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27)
엘리베이터 통로는 굉장히 깊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마치 아가리를 벌린 듯 아래를 향해 쭉 뻗어 있었다.
쉬이이이익-
그리고 그 아래를 향해 빠르게 내려가는 상우와 분신들, 그리고 4조원들.
-1조는 지하 1층으로 진입합니다.
-2조는 지하 2층으로 진입하겠습니다.
-3조, 지하 3층 진입 완료.
각 조별로 층을 나누어 돌파하기로 했기에, 상우의 조는 지하 4층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이쯤입니다.
상우가 외치며 4층 입구로 보이는 곳을 향해 뛰어들었다.
쾅!
캡슐 해치가 자리한 곳을 부수자, 드러난 곳은 연구소 1층에 위치한 엘리베이터실과 똑같은 환경의 방이었다.
착, 착, 착… 착, 착!
뒤따라 들어온 핀과 히무라, 그리고 분신들.
-바로 갑니다.
상우는 그들이 내려서는 걸 보자마자 바로 엘리베이터실을 나섰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선 그들을 마주한 건, 다수의 로봇들이었다.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피융- 피유웅-
쉬이이잉-
문을 열자마자 대기하고 있었다는 듯 엄청난 양의 화탄 세례를 퍼부어대는 로봇들.
상우와 분신들은 곧장 뛰어들었다.
[배리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전면을 향해 마나로 이루어진 배리어를 전개한 거였다.
금강불괴가 있기는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그리고 휘둘러지는 그의 검 풍혼.
[돌풍참]
[돌풍참]
[돌풍참]
…성인 10명 정도가 설 수 있을 법한 널따란 복도에 검기의 회오리가 가득 생성되며 전면을 휩쓸어버렸다.
콰과과과과과광!
돌풍참 한 방에 일렬로 늘어서 있던 로봇들이 순식간에 모두 박살이 나버렸다.
-클리어.
상우가 어디서 본 건 있어 가지고 멋지게 대사를 하며 뒤를 쳐다본 순간.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크윽….
히무라와 핀이 곳곳에 피를 흘리고 있었던 것.
한눈에 보기에도 로봇들이 퍼부은 화탄 세례에 피격당한 걸로 보였다.
-괜찮으세요?
상우가 물어보며 회복 스킬을 사용했다.
몸 곳곳에 구멍이 뚫린 채 피를 울컥울컥 뿜어내는 꼴이 상당히 위험했으니까.
[리커버리]
[그레이트 힐링]
상우만 걸어줘도 충분하지만 주변에 분신들까지 합세하여 회복스킬을 걸어주자, 핀과 히무라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회복되었다.
탱그르릉-
몸에 박혀 있던 부서진 탄환 파편들이 튀어나오고.
완전히 회복된 그들이 정신을 차렸다.
-이 무슨… 고맙습니다. 상우 씨.
-…고맙다.
핀과 히무라가 상우에게 감사를 표했다.
상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뭘요. 그나저나 로봇들 공격이 꽤 쎄나 보네요. 전 저 정도는 아무런 위협도 안 될 줄 알았는데.
단순한 탄환 공격과 레이저 공격들이었다.
레이저 공격이야 좀 까다롭다 치더라도, 명색이 S급 헌터인 그들 입장에서는 탄환들은 거의 유효타가 되지 못할 터.
하나, 방금 그들이 입었던 상세를 보면 거의 다 탄환 세례에 적중한 걸로 보였다.
-…방심했다. 나한테는 오러 쉴드가 있어서 탄환 공격이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저도 같았습니다. 저도 마나 배리어를 생성하고 대비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뚫려버렸어요.
요약건대, 각자 마나로 배리어와 쉴드를 생성하여 대비하고 있었음에도 탄환 공격에 무력화되었다는 거였다.
그 말인즉슨, 탄환에는 무언가 마나 쉴드 등을 흩트려버리는 효능이 있다는 셈.
상우는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이거 다른 조들도 위험하겠는데요?
그는 곧장 다른 이들에게 통신하여 이 사실을 알렸다.
