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15)
“하아… 하아….”
루카스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헐떡거리던 그의 숨이 진정되었다.
체력이 정상화되자 그는 곧장 몸을 날렸다.
팟!
그가 나타난 곳은 영국의 한 버려진 고성.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장식된 홀에 나타난 그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창가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
바로 마스터였다.
루카스는 곧장 분노하여 소리쳤다.
“마-스-터-!”
난데없는 고성에 홀의 문이 벌컥 열리며 무장한 경호요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위이이잉-
한눈에 보기에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 레이저 라이플로 무장한 이들.
그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곧장 루카스를 향해 발포하려 했다.
그때였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마스터가 등을 돌렸다.
“그만해라.”
그가 손짓하자 수십 명의 경호요원들이 마치 구름처럼 문 바깥으로 밀려났다.
당황하는 요원들의 얼굴이 닫히는 문 너머로 사라졌다.
쿵-!
이제 홀에 남은 건 마스터와 루카스 뿐.
마스터가 빙글빙글 웃었다.
“오호라, 여기까진 어떤 일이신가. 점퍼.”
“…모르는 척하는 건 아니겠지? 방금 네가 한 짓을 때문에 왔다. 마스터.”
“내가 한 짓이라니?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군. 난 그저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을 뿐인데.”
능글맞게 대꾸하는 마스터.
루카스의 이마 위로 힘줄이 돋아났다.
“그게 당신이 한 짓이 아니란 말인가!”
그와 동시에 루카스는 텔레프랙 기술로 쇠구슬을 날렸다.
파바바바박!
하나, 마스터의 몸 주변으로 쇳가루가 튀었다.
쇠구슬은 도저히 마스터의 몸에 침범하지 못하는 듯했다.
‘역시 저항력이 만만치 않군.’
물체에는 저마다의 마나가 들어 있다.
이 마나의 밀도와 구조 결집력 등 다양한 요소가 그 물체의 저항력을 결정하는데, 이 때문에 텔레프랙이 먹히기도 하고 먹히지 않을 때도 있었다.
루카스가 날린 쇠구슬은 마스터의 저항력 때문에 위상이 겹쳐지지 못하고 튕겨 나가 박살 나버린 것이다.
“이봐, 진정하라고.”
멀쩡한 마스터가 진정하라는 듯 양손을 아래로 내리는 시늉을 했다.
그 모습에 더욱 화가 난 루카스는 곧장 몸을 날렸다.
팟!
엄청난 운동에너지로 뻗어 나간 그의 주먹.
그 주먹이 마스터의 바로 앞에서 멈춰섰다.
지이이이이잉-
마스터의 주변에는 보이지 않는 기운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마나역장.’
저 역장은 마스터의 염동력으로 주변의 마나를 끌어모아 만든 일종의 결계다.
이 결계는 마스터의 의지에 따라 물체를 투과시킬 수도, 방어해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루카스는 이 마스터의 기술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
일전에도 이 마나역장 때문에 그를 죽일 수 없었으니까.
‘…그걸 쓴다면 가능할지도.’
만일을 대비하여 루카스가 준비해둔 ‘그것.’
만약 그걸 사용하게 된다면 마스터의 마나역장을 꿰뚫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기회는 한 번뿐이다. 신중해야 한다.’
그 힘을 사용할지 말지 망설이던 루카스는 가까스로 참아냈다.
더욱 완벽한 순간을 위하여.
“진정 좀 되었나.”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을 뿐, 나의 분노가 사라진 건 아니다. 마스터.”
“하하하. 루카스, 자네 참 귀엽군.”
“마스터, 넌 네가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그의 말이 내뱉어짐과 동시에 마스터의 눈빛이 스산하게 빛났다.
그 찰나의 순간.
[광속光速]
루카스의 주변이 정지했다.
아니, 루카스가 보는 풍경이 정지했다.
그 풍경 속에서 루카스는 홀로 움직였다.
홀의 둥둥 떠다니는 대기 중의 먼지 한 톨 한 톨들.
그 먼지들을 밀어내며 그는 사악하게 웃고 있는 마스터에게 다가갔다.
먼지들이 피부를 감싼 전투슈트에 닿는 것만으로도 몸이 따끔거렸다.
지이잉-
일정 거리까지 다가가자 마나역장 때문인지 마스터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칫.’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루카스는 이내 포기하고선 원래 있던 자리에서 한 발짝 옆으로 물러났다.
그러곤 광속의 시간이 끝났다.
그러자.
팍!
