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71
Chapter 71 – 인턴
소란은 빠르게 진정되었다.
패왕이 나선 이상 저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
‘빌런이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악명이 높은 위천의 여단이다.
그들의 죽음을 바라는 사람들은 많으니 아마 처형까지 가지 않을까?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을 때, 내 쪽으로 김서현이 다가왔다.
“그거 뭐였어?”
“응?”
“검기 같은 거.”
아, 흑경을 말하는 거군.
확실히 이질적인 힘이긴 하다. 무엇보다 개념스탯 역천의 힘 때문에 검기처럼 보였으니까.
“검기는 아니야. 일종의 필살기지.”
“내 눈에는 검기보다 위험해 보였는데.”
“필살기니까.”
“생각보다 숨긴 게 많구나.”
김서현이 눈을 반짝거렸다.
저건 호적수나, 혹은 자신보다 강한 동급생에게만 보이는 눈이었다.
‘다행히도 내가 중격인건 아직 모르나 보네.’
그것도 이제 막 중격에 든 따끈따끈한 신인인데.
나는 잘했다는 의미로 김서현의 어깨를 툭툭 치고 가려다가 몸의 힘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지나갔다.
역천이 생각보다 심하게 소모되었다. 일전에 상격, 나박천을 죽였을 때 썼던 무저갱과 동급으로.
나는 주저앉은 다음, 주변을 둘러봤다.
주변은 엉망진창이었다. 무언가의 의해서 씹히고, 파괴되고, 지져진 모양새.
그걸 보고 있자니, 적탑주가 내 쪽으로 왔다.
“네가 패왕님을 부른 것이냐?”
“네.”
“어떻게……아니, 이건 중요한 것이 아니지.”
적탑주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행위에 근처에 있는 애들이 놀랐다.
“우선 고맙다고 말하고 싶구나. 네가 없었다면 이곳에 살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다. 그리고 틀림없이 나도 죽었겠지. 너는 우리의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이 없다.”
“…….”
적탑주가 이런 성격인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까지 이렇게 대놓고 말 할 줄은 몰랐는데.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알았어도 했을 거예요.”
“그렇지만 패왕 님이 직접 나서지는 않았겠지. 아무튼 고맙다. 아, 혹시 무언가 필요한거라도 있나? 내 얼굴에 금칠하는 것 같지만, 나는 이래 봬도 꽤 실력 있는 마법사다. 원하는 게 있다면 내가 구해주마.”
“네, 나중에 생기면 말하겠습니다.”
적탑주의 말에 이것저것 받을게 생각났다.
“그리고…….”
적탑주가 말끝을 흐리며 나를 바라봤다.
“혹시 우리 유화가 너에게 피해를 끼친 일은 없니? 내가 너무 오냐 오냐 키워서 애가 좀 철이 없단다.”
“……괜찮습니다.”
가끔씩 까불거리는 거 빼면 나쁜 애는 아니다.
적탑주는 잠깐 나를 보다가 머뭇거렸다.
“혹시, 우리 유화에게 특별한 감정 같은 건 없나?”
“우리 사위를 유혹할 속셈인가?”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패왕이 반쯤 죽어있는 부단장을 어깨에 들고서 우리 쪽으로 오고 있었다.
“패왕님?”
“꽤 귀찮은 놈이었어. 자기를 버리고 제 부하를 구하려고 하다니.”
쯧-하고 혀를차며 패왕이 부단장을 바닥에 내려놨다.
부단장의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리 한쪽이 무언가에 의해서 뜯겨 나간 것을 제외하면, 멀쩡한 수준.
상대가 상대라 그렇다.
패왕의 기술인 상대를 겁박하는 힘. 묵천주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아, 그러고 보니 이놈이 쓰던 검, 제법 좋아 보이던데. 가져갈 테냐?”
패왕이 입꼬리를 올리며 푸른 날의 칼을 내게 보였다.
겨울의 검이었다.
“겨울의 검!”
적탑주가 놀란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봤다.
“이서하 군. 저건 받게. 저건 억만금을 줘도 구하기 힘든 물건이야.”
“물론 눈에 띄면 그만큼 귀찮아 지지만…….”
나는 냉큼 말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갖고 싶었던 물건인데.”
“허허, 요놈 봐라?”
패왕이 너털웃음을 흘렸다. 입구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협회에서 드디어 왔군. 저놈들 요즘 따라 일처리가 늦어지는데?”
“위에서 정치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쯧. 어리석은 놈들.”
패왕은 팔짱을 끼며 혀를 쯧쯧 찼다.
적탑주가 나를 봤다.
“이서하 군. 혹시 오늘의 행적을 숨길 건가?”
“……숨길 수 있나요?”
“물론이지. 오늘 초대한 이들은 대부분 내 소중한 지인들이거든. 그리고-”
적탑주는 패왕을 힐끔 바라봤다.
패왕의 심기를 거스를 인물은 이곳에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그래. 위천의 여단에서 이서하 군을 목표로 노렸다고 했으니, 조심하고.”
적탑주는 품에서 붉은색의 배지 하나를 내게 넘겼다.
