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22)
분신의 집중력까지 더해지면 엄청난 효율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던 상우의 평범한 머리만으로도 암기든 이해력이든 다 씹어먹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상우는 잠시 주변 분위기와 분신이 수업에 잘 적응하는지 정도만 확인하고는 다시 분신에게 수업을 맡긴 채 접속을 해제했다.
그러곤 본체를 움직여 아공간을 통해 집으로 복귀했다.
이제 슬슬 나갈 채비를 해야 될 시간.
‘점심 때 경도랑 점심 먹기로 했으니까 슬슬 준비하고 나가면 되겠다.’
이미 대학교에 있는 분신을 통해서 가면 되는데 뭐하러 본인이 직접 가려는 걸까.
이는 상우가 짜놓은 스케줄 때문이었다.
현재 상우의 대학 강의 수업은 공강(강의가 없이 빈 시간) 없이 월화수목 풀 강의.
즉,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수업을 듣게 된다.
‘이왕 공부하는 거 빡세게 들어야지. 물론 분신이 듣겠지만.’
이를 위해 상우는 공부를 분신에게 맡겨놓고 자신은 대학교 내에서 밥 먹거나 놀거나 할 계획이었던 것.
‘대련도 알차게 했겠다, 밥 먹고 오랜만에 롤이나 한 판 때려야겠다.’
그렇게 어떻게 놀지 궁리를 하면서 아빠 방문에서 자기 방으로 향하는 상우.
이는 집에서 상주하며 가족들을 경호하는 분신 1호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문득 자기 방 옆 게스트룸에서 나오는 우현을 만났다.
이제는 상우네 집을 마치 자기 집처럼 드나드는 그녀였다.
집 안이라 편하게 여름용 아디다스 레깅스에 박시한 반팔 흰 티 하나만 걸친 우현이었는데, 맨날 후줄근한 차림만 보다가 보니 평소보다 예뻐 보였다.
게다가 요즘 들어 화장을 따로 하는지 투명한 피부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우현쓰, 너 집에 있었냐?”
상우가 일부러 친근하게 물었다.
“어? 응.”
왠지 모르게 시선을 회피하는 우현.
‘그날’ 이후로 계속 좀 쑥스러워하는 상태였기에 상우는 그러려니 했다.
“밥은?”
“아니, 아직.”
“그려, 밥 좀 잘 먹어라. 키 좀 크….”
말하다가 문득 우현이 놀리는 걸 싫어했다는 걸 깨닫고는 입을 다문 상우.
대신 다른 말을 했다.
“그나저나 요새 너 포션 만들어둔 거 있어?”
“포션? 근력 포션? 아니면 뭐?”
“뭐, 아무거나. 나 이제 목표 도달치까지 얼마 안 남았거든. 그래서 니꺼 포션 좀 먹어서 채우려고.”
쥬얼을 먹여도 됐지만, 쥬얼을 먹이면 부작용으로 분신이 몬스터화 되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독으로 제조한 우현의 독성술 포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독내성이 증가한 뒤로는 그 한계 수용치가 크게 늘어나서 쥬얼이든 독성술 포션이든 많이 먹일 수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쥬얼은 비싸니까. 이왕이면 싸게 싸게 독성술 포션으로 가는 게 낫겠지. 그리고 친구 제품도 좀 팔아주고.’
이제 완연히 우현이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는 상우였다.
만난 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그만큼 우현이를 편하게 생각하는 상우.
경도와 더불어 없어서는 안될 친구들 중 하나였다.
“요새 잘 안 만들어서 몇 개 없는데….”
우현이 갑자기 몹시 당황하며 말했다.
“없다고? 너 요새도 맨날 작업실 들락거리잖아.”
“아, 아 그게 따로 실험 중인 포션이 있어가지고. 하, 하하하.”
그녀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피부 강화 포션 숙련도 쌓는 중이라고 절대 말 못해.’
그렇다.
요즘 들어 부쩍 미용에 관심이 많아진 우현.