루카스가 있던 자리에서 무언가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터는 자신이 원래 보고 있던 위치에서 옆으로 좀 떨어져 있는 루카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자신의 공격이 빗겨나갔음을 깨달았다.
짝, 짝, 짝-
감탄했는지 박수를 치는 마스터.
“역시 빠르군. 루카스.”
하나 루카스는 무표정했다.
‘염동력.’
염동력을 풀이하면 정신의 힘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힘 정도로 해석된다.
물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염동력으로 단순히 물체를 움직이기만 한다.
하지만 손을 거치지 않고 원격에서 외부에 간섭하여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건, 다르게 말하면 그 물체의 내부에도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방금 전에도 피하지 않았다면 내부가 곤죽이 되었겠지.’
루카스가 숨기고 있었던 광속 능력.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수 있는 그 능력이 아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마스터에게 당하고 말았을 터였다.
그렇다.
루카스는 순간이동에 더하여 가속 능력을 가진 헌터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능력은 오로지 순간이동 하나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광속이라는 능력이 그의 메인 능력에 가까웠다.
그가 점퍼라 불리며 엄청난 속도로 순간이동을 남발할 수 있는 것도, 광속 능력의 힘으로 스킬 시전 시간이 긴 텔레포트 같은 스킬들을 빠르게 시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광속 능력으로 단련된 그의 육체는 초인 중의 초인이라 할 정도였다.
때문에 이곳에 오기 전 마나 재밍으로 방해받았을 때도 순수한 육체의 힘으로 쇠구슬을 날려 보낼 수 있었던 터였다.
이처럼 매우 강력한 루카스.
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딘의 탑을 정복한, 그야말로 세계 랭킹 1위의 헌터에 걸맞은 능력을 가진 존재였다.
“허튼짓하지 마라, 마스터. 너의 공격은 나에게 통하지 않는다.”
루카스가 으르렁거렸다.
“자네 말이 맞군. 쓸데없는 짓은 그만하지.”
마스터가 어깨를 으쓱했다.
루카스가 입을 열었다.
“마스터, 네가 헌터들을 사냥 중인 건 다 알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일 생각이냐.”
“글쎄. 나도 내가 뭘 할지 잘 모르겠군. 하하하.”
마스터가 웃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하나 분명한 건… 내 안에 꿈틀거리는 이 욕망은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다는 거지.”
광기어린 그의 눈빛.
루카스는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
“…미쳤군.”
“미쳤다라. 너도 미치지 않았는가. 블랙메시아의 수장이여.”
그 말에 루카스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블랙메시아를 만들었다는 건 그의 역린 중 하나였으니까.
“그래서 어쩔 생각이냐. 마스터. 왜 날 공격했지?”
“아, 그건 말일세. 오랜만에 부하들이 마나 재밍이라는 신제품을 가져왔기에 자네가 생각나지 뭔가. 그래서 선물로 준비한 거라네.”
자신이 공격했다는 걸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다는 듯 마스터가 말했다.
영국에서 미국에 있는 루카스를 염동력으로 공격하다니.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능력이었다.
“…선물 잘 받았다. 마스터.”
“별말씀을. 인사는 되었네. 그만 가보게.”
심드렁하게 가라는 손짓을 한 후 마스터는 다시 창가를 바라보았다.
창밖에 무엇이 있기에 그는 그곳을 바라보고 있을까.
그 모습이 너무 얄미워서 루카스는 다시 한 번 싸울까 하다가 이내 마음을 접었다.
‘무의미하다.’
그와 마스터가 싸우는 건 그만큼 무의미했다.
만약 제대로 싸운다치더라도 그야말로 피해가 무지막지할 터였다.
그렇기에 루카스는 자리를 뜨기로 마음먹었다.
한 마디를 남기고서.
“…이만 가겠다. 마스터.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너의 선물이 고마워서 나도 선물을 준비했거든.”
“…음?”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다시 루카스를 바라보는 마스터.
루카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선물이 꽤나 마음에 들길 바라겠다.”
말을 마친 루카스가 사라졌다.
팟!
루카스가 사라진 뒤 남은 건 마스터 뿐.
그의 안색이 굳어갔다.
“날파리 같은 녀석이….”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마스터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에 펼쳐져 있는 호수.
그 호수를 향해서.
* * *
비스마르크 황제.
유렌시아 황조가 저물고, 새로운 황조가 시작되었다.
이런 권력의 이양기 때는 정세가 매우 혼란스러워지는 법.
때문에 그가 황제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황제의 카리스마 덕분일까.