-모두 조심하세요. 로봇들이 쓰는 공격에 마나 쉴드 무효화 효과가 있는 거 같습니다. 최대한 회피하세요.
그러자 잠시 조용하던 전체 회선 통신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1조는 여기는 이미 당했습니다. 다수의 부상자 발생, 현재 치료 및 회복 중입니다.
-2조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치료 중.
-7조… 사상자 1명 발생. 사망자는 미국의 클로비스입니다.
-…….
-클로비스가 죽었다고요? 말도 안 돼.
-시, 시발.
-맙소사….
이미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
게다가 7조에서는 헌터 한 명이 이미 사망했다.
상우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냥 깡통 로봇인 줄 알았는데, S급 헌터를 죽인다고? 이 무슨….’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인들 중에서도 초인으로 불리는 S급 헌터들.
미국의 클로비스 역시 S급 헌터였다.
그의 능력은 토템 생성이었는데, 그가 설치한 토템은 주변에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효과와 영향을 미쳤다.
주변 동료를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용 토템 및 버프, 디버프, 공격용 토템을 자유자재로 설치하여 아군에게는 막강한 서포터이자 딜러로 활약하던 인물이었다.
특히 몸 전체에 거는 버프 종류 중에는 마나 쉴드 형태의 것도 있어서 자신의 공격대 전체에 버프를 두르고 던전을 순식간에 쓸어버리는 영상으로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기도 했다.
‘그 사람도 자기 길드 만들고 미국에서 엄청 잘 나간다고 들었는데, 진짜 죽은 건가.’
상우는 자신이 알던 유명인이 죽자, 마치 지금 상황이 현실이 아닌 것만 같은 비현실감을 느꼈다.
마음이 붕 뜨고,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은 기분.
그러나, 지금 상황은 현실이었다.
상우는 냉정히 판단을 내렸다.
그의 뇌리를 스친 한 사람의 얼굴.
-블레스 씨! 블레스 씨 어딨습니까. 블레스 씨가 살릴 수 있어요!
모두가 블레스의 존재를 떠올리지 못하고 있을 때, 상우가 해결책을 생각해낸 거였다.
-블레스 씨는 1조입니다.
1조의 리더를 맡고 있는 인물이 다급히 통신에 응했다.
블레스 본인은 통신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
상우는 상황이 눈에 훤히 들어왔다.
‘또 귀찮아서 설렁설렁 따라다니면서 치료 중이겠지. 에휴.’
블레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그다지 흥미가 없을 거였다.
그래서 아마도 통신도 제대로 듣고 있지 않는 중일 터.
그래도 상우는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지금 바로 클로비스 씨를 1층으로 이동시키면 될 거 같아요. 루카스 씨?
-네, 상우 씨. 알겠습니다. 제가 이동하죠.
어느새 상우가 지휘하는 상황.
이후 빠르게 이동한 루카스가 지하 7층에 있던 클로비스를 1층으로 옮겨서 블레스를 통해 치료를 받게 했다.
-성공입니다. 클로비스 씨가 살아났습니다.
-아… 다행입니다.
-Thanks God.
다행히 늦지 않은 덕에 무사히 부활(?)에 성공한 클로비스.
사람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사이.
쉬이이이잉-
‘…또 온다.’
상우는 멀리서 로봇들과 드론들이 날아오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은 적진 한 복판.
한 치도 방심할 수 없는 순간들이었다.
그는 곧장 대비했다.
-핀 씨, 히무라 씨 뒤에서 남겨지는 로봇들 좀 처리해 주세요.
아니, 먼저 뛰어들었다.
‘망할 놈의 로봇들… 몇 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부숴주마.’
상우와 분신들은 배리어를 전개한 채로 핀과 히무라를 뒤로 한 채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팟!
복도 지면을 미끄러지듯이 순식간에 달려든 상우와 분신들.
로봇들이 복도 모퉁이를 돌아서자 복도를 가득 메우고 날아오고 있는 로봇들이 보였다.
로봇들은 상우와 분신들을 발견하자마자 몸에 장비한 무기구에서 불꽃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투다다다다다다다다!!!