그녀는 예뻐지기 위해 상우의 동생 지우와 함께 화장품도 사고 화장도 하던 중, 문득 자신의 독성술에 대해 관심이 미쳤다.
‘맞아. 피부 강화 포션으로 피부 탄성을 개선할 수 있지. 피부 탄성은 20대 때부터 계속 약해진다고 했으니까,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관리해야 해.’
이후 그녀는 피부 강화 포션, 거기에 독성술 스킬의 레벨을 올려 미용에 관련된 새로운 레시피를 얻기 위해 밤낮으로 포션 제작에 매달렸다.
그렇게 얻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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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으로 피부를 강화합니다. 포션 재료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효능1: 영구적으로 피부 탄성 증가, 회복력 증가, 물리 내성 증가
-부작용: 발진, 부스럼 등 피부병에 걸릴 가능성이 약간 있습니다.
-재료: 오크 가죽, 트롤 가죽, 트롤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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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한 달 정도 되는 기간 만에 하급이었던 피부 강화 포션의 등급을 중급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래도 부작용을 없애려면 갈 길이 멀었어. 부지런히 해야지.’
피부병 부작용이 없는 피부 강화 포션을 만들기 위해 우현은 오늘도 노력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우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열심히 해라. 좋은 포션 만들면 나 좀 주고.”
“아, 맞다. 피부 강화 포션은 좀 있어.”
그제야 우현이 자기가 만들다 실패한(?) 포션들을 떠올리며 얘기했다.
하지만 상우가 고개를 저었다.
“나 지금 물리내성 한계치라 피부 강화 포션은 지금 효과가 없어서. 나중에 줘.”
“알았어. 근데 너 오늘 뭐해? 학교 복학한다고 하지 않았어?”
우현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학교에 가 있어야 할 그가 아직도 집에 있었으니까.
게다가 운동이라도 하다 왔는지 몸은 땀으로 범벅이었다.
상우의 땀으로 반질반질거리는 얼굴과 목선.
우현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아, 이제 씻고 가려고. 왜?”
“아니, 그냥 궁금해서.”
“그래? 알았다. 아! 우현아, 너 할 거 없지. 혹시 너 경국대 가봤냐?”
“경국대? 아니.”
“그럼 나 지금 친구랑 밥 먹으러 거기 갈 건데 같이 갈래?”
“글쎄….”
“싫으면 말구.”
“뭐 먹을 건데…?”
결국 넘어오고만 우현.
상우가 씨익 웃었다.
“당연히 고기지.”
“…콜.”
“그럼 준비하고 10분 뒤에 나와 바로 가게.”
“10분? 너무 짧은데.”
“아, 대충 입고 나와.”
“알았어.”
이후 채비를 마친 두 사람.
그들은 곧장 상우의 차를 타고 경국대로 향했다.
조수석에 탄 우현의 표정엔 기대감이 가득했다.
* * *
한편 그 시각.
경기도 연천에 있는 북한과 인접한 외진 숲 속.
그곳에서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헉… 헉….”
미친 듯이 뛰어가고 있는 남자는 바로 강준영.
그의 얼굴은 피로가 가득했고, 몸 곳곳엔 상처투성이였다.
재생이 발휘되지 않는 걸까.
게다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전깃불마저 몸에서 더 이상 피어오르지 않고 있었다.
‘잠 좀 자게 해달라고, X발!’
그는 자신을 쫓는 일단의 무리들로부터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원래는 자신의 집에 들러 장비와 DEP, 그리고 몇 가지 금품을 챙겨 북한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집에 들른 이후 이를 발각당하고 만 것.
그리고 처음 그들과 맞닥뜨렸을 당시, 강준영은 죽을 뻔했다.
‘저놈들… 경찰이 아니야.’
온몸과 얼굴을 가리고, 다짜고짜 자신을 죽이려 들었으니까.
이후 자신의 특기인 스피드를 살려서 필사적으로 도주 중이었다.
하지만.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당-!