제국은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었다.
연일 벌어지는 크라니드와의 사투는 여전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요즘 레이븐 영지는 활기를 띤 상태였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상우 때문이었는데, 레이븐 영지는 상우의 분신 덕분에 다른 영지들과는 달리 그런 사선을 오가는 전투에서 많이 멀어진 상태였다.
때문에 사상자 수가 요즘 들어 ‘0’에 수렴하고 있었다.
분신이 전부 막아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상우가 진행 중인 맨티스 쉬림프 구이 사업도 잘 되었고, 영지 내에서는 맨티스 쉬림프의 껍데기와 살을 이용하여 가공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었다.
그렇게 영지의 식량 문제와 보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레이븐 영지는 희망이 가득했다.
문제는 상우였다.
“으아아아아…! 진짜 어떻게 하는 거지.”
한참 명상하던 상우는 답답한지 누워서 팔다리를 바동거렸다.
황도로 레이븐과 함께 떠난 뒤에도 그는 분신을 이용해 틈틈이 훈련 중이었다.
평소 같으면 분신들에게 훈련을 시켜놓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상우였지만, 요즘에는 달랐다.
그는 직접 훈련 중인 분신에게 접속하여 신경을 쏟고 있었다.
왜냐.
“빨리 한계 돌파 하고 싶은데.”
상우의 스탯이 일제히 1000에 도달했기 때문이었다.
───────────────
[능력치]
·근력: 831.299 → 1000.000
·순발력: 819.451 → 1000.000
·체력: 822.893 → 1000.000
·지구력: 829.788 → 1000.000
·마력: 855.354 → 1000.000
·활력: 703.656 → 899.182
·재생력: 810.554 → 1000.000
·정신력: 800.001 → 987.112
·물리내성: 230.644 → 313.099
·마법내성: 211.789 → 291.677
·독내성: 200.787 → 322.167
·화염내성: 278.344 → 311.787
·냉기내성: 113.357 → 209.423
·전기내성: 88.322 → 102.395
───────────────
연일 수백, 수천마리의 몬스터를 학살한 덕분일까.
상우의 기본 능력치는 모두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1,000이 되자마자, 일전에도 그랬듯이 시스템에서 2차 성장 한계를 돌파하겠냐는 메시지가 떠올랐었다.
하지만 상우는 모두 거부한 상태.
‘마나를 3,000이나 갖다 바칠 수 없지.’
사실 몇 번이나 유혹에 시달렸다.
분신을 이용하면 마나 3,000을 버는 건 식은 죽 먹기.
때문에 시스템의 힘을 빌려서 간단하게 한계 돌파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 마나가 미지의 존재인 시스템의 주인한테 흘러들어간다는 걸 뻔히 알고 있었기에, 도저히 시스템의 힘을 빌려서 한계를 돌파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상우는 그 유혹을 겨우 버텨내었고, 지금은 스스로의 힘으로 한계를 돌파할 방법을 강구 중이었다.
‘근데 방법이 도저히 안 보이니까 문제지. 후….’
상우는 한숨을 쉬었다.
그의 평균 능력치인 1,000이라는 수치는, 사부인 레이븐과 비교했을 때도 더 높은 능력치로 보였다.
레이븐이 시스템 유저가 아니었기에 제대로 비교해 보지는 못했지만, 훈련 때 느끼기로는 순수한 근력 같은 건 이미 레이븐을 뛰어넘었다고 상우는 판단하고 있었으니까.
즉, 이미 바디체인지를 겪은 레이븐 역시 상우가 당면한 두 번째 환골탈태는 겪어본 적이 없는 상태였고, 이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 어려웠다.
때문에 오로지 상우 자신의 힘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었다.
상우는 다시 한번 생각에 빠져들어갔다.
‘많은 헌터들이 밝히기로는 시스템의 능력치 1은 일반인 한 명의 힘과 비슷하다고 했어. 즉, 내 근력은 단순 수치상으론 이미 1,000명의 힘을 가졌지.’
그는 가만히 손을 뻗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바디체인지와 금강불괴 덕분에 매끈매끈하고 탄탄한 손과 팔이 보였다.
하지만, 이 팔만 봐서는 도무지 1,000명의 힘이 있다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로 힘을 발휘하면 그만큼 대단한 힘을 발휘하긴 했지만.
상우는 문득 의문이 떠올랐다.
‘생물이란 게 단순하게 근육이 강해지는 걸로 1,000명의 힘을 낼 수 있는 걸까?’
끝