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42)
발할라 포탈을 지나 펼쳐진 오딘의 탑 입구.
그곳에는 베이스캠프가 세워져 있었다.
케이너스 길드 때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그보다 훨씬 화려하고 값비싼 장비들로 가득한 베이스캠프.
작전 지휘와 보급을 위한 베이스캠프였다.
그리고 오딘의 탑 입구 바로 앞에 서 있는 일련의 무리들.
바로 상우의 분신들 3기와 알라바르 왕자가 이끄는 그의 공략대, ‘두샤라(Dushara: 아랍에서 믿는 산의 신)’ 팀원들이었다.
-미스터 정, 두샤라 팀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총원 10명의 두샤라 팀은 다른 공략대와 매우 비슷한 구성원으로 되어 있었다.
세 명의 탱커, 네 명의 딜러, 세 명의 서포터로 이루어졌는데, 리더는 특이하게도 히잡을 쓴 딜러 여성이었다.
보온 기능이 내장된 두꺼운 전투 슈트에 굳이 히잡을 뒤집어써야 하나 의문이 드는 의아한 패션.
‘저 사람이 A급 헌터라 했지. 프로필 보니까 자신의 몸에 신을 영접하여 공격한다던데.’
분신의 눈을 통해 리더의 모습을 본 상우가 그녀를 눈여겨보았다.
굳이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오히려 그는 그런 그들이 예뻐 보였다.
‘요게 다 돈덩어리들이란 말이지. 두당 천만 달러니까, 10명이면 1억 달러… 흐흐흐흐.’
그렇다.
이번 출입서비스 한 번으로 상우가 받게 될 돈은 무려 1억 달러.
한화로 약 1,000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겨우 아공간 열었다 닫았다 해주고, 약간의 경호를 해주는 대가로 받기에는 지나치게 큰돈.
‘그래도 이 세상에서 나만 할 수 있으니 이 정도는 받아야지.’
하지만 상우는 당당했다.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명예와 타이틀을 좋아하는 세계 각국의 인사들은 오딘의 탑 정복을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도 상우가 당당하게 계약과 일을 따낼 수 있었던 거였고, 상우는 이왕 받은 일 열심히 하기로 했다.
어차피 자기가 하는 것도 아니고 분신들이 대신할 테니까.
-좋습니다. 그럼 바로 입장하시죠.
말을 마친 상우는 분신들 중 하나를 움직여 오딘의 탑으로 입장했다.
스으윽-
익숙한 차가운 액체 같은 걸 통과하는 느낌과 함께 도착한 곳은 익숙한 모습의 극빙지대였다.
휘이이이이잉-
차갑고 날카로운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허공에 보이지 않는 입구로부터 하나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으… 춥네요.
-여기가 오딘의 탑…!
두샤라 팀원들이 신기한지 모두 한마디씩 하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두 번째 분신이 들어서면서 모두의 입장이 완료되었다.
하나 남은 분신은 오딘의 탑 바깥에서 입구 역할을 수행해 줄 터였다.
-입장 완료되었습니다.
-베이스캠프 설치 시작하겠습니다!
-벙커 설치부터 합시다.
그렇게 통신으로 대화하며 계획대로 움직이는 일행들.
그때 상우의 감각에 무언가 느껴졌다.
쉬이이이이이이-
날카롭게 몰아치는 바람들 가운데, 무언가 공기의 흐름을 뚫고 접근하는 게 느껴졌던 것.
‘온다.’
그것은 아마도 냉기수호자일 터.
느끼자마자 말보다는 행동이 앞섰다.
녀석이 있는 전방으로 뻗어 나가는 상우의 오른손.
[익스플로전]
그와 함께 전방의 넓은 범위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꽈아앙-!!!
갑작스러운 폭발에 모두가 긴장하며 사방을 주시했다.
-공격이다!
-방어 태세 준비해!
그와 함께 재빨리 움직인 두샤라 팀원들.
세 명의 탱커들이 삼각형 형태로 주변 팀원들을 감싸고.
동시에 세 명의 서포터들이 배리어 형태의 스킬로 주변을 감쌌다.
그 한가운데 포진한 딜러들이 동서남북 사방을 주시하는 가운데.
-냉기수호자가 보여서 공격했습니다. 상황 종료되었습니다.
상우가 입을 열어 모두의 긴장을 해소시켰다.
그리고 드러난 광경.
