가 3.
그리고 여기에 승리의 갈망까지 해서 체력이 20. 힘이 4. 민첩이 4.
도합 체력 80, 힘 22, 민첩 18, 마나 7이었다. 한 번의 승리로 얻게 된다고는 믿을 수 없는 상승량이었다.
그리고 라트란은 스킬을 사용하는 네임드. 영격 상승이 또 한 번 발동되었다.
[당신의 영격 상승이 발동되었다. 강격의 숙련도가 5% 상승한다.] [당신의 영격 상승이 발동되었다. 특수 발동 스킬 [충전]을 얻었다.]강격의 숙련도가 올랐다. 거기에 충전 스킬 또한 얻었다.
[특수 발동 스킬 : 충전] [소모 마나 : 4] [숙련도 : 1%] [특정 스킬의 위력을 높일 수 있다.]단출한 설명. 다른 스킬과 연계되었을 때 쓸 수 있었다. 중반부부터 서서히 쓸모 있어지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5층의 기본 보상.
[휘황찬란한 장식용 검] [공격력 + 5] [장식용 검. 쓸데없이 날카롭다.]“오?”
공격력이 5. 라키라타스의 검과 동급이다. 거기에 크기 또한 한손검으로 작다.
즉 양손에 낄 수 있다.
“괜찮네.”
솔직히 지금은 방패가 큰 필요가 없다. 차라리 검 두 개를 껴서 공격력을 높여, 더 빠르게 죽이는 것이 이로웠다.
만족한 태산이 다른 보상을 확인했다.
비밀 보상은 미룬다. 원래 저런 건 가장 마지막에 확인해야 하는 법이었다.
아까부터 보상을 주지 못해 안달 난 존재가 있었다.
[발타자하가 크게 흡족해합니다. 그가 당신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고 싶어 합니다.]시스템 창으로도 기뻐하고 있다는 게 보였다. 유령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투덜거렸다.
[그래. 기뻐하겠지. 이딴 걸 누가 해내겠어.]5층에서 전 스탯 100이 넘는 몬스터.
태산이 아니었다면 4층도 클리어하지 못하고 죽었으리라.
[발타자하의 간섭 영역이 줄어들었다.] [발타자하가 당신에게 보상을 준다. 당신은 [투혼의 허리띠]를 받았다.] [당신은 강화된 시련을 클리어했다. 추가 보상이 따른다.] [당신은 특수 상시발동 스킬 [승리의 증거]를 얻었다.] [발타자하가 당신에게 사도의 계약을 제안한다.]“안 받아.”
태산이 곧바로 거절했다. 발타자하는 오히려 기꺼운 기색이었다.
[발타자하가 당신의 선택에 즐거워한다.]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는 의미일지, 자신이 인정한 자는 쉽게 수락하지 않았으면 하는 듯싶었다.
[발타자하가 다음의 만남을 기다린다.] [칭호 [인정받은 자]를 받았다.]거대한 존재감이 떠난다. 유령이 작게 숨을 몰아쉬고 태산은 확인을 시작했다.
“역시 좋아.”
허리띠. 상당히 나중에야 구할 수 있는 장비다. 거기에 어설픈 스탯만이 붙은 경우가 많은, 좋을 걸 구하기 힘든 장비기도 했다.
태산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허리띠를 착용했다. 신들은 확실한 보상을 주는 존재들이었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상시발동 스킬. 승리의 증거.
[특수 상시발동 스킬 : 승리의 증거] [숙련도 : 1%] [당신은 이겨내어 당신의 힘을 증명했다. 스탯 하나를 정해서 지속적으로 상승시킨다.]“승리할 때마다 스탯이 오른다는 뜻인가?”
정확한 내용은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그런 의미로 보였다. 그렇다면 정할 스킬은 정해져 있었다.
“마나.”
[승리의 증거가 마나로 지정되었다.]마나는 많을수록 좋다. 다른 플레이어면 몰라도 태산에게는 힘이나 지능보다 마나가 더 중요했다.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야 하지만 무조건 당첨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상승하는 스킬은 언제나 옳았다.
그리고 비밀의 방 보상.
미궁이 바뀌면서 보스 방에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작은 단검이 놓여 있었다.
[자해의 칼날] [자신을 아프게만 하는 역날검.] [체력을 소모해 저장할 수 있다.] [체력 0/500]“일종의 포션인가?”
태산이 곧바로 날로 팔뚝을 베었다. 뭉글뭉글 새어 나오는 피를 칼날에 대자 빠르게 흡수되었다.
[체력 20/500]소모 체력은 20. 채워진 체력 또한 20. 1:1 비율이다. 이런 아이템은 손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최상위의 아이템이다.
미리미리 채워놓으면 긴급한 상황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으리라.
비밀의 방 보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상당히 오랫동안 보상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끝이 나지 않았다.
아직도 많은 보상이 남아 있었다. 태산은 라트란이 마지막으로 준 힘의 룬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