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320
애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자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사랑스러운 남자.
그것은 캐스팅보트에서의 다재다능한 배우도 아니고, 자신의 오디션 면접을 보던 예리한 눈빛의 심사관도 아니었다.
[하나야, 웃어. 네가 웃으면 세상이 막 밝아지는 것 같다?]하나, 라는 이름의 발음이 제 이름 ‘애나’와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추울 때 호호 불어가며 먹는 핫초코같이 따뜻하고 다정한 웃음. 그 위에는 몽글몽글한 마시멜로우가 잔뜩 올려져 있을지도.
[그거…캐릭터예요?] [뭐가요?] [배우님 웃고 말하시는 거, 캐릭터예요, 원래 모습이에요?]애나는 보형의 캐릭터를 오늘 처음 보았다.
을 미리 보고 싶었지만, 제안이 들어오고, 곡을 받고, 녹음을 하는 기간이 너무 짧았다. 밤새 연습하기에만도 시간이 부족해, 16편이나 되는 드라마를 볼 여유가 도저히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쉬는시간에, 망설이다가 살짝 물었다. 배우가 배역마다 캐릭터를 달리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저 연기라기에 방금 전 그의 모습은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녀의 질문에는 그것이 유명의 본모습이길 바라는 사심도 조금쯤은 섞여 있었다.
[캐릭터죠. 아직 드라마 못 보셨구나.] [아아…넵.]불행일까 다행일까.
솔직히, 저게 본모습이라면 홀릴 뻔 했다.
물론 그의 예전 모습들도 멋지긴 하지만 너무 멀게 느껴졌다면,
지금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남자는…그야말로 그녀가 꿈꾸던 이상형.
[오늘 밤에 당장 볼 거예요.] [하하, 무리하진 마세요.] [아니에요. 꼭 볼 거예요!]정말로 그 날 촬영 후, 애나는 밤을 꼴딱 새워 연예학개론 전편을 보았다.
그리고 앓기 시작했다.
[보형아아…]*
8월, 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미드와는 결이 다른 한국 드라마였기에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보형아…] [보형아아…!]확실한 팬층을 일구어냈다.
미믹크리로 신유명이라는 배우에게 감탄했던 사람들은, 180도 결이 다른 ‘보형’이라는 인물에게 빠져들면서, 그의 다른 작품도 몹시 기대하게 되었다.
연예학개론 런칭과 함께, 애나의 곡과 뮤직비디오도 공개되었다.
68.
애나의 곡은 성공적으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여, 연일 위로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노래 진짜 좋다…레알 천상의 목소리.
-이런 짝사랑 받아보고 싶다.
-뮤비가 사람 잡네…보고 나니까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네요.
-전 힘이 더 솟는데요?
리걸 시네마에서는, , 를 수입해 와, 주요 도시들에서 특별상영을 하기 시작했고, 이는 상당한 반향을 얻었다.
미믹크리는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10주 이상 왕좌를 내주지 않고 있었다.
-Coming soon, Missing Child Season 1.
그리고, NBC에서는 다양하게 편집한 예고편 영상들을 수시로 내보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이 모여, 기대와 기대가 쌓여,
정점에 이르는 순간이 왔다.
2008년 9월.
개봉.
존 클로드 감독과 영화작업에 들어간 유명은, 그 날은 일찍 들어와 미호와 함께 맥주를 깠다.
{컁…재밌겠당.}
‘너는 연기를 흡수할 수 있는 촬영장 쪽을 더 좋아하지 않아?’
{그 맛은 그 맛이고, 이 맛은 이 맛이징.}
명답이다.
유명은 미호와 건배한 맥주 한 캔을 꿀꺽꿀꺽 비우고, 한 캔을 새로 땄다.
dum dum dum-
익숙한 테마곡이 들려온다.
불안하게 소리를 키우는 드럼과, 쏴아아아-하고 깔리는 폭우 소리.
허리케인이 대양에서 나타나 점점 부피를 키우며 대륙으로 돌진하더니, 민가와 자동차들을 덥석 집어삼킨다. 그리고, 화면은 저 멀리 서 있는 개미같은 사람을 줌인한다.
이제야 분간이 가는 얼굴은,
허리케인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데카르도의 얼굴이었다.
타이틀 롤이 박히고,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318 외전18.내가 왜 당신 딸이야!