휘이이잉-
정령 형태라 투명한 몸체는 어디가고, 약간 불투명해진 상태로 시꺼먼 그을음을 묻힌 냉기수호자.
상우의 익스플로전 스킬의 레벨이 높아서일까.
냉기수호자가 느껴지는 곳에 익스플로전을 사용하자 넓은 범위에 폭발이 일어나며 그곳을 휩쓸었고, 그 폭발에 휘말리고 만 것이었다.
‘역시 빙속성이라 그런가. 화염 공격이 잘 통하네.’
상우가 그런 생각을 하는 가운데.
녀석의 몸이 마치 증발하듯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몸.
그 자리에는 투명한 얼음 결정체 하나가 바닥에 놓여 있었다.
-…저게 냉기수호자군요.
-정령형 몬스터라니… 상대하기 무척 까다롭겠습니다.
모두 상대가 어렵다는 걸 직감한 듯 안색이 굳은 가운데.
다른 팀원들 중 하나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주의를 환기시켰다.
-드랍된 아이템이 있는데요?
-저게 얼음 결정…!
지난번에 케이너스 길드가 오딘의 탑을 나서면서 가져온 것이 대부분이 ‘얼음결정’들이었다.
극빙지대를 신나게(?) 돌아다니면 잡은 게 대부분이 냉기수호자들이었으니 아이템 대부분이 얼음결정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얼음결정들은 매우 놀라운 효능을 지니고 있었는데, 상온에서도 절대 녹지 않았고 매우 단단하여 그 쓰임새가 매우 많았다.
전투 슈트에 내장하여 체온 조절에 사용한다든지, 장비 아이템에 빙속성 마나 효과를 부여하는 용도로 말이다.
이는 이미 케이너스 길드로부터 얼음결정들을 수입한 헤리티지에서 한정판 빙결세트 아이템을 제작했기에 잘 알려져 있었다.
그렇기에 굉장히 비싼 재료 아이템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었는데, 그들은 이 아이템이 드랍된 걸 지금 처음 본 상태였다.
그렇기에 흥분하는 이들.
-이것들만 쓸어가도 본전은 뽑겠네요.
-그것도 냉기수호자들 사냥이 잘 되야죠. 워낙 투명해가지고 잘 안 보여서…. 일단 얼음결정 드랍율을 보고 따져봐야겠습니다.
-안전이야 괜찮아요. 저희에게는 사마스 님이 계시니까요. 냉기수호자는 사마스 님에게 상대가 안 될 겁니다.
-맞아요. 그리고 사마스 님의 능력이라면 극빙지대에서는 매우 잘 통할 테니까요.
모두의 신뢰를 받는 리더 사마스.
사마스(Samas: 태양의 여신)라 불린 사람은 바로 두샤라 팀의 리더인 히잡을 두른 여성이었다.
그녀의 능력은 신의 힘을 발현하는 걸로 알려져 있었는데, 듣기로는 등 뒤에 휘광 같은 게 생기면서 그를 통해 무언가를 발사하여 공격한다고 들었다.
‘위력이 굉장하다던데 궁금하네.’
그렇기에 상우는 그녀를 눈여겨보고는 있었다.
정말 괜찮은 능력이면 여차하면 대련 등을 명목으로 능력을 카피(?)할 생각도 있었으니까.
‘능력은 다다익선이지.’
물론 지금 중요한 건 분신술을 직접 재현하는 것과 시스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후 일행들은 오딘의 탑 입구를 통해 들어온 바로 그 자리에 베이스 캠프를 세웠다.
이제 이곳이 거점이 되어, 오딘의 탑 2층으로 올라갈 통로를 찾게 될 터.
‘루카스에게 공략법 좀 물어봐 둘 걸 그랬나.’
유일하게 오딘의 탑을 클리어했던 남자, 루카스.
한때 꽤 친하게 지냈지만, 지난번의 논쟁 이후로 상우는 루카스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었다.
‘에이, 됐어. 뭔가 미심쩍은 인간이라 굳이 친해질 필요는 없겠지. 그리고 그 인간도 해냈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가 있겠어.’
자기가 직접 오딘의 탑 공략을 나선 상황도 아니고 그저 다른 길드의 공략을 돕는 신세였지만, 상우는 왜인지 모르게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자신도 오딘의 탑 정복을 하고 싶었으니까.
‘열심히 둘러보면서 2층으로 갈 단서 좀 찾아봐야지. 뭐 근데 보이는 게 없네.’
