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0)
첫 사냥 (2)
“오늘은 개강 첫날이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센스 넘치는 교수님의 단축 강의.
덕분에 컴공과 학생들은 모두 신이 났다.
모두 웃고 떠들고 있을 때 2학년 과대(학과 대표)가 강의실 앞에 나와서 모두를 주목시켰다.
“이번 주 금요일에 개강총회 있으니까, 모두 6시까지 후문 술집 캔버스로 와주세요! 교수님도 오십니다!”
“PC방 가서 겜 한판 할 사람!”
“그럴까.”
“저두요!”
과대의 안내는 가뿐히 씹어주고, 자연스럽게 PC방 파티를 모집하는 컴공과 학생들.
그들은 컴퓨터를 좋아하는(이라 쓰고 게임을 좋아하는이라 읽는다) 대학생들답게 컴퓨터를 만지러 우르르 나갔다.
평소라면 그들을 따라갔을 상우. 하지만 오늘은 그 무리를 따라가지 않고 주섬주섬 자리에 일어났다.
그러자 그런 그를 경도가 이상하게 쳐다봤다.
“야. 넌 안가냐?”
“어, 안가.”
“웬일? 너 겜 죽고 못살잖아.”
“재밌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매일 하니까 지겹더라. 이제 좀 건설적인 거 하려고.”
“이야- 상어 니가 드디어 철 좀 들었구나. 이 형님이 이제 안심할 수 있겠어.”
“지랄. 니 걱정이나 하세요.”
상우가 경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 난 헌터 스킬도 두 개나 나왔겠다, 헌터하거나 아부지 사업 물려받으면 되지롱.”
상우는 경도가 금수저는 아니지만, 은수저 정도 물고 태어났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졸라 부러운 녀석.”
“크크큭. 그러고보니 너도 스킬 떴다며. 넌 스킬 뭐 나왔는데.”
“나? 분신술.”
“분신술?”
경도가 갸우뚱한다.
“뭔가 있어보이는데. 무슨 능력이냐.”
“그냥 나랑 똑같이 생긴 분신 소환하는 거지 뭐.”
“그래? 똥 만드는 기계가 2명이 된다니, 인류의 손해다!”
“뭐? 뒤진다!”
“지송. 야야야, 잘못했다고. 으아아악-!”
그렇게 개강 첫날부터 상우는 도망가는 곰탱이를 레이드했다.
* * *
“으, 물···.”
상우는 매트리스 옆을 더듬어 생수통을 찾았다.
벌컥벌컥.
“흐아- 이제 좀 살겠네.”
어제 경도와 드잡이를 하고 같이 밥을 먹다가, 가볍게 반주를 한다는 것이 술을 진탕 먹게 되었다.
개강 첫날부터 술로 달린 두 사람.
술이 떡이 된 그 둘은 상우네 집에서 자게 되었다.
술이 깬 상우가 일어나보니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타닥. 타다닥.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
흐리멍텅한 눈의 초점을 맞춰보니 컴퓨터 앞에 익숙한 뒤통수가 앉아있는 게 보였다.
‘어제 곰탱이에게 지고 말았지. 전리품으로 내 컴퓨터는 점령당한 건가.’
상우는 부스스 일어났다.
“내 컴퓨터는 돌려줘라. 이 곰탱아.”
“일어났냐. 아침부터 헛소리 그만하고 이것 좀 봐봐.”
그는 경도의 뒤에 서서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떠있는 것은 인터넷 뉴스 기사.
“야, 내 게임 건드렸냐.”
“아 그거 안 건드렸어. 이거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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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오딘의 탑이라 불리는 S급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최정상 길드 중 하나인 케이너스 길드의 공략 1팀이 오늘 새벽 유럽으로 출국하였다.
탑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서 ‘오딘의 탑’이라는 명칭이 붙은 해당 던전은 현재 세계에 몇 안되는 S급 랭커만 공략을 시도했던 최고난도 던전으로, 현재 밝혀진 바로는 입장은 자유롭지만 탈출은 매우 어려운 던전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오딘의 탑 내부에 어떤 몬스터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어떤 정보도 밝혀진 바가 없다. 최초의 오딘의 탑 공략자인 미국의 S급 헌터 ‘점퍼’에 의하면 탑을 단 한 층만 클리어해도 막대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그 보상은 비밀에 쌓여있다.