피융! 피융! 피융!
그걸 보며 상우가 눈을 빛냈다.
“뒤져라!”
일말의 외침과 함께 상우가 검을 들지 않은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분신들 역시 동시에 왼손을 뻗고 있었다.
[체인 라이트닝]
[체인 라이트닝]
[체인 라이트닝]
[체인 라이트닝]
[체인 라이트닝]
[체인 라이트닝]
…로봇들의 공격은 아랑곳하지 않고 맞공격한 상우.
그리고 분신들과 함께 펼친 엄청난 양의 번갯줄기가 로봇들 전체, 아니 복도 전체를 휘감았다.
콰과과과과과과광!
폭음과 함께 복도가 순식간에 불길에 휘말렸다.
불꽃은 매캐한 연기와 함께 상우와 분신들마저도 휘감았다.
하지만.
솨아아아아악-
상우가 스톰코어 마나엔진으로 손에서 일으킨 한줄기 바람이 이를 싸악 밀어냈다.
약간의 그을음만 묻은 채 멀쩡한 상우와 분신들.
공격 와중에 탄환을 몇 차례 격중 당하긴 했지만, 스친 건 튕겨나갔고, 제대로 맞은 건 살짝 다쳤다가 바로 재생력에 회복되어버렸다.
레이저 공격이 좀 까다로웠는데, 이는 총구의 궤적을 읽어서 몸을 슬쩍슬쩍 움직이는 것만으로 모두 피해냈다.
‘아무렴 누구 분신들인데.’
이미 레이븐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대련과 훈련을 통해 전투 능력 만렙들인 분신들.
전투 훈련을 갖추기 전에도 약간의 경험만으로도 로봇처럼 기계적이고 완벽한 회피를 선보이던 분신들이었기에 이 정도는 ‘알아서 피해’라는 생각만으로도 잘 피해냈다.
따라서 이 정도 로봇들 정도는 상우에게 매우 손쉬운 사냥감들이었다.
‘까다로운 특수 공격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잘 때려부수면 되겠군.’
그렇게 로봇들이 청소되고 다시 찾아온 정적.
상우는 주변 방들을 부쉈다.
쾅!
벽면을 부수고 들어가자,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공장?’
그곳은 마치 공장으로 보였다.
상우와 일행들을 공격했던 이족보행 로봇들과 드론들 수천, 수만 대가 생산 중이었던 것.
완전히 기계들로만 가득 찬 채 자동 설비 공정으로 생산 중이었다.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핀과 히무라.
-상우 씨, 여긴….
-미쳤군….
그 규모에 놀랐는지 멍하니 중얼거리는 히무라였다.
핀 역시 마찬가지인지 말을 잇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상우는 그들이 왔든 말든 상광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렇게 넓다고? 그럼….’
겨우 한 층 규모로는 택도 없을 크기.
천장도 넓게 뻗은 그곳을 보며 상우가 난간에 서서 공장의 위쪽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어, 아바타 님!
위쪽에서 진입한 걸로 보이는 3조원들을 마주쳤다.
그 위에는 1조, 2조들도 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도 마찬가지였다.
-여긴 로봇 생산 공장이군요.
-지하 6층까지는 다 연결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미친… 사막 한 가운데 이런 공장이라니요.
-흠… 로봇뿐만 아닙니다. 무기들도 만들고 있는 거 같군요.
한 남자가 스마트고글 카메라를 통해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화면을 공유하였다.
그가 가리킨 곳을 보자, 그들이 보던 로봇과 드론 외에도 거대한 미사일로 보이는 것들 역시 생산 중이었다.
-트론 녀석들… 인류 전체를 상대로 전쟁이라도 벌일 셈이었나.
누군가 중얼거린 말에 모두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말로 엄청난 양이었으니까.
그때 누군가 루카스에게 질문했다.
-루카스 씨, 이거 공장 생산을 멈춰야 하는 거 아닌가요?
계속해서 위험한 무기들이 만들어지고 있기에, 당연히 드는 생각이었다.
루카스가 답했다.