거의 반년이 넘도록 이곳 극빙지대에 갇혀 있었던 케이너스 길드에서도 못 찾았던 단서인데 단번에 찾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그저 오딘의 탑 출입서비스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데이터를 쌓아가는 게 최선일 터.
-자, 그럼 베이스캠프도 완료되었고, 바로 루트 탐사하러 가실까요? 미스터 정, 앞장서 주세요.
역시 리더인 걸까.
사마스는 모두를 통솔해 바로 탐사에 나섰다.
그리고 앞장서는 분신.
그런 분신을 따르는 일행들.
그 일행들의 뒤를 보호하는 분신.
그렇게 오딘의 탑 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 *
상우가 알라바르 왕자와 함께 오딘의 탑 공략에 나선 사실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었다.
이는 알라바르 왕자 측에서 진행한 걸로,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그룹과 팀에 대한 홍보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었다.
“역시 아랍 애들이 이득을 굴리는 데 있어서 머리가 좋네요.”
그리고 고급 리무진을 타고 가면서 인터넷 뉴스를 보고 있는 남자.
바로 상우였다.
그는 북한 지역 수복작전에 앞서 강준모와 함께 판문점으로 이동 중이었던 것.
상우의 말에 강준모가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입니다. 계약할 때 돈을 함부로 뿌리는 거 같았는데, 역시 회수할 자신이 있었기에 하는 거였습니다. 도박사이트도 알라바르가 빌레리안과 연계해서 운영하고 있다더라구요.”
“아, 그래요? 저도 거기 구경 좀 하고 싶네요.”
“거기 주소가….”
상우는 강준모가 알려준 키워드를 통해 검색하여 도박 사이트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깔끔하네. 이상할 줄 알았는데.’
사이트 UI는 지저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우 깔끔한 형태였기에 처음 보는 상우도 쉽게 무엇을 진행 중인지 알 수 있었다.
‘어디 보자…. 이거구나.’
도박사이트에 올라온 오딘의 탑에 관한 도박은 ‘생존율’, ‘공략 진행 속도’, ‘공략 성공 여부’에 대한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생각하기에 두샤라 팀 일행들 중 90% 이상이 살아남을 거 같으면 생존율 90%에다가 베팅하는 형태였다.
다만, 대부분이 상우가 이미 케이너스 길드 공략팀을 탈출시킨 전례를 바탕으로 높은 생존율에 베팅하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배당은 매우 낮은 상태였다.
‘역시 다른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네…. 음?’
그때 상우의 눈에 띈 ‘공략 성공 여부’에 대한 베팅.
성공하냐, 실패하냐 단 두 가지 선택지로 되어 있는 베팅이었는데, 실패가 압도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헐… 내가 실패한다고? 뭐지.’
상우는 궁금함에 바로 해당 베팅 관련 댓글들을 확인했다.
-와… 진짜 정상우 이름 안 빠지는 곳이 없네.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오딘의 탑 공략 성공은 못 할 듯. 점퍼도 성공 겨우 했자너
-ㅇㅈ. 점퍼도 그 당시 자기 팀원들 다 죽고 자기만 겨우 통과했었음. 아마도 순간이동할 줄 알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임.
-ㅆㅇㅈ
네티즌들의 의견 역시 상우가 실패할 거라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댓글들에 괜히 오기가 생기는 상우.
‘나도 블링크 있다고.’
만약 네티즌들의 추측처럼 오딘의 탑 내부에 순간이동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블링크를 사용하면 될 터였다.
오히려 상우의 육체 능력과 다양한 스킬들, 그리고 분신들의 힘까지 더해진다면 루카스보다 수월하게 공략에 성공할지도 모르는 일.
그렇기에 상우는 오히려 공략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되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네.”
그렇게 의지를 불태우며 중얼거리는 상우.
“네? 뭐가요?”
강준모가 그 중얼거림을 듣고 반문했다.
“아, 아니에요. 그나저나 언제 도착해요?”
“다 왔습니다. 이제 판문점이에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치 만리장성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길게 늘어선 게 보였다.
“와… 진짜 기네요.”
“예. 북쪽에서 내려오는 몬스터 웨이브 막으려고 지은, 영웅들의 한과 피가 서린 곳이니까요.”
그리고 판문점 앞.
그곳에는 이미 일단의 무리들이 있었다.
상우도 익히 아는 얼굴들.
혜성 길드와 케이너스 길드, 태양 길드들을 비롯한 국내 길드원들이었다.
“어, 상우 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