···
케이너스 길드의 길드장 박원태 씨는 이번 던전 공략을 통해 길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공략 1팀은 이틀 뒤에 발할라 포탈에 입장할 예정이다.
-ABC 이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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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의 탑? 거기 공략 불가 지역 아닌가.”
“맞아. 근데 이번에 케이너스에서 공략대 보냈다잖냐. 공략 성공하면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S급 헌터 생길 듯?”
“다 뒤질 거 같은데. 이전에도 거의 다 실패했잖아.”
“야! 초치지 좀 마. 넌 꼭 부정적인 소리 하더라.”
“원래 인생은 잔인한 법이지.”
“에휴, 말을 말자. 근데 나도 개쩌는 스킬 갖고 싶다. 점퍼처럼 블링크 스킬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상우도 점퍼의 블링크 스킬은 인정했다.
자신에겐 분신술이 있다지만, 순간이동은 또 다른 얘기였으니까.
뿌웅-
경도의 방귀 소리.
“아! 시발 냄새! 너 똥 쌌냐!”
“술 먹어서 그런가. 속이 좀 안좋네. 헤헤···.”
“이 새끼 너 분명 바지에 쌌지? 쌌으면 너 그거 빨아놓고 가라!”
그렇게 상우가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며 방귀냄새와 전쟁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상우는 소환해놓은 분신 1호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 1호 역소환됐네. 아씨···.’
도봉산 슬라임 던전에 소환해놓은 1호가 역소환된 것.
먹을 것도 한보따리 싸서 보냈기에 오랫동안 사냥할 줄 알았는데, 고작 일주일만에 소환이 해제되어버리니 한숨이 나왔다.
‘독 내성이 없어서 체력 빠져서 역소환됐나? 이러면 손핸데. 일단 상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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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근력: 0.710 → 0.729
·순발력: 0.515 → 0.517
·체력: 0.665 → 0.677
·지구력: 0.554 → 0.561
·마력: 0.13 → 0.137
·활력: 0.300 →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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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의 능력치는 헌터로서 사냥을 시작한 뒤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었다.
특히 정체되어있었던 마력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했다.
‘지난번에도 이틀 동안 굴려도 아무 문제없었는데 왜 이러지. 짜증나네. 그래도 다시 소환해서 사냥터 보내야겠다.’
눈치를 보던 경도는 자신에게 투덜거리던 상우가 갑자기 심각하게 고민에 빠져있자 대뜸 물었다.
“야, 왜 그러냐. 똥 마렵냐?”
“아니거든. 생각 좀 할 게 있어서 그랬다 왜.”
“아닌데? 표정 보니까 딱 똥 마려운 표정이네.”
“그러면 어쩔 건데?”
“어쩌긴. 화장실은 내 꺼다.”
우당탕탕 의자에서 일어나며 화장실로 뛰어가는 김경도.
그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는 외쳤다.
“크하하하! 똥 싸고 싶지? 싸고 싶으면 이 형님한테 빌어라!”
“지랄하네. 너나 많이 싸세요.”
상우는 경도의 장난을 받아주지 않았다.
‘하 저 곰탱이 새끼 빨리 밖으로 보내야 하는데.’
아직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분신술을 들키기 싫었기에, 분신술 스킬을 사용하려면 경도를 자취방 밖으로 보내야했다.
뿌지직- 뿌직-
그때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하모니.
김경도의 본격적인 배변활동이 시작된 것.
상우는 이때가 기회임을 알았다.
‘저 새끼 화장실 들어가면 적어도 20분은 앉아있으니까. 지금 소환하면 되겠다.’
그는 바로 분신술을 사용했다.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자신의 앞에 생성되는 알몸의 분신.
그리고,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분신술 레벨이 올랐다고?’
상우는 상태창을 열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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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술(Lv.2)/시전형]: 기운을 소모하여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을 소환합니다. 레벨에 따라 소환 가능한 개체수가 늘어납니다.