9:00pm
ABC의 드라마국장인 체이스 존즈는 퇴근 후 샤워를 마치고, TV를 켰다.
틱-
9월. 미드 시즌의 시작.
그 중에서도 프라임타임 시간대의 경쟁은 엄청나게 치열하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를 모으고 있는 NBC의 와 ABC의 가 같은 시간에 릴리즈된다.
‘그 때, 내가 직접 내려갔어야 하는데…’
미싱차일드를 놓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속이 쓰렸다.
-국장님, 지…진짜 억울합니다. 그 놈들 처음부터 간 보고 있었던 거라니까요. 저 때문이라는 건 핑계인 게 뻔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자네가 지시를 불이행한 것도 사실이지. 조건이 다소 높더라도 무조건 잡으라고 했지 않나.
그렇게 빌 콜린은 그렇게 드라마국에서 다른 부서로 좌천되었고, 자신은 미싱차일드의 경쟁작을 만들기 위해 분전해야 했다.
피해갈까 고민도 했지만, 작년에도 최상위 작품의 경쟁에서 FOX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ABC 입장에선, 그 또한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 때, 제작사 DramaX에서 연락이 왔다.
비장의 무기가 있다고.
-내년 시즌을 위해 준비하던 건데, 3화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뒤는 이제 찍으면 되구요.
-음…너무 촉박할 것 같은데.
-괜찮습니다. 어차피 미싱차일드 팀도 10월 크랭크인해서 5월에 아웃했다면서요. 저희도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자리에 꽂아만 주시면, 찍는 거야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DramaX는 한 때 CRD보다 규모가 컸지만, 지금은 추월당한 제작사. 하지만 여전히 제작 역량은 충분한 곳이다. 의 시사를 하고 나서, 방송국의 모든 사람들은 앞다투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이번 시즌 준비된 TV시리즈 중, 수위권이라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체이스는 불안했다.
CRD는 마지막 호가 경쟁에서, 완성본의 부분 발췌본을 방송국들에게 돌렸고, 그것을 보았던 체이스는 심상치 않은 대작의 예감에 몸서리쳤던 것이다.
-차라리 다른 시간에 편성하는 게…
-에이, 그럼 피했다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아직 3화밖에 없고…
-그 3화만 봐도 대작 냄새가 솔솔 나지 않습니까?
결국 그는 결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이후 DramaX는 제작에 박차를 가했고, 현재 에피 10까지 제작된 상황이었다.
‘제발…비슷하게라도 비빌 수 있어야 할 텐데…’
체이스는 의 방영을 기다리며 광고를 보다가, NBC 채널로 슬쩍 한 번 넘겨보았다. 마침 의 첫 장면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허허벌판에 끝없이 펼쳐진 국도.
저 멀리, 도로가 소실되는 끝은 짙은 자줏빛 먹구름으로 먹어 들어가 있다.
‘와…영상 뭐야…’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듯이 불길한 하늘.
그는 넋을 잃고 그 화면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영상미는 1월, CRD의 지오반니가 가져온 파일럿의 화면과는 또 달랐다. 후처리에 공을 들인 것이 확실하면서도 인공미가 느껴지지 않는 하늘과, 그 하늘 아래 오롯이 달리는 낡은 차량 속으로, 카메라가 줌인해 들어간다.
‘…!’
데카르도의 첫 등장.
그 하늘의 빛깔과 느낌을 그대로 사람으로 빚어놓은 듯한 남자.
아니 사실은 반대였다.
체이스는 모르고 있었지만 이 장면은, 데카르도라는 캐릭터를, 신유명이 연기하는 분위기와 느낌을 영상으로 그대로 재현해 낸 마리오 브레이의 역작이었다.
[오늘 강우 확률은 20%로…]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언제나처럼 믿을 수 없는 기상예보.
데카르도의 얼굴에 짜증이 어리더니, 그는 곧 라디오를 꺼 버린다.
우우웅-
그리고 엑셀레이터를 더 세게 밟는다. 낡은 차에선 타이어의 마찰로 인한 소음이 돌려오고, 곧 차는 한계속도로 도로 위를 달린다.
깨달음의 순간은 찰나였다.
한 순간 그의 표정에 거대한 영감이 스친다.
차의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그는 길 위에 차를 세운다. 그리고 종이를 꺼내어 무척 급하게 수식을 휘갈기기 시작한다. 어느 지점에서 점점 느려지다 막히는 손놀림. 그는 답답한 듯 차문을 열고 나가 막막한 들판을 걷는다.
