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16)
근육이란 근육세포의 덩어리인 근섬유 다발로 이루어진 인체의 구성요소다.
근육을 통해 생물들은 동력을 낼 수 있고, 이 힘을 이용해 움직인다.
그리고 이 근육의 형태와 질에 따라 근력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일반적인 남성의 악력은 50㎏인데, 수컷 오랑우탄의 악력은 200㎏에 육박할 정도다.
즉, 상우는 단순히 수치로만 따졌을 때는 50㎏의 1,000배인 50,000㎏, 50t의 악력을 낼 수 있다는 의미였다.
물론 실제 시스템의 수치가 이처럼 정비례되어 성장하는지 정확히 파악된 건 아니었다.
그저 추정일 뿐.
그러나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어마어마한 힘임에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이 상우는 믿기지 않았다.
‘내게 진짜 그런 힘이 있는 걸까.’
상우는 주먹을 힘껏 쥐어보았다.
까드득-
힘껏 말아쥔 주먹에 터질 것 같은 힘이 느껴진다.
‘될 거 같기도 하고.’
이런 힘이라면 만화처럼 돌멩이를 아귀힘으로 으스러뜨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
거기에 한술 보태서, 쇳조각을 찰흙처럼 가지고 노는 것도 가능할지도 몰랐다.
어쩌면 손가락으로 쇳덩어리에 구멍을 뚫는 것도 가능할 거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상우는 새삼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난 인간이 맞는 걸까.’
인간이 이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트럭 밑에 깔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트럭을 들어올려버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어머니의 이야기.
그런 인터넷 괴담을 들어보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 이 시대에 활동 중인 수많은 각성자들과 헌터들.
그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상식이란 게 있잖아.’
조그만 인간이 점프 한 번에 빌딩을 뛰어넘고, 주먹으로 철판을 뚫고, 맨몸으로 총알을 튕겨내는 게 가능할까.
그냥 한계를 뛰어넘는다고 하여 근육과 뼈가 금속보다 단단해지는, 그런 물리법칙을 뛰어넘는 듯한 일이 정말 가능한 걸까.
‘내가 인간을 뛰어넘어서 정말로 인간이라는 종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치자. 그렇다 치더라도 진짜로 단백질이 금속보다 강해질 수 있는 건가.’
상우는 문득 의문이 들어서 접속을 종료하였다.
그러곤 지구에 있는 본체에 의식을 집중했다.
“…흥~ 흐으으응~ 흠~”
떠오른 시야.
그곳은 자신의 방이었고 옆에 우현이 보였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음악을 들으며 웹서핑 중이었다.
상우는 그런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스마트고글을 열었다.
자신이 생각해낸 게 가능성이 있는지 웹서핑을 해볼 심산이었다.
‘찾아볼까.’
단백질, 단백질 신소재 등 여러 가지 키워드로 검색하자 다양한 정보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상우는 자신의 상식이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단백질이란 게… 이렇게 대단한 거였어?’
대표적인 예로 거미줄이 있었다.
거미가 만드는 이 투명한 실 같은 거미줄.
바람만 훅 불어도 끊어질 거 같은 이 실크 형태의 단백질 섬유는 놀랍게도 같은 질량과 부피의 어떤 섬유들보다 강한 탄성과 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인장력의 강함이 어느정도냐 하면 강철보다 단단할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즉, 거미줄을 모으고 모아서 의류를 제작하면 무엇보다 가볍고 단단하고 안전한 방탄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미 이 기술은 미 육군 국방연구소에 의해 실용화되었고, 최근에는 아이언 스파이더의 거미줄을 이용하여 더욱 단단하고 강력한 획기적인 방탄복을 제작하고 있다고 하였다.
‘단백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금속보다 약하다는 건 아니구나.’
상우는 이전까지는 단백질, 즉, 근육은 금속보다 강하면 이상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상우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상식적으로 ‘단련한 육체가 금속보다 강하다’라는 건 말이 안 되니까.