“위험하다 싶으면 배지의 버튼을 누르게. 그러면 내가 달려갈 테니.”
“아, 겨울의 검을 가져갈 거면 빠르게 숨기는게 좋을 거다. 저 놈들은 내 눈치를 보고 뺏어가지 않을 테지만 귀찮게는 굴테니.”
협회의 일원들을 보며 패왕이 말했다. 나는 냉큼 겨울의 검을 아공간에 집어 넣었다.
***
난장판이 진정되고 나는 바깥으로 나왔다.
근처에 배치 되어있는 벤치에 앉아 회복에 좋은 비약 하나를 입에 물고, 하늘을 보고 있는데 한 여인이 보였다. 정장차림에 뒤로 묶은 포니테일의 머리.
존재감이 상당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방금 전까지 적탑주를 몰아붙였던 위천의 여단, 부단장과 동급인 괴물이니까.
“너는.”
협회의 상징인 인물이었다. 일전에 마인 사태가 벌어졌을 때, 나와 한 번 봤었던 여인, 검후 백지연이었다.
“오랜만이군.”
나는 적당히 고개를 숙여서 인사했다.
백지연의 시선이 나를 훑었다. 그녀의 눈이 내 몸을 보며 점점 이채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 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성장했구나. 이맘때의 아이들의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너는 이례적이야. 과연 황제께서 눈여겨본 아이답다.”
백지연은 그렇게 말하고는 품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라이터를 붙이려다가 나를 보고는 잠깐 멈칫했다.
“아, 미안하군. 습관적으로. 아무튼 이렇게 보니까 반갑구나.”
백지연은 그 말을 하고 우묵한 눈으로 호텔을 바라봤다.
그녀의 경지라면 호텔이 대략으로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거다.
‘마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외법 흔적이 없으니, 빌런이 테러했을 것이고, 그 상황은 대부분 정리되었다. 어마어마한 힘이 느껴졌으니, 초월적인 누군가가 개입했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터.
‘꽤 빠르네.’
그녀는 이맘때 즈음 회의감을 느끼고 있을거다.
협회는 언제나 일처리가 느리다.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이 어느정도 정리된 사이에 협회는 온다.
그 이유는 마인들과 빌런들이 협회를 일부러 중점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부는 부패하지 않았고, 청렴결백한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튼 나중에 서예빈 님한테 안부 좀 전해주라.”
백지연은 그렇게 말하면서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뒤. 호텔 내부에서 협회의 엠블렘을 착용한 협회 일원들이 우르르 나왔다.
“진짜 요즘 윗대가리들 뭐예요?”
“원래 느리긴 했는데, 요즘 들어서 너무 늦어지는것 같은데. 칼 춤 한번 춰요?”
“아서라. 그러다가 진짜 엿되는 수가 있다.”
협회의 일원들이 불평불만을 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홍유화가 나타났다.
“아직도 안 갔구나.”
“응, 가봤자 할 것도 없어서.”
나는 홍유화를 바라봤다. 한 차례의 싸움 덕분에 넝마가 된 드레스를 갈아입은 채였다.
베이지 색 반팔 블라우스에 하이웨스트 흑치마.
그녀는 도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니 갑자기 장난기가 돋았다.
“내가 누구?”
“하?”
나는 입꼬리 한쪽을 올리며 홍유화를 바라봤다.
“위천의 여단 상격 중 한명을 혼자 담당하고, 너희가 고전하던 상격에게 치명타를 준 사람.”
홍유화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었다.
“자, 그럼 이제 누가 아래지?”
직후, 홍유화의 입에서 짐승인지 사람의 소리인지 모를 비명이 들렸다.
나는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
-주인, 나는 버리지 않을 거지?
흑천이 우는 척을 하며 내 곁에 앉았다.
흑천이 이러는 이유는 단 하나. 패왕에게서 얻은 겨울의 검 때문이다.
‘겨울의 검이 좋기는 한데.’
흑천을 버릴 정도는 아니다. 사계의 검을 얻는다면 또 몰라도.
나는 겨울의 검을 보고 감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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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검(S)】
북극의 오로라로 벼리고, 극빙의 힘을 품은 검이다.
검으로 사계의 힘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전설이 존재한다.
:겨울의 검으로 행하는 모든 공격에 얼음 속성 공격 추가.
:내장 스킬 극광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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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심플하다.
그러나 능력은 심플하지 않다. 나는 겨울의 검을 들고 허공을 향해 가로베기를 했다.
쩌저적!
가로베기로 그은 허공이 얼어붙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약한데.’
이건 어쩔 수 없다. 이 무기가 경지를 타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내가 상격을 넘어서 최상격에 드는 순간 본격적인 힘을 발휘할 거다.
나는 겨울의 검을 납검하고, 아공간에 넣었다.
시간을 바라봤다. 오전 8시.
학교는 지금 방학이지만, 슬슬 출근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이 나이를 먹고 등교에다 출근까지 해야 된다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나는 한숨을 쉬고 반팔 후드티에 슬랙스를 대충 입고서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