쏴아-
바람이 불면서, 누렇게 마른 들풀이 고개를 뉘인다. 그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걸어가다, 우뚝 멈췄다.
어둑한 구름이 적막하게 그의 머리 위에 펼쳐져 있었다.
‘어째서···’
이렇게 시선을 뗄 수 없는 걸까.
초반 5분 내내 별다른 대사가 없음에도, 이 놀라운 배우는 화면에서 도무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체이스는 손에 든 리모콘을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내려놓았다.
*
‘망했다.’
분명 를 보려고 켠 티비였다.
초반에 잠시 미싱차일드의 영상미에 혹했지만, 어서 빨리 ABC 채널로 돌리려고 했다. 그 ‘어서 빨리’가 이미 중간광고 시간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돌린 후에도 자꾸만 궁금했다. 데카르도의 연구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그는 무슨 질환으로 약을 먹고 끔찍한 두통에 시달리는 건지, 아직 목소리로만 등장한, 데렉 맥커디인 것이 분명한 양부는 어떤 사람인지.
좋은 핑계가 있었다.
‘어차피 를 처음부터 못 봤으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체이스는 슬쩍 다시 채널을 돌렸다. 그 때부턴 넋을 잃고 화면에 빠져들었다.
그 날 이후로, 미묘하게 흐트러진 데카르도의 일상. 언뜻언뜻 느껴지는 시선과, 평소와는 달라진 물건들의 배치.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교차되며 배치되고, 쇼파에 기대어 있던 등이 절로 세워져 앞으로 앞으로 다가갈 때,
[데카르도.]데렉이 등장했다.
그 순간 체이스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놓았다.
방 안에서 혼자 온갖 무서운 것을 상상하며 울먹이던 아이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빠를 봤을 때 느끼는 안도감. 그런 감정을 드라마에서 느끼게 될 줄이야.
[잘 있었니? 얼굴이 핼쓱하구나. 너를 그렇게 혼자 놔두는 게 아닌데.]그는 날선 마음을 순식간에 다독이는 온기를 지녔다.
그 앞에서 데카르도는 안심한 듯 허물어졌고, 체이스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발췌본만 보긴 했지만, 데렉 맥커디 역은 확실히 악역이었는데.’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두려워지는 것은 앞선 장면들에서 데카르도에게 그만큼 깊이 이입했기 때문일까.
양부가 돌변할 것을 알면서도, 지금으로서는 믿고 싶지 않다.
그 정도로 양부를 연기하는 데렉 맥커디의 연기는 훌륭했고, 그런 몰입에 빠지게 한 신유명의 연기 또한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다들 옥의 티라고 말하던 캐스팅, 카이 누넨.
[릴 딜런입니다.]그의 등장에 알 수 없는 섬찟함을 느끼며, 1화가 끝났다.
그제서야 체이스는 정신을 차리고 ‘망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국장님, 보셨습니까?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문자가 왔다. 빌 콜린의 자리에 대신 앉힌, 외주 드라마 총괄 담당자의 연락이었다.
체이스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어…봤지.
-대박이죠? 이 정도면 저희가 이긴 게임 아닙니까.
문제는 그가 빌의 후임자이고, 미싱차일드를 본 적이 없다는 데 있었다.
‘우리 것도 잘 뽑히긴 했지만, 미싱차일드가 너무 잘 빠졌는데…아직 못 보고 하는 얘기겠지.’
그는 답장을 보내지 않고 폰을 덮으며, 이마를 짚었다.
제발 선방해 주기를 바라지만,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는 진한 예감으로.
*
체이스에게는 안타깝게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은 FOX에서 작년 1시즌을 런칭하고 압도적인 호응을 얻은 후, 올해 2시즌을 시작하는 작품이었다.
곧 있을 Emmy상(*미국 최대의 방송상) 시상식을 모조리 휩쓸 거라고 예측되고 있는 대형시리즈를 제니브가 입에 올렸고, 처음에는 그것을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2화.
3화.
4화.
12월에 접어들어 12화가 방영되기까지, 스피디한 전개와 향방을 알 수 없는 스토리, 출연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놓아주지 않았다.
초창기 들끓었던 팬클럽의 반응은,
-미싱차일드 보셨어요?