그러나, 단백질 구조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 상우는 그런 좁았던 생각의 경계가 무너지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내 몸도 단백질 변형이 일어난 게 분명하겠네.’
도대체 단백질 구조가 어떻게 변형되어 있길래 그런 걸까.
상우는 인터넷을 통해 보통 사람의 근섬유가 어떤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면밀히 살폈다.
그렇게 어느 정도 구조를 파악한 뒤.
‘시작해볼까.’
상우는 자리에 편하게 누웠다.
이제 자신의 내부를 관조할 차례였다.
그는 전신을 흐르는 마나에 의식을 실었다.
그러자 그의 심상의 세계에 새로운 심상이 떠오르며 그의 내부가 보였다.
붉고 어두운 그의 체내.
거기엔 마치 적외선 투시경이라도 쓴 것처럼 그 체내를 채우고 있는 마나가 느껴졌다.
보인다기보다는 느껴진다고 하는 게 정확했다.
상우는 마나를 갖가지 형형색색의 색을 띠고 있는 마나를 살폈다.
심장박동과 함께 전신을 빠르게 휘도는 마나도 있고, 스톰코어의 기운에 따라 전신뿐만 아니라 몸의 외부까지 휘도는 마나도 느껴졌다.
상우는 그중에서도 심장 근처에 있는 조그만 마나를 움직였다.
‘이리와.’
그러자 그의 의지에 순응하여 상우의 의지에 따라 전신을 순화하던 마나 일부가 혈관의 흐름에서 벗어났다.
‘좋아. 슬슬 살펴볼까.’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몸속 내부를 살필 시간이었다.
마치 경계가 있는 듯 없는 듯 장기와 세포벽을 넘나드는 마나.
그는 그 마나를 움직여 왼팔로 보냈다.
그러자 하도 시스템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평소처럼 스킬을 통해 오러라도 쏘아내려는 것으로 느꼈는지 마나는 습관적으로 왼손으로 빠르게 향하려 했다.
‘워워, 진정해.’
흘러가 버리려는 마나를 멈춘 상우.
그는 마나를 왼팔 이두부분에 있는 근섬유로 흘려보냈다.
그러자마자 아까 인터넷에서 본 인체구조와 다른 느낌을 확 받았다.
‘단백질 구조가 다른데?’
보통 인간의 근섬유 단백질 구조는 실 같은 근원섬유들이 국수줄기처럼 모인 형태였다.
그리고 그 근원섬유 내부는 마이오신이라는 단백질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 마이오신의 구조가 보통은 나뭇가지처럼 가지가지가 뻗어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데, 상우의 근섬유의 마이오신 단백질 구조는 달랐다.
‘…모양이 병풍 모양이네.’
그의 마이오신 단백질 구조는 병풍 형태였다.
거미줄을 구성하는 단백질 구조와도 같은 이 병풍구조는 지그재그로 얽혀 있었기에, 듬성듬성 접촉하는 보통의 나뭇가지 구조보다 같은 면적대비 훨씬 더 많은 면적을 근섬유와 접촉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사람의 보통 근섬유들보다 더욱 강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상우는 근섬유의 비밀을 알아내고 신이 났다.
왠지
‘바디체인지 과정에서 바뀐 건가. 그렇다면….’
만약 이런 단백질 구조로 바뀌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한계 돌파에 실마리를 찾은 거 같아서 상우는 빠르게 마나로 전신을 훑었다.
하지만, 스캔을 마친 상우는 낙담했다.
자신의 몸 전부는 이미 병풍형 단백질 구조의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즉, 근섬유만으로 비교했을 때 그는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였다.
‘아쉽네.’
여기서 근육 부피를 키운다던지, 근섬유 양을 늘린다면 근력이 더 증가하긴 하겠지만, 유의미한 의미는 없어보였다.
상우가 바라는 것처럼 근력 한계 1,000을 넘어, 2,000, 3,000, 10,000 이상까지 바라는 건 이 방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였다.