이내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총을 난사하는 무리들 때문에,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옆으로 급히 방향을 꺾어야 했다.
‘어느새!’
자신의 도주로를 예상하고 미리 차단하고 나선 무리들.
그들은 몰이사냥을 하듯 천천히 그를 압박해 왔다.
‘… 놈들은 나를 사냥 중인 건가.’
무리들을 만날 때마다 몇 번 방향을 꺾으며 도주하던 강준영은 점차 말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도주를 할 줄 아는 지능적인 보스몬스터를 상대할 때 흔히 하는 레이드 방식.
그 방식과 매우 유사했으니까.
이대로 가면 놈들의 계획대로 흘러가버릴 터.
강준영은 결심했다.
아니, 결심이라기보다는 지금 당장 자신의 뇌리를 가득 매운 본능에 충실했다.
‘니들이 뭔데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거냐. 도대체 왜! X발 것들. 이제 더 이상 참지 않는다. 모조리 다 죽여주마.’
그의 눈빛이 빛나더니, 방향을 꺾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몸을 꺾어 총을 난사하는 무리들을 향해 짓쳐 들어갔다.
살짝 놀란 듯한 정체불명의 요원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침착하게 훌쩍 몸을 뒤로 날리더니 뿔뿔이 흩어지려 했다.
‘어딜!’
강준영은 놓칠 수 없다는 듯 지친 몸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치지지직!
그의 온몸에 전체로 미약한 전기가 뿜어지며 신체를 자극하였다.
팟!
강준영은 곧장 가속하여 무리들 중 한 녀석의 등을 따라잡았다.
‘잡았다 새끼야.’
그러곤 곧장 건틀릿을 낀 주먹으로 뒤통수를 후려쳤다.
빠각!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후려친 탓인지 곧장 두개골이 함몰되며 나자빠지는 요원.
즉사였다.
직후 다른 방향으로 도망간 녀석을 쫓으려 몸을 돌릴 때.
[익스플로전]
강준영이 있는 자리로 어마어마한 불꽃의 폭염이 터져나왔다.
콰과과과광!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공격에 직격당한 강준영.
“커헉!”
강준영의 팔 한 짝이 그 충격에 의해 날아가버렸고, 온몸에 시뻘건 화상자국이 생겼다.
전투슈트는 녹아내려 그의 화상 입은 몸과 눌러붙어버렸다.
“끅, 끄으윽….”
바닥에 쓰러져 꿈틀거리는 강준영.
이미 신체 기능이 많이 훼손된 탓인지 회복력은 거의 발휘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선 한 남자.
“이 X새끼야, 잘 가라.”
그는 동료가 죽은 게 꽤 분한지 망설임 없이 강준영의 일그러진 머리를 향해 권총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강준영은 이미 거의 정신을 놓은 상태라 이 상황을 알아볼 수도, 제지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정체불명의 남자가 방아쇠를 누르려는 찰나.
쉬이이이이이이익-
어디선가 거세게 무언가 날아오는 듯한 파공음이 들려왔다.
정체불명의 남자가 이 소리를 눈치채고는 급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위?’
그리고 그게 위에서 날아오고 있다는 걸 눈치챘을 땐 이미 바닥에 도착한 상태였다.
쿵! 쿵! 쿵! 쿵…
지상에 내려선 그것.
그것은 십여 기의 ‘로봇’들과 ‘드론’들이었다.
로봇들은 이족보행형태였는데, 인간과 닮지는 않았다.
마치 메뚜기처럼 엮으로 꺾인 다리 관절과, 두툼한 장갑들, 세가지 손가락으로 구성된 손과 거기에 부착된 다양한 무기들, 그리고 카메라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둥근 반구 형태의 머리까지.
그리고 그 주변에는 영상촬영구와 흡사하게 생긴 구형의 드론들이 둥둥 떠있었다.
이윽고 로봇들의 발과 등에 달린 추진체에서 뿜어져 나오던 불꽃이 멈추고.