-데카르도….허엉ㅠㅠ
-또 인생캐 생겼다. 저 빠지러 갑니다. 말리지 마thㅔ욧.
-이쯤에서 다시 보는 유명이 뮤직비디오 ON!
└헉…분명 동영상 첨부가 아닌데, 왜 눈 앞에서 재생되고 있는 거지…
미싱차일드 게시판으로 번졌고,
-연기력 구멍이 없다는 게 이런 느낌이군요.
-카이 누넨 진짜 기대 안했는데…릴에게 완전 꽂혀버림. 릴 딜런 분량좀 올려주세요!
-하아…양부 너무 사악해. 그런데 멋있어. 취향 어쩔…
└삑- 정상입니다.
-그래서 셀리는? 뭐예요, 셀리 진짜 악역이에요?
-데카르도 불쌍해…ㅠㅠ
언젠가부터는 사회적인 현상이 되어 있었다.
[요즘 갑자기 우리 애가 과학자가 되겠다네요. 갑자기 공부 욕심이 생겼냐봐요, 호호.] […혹시 애한테 미싱차일드 보여주신 거 아니에요?] [15금이잖아요. 못 보게 했는데…] [흐음…과연?]아이들은 서로 기상학자, 수학자, 세균학자, 핵물리학자의 역할을 나누어 놀이를 하고 있었고, 과학 도서들의 판매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NBC에서는 틀 때마다 미싱차일드가 보인다는 말이 돌 정도로 열심히 재방송을 돌렸고, 시청률은 고공행진했다.
ABC에겐 안타깝지만, 는 8화쯤에 황급히 막을 내려버렸다. 급하게 찍은 탓인지, 뒤로 갈수록 더 망가져 갔기 때문이다. 안되겠다 싶으면 찍어놓은 분량이 있더라도 빠르게 접어버리는 것은 미국 방송계의 전형이었다.
그리고 의 주연 브레이브 클록이 본인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수요일엔 Arpin Kingdom, 목요일엔 Missing Child가 공식 아닐까요.
#목요일은미싱차일드보는날 #ArpinKingdom만세 #둘다대박나라 #목요일21:00TV앞
이 사건으로 브레이브 클록은 대인배라는 명칭을 얻었고, 미싱차일드의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한국에서의 인기는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
소진은 아프리카로 미국방송 실시간보기를 하고 있었다.
-Previously, on Missing Child.
13화의 방영이 시작되고, 앞의 내용들이 압축되어 화면으로 흘러갔다.
데카르도의 천재적인 발견과 양부의 관심.
셀리의 등장, 셀리가 부추기는 양부에 대한 의심.
데카르도의 해킹과 드러나는 스무 명의 양자 리스트.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의심하는 자신을 괴로워하는 데카르도. 그러나 셀리의 폐부에 꽂히는 한 마디.
‘당신의 발견이, 무기로 사용된다면 어떡할 건가요.’
‘기록이 삭제된 입양아’와 암호가 걸린 비밀파일. 쫓고 쫓기는 양부와의 공방전.
아이들이 온 고아원이 모두 심하게 환경이 나쁘다는 것과, 공통적으로 입양 2년 전에 고아원에 온 아이들이었다는 부분을 해석하기 위해 데카르도는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그 때 셀리에 대한 의심도 시작된다.
‘그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궁금해서 미칠 뻔 했네.’
12화에서 셀리가 ‘양부의 딸이자 데카르도의 누나’라는 것이 드러났을 때,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이 감칠맛나는 막장성은, 한국인인 육작가가 에바와 공저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일까.
-셀리는 도대체 적인가 아군인가.
-진짜 데카르도를 이용하려고 접근한 거야?
-이 커플 케미 쩔었는데, 안 돼. 제발!!
-둘이 그냥 사랑하게 해 주세요, 네?
지난 주 내내 셀리의 정체에 대한 갑론을박이 난무했었다. 물론 소진도 마르고 닳도록 그 공방에 참여했던 1인이었고.
‘이럴 땐 참 다행이야. 영어 리스닝이 웬만큼 되는 게.’
아니었다면 자막본이 나오기까지 말그대로 애간장을 끓였을 것이다.
지난화 요약이 끝나고, 화면에 12화의 마지막 장면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양부와 그의 부하들, 데카르도, 셀리, 릴이 대치한 장면.
셀리가 충혈된 눈으로 소리지른다.
[내가 왜 당신 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