‘흠… 그럼 방법은 다른 단백질 구조로 바꿔야 하는 건가.’
또 다시 정보를 찾아봐야 하는 건지, 어떤 몬스터가 최강의 근력과 순발력을 갖고 있을지 상우가 고민하면서 다시 내부를 살피던 그때였다.
상우는 오른팔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마나가 코팅되어 있네?’
그렇다.
상우가 자주 사용하는 그 근육부위는 특이하게도 마나의 입자들 하나하나가 근섬유에 달라붙어 그 근섬유를 코팅하고 있었다.
‘신기한데.’
상우는 마나에 집중한 의식을 살짝 풀고 오른팔에 힘을 줘보았다.
그러자, 그 마나입자들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건 마치 상우의 힘이 집중될 때마다 마나입자들은 자신들의 힘을 근섬유에 전달하여 강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형태구나.’
여태껏 상우는 폭발적인 힘이 필요할 때 전신에 순환하는 마나나, 스톰코어 같은 코어의 마나를 끌어다가 해당 부위에 집중하는 형태로 싸워왔다.
그런데, 그렇게 그가 추가적으로 집중한 마나 외에도 근섬유 하나하나에는 마나입자들이 결합되어 기본적인 신체 능력을 높여주고 있었던 거였다.
마나 집중이 액티브 스킬이라면, 근섬유의 마나입자들은 마치 패시브 스킬 같달까.
‘이게 근력의 비밀인가.’
비밀이 풀리는 느낌.
마나입자들이 더 근섬유에 달라붙을수록, 근력이 강해지는 구조 같았다.
‘만약 그렇다면….’
모든 게 설명이 되었다.
몬스터를 잡을 때 시스템 메시지로는 마력과 몇 가지 능력치들이 오른다.
하지만, 상우는 이제 알고 있었다.
시스템에 표기되지는 않지만, 마나 역시 오른다는 걸.
즉, 마나가 체내에 흡수된다는 걸 말이다.
‘그럼, 체내에 흡수된 마나가 근섬유에 달라붙어서 근력을 올려주고, 순발력도 올려주고, 재생력도 올려주고 그런 형태였던 건가!’
마나가 근섬유에 달라붙어 근력을 올려주고.
마나가 신경망에 달라붙어 순발력을 올려주고.
마나가 뇌세포에 달라붙어 지력을 올려준다.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깨달음.
상우는 곧장 마나를 움직여 자신의 깨달음을 시험해 보려 했다.
하지만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이미 그가 생각하기 무섭게 그의 의지에 따라 전신의 마나가 요동쳤다.
스스스스스-
상우 자신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미증유의 마나.
레이븐이 그랜드 소드마스터를 뛰어넘었다고 판단하던 그 마나가 들끓었다.
그러곤 그 마나 입자들 하나하나가 상우의 근섬유, 뼈, 신경망, 뇌세포, 뉴런조직 등 상우의 전신과 결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상우의 전신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와 함께 상우가 있던 방 안이 요동쳤다.
“뭐, 뭐야!”
갑자기 옆에서 터진 충격에 침대에서 떨어진 우현.
그녀는 깜짝 놀라 상우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너무도 눈부신 빛에 그가 있는 곳을 쳐다볼 수 없었다.
‘위험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현은 상우가 위험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상우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를 구하기 위해서.
하지만, 상우를 둘러 싼 마나의 소용돌이 때문에 곧장 튕겨져나갔다.
팍!
우현은 문에 부딪쳐 거칠게 쓰러졌다.
“윽….”
외마디 신음을 남기고 우현은 기절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사이.
우현이 쓰러진 걸 아는지 모르는지 상우의 몸에서는 변화가 진행 중이었다.
[시스템 위험 감지.]
[코드 OX983ALKQ… AJDM76가 성장 한계 락을 제거 중입니다.]
[사용자 각성을 강제로 종료합니다.]
[…종료 불가능.]
[…시스템 오류 발생….]
[…시스템 오류 발생….]
[사용자 성장 락이 제거되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