-좋습니다. 생산을 멈출 방법을 생각해 보죠.
-멈출 방법이라뇨. 그냥 다 부숴버리면 되지 않습니까.
카드술사 댄 빌레리안이 답답하다는 듯 짜증어린 어조로 말했다.
-안됩니다. 이 역시 증거들 중 하나이고, 인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귀중한 전력입니다. 트레버 론이 악용하고는 있다고는 하나, 압수해서 좋은 방향으로 사용해야지요. 예를 들면 몬스터 사냥과 방비 같은 곳에 말입니다.
루카스가 단호하게 얘기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였다.
‘원래는 최후의 날에 트론사가 개입하여 엄청난 전력이 되어주었어. 그들의 전력이 사라진다면… 미래가 매우 불안해진다.’
그렇기에 공장을 파괴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저희의 원래 임무를 망각하지 마십시오. 저희의 목표는 트레버 론 주니어 3세 회장, 그 한 명의 신병확보입니다. 트론 사의 재원은 최대한 건드리면 안 됩니다.
-흠….
그 말에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선 댄.
-알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넓은 곳에서 공장 시설을 멈출 방법을 찾으라는 건 아니겠지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현재 정부와 FBI, 그리고 제 회사 정보팀을 통해 분석 중입니다.
루카스는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시야를 스마트 고글의 내장 카메라를 이용하여 외부와 통신 중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외부에 긴급히 마련된 태스크 포스는 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연구소 내부를 파악 중이었고, 전문가들이 모여 공장 시설의 전력 중단 방법을 찾아내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보면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하 7층에 진입한 7조부터는 어떤 상황인지 보고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다.
끼이이이이잉-
루카스가 잠시 대기하면서 주변을 환기시키는 사이.
공장 내부에 생산 중이던 모든 로봇들과 드론들에게서 붉은 불빛이 뿜어져 나왔다.
가동이 시작된 거였다.
-움직인다!
그리고 로봇들은 자신들의 광각 렌즈를 각 층 난간에 서 있던 헌터들을 향해 고정하고는, 몸에 부착된 무기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치익-
차자자작착-
장갑이 열리며 튀어나오는 무기들.
-대비해!
모두 S급 헌터들이라 그런지 반응은 무척 빨랐다.
하지만, 이번의 상대해야 할 건 숫자를 도저히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다수의 로봇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겨우 수십 대의 로봇들로도 피해를 입었었어. 근데 거의 몇만 대는 되어 보이는 로봇들을 상대해야 된다고? 이건 말도 안 돼.’
상우는 곧장 루카스에게 얘기했다.
-루카스 씨, 이건 위험합니다. 뒤로 물러나죠.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루카스도 외쳤다.
-복도로 물러납시다!
그들이 들어온 벽의 구멍을 통해 다시 복도로 빠져나갔다.
상우와 분신들, 그리고 핀과 히무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혹시 모르니까 일단 어그로용으로 분신 몇 기는 남겨놓자.’
상우는 3기의 분신들은 공장에 남겨두고, 로봇들을 부수도록 명령했다.
이후 빠져나와 다시 마주한 복도.
“음…?”
그리고 상우는 거기서 예상치도 못한 얼굴을 마주했다.
터벅… 터벅… 터벅…
온몸에 투명한 진액 같은 게 묻어 있는 나체의 몸.
털이 하나도 없이 민둥민둥한 머리와 눈썹.
쭈글쭈글하고 박피한 듯 붉은 피부.
그리고 흐리멍덩한 동공.
하지만, 그와 반대로 또렷한 이목구비 때문에 어찌 보면 잘생겼을 법한 얼굴의 남자.
상우는 그 얼굴을 보는 순간 그가 누구인지 바로 눈치챘다.
“…강준영?”
바로 강준영이었다.
하지만 상우의 앞에 선 강준영은 뭔가 이상했다.
아니, 매우 이상했다.
“…너 왜 여러 명이냐.”
그렇다.
강준영은 혼자가 아니었다.
바로, 여러 명의 ‘강준영들’이 복도를 가득 메운 체 서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