-현재 소환 가능한 개체수: 2
-재사용 대기 시간: 23시간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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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랐다!’
각성하여 분신술을 얻은 이후 한시도 쉬지 않고 사용한 분신술 스킬. 스킬 레벨이 오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다가 드디어 오른 것이다.
이제 분신을 1개체가 아닌 2개체를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예상대로라면 앞으로는 성장속도가 2배가 될 터였다.
상우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다시 분신을 소환하려했다.
[23시간 44분 51초 후에 소환 가능합니다.]
[23시간 44분 50초 후에 소환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미 분신 1호를 소환했기 때문에 재사용 대기 시간이 남아있어서 더 소환이 불가능했다.
‘아쉽네. 바로 테스트하고 싶었는데.’
상우는 일단 새로 나타난 분신 1호에게 여벌의 옷을 챙겨주었다.
그리고 지갑을 열어서 현금을 좀 챙겨준 뒤에 1호를 도봉산 슬라임 던전으로 보내려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한 가지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 맞다. 신분 팔찌.’
지난번에는 분신을 던전 안에서 소환해놓고 집으로 돌아왔었기에 괜찮았지만, 분신은 신분 팔찌가 없기에 지금처럼 집에서 던전으로 보낼 때는 경비소 입구에서 진행하는 신분 확인 절차를 통과할 수 없을 터였다.
‘출입 절차 해결할 수 없나.’
이리저리 고민해봤지만,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도움을 청할 존재가 상우에게는 있었다.
바로 에이전트 강준모.
상우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네, 정상우 헌터님. 사냥 다 끝나셨나요?
상우는 옆에 경도가 있었기에 소곤소곤 얘기했다.
“안녕하세요. 사냥은 다 안 끝났구요. 다른 게 필요해서요. 근데 이게 좀 애매한 부분이라 될지 모르겠네요.”
-네, 말씀해주세요. 제가 다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음··· 혹시 던전이나 필드 사냥터 경비소 통과할 때 출입기록 중복으로 입장 가능하게 하는 법 없을까요?”
그러자 전화 너머로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이윽고 이어진 강준모의 대답.
-음··· 가능은 할 거 같습니다. 예전에 S급 헌터 점퍼가 중복 출입 권한을 얻었다고 들어서요.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있을까요?
상우는 미루고 미뤘던 자신의 스킬에 대해 설명하였다.
“사실 제 스킬이 분신술이잖아요? 그래서 분신을 보내서 사냥을 시키려고 하는데, 사냥터 입장할 때 신분팔찌로 출입기록 찍어야 하는 게 문제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해결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아 네. 안 그래도 헌터님의 분신술 스킬이 제가 생각했던 환영 같은 게 아닌 거 같긴 해서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보려 했습니다. 그런 부분이라면 헌터 협회 통해서 제가 처리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신분 팔찌 스캔이 필요한데, 한 번 만나 뵈어야겠네요. 지금 어디쯤이신가요? 제가 거기로 가겠습니다.
“지금 저희 집입니다. 여기 주소가···.”
강준모는 15분 정도 뒤에 오기로 했다.
그 사이에 상우는 일단 1호를 헬스장으로 보냈다.
근데 분신에게 신길 신발이 없어서 좀 좋은 신발을 1호에게 신겨서 보냈는데, 상우는 그게 좀 아까웠다.
‘그래도 통장에 7백만원이나 있고 앞으로 더 들어올 거니까 아까워하지 말자. 대신 이제 분신도 좀 늘었으니까 운동화 좀 미리 여러 개 사둬야겠다.’
조금씩이지만 점점 통이 커져가는 상우였다.
이윽고 강준모를 만나기 위해 외출 준비를 마친 상우.
그러다 문득 경도 생각이 났다.
그는 집을 나서기 전에 바깥에 있는 화장실 전등 버튼을 눌렀다.
“아, 뭐야! 야, 불 켜!”
“크크큭. 안켜줄거지롱. 나 나간다. 집 잘 보고 있어라.”
“불 키라고!”
경도의 절규를 외면한 채 상우는 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