-STOP MOVING(멈춰라).
-STEP BACK(뒤로 물러나라).
-STOP MOVING(멈춰라).
-STEP BACK(뒤로 물러나라).
-STOP MOVING(멈춰라).
-STEP BACK(뒤로 물러나라).
…로봇들과 드론들에게서 동시다발적으로 경고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로봇들의 몸통과 팔다리에서 무기가 촤자자작- 사출되며 정체불명의 무리들을 향해 겨누어졌다.
“…뭐냐. 트론인가.”
강준영에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있던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물었다.
하지만 로봇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STOP MOVING(멈춰라).
-STEP BACK(뒤로 물러나라).
-WE WILL FIRE IN THE 10 SECONDS(10초 안에 발포하겠다).
10초 뒤에 발포하겠다는 경고만 더해졌을 뿐이었다.
정체불명의 무리들, 아니, 혜성 길드의 비밀 조직 신성단에서 나온 박범수 이사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트론 이 씹새끼들, 우리를 공격하겠다는 거냐. 우리를 뭘로 보고. 얘들아, 다 부숴버려!”
그 말과 함께 지체 없이 박범수는 최우선 제거 대상인 강준영을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탕!
하지만.
피슝-
로봇에서 발사된 레이저 빛줄기가 권총에서 뿜어져 나온 총알을 분해해버렸다.
그러곤.
투다다다다다다다-!
피슝! 피슝! 피슝! 피슝…
휘이이잉- 콰과과과광!
로봇들에게서 뿜어져 나온 엄청난 양의 총탄과 레이저빔 세례에 순식간에 쓸려나갔다.
“끄아아아악-! 컥….”
외마디 비명도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순식간에 전멸 당해버린 신성단.
유일하게 방어 마법 스킬을 펼쳐 살아남았던 박범수 이사가 바닥에 뒹군 상태로 꿈틀거렸다.
“컥… X발….”
그는 필사적으로 스마트고글을 통해 신혜성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다.
하지만.
피슝!
다시 날아온 레이저빔이 박범수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휘이이잉….
이제 폭격으로 인해 순식간에 전쟁터처럼 변해버린 산속에 남은 건 오직 로봇들과 강준영 뿐.
로봇은 화상으로 넝마가 된 강준영을 스캔했다.
-실험 대상 강준영 확보 완료.
-전신 3도 화상으로 조속한 치료 요망.
그리고 그 보고는 트론사에 있는 누군가에게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하지만 빼곡하게 모니터와 홀로그램 판넬들이 가득한 거대한 기계실 안에 있는 젊은 남자는 그 보고를 보고는 입을 열었다.
“데려와라. 그리고 주변은 정리해.”
-명령을 수행합니다.
로봇은 남자의 명령대로 강준영을 집어들었다.
그러고는 주변 로봇과 드론들은 주변의 시체들을 향해 달려 있는 화염방사기로 불꽃을 뿜어냈다.
화아아아악-
극도의 열기에 화장되어버리듯 타버리는 시체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남은 건 새까맣게 타버린 시체들과, 하얀 백골들뿐이었다.
그리고 그마저도 로봇들은 바람을 뿜어내어 멀리멀리 흩어버렸다.
-현장 소각 완료. 실험체를 회수하여 복귀합니다.
이후 로봇의 발과 등에 달린 추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불꽃.
부우우우우우웅- 팟!
서서히 떠오르던 로봇은 이내 가속하더니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모두가 떠나가 버린 자리.
그곳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던가.
세상엔 영원한 비밀이란 건 없는 법.
특히나 강준영처럼 모두가 주목하고 있었던 대상이라면 더욱더 그러했다.
‘모든 원흉의 시발점은 트론사였던 건가.’
헤리티지 본사 건물에서 대표이자 대마법사인 아리아의 사무실에서 그녀와 함께 있던 루카스.
그는 아리아의 원시마법을 통해 떠오른 마법 영상으로 현장을 지켜보면서 안색을 굳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